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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XX/랍콩] 인상 03 | 인스티즈 

  

  

홍빈은 넓은 문 앞에서 한참을 머뭇거리고 있다. 그저 가만히 서서, 제 허리쯤에 있는 문고리만을 내려다보고 있다. 뒤에 있는 그의 보모 학연도 벽에 몸을 기댄 채 홍빈의 뒤통수만 볼 뿐, 재촉하지 않는다. 그러던 중, 홍빈이 손을 들어 문고리를 덥석 잡았다. 그리고 문고리에 시선을 고정한 채, 한마디 던진다.  

  

  

  

"아들이 아버지를 뵙는데 한참을 고민해야 한다니.."  

  

  

  

홍빈이 허탈하게 웃고는 문고리를 돌려 열고 그 안으로 발을 내디뎠다. 학연은 약간의 걱정이 섞인 눈으로 홍빈이 들어간 방의 문을 바라보았다.  

  

  

***  

  

  

내가 아버지의 방에 처음 발을 들인 것은 7살 꼬마 아이였을 때였다. 처음 본 아버지의 넓디넓은 방 안에는 크고 작은 캔버스들이 놓여있거나, 벽에 걸려있었다. 아버지는 이 도시에서 고위 귀족이었고, 화가였다. 아버지의 그림은 마치 사진을 찍은 것처럼 세밀했다. 아버지는 사실주의 화가였다. 나는 그 사실적으로 묘사된 그림에 감탄을 금치 못 했고, 아버지는 그런 나를 보며 웃으셨다. 나는 이 도시에서 태어나고 자랐기 때문에 아버지가 밖에서 어떤 사람이었는지 알지 못 했다. 어머니에게 들은 바로는 바깥에서의 아버지는 매우 촉망받는 화가였다고 했다. 물론, 그 명성은 이 도시에 들어와서도 계속되었다.  

  

  

그리고 그 명성 높은 화가의 그림은 많은 화가들이 접하게 된다.  

  

  

***  

  

  

홍빈이 안으로 들어와 조심스럽게 문을 닫았다. 그러고는 앞을 보니, 제 아버지는 의자에 기댄 채 짧은 잠을 청하고 있었다. 안경을 쓰고 있는 것을 보니 일을 하던 중이었을 거라고 홍빈은 생각했다. 홍빈은 제자리에서 방 안을 둘러보았다. 그의 방은 15년 전과 하나도 달라진 게 없었고, 그에 대한 홍빈의 감상도 변함이 없었다. 홍빈이 조심스레 걸음을 땠고, 어느새 제 아버지가 앉아있는 책상 앞까지 도달했다. 홍빈은 손가락으로 책상을 톡톡 두드려 아버지를 깨웠다. 그의 아버지의 눈이 느릿하게 떠졌고, 그 눈은 바로 홍빈을 향했다.  

  

  

  

"..... 네가 어쩐 일이냐."  

  

  

  

홍빈의 아버지가 잠긴 목소리로 물었다. 홍빈은 그 질문에 가만히 눈을 몇 번 깜박이다 대답했다.  

  

  

  

"저 안 반가워요?"  

  

  

  

질문과는 전혀 다른 엉뚱한 대답이었지만, 그의 아버지는 미소를 머금은 채, 의자를 당겨 홍빈과의 거리를 조금이나마 좁혔다. 그리고는 미소를 머금은 채 제 앞에 서있는 홍빈을 올려다보았다. 천천히 이야기해보라는 듯해 보였다. 홍빈은 입을 앙 다물고 잠시 생각을 하는 듯싶더니 다시 입을 연다.  

  

  

  

"너무 오래 안 봐서 그런가.. 별로 들려드리고 싶은 이야기가 없네요."  

  

  

  

홍빈과 그의 아버지의 얼굴에 동시에 씁쓸함이 스쳐 지나갔다.  

  

  

  

"그냥 본 목적만 말씀드리고 갈게요."  

"그래..."  

"이제 저한테도 한자리 내주셨으면 해서요."  

  

  

  

홍빈의 말에 아버지가 의외라는 듯 그를 올려다본다. 홍빈은 그 표정에 어깨를 으쓱거렸다.  

  

  

  

"그렇게 맘에 드는 화가를 못 찾아서 난리더니, 결국 찾았나 보구나. 네 자리는 언제든 내줄 수 있단다."  

"감사해요."  

  

  

  

홍빈이 아버지에게 짧은 목례를 하고, 뒤를 돌아 걸어갔다. 그리고 문고리를 잡고 잠시 뜸을 들인다.  

  

  

  

"아버지도 맘에 드셨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나서 홍빈은 문을 열어 밖으로 나와서는 문에 기대어 작게 한숨을 내쉰다. 문 옆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던 학연이 그의 어깨에 손을 얹고는 괜찮으냐 묻는다. 홍빈은 그런 학연에게 살짝 웃어주고는 기대고 있던 몸을 세우고 복도를 걸어간다. 학연도 말없이 그를 따랐다.  

  

홍빈은 창밖을 보며 학연과 함께 저택의 복도를 거닐었다. 홍빈이 보고 있는 곳은 저택의 뒤편. 그곳은 벽화거리였다. 멀리 떨어져 있는 탓에 자세히는 보이지 않았으나, 홍빈은 화려하고 아름다운 벽화들을 심드렁하게 감상하고 있었다. 그러다 홍빈의 발걸음이 멈춰 섰고, 놀란 표정으로 창밖을 응시했다. 뒤에 있던 학연의 눈도 자연스레 홍빈의 눈이 향한 곳으로 향했다. 그가 어디를 보는지 모르겠으나, 왠지 짐작이 갔다.  

  

화려한 색채가 가득한 벽화들 속, 유일하게 흑백으로만 휘갈기듯 그려진 벽화. 홍빈은 단번에 알아차렸다. 그것이 원식의 작품이라는 것을. 홍빈의 얼굴에 밝은 미소가 번지며, 혼자 중얼거렸다.  

  

  

  

"재밌네."  

  

  

.  

.  

.  

  

벽난로 앞에 앉아 책을 읽던 노인이 문이 열리는 소리에 고개를 돌린다. 열려진 문으로 원식이 커다란 손가방을 들고 들어오고 있었다. 그것을 본 노인의 눈이 흥미로움으로 가득 찼다.  

  

  

  

"바깥에 다녀온 게냐?"  

"네, 저번에 가려다가 못 갔거든요."  

  

  

  

원식은 테이블 위에 들고 온 가방을 올려두고, 본격적으로 짐을 풀기 시작했다. 노인은 그런 원식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원식은 들고 온 가방에서 물건들을 하나씩 꺼내기 시작했다. 우선은 노인이 부탁한 붓과 물감 등을 노인에게 전달해주고, 그다음 자신의 몫으로 산 것들을 테이블 위에 나열했다. 거의 다 각각 다른 색을 가진 원통 모양의 물건이었다. 노인은 처음 보는 물건에 호기심을 가지고 원식에게 물었다.  

  

  

  

"처음 보는 물건이구나."  

"스프레이에요."  

"스프레이?"  

  

  

  

원식이 원통 모양의 물건을 손으로 잡은 채, 개구지게 웃으며 말했다. 페인트를 분무기처럼 뿌릴 수 있는 거예요.  

  

  

  

"이걸로 벽에 그리면 재밌을 것 같지 않아요?"  

"그렇겠구나."  

  

  

  

노인이 웃으며 책을 집으려다, 멈칫한다. 그런데 말이다, 원식아.  

  

  

  

"예?"  

"혹시 나 모르는 사이에 너한테 무슨 일이 있었니."  

  

  

  

노인의 말에 원식이 들고 있던 스프레이를 조용히 테이블 위에 올려두고, 노인과 눈을 똑바로 맞췄다. 영감님한테는 뭘 숨길 수가 없다니까요. 그 말에 노인이 큰소리로 웃었다.  

  

  

  

"그냥 말해본 건데 딱 걸렸구나."  

"... 젊은이 놀려먹으셔서 좋으시겠어요."  

"장난이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줄 수 있겠니?"  

  

  

  

원식이 소파에 몸을 기대고 천장을 올려다보고는 말한다.  

  

  

  

"후원 제의가 들어왔어요. 그것도 이 도시에서 제일 가는 귀족의 아들에게서요."  

"... 받아들였니?"  

"네, 알다시피 전 잃을 것도 없는 장사니까요."  

"그렇구나..."  

  

  

  

노인이 다시 책을 펼쳤다. 원식은 그런 노인의 뒷모습을 멀뚱히 바라보았다.  

  

  

  

"안 말리시네요."  

"무슨 자격으로 말리겠니. 난 너한테 물려준 게 없는데 말이야. 그냥... 열심히 하거라."  

  

  

  

대답 없이 노인의 등만을 바라보던 원식이 벌러덩 누워버린다. 노인의 입가에는 희미한 미소가 번졌다.  

  

  

  

  

  

  


더보기

랍콩이들 연애는 언제하죠...(눙물)  

그래도 일단 원식이 캐릭터를 굳혀야하니까요..ㅎㅎ  

나쁘게 말하면 원식이 저 도시에서 왕따죠..네......  

ㅎ...그래도 사실주의 화가들 사이에 낙서화가. 뭔가 끌리지 않아요? 매력있고?  

아니라면...그냥 왕따라고 생각하세요..... 

 

그리고 2주 정도 글을 못 올릴 수도 있습니다ㅠㅠㅠ 

 

 

 

 

▶위 작품은 거리의 화가 뱅크시의 그래피티 작품입니다. 예술 테러리스트라고도 불리죠.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대표 사진
독자1
어제는 바빠서 못 보고 이제야 봤네요ㅠㅠ 빨리 로브 콩이 들 연애하는 걸 보고 싶지만 원식이 캐릭터 굳혀가는 과정도 재밌어요! 그림들도 왠지 모르게 제 취향ㅠㅠ 항상 재밌게 읽고 있어요 다시 볼 때까지 좋은 하루 되세요~!
11년 전
대표 사진
바스키아
사실 낙서화라는 게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어서 많이 걱정했답니다ㅠㅠ이제 원식이 캐릭터도 거의 굳혀졌고, 랍콩이들 연애 시작해야겠죠ㅎㅎ오늘도 감사합니다!!!
11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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