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아픈 여주를 대신해서 밥도 해주고 설거지도 해주고 빗질해서 떨어진 머리카락도 좀 줍고 하루종일 집안일 다 해주겠쥐... 넘 다정쓰한 윤기릠,,,
윤기의 작업실은 하숙집 같이 따닥따닥 붙어있는 형태였는데 그러다 보니 사람들과 마주칠 일이 꽤 많았음 그러면서 친해지고 음악하는 사람들을 더 알게 되고 그러다 보니 모임도 가고 새로운 크루의 제안을 받곤 했음 그니까 민윤기의 음악성도 어느정도 입지를 보이고 있다는 거임 그런데 여주는 쓸쓸해서 죽을 맛이다
윤기가 새로운 사람들과 친해지는 것은 좋다 민윤기 인간관계에 터치할 만큼 낮은 레벨도 아니었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기와 함께있는 시간이 줄어들고 심지어는 집도 이삼일에 한번 꼴로 들어오기 시작했음 윤기는 음악하는 사람들과 술 한 잔 기울였을뿐인데 저도 취하고 시간은 너무 늦고 졸려서 작업실에서 잠을 청하는 일이 발생되기 때문이었음 그 사실을 여주에게 말하기도 했으나 횟수가 많아지다 보니 말하지 않아도 여주가 알겠거니 했던 게 실수였음
워낙에 연락도 잘 안 되던 민윤기인 거 알지만 집도 안 들어오고 연락 안 되니 속 터져서 죽을 지경 주말에 그냥 윤기 작업실 주변을 배회하기로 단단히 마음먹고 나가겠지 작업실에는 윤기가 없어서 작업실 앞 편의점에서 핫바 뜯어먹으면서 노상하고 있으면 술에 찌든 민윤기가 여러 사람들 도움받으면서 걸어오고 있음 그 모습 보고 화가 부글부글 끓어오르기 시작하지 와중에 연락 한 통 없어서 더 화남 그런데 처음엔 남자밖에 없었는데 저 멀리서 담배를 피고 오는지 담배곽을 주머니에 넣으며 터벅터벅 한 여자가 걸어오고 있었음 그리고는 윤기 앞에 멈춰 서겠지 여주 통유리로 민윤기 관찰하면서 핫바 다급하게 다 먹어치우고 와중에 쓰레기 잘 버리고 민윤기 향해 돌진하겠지
“민윤기 미쳤냐?”
“너 왜 여깄어.”
“너 왜 여깄거? 그게 나 보자마자 할 소리야? 내 남자친구가 씨팔 이틀 동안 연락 안 되고 외박 처하길래 뒤지셨나 확인사살하러 왔다 개새끼야. 진짜 최악이다.”
“여주야.”
“헉 형수님~ 그런 게 아니에요~ 오해하지 마시구요~ 화 많이 나셨을 텐데...”
“죄송한데 그쪽이랑 이야기하고 싶은 마음 없어요. 야 민윤기 너 내 이름 부르지도 마. 역겹다 진짜. 너 같은 놈 믿고 하루종일 밥도 안 먹고 기다리던 내가 병신이지. 연락하지 마.”
민윤기 다급하게 일어나 뒤돌아선 여주 잡으려고 하지만 술기운에 휘청대다 넘어짐 쿵 소리에 여주 뒤돌아 봤지만 아까 그 여자애가 민윤기 앞으로 쫄쫄 달려가 괜찮아? 안 다쳤어? 하는 모습에 눈물 고여서 더 폭풍적으로 걸어간다 민윤기 그때 느끼지 심장이 턱하고 내려앉는 느낌 여주를 너무 오랫동안 봐와서 너무 안일했던 거다 여주는 나를 다 알고 이해할 거라는 생각에,,,
여주는 전철 역앞에서 줄담배 쭉 피우겠지 (여주 담배는 고 2때부터 피웠음 공부하는 게 너무 힘들어서) 기분도 너무 더러운데 시발... 생각해 보니까 전철이 끊겼다 일단 되는대로조금 진정하고자 그러고 있겠지 그러면 술에 떡된 민윤기가 비틀거리지만 정신은 있어서 겨우 여주 쫓아가겠지 여주 그 모습 보고 진정되던 화 다시 끓어오른다 술에 떡된 모습에 속상하기도 하고 진짜 너무 화가 나기도 하고 해서
“내가 미안해 여주야... 내가 정말, 아, 어떡하지. 너무 미안해...”
“사과는 다음에 빌고 지금은 좀 꺼져 개새끼야. 너 보면 화가 진정이 안 되거든?”
“아... 정말로. 정말로 너무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여주야...한번만 용서해줘...”
“내가 진짜... 말문이 막힌다 너 때문에. 꺼져 그냥. 안 그래도 기분 존나 더러우니까. 다음에 얘기해.”
민윤기 다짜고짜 여주 끌어안겠지 얼탱이 없는 여주 민윤기 밀쳐내는데 마음 약해지게 눈물 펑펑 고여있음,,,
“너 나 사랑하긴 하니? 내 생각은 해? 넌 내가 시발 밥은 먹었는지 잠은 자는지 누구랑 있는지 전혀 안 궁금해? 어? 야 나도 너처럼 다른 새끼랑 한번 같이 붙어먹어보면 니가 내 기분을 알아?”
“내가 정말 미안해. 그렇게만 하지 마... 그렇게 말하지 마 어주야...”
“됐다... 술 먹은 애랑 내가 무슨 얘기를 하냐.”
“나 술 다 깼어... 내가 앞으로 더 잘할게 여주야. 연락도 꼬박꼬박 잘하고 오늘은 이번은 내가 정말 너무 미안해. 잘못 했어... 나 너 없으면 안 돼 진짜로...”
민윤기 진짜 진심 뚝뚝 떨어지는 말들에 여주 인내하자 하겠지 그 자리에 여자가 있었던 건 맞으나 바람으로 치부하기에도 껀덕지가 없었음 민윤기 여주 꼭 끌어안고 넋두리 하듯 혼잣말 내뱉는 거 들으면서 화도 조금씩 풀렸지만 민윤기 얄미워서 바로 풀기는 싫은거임 그래서 표정 굳히고 민윤기 팔 잡고 끌어내림 민윤기 눈물 펑펑 고인 눈으로 여주 초롱초롱 쳐다보고 있고 여주 솔직히 화는 풀렸음
"야 니가 그렇게 미안해? 미안해서 미칠 것 같아?"
"내가 다 미안해 여주야... 여주야 제발..."
"그렇게 미안하면 누나라고 해봐."
"으응,,,?"
"별로 안 미안한가 보네... 그래 잘 알겠어."
여주 차도로 걸어가서 오른손 번쩍 들고 크게 외치겠지.
여기 택시!!!!!
민윤기 그 모습 보고 불안한 듯 바라보다가 다급하게 외치겠지
"누... 누나!!!!!!!!"
누나!!! 누나악!!! 누나!!!!!!
이후 민윤기의 누나 발악에 여주 뒤돌아서 웃겨 죽겠는지 한참을 웃다가 그걸 동영상으로 찍겠지... 눈물 찔찔 흘리면서 누나 찾고 있는 민윤기를... 한참을 웃어서 화는 아예 꺾인 여주가 민윤기 꼬옥 끌어안고 등을 토닥여준다...
"나 화 다 풀렸어 윤기야."
"흘ㄻ다크ㅇ헝.. 으븝... 나느ㅡㄴㄴ 진쨔 너랑 헤어지는 줄 알고호,,,"
"우리가 헤어지긴 왜 헤어져. 앞으로 너가 잘해야 할 거야 나한테..."
"응응... 내가 잘할게..."
민윤기 2차 취기 올라와서 어지러운지 여주한테 부축받으면서 집에 가겠지... 그리고 민윤기 카톡으로 동영상 하나 전송될 거다...
(아침에 일어나서 카톡 확인한 민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