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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커플링x




 


 

 

커다란 두 눈에 맺힌 눈물이 안쓰럽다. 가장 큰 키와 덩치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순한 강아지처럼 사람들을 좋아하고 잘 따르고 주변 사람들을 챙겨주기 바빴던 찬열이 범인이라는 사실에 주변 사람들 모두 배신감에 몸을 떨었다. 그렇게 순한 얼굴을 하고 다른 사람들을 속이다니. 동생을 믿었던 형들과 동생, 친구들은 그럴 리가 없다며 고개를 저으며 부정했고, 눈물을 흘리고, 자리에 주저앉고 제각각의 반응을 보였다. 팬들이었던 사람들도 금새 그에게서 돌아섰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냐고 소리지르며 그의 목소리를 외면했다.

 

 

그리고 그 중 가장 크게 반응한 것은 찬열과 가장 친하게 지냈던 백현과 경수, 종대, 종인, 세훈이었다. 다른 멤버들 역시 배신감과 상처를 받고 충격을 받았지만 그와 가장 먼저 친해졌던 종대, 가장 친하게 지냈던 백현, 어느순간 물들어 이런 저런 장난을 치고 상담을 하곤 했던 경수, 자신의 팬이라며 환하게 웃던 찬열을 기억하는 종인, 어릴 적부터 찬열과 친했고 친형처럼 따르던 세훈이는 돌이 된 것처럼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도 못하고 서있었다.

 

 

양 손에 수갑을 차고 경찰들이 데려가려고 하지만 비켜주지 않는 다섯명에 의해서 난감해하자 다른 멤버들이 네 명을 이끌려고 했지만 그들의 손을 뿌리쳤다. 다시 한 번 그들을 이끌어내려 하지만 다섯명은 요지부동이었다. 백현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 찬열을 바라보고 커다란 경수의 두 눈에 눈물이 차올랐다. 종대는 당황해서 아니라고 중얼거리며 뒷걸음질을 쳤고 종인은 왜 그랬냐며 일그러진 표정으로 소리쳤고 세훈은 찬열이 형일리가 없잖아.. 찬열이 형이 그럴 리가 없잖아... 하며 중얼거렸다. 그들의 반응에 찬열이 두 눈에 맺혀 있던 눈물을 떨구었다.

 

 

 



"백현아.. 경수야.. 내가 아니야.. 내가 아니라고..종대야.. 종인아... 준면이형..루한형.. 민석이형.. 크리스형.. 타오야.. 세훈아.. 정말로 내가 아니야.. 내가 한게 아니야..."

 

 

 

자신이 한 짓이 아니라고 고개를 저으며 바르르 떨리는 손을 뻗었지만 다들 그의 손을 피하며 뒷걸음질 쳤다. 경찰들 역시 그가 무슨 짓을 할 지 모르기에 경계태세에 돌입했다. 갈곳을 잃은 두 팔이 수갑에 차여 공중에 떠있자 그걸 보던 경수가 안쓰러웠는지, 슬픔에 젖은 표정으로 그에게 다가가 손을 잡기 위해서 손을 뻗었지만 옆에 서있던 백현과 종인이 그를 뒤로 이끌었다. 다가가지 말라고 작게 중얼거리는 백현과 종인이의 말을 들은건지 찬열이 자신이 한 일이 아니라고 어린 아이처럼 목놓아 울었지만 아무도 그 말을 믿어주는 사람은 없었다. 그리고 또다시 찬열에게 다가가려는 경수를 본 멤버들이 자신들의 뒤로 경수를 숨겼다. 그 모습을 본 찬열이 결국 그 자리에 털썩. 무릎을 꿇으며 주저 앉아버렸다. 키 큰 멤버들 사이로 감춰져버린 찬열의 모습에 경수의 시선이 잘게 떨려왔다.

 

 

 

 

이미 천사같은 레이, 장이씽은 죽고 없었다.

 

 

 

 

그리고 범인은 박찬열이었다.

 

 

 

 

 

그 소식은 발빠르게 이곳저곳 퍼지기 시작했다. 한 세대를 쥐어잡았다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큰 인기를 얻었던 exo 중 중국인 멤버로 몇몇 전문가들은 천재라고 불렀던, 팬들은 천사라고 불렀던 심성이 곱고 착했던 장이씽(예명 레이)가 죽은지 한 달만에 밝혀진 범인은 같은 멤버로 활동했었던 박찬열이었다고.

 

 

 

 

 

 

 

 

 

 

"아니야..내가 아니야..."

 

 

커다란 보름달이 떠오른 날 밤 어두컴컴한 감옥에 갇혀있는 찬열이 바르르 떨리는 몸을 웅크리고 중얼거렸다. 자기도 모르게 중얼거리는 것인지 웅얼거리는 소리로 들렸지만 그를 지켜보던 교도관은 안타까운 마음과 동시에 짜증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벌써 저 자가 들어온지 몇 년이 지났건만 들어온 그 날부터 같은 멤버였던 장이씽이 죽은 보름날만 되면 저렇게 잠자지 않고 중얼거리는 게 보기 싫기도 했고 자기가 죽였으면서 인지하지 못하는게 안타깝기도 했다.

 

 

그를 면회하러 오는 사람은 단 한명 밖에 없었다. 끝까지 그에게 다가가려고 애썻던 도경수.

 

 

항상 박찬열을 만나러 올 때면 수척한 모습으로 들어와 어색하게 웃으면서 그를 대하고 조금만 더 기다려. 찬열아.. 찬열아. 조금만 더 기다리면 되.. 하고 그를 달래주고 우는 찬열에게 울지 말라며 유리창에 손을 얹고 눈물을 닦아주는 시늉을 하곤 했다. 찬열의 부모님의 소식, 다른 멤버들의 소식을 그에게 전해주는 것도 경수였다. 그리고 찬열은 그런 경수에게 항상 감사히 여겼고 경수는 감사해할 필요가 없다는 말을 반복했다. 자신이 미안하다고. 도와줄 수 없어서 미안하다고 하는 경수의 말에 찬열은 항상 오열했다. 돌아갈 때면 두 사람 모두 얼굴은 눈물로 젖어있고 두 눈은 발갛게 충혈되 퉁퉁 부어있었다. 그리고 또 금방, 다음에 오겠다고 말하는 경수에게 찬열은 알겠다고 대답하며 경수가 나갈 때까지 그 뒷모습을 보곤 했다.

 

 

수감되어있는 다른 사람들과도 잘 지냈다. 자신이 살인을 저질렀다는 것을 유일하게 모르는 사람이었지만 의사가 말했던 대로 그곳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그가 자신이 벌인 일에 충격을 받아 스스로 기억을 지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소리를 들은 찬열은 처음에는 아니다, 정말 자신이 한 일이 아니다. 라고 했지만 어느순간 그런 건가.. 하고 받아들였고 그 곳에 익숙하게 적응해냈다. 낮이면 그래도 저에게 다가와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밝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애썼지만 누가봐도 그는 밝은 모습은 아니었다. 억지로 웃는 다는게 눈에 훤히 보이는 모습이었다. 아마. 자신을 만나러 와주는 경수가 없었다면 그는 정말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지도 몰랐다.

 

 

 

 

그리고. 그렇게 모의재판을 할 수 있는 기간이 다가오다 그렇게 마지막 날이 되었다.

 

 

 

모의재판을 할 수 있는 기간이 끝나는 날 경수는 세 권의 앨범을 가지고 왔다. 교도소 안에 있는 사람에게 줄 수는 없는 물건이었지만 너무나 간절하게 부탁하고 시간이 날 때마다 찬열을 찾아온다는 사실을 알고있던 교도관은 어쩔 수 없이 상위층의 허락을 받아 안에 있는 내용을 모두 확인한 후 그 앨범을 찬열에게 전해줬다. 엄청난 두께의 앨범은 총 세 권이였다. 찬열에게 미안해서 얼굴을 볼 수 없다고. 그냥 가겠다는 경수였지만 앨범을 받고 오열하며 자기도 모르겠다고,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정말 내가 그런 것인가, 내가 왜 그랬는가 하며 통곡하는 찬열의 모습에 유리창 넘어 있는 찬열을 보며 눈시울을 붉혔다. 차마 그를 위로하기 위한 말을 내뱉을 수 없었다. 조용히 눈을 내리 깐 경수가 뒤돌아 나갔다. 조용한 그의 한 마디가 쓸쓸하게 복도에 울렸다.

 

 

 

"미안하다.. 찬열아."

 

 

 

끝내 미안하다는 말밖에 하지 못한 경수가 사라지고 앨범을 끌어안고 울던 찬열이 덜덜덜 떨리는 손으로 앨범의 표지를 만졌다. 멋들어진 글씨체로 EXO라고 적힌 첫 번째 앨범, We Are One이라는 글자가 적힌 두번째 앨범, 마지막으로.. EXO 사랑하자. 라고 적힌 마지막 앨범...  검은색의 가죽으로 만들어진 표지는 오랜 시간이 지나도 변색되지 않을 것이다. 첫 앨범의 표지를 넘기려고 했지만 떨리는 손과 시뿌연 시야로 자꾸만 놓치자 거칠게 소매로 눈물을 닦아낸 찬열이 앨범을 펼쳤다. 거친 손놀림에 눈가가 발갛게 달아올랐지만 그런 것쯤은 아무렇지 않은 찬열이었다. 그리고 첫 장은 데뷔때부터 은퇴할때까지 냈던 모든 앨범의 표지가 인쇄되어있었다. 또다시 눈물이 차올랐다.

 

첫 데뷔, 첫 공식행사, 첫 음악방송 1위, 첫 팬싸인회, 처음으로 완전체로 무대에 선 날, 완전체로 처음으로 상을 받은 날, 여러 시상식에서 상을 받았을 때, 라디오 방송에서 읽어줬던 편지들, 앨범에 들어갔던 손편지, 자신들의 셀카, 자신들의 수상내역... 점점 뒤로 넘기는 속도가 빨라졌다. 그리고 순식간에 두 권의 앨범을 모두 본 찬열이 마지막 앨범을 펼치자 보이는 것에 또다시 흐르는 눈물을 멈출 수가 없었다. 자신을 위해 멤버들이 한 수많은 노력들이 담겨있었다. 코팅이된 채 그 안에 담겨있는 신문, 잡지, 의아한 점, 재검사의뢰, 그의 알리바이...

 

 

그리고.

 

 

자신이 교도소에 들어온 후 하루도 빠짐없이 쓴 멤버들의 일기와 편지에.

 

 

 

 

결국 앨범을 끌어안고 오열하는 찬열이었다. 들리지 않을 말이 차가운 감옥 안에 울렸다.

 

 

 

 

 

 

 

 

"내가 미안해... 나도 모르지만.. 내가 잘못했어... 내..내가... 내가 미안해... 미안해... 잘..못했어... 죄송해요...제발...."

 

 

 

 

 

 

 

 

 

찬열에게 앨범을 주고 나온 경수는 벌써 어두컴컴해진 하늘을 바라보다 백현에게 전화를 걸었다. 길지 않은 통화음 소리가 나고 백현이 잠긴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희미하게 웃은 경수는 지금이 몇 신데 자고 있냐. 자식아. 하며 잔소리를 해댔고 그걸 들은 백현 역시 어제 늦게 자서 그런거라며 변명 아닌 변명을 하고는 금방 나갈테니 기다리라 말했다. 약속장소에 도착하자 세 사람을 제외한 모든 자리가 차있었다. 울컥한 것인지 두 눈에 눈물이 차오르는 경수를 보고 다른 멤버들이 달래주었다. 가장 눈물이 많았던 타오는 이제는 담담하게 웃으면서 그를 달래주었다. 눈물이 많고 여리던 아이는 벌써 자라서 어른이 되어있었다.

 

 

빈 자리는 늦잠을 잔 백현과,

 

교도소에 갇힌 찬열과,

 

자신과 어울리는 하늘로 가버린 이제는 천사가 되었을 레이, 장이씽의 자리였다.

 

 

 

 

"늦어서 미안."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들어선 백현을 마지막으로 다들 우울하게 가라앉았지만 준면의 말을 시작으로 조금씩 밝은 모습을 되찾아갔다.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그들이 누군지 알아채고 동영상을 찍거나 휴대폰으로 무언갈 하기 바빳지만 그들은 그런 시선은 아무렇지 않은 듯 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아무렇지 않았다. 지금은 은퇴했지만 한참 활동할 시기에는 이것보다 많은 시선을 받았고 무엇을 하든 따라다니는 사람들이 있었기에.

 

 

그리고 그렇게 밤은 깊어만 갔고 주변 사람들이 모두 사라지고 9명만 남은 테이블에서 제정신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은 두 사람박에 없었다. 술을 못해 몇 잔 마시지 않은 경수와 다들 쓰러지면 경수랑 같이 멤버들을 챙겨줘야 하지 않겠냐며 사양한 백현이었다. 아는 사람의 가게였기에 자정이 넘은 시간이었지만 주인조차도 열쇠를 맡기고 나가버린 후 독한 술에 제대로 뻗어버린 다른 멤버들을 본 경수화 백현이 눈을 마주쳤다.

 

 

 

두 사람의 입에서는 같은 말이 나왔다.

 

 

 

 

 

 

 

 

 

 

 

 

[exo] 소름글이 되고 싶지만 그냥 그런 글2 | 인스티즈

 

"미안하다. 찬열아."

 

 

 

 

 

그렇게 새하얀 보름달 밖에 보지 못한 두 사람의 미소는 금방 어두운 밤에 가려 사라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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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 ㅠㅠㅠㅠㅠㅠㅠㅠㅠ소름 짤때무네
10년 전
독자2
헐........막...헐..............
10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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