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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XX/랍콩] 인상 00 | 인스티즈 

  

"원식아."   

"말씀하세요."   

"넌.. 주류가 되고 싶으냐?"   

"글쎄요..."   

"난 주류가 되고 싶었단다."   

".....꼭, 주류가 아닌 것처럼 말씀하시네요."   

   

   

   

소파 위에 아무렇게나 널브러져 앉아있는 나의 옆에서 시가를 태우던 노인이 호탕하게 웃었다. 얼마 안 가 기침에 의해 웃음소리가 뚝 끊겨버렸지만. 기침을 하던 노인이 가슴을 쓸어내리고는 다시 입을 연다.   

   

   

   

"그 주류라는 타이틀이 참 무거운 것이 더구나."   

"복에 겨운 소리 하시네요. 비주류들이 어떻게 사는지 누구보다 잘 아시는 분께서."   

"그래, 네 덕분에 아주 잘 알지 않느냐."   

"굳이 제가 아니어도 아시잖아요?"   

   

   

   

노인이 시가를 내려놓고, 나를 본다. 그리고는 살짝 웃어 보인다. 눈가에 주름이 자글자글한 게 꽤 인자해 보이는 웃음이다. 원식이 넌 가끔 나를 꾸짖는 것 같단 말이지. 노인이 손을 들어 내 머리를 살살 헤집어놓는다. 그러면 나는 퉁명스럽게 그 손을 잡고 내려버린다. 노인은 살짝 삐친 얼굴을 하고, 나를 보다가 벽난로 옆에 놓인 테이블로 향한다. 나는 바닥에 버려진 듯이 놓인 책을 집어 들어 펼친다. 물론, 읽어보지는 않는다. 그냥 시선을 노인에게서 거두기 위한 수단일 뿐. 그리고 그 뒤로 노인이 무엇을 하는지, 나는 알 수가 없게 된다.   

   

   

_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12년 전, 내가 열 살이었을 때, 난 도시 빈민촌 아이들 중 하나였다. 길거리에서 먹고, 자고, 생활했고, 가족도 없었다. 태어나자마자 거리에 버려져 거리에서 살아왔다. 그러나 그것은 그리 큰 트라우마는 되지 못 했다. 그곳의 아이들은 나보다 더 했으면 더 했지, 못 하진 않았을 테니까. 모두 그렇게 사니까, 그래서 나도 그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살았다. 그래도 그런 시궁창 같은 삶 속에서도 나에게 피난처는 있었다. 나는 작은 돌멩이로 땅바닥이나 벽에 낙서하는 것을 좋아했다. 긁히고 긁혀서 결국엔 피가 나기도 했지만, 피를 닦을 생각도 하지 않고 질릴 때까지 밤낮으로 낙서를 했다.   

   

   

그날도 어김없이 피딱지가 잔뜩 앉은 손으로 땅에 엎드려 돌멩이를 긁어대고 있었다. 한참을 그러고 있자, 멀리서 여러 개의 딱딱한 것들이 연속적으로 땅에 부딪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그 소리는 점점 가까워져, 그 소리의 원인이었던 이상한 동물 두 마리가 내 앞에 멈춰 섰다. 그 동물들은 뒤에 제 몸보다 큰 상자를 달고 있었다. 처음 보는 동물과 물건에 나는 엎드려있던 상태에서 허리만 세운 채, 넋을 놓고 보기만 했다. 곧이어 그 커다란 상자에 작게 난 문으로 갈색 코트를 입은 머리가 히끗히끗한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내 시선은 자연스럽게 그에게로 향했다. 인자하게 웃고 있는 남자는 나를 보고, 내가 그리던 낙서를 내려다보았다. 한참 동안 내 낙서를 관찰하던 남자는 다리를 굽히고 앉아, 나와 눈높이를 맞췄다. 그리고 손을 들어 엉망으로 떡져있는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아저씨랑 같이 그림 그려볼까?"   

   

   

   

나는 그 말에 무언가에 홀린 듯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손을 잡고 몸을 일으켜 그가 탔던 커다란 상자에 몸을 실었다. 그리고 그 상자 안에 앉아서 본 그가 사는 곳의 풍경은 내게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왔었다. 처음 보는 이상한 옷을 입은 사람들, 산뜻한 색채들로 이루어진 집들,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앉아 커다란 판에 여러 색깔을 찍어내고 있는 소수의 사람들. 남자는 내게 이곳이 특정 사람들이 모여사는 도시라고 했다. 내가 아는 도시와는 너무도 다른 그 모습이 나는 너무 무서웠다.   

   

   

_   

   

눈이 번쩍 뜨였다. 나는 항상 잠에서 깰 땐 뭔가에 쫓기듯 급하게 일어나곤 한다. 엎드려있던 몸을 일으키자 오른쪽 볼에 책의 한 페이지가 딸려 올라온다. 아마 볼에 소설의 한 구절이 옮겨져있을 듯하다. 볼을 슬슬 문지르며 몸을 바로 일으켜세우고, 소파 등받이에 몸을 기대어 앉았다. 노인은 아직 테이블에 앉아 무언가 열심히 쓰고 있다.   

   

   

   

"잘 잤나?"   

   

   

   

안 보는 척하면서 다 보고 비웃는 노인의 취미였다. 나는 머쓱하게 머리를 긁적이며 잘 잤다고 대답했다. 노인이 그런 나를 힐끗 보고는 입꼬리를 슬쩍 들어 올린다.   

   

   

   

"저 꿈꿨어요."   

   

   

   

뜬금없는 내 한마디에 노인이 손에 쥐고 있던 펜을 내려놓고 내 쪽으로 시선을 돌린다.   

   

   

   

"무슨 꿈을 꿨길래 네가 내게 먼저 말을 걸었을까."   

"영감님 처음 만난 날이요."   

   

   

   

노인의 눈이 동그래지며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변했다. 그때가 그리운 거니?   

   

   

   

"설마요."   

"그래도 처음 온 며칠 간은 이 집에 틀어박혀서 울기만 하지 않았니."   

   

   

   

게다가 너 말하고 마차도 모르는 바보였어. 노인이 큰소리로 껄껄 웃는다. 나는 그때를 떠올리곤 얼굴이 붉어져 노인에게 퉁명스럽게 대답한다.   

   

   

   

"그런 곳에서 살았는데 말하고 마차를 제가 어떻게 알아요."   

   

   

   

노인이 비웃는 소리가 들린 것 같았지만 무시하고 다시 소파에 다리를 쭉 뻗고 누워버렸다. 노인이 다시 펜을 잡는 소리가 들렸고, 나는 눈을 감았다.   

   

   

   

"근데요, 영감님."   

"....."   

"듣고 계신다고 믿고 그냥 말할게요."   

"....."   

"오히려 그곳에서 계속 사는 게 저한테 더 좋았을지도 모르겠어요."   

   

   

   

그리고 난 대답을 듣지 않기 위해 노인에게 등을 지고 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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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잡이 처음이라 많이 떨리고 무섭네요ㅠㅠ열심히 쓰겠습니다!!!위에 그림은 장 미쉘 바스키아의 작품입니다.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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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정말 취향저격이에여ㅠㅠㅠㅠㅠㅠ 진짜 작가님 금손이신듯 ㅠㅠㅠㅠㅠㅠㅠㅠㅠ빨리 다음편 읽으러 갈게요!!! 진짜 개꿀잼 ㅠㅠㅠ이런 분위기 너무 조화여ㅠㅠㅠ
11년 전
대표 사진
독자2
헐 대박ㅠㅠㅠㅠ바보같이 1을 먼저 읽었는데 진짜 재밌어요ㅠㅠ글 잘 읽고 가요 신알신 하고 갑니다!!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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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헐..이런 장르의 글이 나타나다니ㅠㅠ잘 읽고 가요!
11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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