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샴푸의 요정上-1

얘 엘라XX 광고 하는 애 아니야?

ㄴ엘라XX 아닐걸 듣보잡 샴푸 브랜드임

ㄴ노이즈네 딱 봐도 ㅋㅋㅋ

ㄴ별로 안 이쁜데?

모니터 앞에서 손톱을 잘근잘근 씹으면서 책상을 쾅 내려쳤다. 내 얼굴이 뭐 어때서! 머릿결만 좋으면 됐지.

수 십번의 오디션 끝에 모 브랜드의 샴푸 광고 모델에 낙점 되어 딱 2초(유명 연예인 K양에 가려져서 체감 시간은 0.2초) 동안 티비에 얼굴을 비췄다.완성된 광고컷을 확인하고는 한껏 부푼 마음이 푸슈슈 꺼지고 공부에나 전념할까하는 요즘, 이상하게도 악플이 넘쳤다. 그래도 혹시나 나를 눈여겨 보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포털사이트에 내 이름을 검색 해봤는데 역시나였다. 외모에 대한 악플. 그래도 관심이라도 가지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댓글들을 훑었다.

도중에 도통 이해할 수 없는 유형의 댓글이 눈에 들어왔다. 노이즈 마케팅? 내 얼굴이 별로라서 노이즈로 관심 끈다는 얘긴가. 한숨을 내쉬며 스크롤바를 내리는데 익숙한 이름이 언급된 댓글들이 산더미였다. 그렇다, 고등학교 3년 내내 사귄 전 남자친구 이름, 박찬열이었다.

"전 남자 친구 언급이 될 정도로 내가 그렇게 유명했나?"

연관 검색어에 뜬 '박찬열'을 무심코 클릭했다. 혹시 걔가 보면 어쩌지. 그리고 뜬 화면에 나는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소속사 플래닛 엔터테인먼트? 김종인이 있는 플래닛 엔터테인먼트? 잘못 봤나 싶어 눈을 쓱쓱 비비고 모니터를 다시 보는데 정말이었다. 출연 작품 더페XX샵 CF, 플래닛 엔터테인먼트 신인 연기자. 혜성 같은 신예라며 기사들이 즐비했고 심지어 팬카페 까지 있었다, 그 것도 회원수 만 여명이 넘는.

"박찬열이 연예인이었어?"

출연 작품도 CF 하나뿐인건 똑같은데 누구는 벌써부터 인기 폭발이고 누구는 욕만 먹고 있으니 배가 아팠다. 그래, 너 잘났다 박찬열. 대체 광고에 몇 초나 나왔길래 난리인가 싶어 유투브에 들어가 CF 영상을 찾았다. 그런데 하나 같이 '박찬열 충격 과거 영상' 제목들의 영상들 뿐이었다. 분명 낚시일거라고 혀를 끌끌차며 재생 버튼을 무표정으로 클릭했다.

「 Baby I love you, baby l love you, 나는 너만을 사랑해. 나는 찬열이 사랑해.」

「 다시 불러봐, 기타 코드 맞춰 보게.」

「 싫은데?」

「 목소리도 이뻐가지고는 튕기는거야?」

통기타를 치는 박찬열과 허밍을 하는 나. 불현듯 흑역사가 스쳐 지나갔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추억 남긴다며 찍은 동영상. 황급히 정지 버튼을 누르고 창을 닫았다. 몸에 확 열이 올라 얼굴이 화끈거렸다. 박찬열에게 연락을 해서 어떻게든 삭제를 해야만했다. 이렇게 자꾸 놔두다가는 나만 욕 먹을 게 뻔했다.

핸드폰을 꺼내 들어 박찬열에게 어떻게 좀 해보라고 하려 했는데 박찬열의 번호가 있을리가 만무했다. 헤어지고 나서 지웠지, 그리고 번호도 바꿨을 거야. 머리를 싸매며 발을 동동 굴렀다. 그 때 스위치가 탁 켜지듯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나는 초고속으로 다이얼을 눌렀다. 김종인, 김종인은 알겠지.

"여보세요."

"야, 너 박찬열 번호 알지. 급해서 그런데 좀 알려줘."

"다짜고짜 전 남친 번호를 알려 달라고?"

"어, 빨리."

"누나, 찬열이 형도 이제 연예인이야. 내가 하도 연예인 티를 안 내고 다녀서 그렇지, 아무튼 뭐 좀 그렇네."

"아 됐어 끊어,끊어!"

도움이 안 돼, 도움이! 연예인 병에 걸려가지고는. 씩씩대며 애꿎은 베개에 화풀이 했다. 전화벨이 울리는데 무시하고 이불을 꽁꽁 싸매며 드러누웠다. 내 신상 10원도 안 되겠네. 안 받으면 그만 할 법도 한데 자꾸 울리는 전화벨이 신경 쓰여 핸드폰을 신경질적으로 집어들었다. 누구길래 자꾸 전화질이야. 낯선 번호에 인상을 찌푸리고 슬라이드를 밀었다.

"여보세요."

"혹시 샴푸 요정 ㅇㅇㅇ 아니세요?"

"네? 뭐요?"

"내 목소리 모르겠어?"

푸하하 웃는 웃음소리가 딱 그 아이였다, 박찬열. 나는 고조된 마음을 애써 꾹꾹 눌러담고 아주 침착하게 할 말들을 머릿 속에 정리했다. 음,그러니까, 뭐라고 말하지?

"지금 당황스럽지?"

"어?어, 그게."

"나 사장님한테 엄청 혼났다, 그 게 뭐라고."

한 숨을 억지로 내쉬는데 박찬열의 표정이 머릿 속에 그려졌다. 분명 지금 웃음을 참고 있을 거야. 내 심각한 마음을 모르는건지 모르는척 하는지, 눈치 없는 박찬열에 심통이 났다.

"김종인이 알려줬지, 내 번호? 자꾸 쓸 데 없는 소리 할 거면 끊어."

"만나자, 만나서 얘기 해. 내일 저녁 6시, 너네 집 앞 놀이터."

이내 뚜뚜뚜하고는 전화가 끊어졌다. 전화를 다시 걸었지만 무응답일뿐이었다. 하릴없이 박찬열을 만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워졌다. 헤어진지 1년이 넘었는데. 자꾸 머릿속에 노랫말이 맴돌았다. 나는 찬열이 사랑해.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다 과거일뿐이야.

***

"진짜 나왔네."

그네에 앉아 발로 모래를 툭툭 차고 있는데 불쑥 그림자가 나타났다. 나는 움찔했고 박찬열은 그런 내가 우스웠는지 푸하하 웃음을 터뜨렸다. 고개를 푹 숙이며 최대한 박찬열을 보지 않으려 애썼다. 그냥, 보기 부끄러웠다.

"잠깐만 기다려 봐."

박찬열이 가방에서 주섬주섬 무언가를 꺼내고는 나에게 내밀었다. 뭐지, 이건. 기타처럼 생겼는데 조그마한 악기를 보고는 나는 인상을 찌푸렸다. 이 걸 가지고 뭐 어쩌라는 거야.

"우쿨렐레야, 기타 비슷한 거."

"그래서?"

"우리 동영상에서 했던거 마저 해야지."

박찬열이 노래를 흥얼거리며 연주하기 시작했다. ㅇㅇ, 알러뷰 ㅇㅇ, 알러뷰 나는 ㅇㅇ이를 사랑해. 설렌다. 지금 나는 볼이 발갛게 달아 올랐음에 틀림없었다. 박찬열이 더 멋있어졌다, 1년 전 헤어졌을 때 보다. 나는 고등학생으로 돌아가 그리움에 취해버렸다, 이러면 안 되는데.

"좋은 향기 난다."

"샴푸 향기일거야, 아마."

"아니, 그냥 너 자체에서 좋은 향기 나."

박찬열이 눈을 스르르 감았다. 그리고 내쪽으로 몸을 기울인다. 나는 순간 당황해 몸을 피했고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박찬열은 실눈을 뜨고 다 본건지 실실 웃으며 그네에서 벌떡 일어나 내 앞으로 걸음을 옮겼다. 우두커니 서 있는 박찬열을 하염없이 올려다 봤다. 그렇게 가만히 있다가 박찬열이 제 머리를 헝크리더니 큰 두 손으로 내 머리를 감싼다. 뭐지? 무슨 상황인지 파악할 새도 없이 박찬열이 내 이마에 입을 맞춘다.

"오늘은 우쿨렐레, 그리고 이마. 내일은 기타, 그리고..."

"응?"

"뭐일 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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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허류설레... 신알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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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헐 이새벽이 날 설레게 하니 ㅠㅠㅠ 신알신하고갈께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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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엄머나.....오모나 암호닉 잠만보로하구가영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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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오오...ㅁ7ㅁ8
12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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