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도진] 창밖의 첫사랑 검산법 1
w.오렌지
+)고백할테니 받아주실랑가^^*ㅎㅎ에서 약속했던 번외는...쓰고는..있......습니다...언젠가 올리겠죠?
++)별 생각 없이 이런걸 써볼까?하다가 마음에 들어서 장편으로 마음 먹어 버렸습니다...완결,할 수 있을까요
++)킬러들의 수다에 나올 적 원빈씨와 이번에도 역시 늑대의 유혹 동원씨로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아마..
바람이 가슴 안 깊은 곳 까지 불어오는 것 같았다. |
검은 하늘 위로 담배연기는 나풀거리며 올라섰다.
따뜻한 바람이 뺨을 간질 거리는 것 보니 이제 정말 봄인가 보다.
술기운이 도는 몸에서 후끈 열이 올랐다.목을 조이는 넥타이를 헐렁하게 풀러낸 동원은 여전히 하늘을 올려다 보며 연기를 뱉어냈다.
금방이라도 검은 물이 왈칵 쏟아질 것 같은 하늘에 네온사인이 어울리지 않게 번쩍거렸다.
자리를 빼앗긴 별들은 하늘에 묻혀 조용히 몸을 숨기고 있을 뿐이였다.
외로운 밤이였다.
쓸쓸할 틈도 없이 바쁜 하루가 지나간 저녁,혼자 남았을 때가 가장 외로운 법이였다.
"날씨는 더럽게 따뜻하네."
추운날씨에 불평을 할 때는 언제였고 동원은 나지막히 욕을 뱉었다.
그래도 공기가 포근해지면 조금 기분을 추스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비교되도록 부드러운 날이 오히려 사무치게 가슴을 매어온다.
이런 밤에 당신은 뭘 하고 있을까.
동원은 아직 불씨가 뻐끔거리는 담배 꽁초를 발로 비벼껐다.
* * *
볕이 잘 드는 창가 쪽 자리 항상 부드런 표정으로 앉아있던 그는 어딘가 항상 아팠다.
그렇기에 그의 자리는 항상 주인이 없기 일 수 였고,등교한 그가 출석확인을 받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였다.
들리는 바로 몸 때문에 휴학을 했다 돌아온 복학생이라 하였었다.
창백한
부들부들 해 보이는
밀가루 반죽 같은 얼굴...
반듯한 선에 곱상한 얼굴을 하고있던 그는 몇번 보이지 않는 모습마다 혼자였다.
몇몇 여자들이 그를 보며 수근거리고는 했지만 크게 다가서지 않았고 남자 녀석들 또한 그에게 관심을 갖지 않았었다.
그건 동원 또한 마찬가지 였다.
가끔 살랑이는 바람에 머리결을 간질거리며 밖을 내다보는 그는,넘짓 다가가기 어려운 상대였다.
툭 건드면 가루가 되어 사라질 것만 같았던 그와 동원이 처음 인연으로 엉키게 된 것은,동원과 그가 2년 째 같은 반이 되었을 때였다.
"동원아."
여느 때 처럼 친구들과 운동장에서 뒹굴고 온 동원을,담임은 쭈뼛이 불렀다.
아직 꽤 젊고 예쁘장해 남자 아이들의 동경대상이였던 여자였고,그런 흑심을 품고있는 것은 동원 또한 마찬가지였다.
흙투성이인 축구공을 내려놓지도 않고 동원은 담임을 냉큼 따라갔다.
아무 생각없이 담임을 따라 교무실로 들어가자,동원을 의자에 앉히며 담임은 말했다.
"너 도진이 알지?" "예?도진 뭐요?" "김도진...작년에도 같은 반 이였다면서?"
아 그,복학생?
동원의 말에 담임은 조신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알긴 알죠,동원은 대답했다.
"동원아...선생님이 부탁할께 하나 있는데..." "뭔데요?"
조금 불안한 감을 느끼며 동원은 대답했다.한참 주저하던 담임을 바라보고 있으니 더욱 그러하였다.
어떤 말도 안되는 부탁을 하려고...
망설이고 또 망설이던 담임이 어렵게 입을 뗐다.
"고등학생 되고 공부하느라 바쁘겠지만...등교하고 하교할 때 도진이랑 같이 있어줄 수 있니?" "...예?" "그...도진이 부모님이 아무래도 걱정이 되신다고,도우미 학생을 붙여놨음 좋겠다고 부탁하셔서..." "그래도 그건 좀..." "대신 봉사 점수도 주고,여하튼 좀 안될까?..."
허,동원은 기가 찼다.그러고 보니 꽤 잘 사는 집안 아들이라고 했지,그 복학생.
세상엔 돈지랄 하는 방법도 참 다양하구나.교무실에 돈 칠 좀 했나보지.동원은 생각했다.
탐탁치 않다는 것이 표정에 들어나는 동원을 보며 담임은 어쩔줄 몰라 하는 것 같았다.
당황하는 것도 이쁘네,죽인다.
"등교랑 하교만 같이 해주면 되는거죠?" "어?응!" "알았어요.까짓꺼 하죠,뭐."
담임의 얼굴이 일순간 환해졌다.고맙다 연신 인사하는 담임을 바라보며 동원도 히죽 웃었다.
그래도 부잣집인데,이제부터 넌 내 물주다 이 놈아.
타박타박 반에 돌아온 동원은 저절로 창가 쪽 자리를 바라보았다.여전히 주인이 없는 체였다.
졸업할 생각이 있는거야 없는거야.그렇게 아프면 병원에 쳐 박혀 있던가...어느세 기분이 불쾌해진 동원이 속으로 욕짓거리를 뱉었다.
* * *
그야말로 고래등 같은 집이였다.여느 드라마에서만 보던 뾰족한 서양풍 집을,동원은 넋을 놓고 바라보았다.
이게 집이야 궁전이야.부티나는 대문을 구경하다 동원은 조심스레 초인종을 눌렀다.
띵동,띵동.요란스러운 기계음이 몇번 울리자 콧소리 가득한 여자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누구세요?'
누구?뭐라고 대답해야하지?
"그...도우미 학생인데요..." '아아!맞다,잠시만 기다려요 학생~'
아아 맞다?
자신을 잊고있었다는 어감의 말투에 동원은 기분이 상했다.
담임에게 부탁을 들은지 4일이 지나서야 동원은 처음으로 맡은 바를 할 수 있었다.
병원에 왔다 갔다 하느라 결석했다는 그와는 처음으로 제대로된 만남을 하는 셈이였다.
철컹.육중한 쇳소리와 함께 거대한 대문이 열렸다.
"미안해요,학생.많이 기다렸죠?' "아뇨 별로..." "정말 미안해요.고맙구요."
긁으면 두껍게 벗겨질 것만 같은 화장을 한 여자와 함께 그,도진이 모습을 들어냈다.
잠이 덜 깬 것인지 시큰둥한 표정을 한 모습이였다.
"그러면 잘 부탁해요."
생각보다 굉장히 친절한 아줌마구나.동원은 생각했다.역시 사람은 겉모습으로 판단해선 안될 노릇이였다.
첫인상과 다를 것 없이 심심한 이 남자와는 별게로 말이다.
"....." "....."
학교로 향한지 꽤 되었는데도 말 한마디 없었다.
숨막히게 어색한 분위기에 머리만 긁적이던 동원이 마지못해 입을 열었다.
"몸 안 좋다면서 걸어가도 되...요?" "이 정도도 못 걸을 만큼 병신은 아니야."
무안해진 동원이였다.나름 걱정해준거고 예의상 형이니까 존잿말 까지 했더니...
동원은 입을 꾹 다문체 인상을 구겼다.그러거나 말거나 도진은 묵묵히 앞만 바라볼 뿐이였다.
됬어,나도 말 안해.동원은 생각했다.
학교에 도착하자 동원은 격하게 인사해오는 친구들에게 욕을 퍼부었다.
아침부터 활기가 넘치는 무리를 바라보며 몇몇 학생들은 깔깔 웃음을 터트렸다.
헝크러진 머리를 정리하곤 투덜거리며 자리에 앉자 문득 도진이 동원의 눈에 들어왔다.
차분히 앉아 창 밖을 내다보는 모습이 마치 다른 곳에 있는 사람 같았다.
봄 햇살이 얼굴에 닿자 더 하얗게 질려보이는 도진을 멍하니 바라보다 동원은 이내 시선을 치웠다.
꺼림직했던 기분은 곧 지워졌다.
* * *
수업시간에도 집중이 되지 않았다.왠지 모르겠지만 머리속이 복잡했다.
칠판에 어지럽게 쓰여있는 글은 아무리 훑어도 읽혀지지가 않기에 동원은 발 밑에 있는 축구공으로 장난만 쳤다.
발끝으로 둥그런 공을 이리저리 돌리다 동원은 책상위에 엎드렸다.
갑자기 머리속에 있는 생각이 엉켜버린 듯한 더러운 기분에 동원은 눈커풀을 덮었다.피곤해서 그런가 했더니 잠도 오지 않는다.
찝찝한 기분에 감았던 눈을 다시 뜨자 어렴풋한 시선이 도진에게 닿았다.
"...."
갈색으로 반짝반짝 빛나는 머릿결을 한체 가느다란 손가락을 열심히 놀리고 있는 도진이였다.
소문으론 언제 죽을지도 모른다던데 공부는 왜 저렇게 열심히 한데...동원은 멍청히 생각했다.
뭔가 바삐 써내려가는 도진을 바라보다 동원은 시선을 넓혔다.
도진 뒤로 활짝 열려있는 창문엔 투명한 하늘이 깔려있었다.구름 한 점 없이 깨끗하게 펼쳐진 하늘에 겹쳐진 도진의 모습이 꽤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심심하다 보니 별 헛생각은 다 하는구만.책상을 통해 들려오는 이명에 동원은 다시 눈커풀을 덮었다.
* * *
"...." "...."
이 상황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동원은 멍하니 생각했다.아마 도진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동원이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이미 한교시가 지나가고 또 다른 수업이 시작된 후 였다.
도진 또한 꾸벅꾸벅 졸다 눈을 뗀 모양이였고,고개를 돌리지 않고 엎어져 자던 동원 덕에 눈이 마주쳐 버렸다.
서로 책상에 엎드려 눈을 꿈뻑이고 있는 모양세가 참으로 우스꽝 스러웠다.
차라리 처음부터 시선을 피해버리면 됬을 것을 왜 진작에 그러지 못해서 상황이 복잡해진 것일까.동원은 멍하니 생각했다.
"...어."
입술을 달싹이던 도진이 고개를 돌렸다.
부들거리던 입가가 아마 웃음이 튀어나온 모양이였다.웃기도 하는 구나.완전 냉혈인간 인 줄 알았더니.
동원도 히죽 웃으며 생각했다.
아 웃겨 죽겠네,정말.동원은 몸을 일으키며 생각했다.창 밖은 아직 화창한 하늘이 가득한 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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