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레이] 봄, 사랑, 벚꽃 上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b/8/d/b8d455e947346b2d0260bc84f004d617.jpg)
종종 걸음으로 카페에 들어온 너징이 두리번두리번 거리더니 창가에 앉은 익숙한 뒷모습을 보곤
다시 종종 걸어가 반대편에 소리가 나도록 풀썩 앉아.
"...왜 불렀어."
"으이구, 볼 나온거 봐라. 아직도 삐졌구만?"
너징이 불퉁하게 볼을 내밀며 말하자 지은이가 한심하다는 듯 너징의 볼을 쿡 찍으며 말해.
이거봐이거봐, 내가 이럴 줄 알았어. 아직도 이러고 있을 줄 알았다니까? 하여간, ㅇㅇㅇ. 성격 한번 알아줘야 해.
혼자서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잔소리하듯 너징에게 말을 쏟아붓는 지은이에 또 다시 심술이 난 너징이 일부러 테이블에 올려져 있는
지은이 것이 분명한 녹차라떼를 냉큼 뺏어서 한입 쭉 빨아마셔. 으으, 써.. 이지은 이 기집애는 이게 뭐가 맛있는지 모르겠네.
" 너 아직도 그 남자 타령이야? "
"아직도라니, 난..!"
지은이의 말에 발끈한 너징이 한마디 할려다가 다시 입을 다물어. 사실 뭐라고 할 말도 없거든.. 그 남자가 워낙 나쁜남자였어야 말이지.
그 남자가 누구냐고? 저번해에 너징을 시원스레 뻥- 차버린 남자. 뭐세세하게 말하기 뭣하지만, 있어.
새벽 3시에 술먹고 전화해서 보고싶다고 나오라고 하질 않나, 데이트하자고 겨우 약속 잡으면 친구랑 술마신다고 깨버리지 않나.
( 뭐 그런 거지같은 남자가 다있어?!?!?!?!?! 지은이는 이 얘길 들었을 때 너징의 멱살을 잡고 짤짤 흔들었어. 헤어져. 헤어지라고!!)
엉뚱하고 어설픈 너징의 성격이 재미없다며 차버린,
그런 아주우우- 개슈레기 같은 남자.
사귀는 첫날부터 남자가 못마땅했던 지은이는 아주 잘 된 일이라며 이젠 너징도 남자 보는 눈 좀 키워보라고 했지만,
문제는 너징이 그남자에게 홀딱 빠져있었다는 거지.
이별통보. 그래, 말그대로 통보였던 이별을 당하고 나서 너징은 곧장 집에 와 방문을 걸어잠갔어.
그리곤 이불을 뒤집어 쓰고 펑펑 울었지. 우는데 시야에 잡힌 분홍이불에 신데렐라가 얼마나 얄미웠는지 몰라.
저년이 지금 자긴 왕자님 있다고 날 비웃는거야?ㅠㅠㅠㅠ 외모보고 한번에 훅간 남자가 잘났으면 얼마나 잘나겠다고..!!ㅠㅠㅠ
괜한 화풀이를 부모잃고 계모한테 구박받다가 왕자랑 결혼한 신데렐라에 풀면서도 너징의 울음은 그칠줄을 몰랐어.
남자 욕을 하느라 고래고래 소릴 질러 쉬어버린 목이 따끔따끔거리고, 엉엉 우느라 콧물로 꽉 막힌 코와 짠물을 쏟느라 퉁퉁 붓다 못해 쓰라린 눈까지,
못난이도 이런 못난이가 있을까. 언뜻 거울을 본 너징은 추한 제 얼굴에 더 울어제꼈어.
"헝허유ㅠㅠㅠㅠㅠㅠ.. 이 슈렉같은 놈ㅠㅠㅠㅠ....이게 인간이야? 어? 사람인게 맞아? ㅠㅠㅠ이토록 그지같..ㅠㅠ
나쁜놈ㅠㅠㅠㅠㅠㅠㅠㅠ......헝엉헝헝 ㅠㅠㅠㅠㅠ"
온몸에 수분이란 수분이 다 증발할 정도로 눈물 콧물 다 쏟으며 오열한 너징은 그 뒤로 집 밖 외출을 끊었어.
종강도 했겠다 당장 눈에 뵈는게 없었던 거지. 다음 학기는 휴강하기로 하고, 친구들하고도 연락을 안했어.
집 앞 3분거리밖에 안되는 슈퍼를 제외하곤 바람 쐴 일이 없었어.
“이씨..너가 사랑을 알아?”
“몰라 이것아. 그래도 너가 바보인 건 알겠다. 너 혼자만 아직도 겨울인 거 알아? 지나가는 사람들 봐. 누가 아직도 두꺼운 겨울 코트 입고 있나.”
내가 뭘. 날씨가 이렇게 추운데 당연히... 지은이의 녹차라떼를 한모금 더 쭉 들이킨 너징이 툴툴거리는 목소리로 말하다 창밖을 보곤 입을 다물어.
정말 다들 가벼운 옷차림이야. 분홍빛의 나풀나풀 거리는 원피스부터 개나리색의 샛노란 외투까지.
아무리 두껍게 입은 사람도 간단하게 가디건만 걸치고 있어. 너징 혼자만 헐렁한 밤색코트로 온몸을 꽁꽁 싸고 있었던거지.
그제서야 너징은 아, 봄이구나. 하고 깨달아.
그러고 보니 오면서 본 가로수 벚꽃나무 꽃이 며칠 있으면 필 것 같기도 했던 것 같아.
“이제 너도 제발 정신 좀 차리고 주위 좀 둘러봐라. 혹시 알아? 백마탄 왕자님이 코 앞에 있을지. 그리고, 내 녹차라떼 그만 좀 마시지? 너 좋아하는 에이드 사먹어!”
“아! 아파아-!!”
지은이에게 등짝 스메싱을 당한 너징이 등을 더듬으며 찡찡대다 결국 자몽 에이드를 사러 자리에서 일어나.
나쁜년. 내가 마셨음 얼마나 마셨다구. 그리고 백마 탄 왕자님? 왕자님이 그렇게 흔한가? 저년이 아직도 날 어린애로 보나?
너징은 초등학교 6학년 때까지 장래희망에 왕자님과 결혼하기라고 썼던 사실을 새카맣게 잊고는 아직도 왕자 타령을 하는 지은이에게 짜증을 내지.
기집애, 나빴어. 내가 아무렴 아직도 왕자님을 믿을까? 내 나이가 몇인데, 나도 이제 22살인데!
너징은 계산대 앞에 온지도 모르고 지은이 까기에 열중했어.
앞에 서있던 알바생이 난감한 표정을 지을 때까지 말이야.
“저, 손님?”
“남자 만나는게 그렇게 쉬운줄 아나? 자기는 남친 있다고 자랑하는거야?”
“저...”
“나도 뭐 그런 남자 만나고 싶어서 만난줄 아나?”
“저.. 손님?”
응? 열심히 지은이를 까던 너징은 눈앞에 나타나 계산대를 톡톡 치는 고운 손에 고개를 들어 알바생의 얼굴을 봐.
하얀 피부에 끝이 살짝 쳐진 눈. 부드럽게 미소짓고 있는 입꼬리. 푹 패여있는 보조개까지.
알바생의 얼굴을 찬찬히 훑어본 너징의 입이 점점 벌어져. 헐.. 지은아..
“주문하시겠어요?”
백마 탄 왕자님은 있었나봐. 그것도 코 앞에.
![[EXO/레이] 봄, 사랑, 벚꽃 上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c/d/e/cdee464acbd4626f29fc258ccb6809fa.jpg)
그날 너징은 알바생에게 첫눈에 반하고 말았어.
그래서 자몽 에이드를 주문하려 했던 것도 잊고는 당황해서 어쩔 줄 모르다가 아..아메리카노요! 하곤 마시지도 못하는 쓴 커피를 주문하고 말았지.
3300원입니다 손님. 조근조근 말해주는 목소리도 얼마나 좋았는지 몰라.
멍하니 얼굴만 바라보다가 진동벨만을 받아와서도 남자 얼굴만 힐끔힐끔 쳐다봤어.
아, 커피는 마셨냐고? 물론, 한모금 먹곤 캬악대서 (아 써!!!) 결국 같이 있던 지은이가 다 마셨어.
몇 모금 마시지도 못한 탓에 3300원이 아깝긴 하지만, 그래도 지은이가 이 카페에 데려온 거니까. 감사하는 마음으로 주기로 한거야 ㅋㅋ
너징은 열심히 카페에 출근도장을 찍기 시작했어.
부시시했던 머리도 제대로 감고 두껍던 코트는 저멀리 던져버리고 나름 여성스러운 옷을 골라입고 밖으로 나가자 너징의 엄마가 엄청 뿌듯해하셨지.
물론 그렇게 한껏 꾸미고 나간 딸내미가 오후 내내 카페에서 음료수 하나 주문해놓고 죽치고 앉아있는 건 모르시고 계시지만.
"주문하시겠어요?"
"저, 자..자몽에이드 한잔이요."
오늘도 역시나 카페에 얼굴을 내민 너징이 자몽에이드를 주문해.
항상 같은 걸 주문하는데도 너징을 기억을 못하는지 물어보는 남자에게 너징은 조금 섭섭했지만
보조개가 푹 페이도록 지어주는 환한 웃음에 아무렴. 얼굴 보는게 어디야? 단순하게 생각하곤 헤실헤실 웃지.
그리고는 지식인에 물어서 알아온 계산 느리게 하는 방법을 생각해 내곤 동전으로 무거운 지갑을 꺼내.
카페 알바생한테 반했는데요, 제가 용기가 없어서요.. 그 사람 얼굴 가까이에서 조금이라도 더 보고 싶은데, 무슨 방법 없나요?
친절한 지식인들은 너징이 글을 올린지 5분만에 답글을 달아주었어.
동전으로 계산하세요.
헐. 이런 쌈박한 방법이 있다니!
너징은 그대로 눈을 반짝이며 집에 있는 동전이란 동전은 싹다 긁어모았어.
"자몽 에이드 맞으시죠? 4000원 입니다 손님."
"자, 잠시만요.. 제가 동전이 많아서.."
어색하게 웃은 너징이 천원짜리 지폐 세장과 동전 10개를(동전으로 다 계산하면 너무 민폐니까)
꺼내기 위해 주섬주섬 손을 움직이기 시작해.
너징이 꼬물꼬물 손가락을 움직이며 동전을 두세개씩 꺼내는데도 남자는 짜증나지 않는지
살짝 보이는 너징의 지갑 속 많은 동전에 살짝 놀란 표정을 짓더니 곧 다시 미소 띤 얼굴로 기다려주었어.
그러던 중 동전을 꺼내던 너징이 실수로 주먹안에 아슬아슬하게 쥐고 있던 동전들을 다 떨어뜨리고 만거야.
쨍그랑! 쨍그랑! 소리가 나며 동전들이 요란하게 카페 안을 도르르 굴러다니기 시작해.
"어..!"
헐. 어떡하지?
"죄, 죄송합니다. 잠시만요!"
으아, 한심하기도 이렇게 한심할 수가 없어. 얼굴이 새빨갛게 푹 익은 너징이 고개를 푹 숙이곤 급하게 동전을 줍기 시작해.
동전은 작기도 얼마나 작은지. 자꾸 너징의 손끝을 벗어나는 거야. 이건 왜 이렇게 안 주워지지ㅠㅠ 너징이 입술을 꾹 깨물고 눈물을 삼키려 하는데,
갑자기 앞에 검은색 가죽 구두가 보여.
"괜찮습니다 손님. 도와드릴게요."
남자가 카운터 밖으로 나온거야. 분명 화가 났을거라 생각했던 얼굴은 눈꼬리가 휠 만큼 환한 미소로 너징에게 웃고 있었어.
어.. 어.. 너징이 그 미소에 정신을 빼앗겨 멍하니 있는 동안
남자는 무릎을 굽혀 바닥을 짚더니 너징이 줍지 못한 동전들을 하나씩 줍기 시작했어.
까만 대리석 바닥을 짚은 남자의 하얗고 길쭉한 손가락에 시선을 빼앗긴 너징은 헐, 대박. 하고 감탄사만 내뱉었지.
"4000원 받았습니다 손님. 진동벨 드릴게요."
너징 대신 동전을 다 주운 남자가 환하게 웃으며 계산을 해.
손님, 여기 진동벨이요. 네..?네.. 너징의 손에 조심스럽게 진동벨을 올려주곤
에이드를 만들러 다시 들어갈 때까지도 너징은 멍하니 그냥 보고만 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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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하게 쓴 글이라 암호닉 생략해요ㅠㅠ 하고 싶은 말도 다음 편으로 미룰게요.그래도 암호닉 분들 기억하고 있어요!ㅠㅠ
죄송하고, 사랑합니다ㅠㅠㅠㅠㅠ얼른 하편으로 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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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정국 자컨에서 내내 한 쪽 팔 가렸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