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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훈] 빗속으로 떨어지는 꽃 (부제; 악몽) | 인스티즈

우울해, 성재야.





02


 육성재, 너는 가끔 이런 적 없어?

 사랑하는 사람의 품 안에 있는데도, 공허해지는 기분말이야.

 나는, 너를 품에 안을 때마다, 그리고 니가 나를 안을 때마다, 허무해지고는 해.





.






 그래서 나는 가끔, 니가 실재했으면 해.



*




 얼마 후, 처음 육성재는 내 꿈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일훈아."

 "…보고 싶었어……."

 

 나는 와락 그의 품에 안겼다. 


 "왜 이렇게 늦게 왔어……."

 "늦었어? 미안."


 그는 나를 보며 옅게 웃었다. 


 "많이 기다렸어?"


 다정함이 서려있는 말투.

 나는 그것에 괜히 지는 느낌이 들어 그에게 어리광을 부렸다. 


 "…치, 됐어."

 "삐졌어, 일훈아?"

 "응."


 뾰루퉁한 나를 귀엽다는 듯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는 얼굴 여기저기에 쪽쪽, 자신의 입을 가져다 댄다.


 "어떻게 하면 우리 일훈이 화가 풀리려나."


 나는 그 말에 육성재를 살짝 밀어 그 품에서 벗어났다. 어느새 우리 사이엔 조금 거리가 생겼고 나는 팔을 벌려 자꾸만 멀어지는 육성재에게 말했다. 

 

 "30분만 안고 있으면, 풀릴 것 같은데."


 그런게 뭐가 어렵다고. 그가 다시 한 번 웃으며 가까이 다가와 나를 품에 꼬옥 안아주었다. 

 

 "30분이 아니라 30년은 더 이러고 있을 수 있을 것 같……."




 "……."

 


 그리고 나는, 꿈에서 깨어났다. 





.





 그것은 분명 짧은 꿈이었지만 나를 잡고 뒤흔들어 놓는 둥 내 일상에 커다란 영향을…미치지 않을 수 없었다. 


 "일어났니?"

 "네."

 "씻고 밥 먹으렴."


 웃으며 손을 씻으시곤 식탁에 내 수젓갈을 놓으시는 어머니께서 말씀하셨다. 

 식탁 중앙에는 아버지가 근엄하게 앉아계셨다. 


 "…금방 다시 잘거예요."

 "일훈아……."

 "여보, 그만 다녀올게."


 말 없이 숟가락을 내려놓으신 아버지가 가방을 챙기고는 걸음을 바삐하여 현관으로 가셨다. 


 "…다녀오마."

 "……."


 아버지가 나를 보고 살짝 미소 지으셨다. 

 나는 머리를 긁적이곤 다시 거실에 돌아와, 소파에 앉았다. 


 "아버지도 출근했는데, 식탁에 앉아서 밥 먹으렴."

 "어차피 다시 잘건데요, 뭘."

 "…자더라도 밥은 먹고 자."


 어머니의 말씀에 못이겨 뭉그적거리며 소파에서 일어나 터덜터덜 식탁으로 향했다. 


 의자가 세 개 밖에 되지 않아 내가 어디에 앉든 내 자리는 아버지가 앉았던 자리의 옆자리가 되었다. 


 "많이 먹으렴."


 내 식탁에 밥과 국그릇을 놓아주시는 어머니께서 말씀하셨다. 


 "네……."


 옆자리에 앉아 계셨던 아버지의 밥이 거의 줄어들지 않아 있었다. 




.




 "엄마, 저…수면제가 조금 더 필요해요."

 "잠이 안 오니?"

 "잠이 부족해요."

 "…그래……."


 얼마후, 나는 나를 끔찍히도 예뻐하시는 어머니 덕에 수면제 정도는 쉽게 모을 수 있었다. 

 어머니의 손에서 수면제를 넘겨 받고 좋아하는 나를 보며 나의 어머니는 눈물을 훔치셨다. 불쌍한 것……. 

 내가 불쌍해요? 어머니의 한숨 섞인 걱정에 나는 그렇게 물어보고 싶었다. 나는 분명 행복해서 웃은 건데.

 내가 웃으면 쓸쓸해 보여요? 난 아직 사랑 받고 있고, 분명히 안정적인걸요. 나는 아직도 믿어요. 아니, 이건 사실이죠.

 '난 행복해요!'

.

.

.


…그런데도 내가 불쌍해요?



.




 "…이, 일훈아!"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한 팔로 어느새 나보다 키가 작아진 어머니를 내리치려 하고 있었다. 

  나를 제지하려 하지도 않고 두 팔을 들어 겨우 그대의 몸을 보호하려 하신 어머니가 보기 힘들어져…그제서야 팔을 떨어뜨리고 뒤돌아섰다. 


 "아들…화 많이 났어? 엄마가 불쌍하다고 해서?"

 "…어, 엄마……."

 "미안해, 엄마가 몰라서 그랬어. 엄마 모르는 거 많잖아. 화풀어 아들, 미안해."


 …아니에요, 제가 항상 죄송하죠. 나는 그 말을 끝으로 방문을 쾅 닫고 그대로 무너져 내렸다. 

 눈물이 마구 흘러 내렸다. 


 "육성재…거기 있어…?"


 멀쩡한 육성재가 어느 순간 내 앞에 나타나 있을리가 없다.

 또한, 내가 보고 싶어할 때 마다 내 앞에 나타날리도,


 "응……."


 없다.


 "…나 불쌍해?"


 속으로 몇 번이고 곱씹었던 물음을 그제서야 입밖으로 꺼낸다.


 "응……."


하지만 대답은 돌아오지 않는다.

 무릎에 얼굴을 파묻었다가, 다시 고개를 들어 손안에 들린 수면제를 보았다. 

 함부로 많은 양을 복용하지 못하도록 제약회사의 작은 종이상자에 적은 양이 담겨있다. 이거면 오랜 시간은 아니겠지만, 그래…적어도 한 시간정도는 너를 볼 수 있겠지. 

 창가로 눈길을 두었을때는 커튼을 쳤음에도 불구하고 환한 빛이 들어오고 있었다. 

 잠이 오지 않는 지금, 나는 그를 만나러 내 손에 담긴 약을 물도 없이 삼켜내었다. 


 "불쌍해……."


 이제 서서히 눈꺼풀이 무거워지겠지.


 "나…….."


 감기지 않으면, 내가 감으면 된다. 

 

 "불쌍해……."


 그러니까 꿈에서 만나, 육성재.






.







 육성재 안녕! 나 또 왔어.

 오늘도 변함 없이 나는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어둠 속에 홀로 서 있다. 


 "…왔어?"


 오늘만 해도 세 번째 그를 만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반가이 맞아주는 그가 미소를 지으며 팔을 뻗어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오늘만해도 이게 몇 번째야. 너무 자주 오는 것 아냐?"

 "그래서, 싫어?"


 내가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묻자 그는 낮게 웃으며 나를 자신의 품으로 끌어들였다. 


 "그럴리가."


 결국 그의 대답에 나도 장난스러운 표정을 풀고 그의 허리에 팔을 둘렀다. 


 "지금 비 오는 거, 알아?"

 

 육성재의 말에 나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사방은 여전히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만큼 어두컴컴했고, 물방울 떨어지는 느낌도 나지 않았다. 


 "아니, 전혀 모르겠는데?"

 "어두워서 그래."

 "물방울 떨어지는 느낌도 안 나."

 "안에 있으니까 그렇지."


 그으래…?참, 성재야. 나 예전부터 궁금했던건데, 여긴 어디야?


 "꿈 속."


 그의 대답은 간단했다. 


 "그 속에서도 너는 내 안에 있어."


 내가 대신 비를 다 맞고 있기 때문에 내 안에 있는 너는 빗방울 한 줄기조차도 느끼지 못하는 거야.


 그의 말이 점점 멀어져갔다. 

 내가 멍해지고 있어서일까, 꿈에서 깨어나고 있어서일까.


 흐릿해진 그가 내 이마에 쪽 소리나게 입을 맞추었다. 


 "오늘은 이걸로 끝. 내일 다시 봐."


 나는 오늘따라 너무 짧아 아쉬운 마음에 점점 멀어지는 그를 향하여 손을 뻗었다. 가지마, 가지마 육성재…….

 그래도 잡히지 않는 육성재를 보며 나는 혹시나 싶어 팔을 벌려 그에게 소리쳤다. 

 안아줘, 안아줘!


 그런 나를 보고 그가 낮게 웃었다. 


 "오늘은 그만 와. 내일 다시 만나자."


 참, 그거 알아?


 넌 꿈에서 깨는 순간이 제일 예뻐, 일훈아…….






.






 어느덧 밖이 어두워져 있었다. 



 "…육성재."


 일어나지도 못하고 잠긴 목소리를 내었다. 듣기 싫게 쇳소리를 내며 쩍쩍 갈라졌다. 


 "불쌍해…?"


 감기지도 못하고 멍하니 천장만 응시하던 두 눈에서는 눈물이 자꾸만 울컥 울컥 나온다.

 채 떨어지지 못하고 얼굴에 보기 싫게 눈물 자욱을 남기며 흘러내렸다. 


 "불쌍해……."


 이불을 목 끝까지 올려 덮었다. 


 "너……."


 입 안에서 비릿한 맛이 멤돌았다.

 방문을 쾅쾅 거리며 우는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렸다. 


 "일훈아…문 좀 열어봐…엄마가, 엄마가 잘 못했어……."


 몸을 일으킬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급하게 문을 따고 들어오신 어머니께서는 다짜고짜 나를 끌어안았다.


 "어, 엄마…무슨 일 있었어요?"


 다행이다, 다행이야…정말 다행이야…….어머니께서는 그저 나를 껴안고 그리 말씀하시며 내 등어리를 토닥거려주셨다. 며칠 내내 잠만 자길래, 니가 어떻게 돼 버린 줄로만 알았다. 지나가던 것처럼 말을 뱉으신 아버지는 나를 보았다. 

 늙어 생기를 잃어버린 눈동자가 축축히 젖어있었다. 


 그 순간에, 나는, 해서는 안 될 생각을 하고야 말았던 것이다.


 이것이 마치 가까운 미래의 예행연습이라도 되는 양. 







.







 수면제를 꽤나 모았는데, 양이 부족했던 것인지 생명이 끊어지진 않았다. 


 병원에 있으면 그리 먼 이야기도 아닌데 기억이 가물가물해진다. 어머니는 하루가 멀다하고 눈물을 훔치고, 아버지는 왔다가 다시 돌아가고.

 하루하루 평범한 지옥의 반복.


 마침 우기인지라, 해 뜰 날 없이 어둠속에서 비만 주룩주룩 내렸고 그럴수록, 병실 안의 분위기는 더욱 착 가라앉았다. 


 그런 우중충함 속에서 생기를 찾는 시간은 육성재와 만나고, 단 둘이 존재하는 때였다. 눈 감으면 그도 따라 눈 감고, 어둠속에서 서로를 알아보며, 서로의 손을 잡고 서로의 품에 파고 들었다. 

 비록 병원에서는 수면제 복용을 허가해주지 않아 잠에 드는 시간은 그 전보다 짧아졌지만 나는 어쩐지 마음이 편해졌다. 


 어머니와 아버지, 우리 세 사람이 함께 병실에 모여 있을때는 그 분위기가 너무나도 무겁게 가라앉아 숨을 쉴 수가 없다. 그것을 견디지 못하고 겨우 창가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시원하게 창을 두들기는 빗방울들과 그 창 아래에 놓인 꺾인 꽃 한 송이가 내 숨을 조금이라도 돌려주었다. 




 "이게 웬 거야?"

 "…그냥. 밖에서 비 맞는 게 안쓰러워서 꺾어왔어."



 얼마전, 꽃을 꺾어 손에 들고 온 육성재가 생각이 났다. 그때나 지금이나, 나는 그의 선택을 존중하여 그 꽃을 받아 창가에 내려 놓았더랬다. 

 이제는 만지면 금방 바스라져 버릴 것처럼 위태롭게 시들

어 있는데, 그 꽃은 그 자체로도 충분히 아름다웠다. 그것을 손에 쥐고 코에 가까이 하자 어떤 향이 났었는지조차 아득하나 아무향도 나질 않았다. 

 병실에는 아무도 없었다. 가벼운 마음으로 옥상에 올라갔다. 


 시들어 있는 흰 꽃은 공중에서도 흩어지지 않고 떨어지는 순간까지 아름답도록 나풀나풀 춤을 추었다. 

 비록 바닥에 닿았을 때엔 완전히 젖어버렸지만, 그런 것은 생각지 않기로 하였다. 



 그리고 나는, 공포감과 두려움을 조금이라도 덜어놓는 생각을 하길 잘 했다고 생각했다. 




.

.

.

.

.

.





 그렇게 두 번째 꽃이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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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뭐야뭐야 일훈이죽은거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안돼왜그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ㅜ전편도 보고왔는데 너무 어려워ㅠㅜㅠㅠㅜ어려운데좋다ㅠㅠㅠㅠㅠㅠㅠㅠㅜㅠㅠㅠㅠㅜ
10년 전
빵빵
에구ㅜㅠ읽기 어려웠다니 죄송합니다..ㅁㅏ지막 한 편이 더 남았는데 지금 사정이 생겨서 못 올리고 있네요ㅠㅠ다음주까지 최대한 빨리 올릴게요 댓글 달아줘서, 또 글 읽어줘서 고마워요 :) 좋은 하루 되세요
10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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