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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어지럽다. 천장이 빙글빙글 돈다, 아니 보통 천장이 빙글빙글 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되니 이건 단지 내 머리가 빙글빙글 

돈다고 표현하는게 더 정확하겠다. 몇 시간을 이렇게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무기력하게 누워만 있었는지조차 알 수 없다. 

물기하나없이 매마른 입술은 간간히 뜨거운 숨을 내뱉고 있고, 열에 들떠 불덩이같은 몸은 땀에 흠뻑 젖어 침대에 푹 파묻혀 있지만, 

지금 이런 나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레이형은 평소와 다를 것 없이 오늘도 마찬가지로 아침 일찍 근무를 위해 병원으로 향했으며, 

가정부 아주머니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레이형과 나의 방엔 자주 발을 들이지 않았으니까. 덕분에 내가 이렇게 손 하나 까딱하지 못한 채 옴짝달싹 

못하고 누워있겠지. 솔직히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나는 나 자신을 엄청난 정신력의 소유자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만큼 오늘의 나는 평소와 같지 않게 아프다. 그것도 아주 많이.











Incubus(夢魔)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도 모르겠다. 하루종일 물 한방울 대지 않은 목구멍과 입술은 수분을 요구하며 매마른 사막처럼 쩍쩍 갈라진 

느낌이었고, 눈꺼풀은 마치 돌덩이가 내려앉은 듯 무겁기 짝이없어 결국 속눈썹만 몇 번 움찔거리며 파르르 떨다 눈을 뜨는 것 조차 포기한지

오래다. 나는 마치 살아있는 밀랍인형처럼 가만히 침대 위에 누워있을 뿐이었다. 이대로 레이형이나 가정부 아주머니가 날 발견하지 못한다면 

난 그냥 죽어버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을 정도였다. 사는동안 이렇게 아팠던 적은 결코 단 한번도 없었으며, 설령 아프더라도 크리스형이라던가 

의사인 레이형이 옆에 하루종일 달라붙어 간호하려고 하는 탓에 아팠던 몸도 금새 나아버리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간호의 손길이 절실할 

정도로 나의 몸상태는 가히 좋지 않았다. 기침이 나거나 콧물이 흘러내리는 것은 아니었지만, 온 몸이 식은 땀으로 흠뻑 젖어 몹시 찝찝한 

기분을 만들어냈고, 나 스스로가 열이 나고 있다는 것을 알 정도로 몸 전체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눈을 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머리는 마치 

누군가 잡고 앞뒤로 흔들기라도 하는 듯 마치 술을 마신것처럼 어지럽고, 음식물이란 것을 일절 받아들이지 않은 몸은 게워낼 것이 없음에도 

메스꺼웠다. 그럼에도 나는 사람인지라 요 며칠 일때문에 식사를 하지 못한 탓에 지금 몹시 허기져있다. 일어나서 뭘 좀 먹는다면 아픈 몸도

조금은 나아질 것 같은데, 혼자 일어설 힘은 커녕 눈을 뜰 기력조차 없으니 결론적으로 난 레이형이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날 발견해주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난 방금 전까지 내가 계속 반복적으로 행하던 '잠들었다 깨어나고 다시 잠들기'를 시행할 수

밖에 없다. 생각하며 난 다시 잠의 나락으로 빠져들었다.










이상한 꿈을 꾸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무언가에게 쫓기는 꿈. 나는 어느 한 방으로 들어섰고, 간발의 차이로 문을 잠궜다.

하지만 그것의 힘은 실로 엄청났던지라 문을 잠궜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문을 발로 차고 손잡이를 위협하는 행동을 하는 등 나를 공포로

몰아넣었다. 손의 힘만으론 해결할 수 없었던지라 있는 힘껏 손잡이를 발로 밀고 버텼다. 중간에 다른 문을 통해 나를 도와줄 누군가가

들어왔지만 나는 자세히 기억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난 살해당했으니까. 그 뒤로는 영혼이 된 내가 사람들 사이를 헤집고 다니며 나를

알아봐줄 누군가를 찾아 헤맨 것, 그것 뿐이었다. 내 기억은 거기에서 끊겼다. 꿈에서 깨어나면 꿈이고, 그 꿈에서 깨어서도 또 꿈이었으며, 

그 꿈을 깨어나도 그것 또한 또 꿈이다. 계속되는 꿈의 향연은 나를 정신적으로 매우 지치고 힘들게 만들었다.

속히 말하는 이 악몽이란 녀석은 나를 수면의 의식에서 끌어올리려 하고 있었다. 이 지독한 녀석이 원하는대로 잠에서 깨어나려는 그 순간,

또 다른 내용의 꿈이 이어졌다. 이것은 방금 전에 꿨던 꿈들과는 조금 다른 듯 했다.

시원한 무언가가 내 이마를 감싼다. 촉감에 의하면 아마 이것은 손이겠지. 누구의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손은 내 이마에 내려앉아 한동안 머물러있다가, 미지근해질 때 즈음 콧날을 타고, 내 볼을 지나쳐, 입술에 다다랐다.

까끌거리는 내 입술을 손가락을 세워 조심스레 쓸어내리던 손은, 곧 내 턱을 스치며 목을 타고 내려와 얇은 면티 사이에 감춰져있던 쇄골에

멈춰섰다. 도드라진 쇄골뼈를 간질거리듯 쓰다듬던 손은 이내 나의 마른 기침으로 인해 거둬졌다.

차가운 손이 내 몸에서 멀어지는 것이 느껴지자 아쉬운 마음에 입을 떼었다.










"으음..."










인상을 찡그리자, 눈을 감고 있어서 보이진 않지만 다시 차가운 손이 나에게로 향하는 것이 느껴진다.

차가운 손이 다시 아까처럼 내 얼굴을 감싸온다. 시원한 느낌이 기분이 좋아 입꼬리가 슬쩍 말려올라간다.

뜨거운 몸의 열기가 조금 가라앉고나자 이번엔 타는 듯한 갈증이 밀려왔다. 그래서 나는 또 입을 열었다.










"무..무울..."










잠시 멈칫하던 그것은 내 앞에서 사라지고, 얼마 후 손에 시원한 물이 담긴 물잔 하나를 쥐고 돌아오는 그의 형체가 보인다.

눈을 감고 있지만 신기하게도 그 형체는 뚜렷이 다 볼 수 있다. 꿈이라서 그런 것일까. 물론 이것의 정체는 알 수 없지만.

손의 주인은 물잔을 쥐고 내 곁으로 다가오더니 매마른 입가로 물잔을 가져다댄다. 조금씩 기울어지는 물잔에 나는 본능적으로 입술을 열어

시원한 물을 받아들였다. 천천히 조금씩 입 안으로 밀려들어오는 물이 기분이 좋아 느릿하지만 꽤 많은 양의 물을 목구멍으로 넘겼다.

좀 살 것 같은 느낌에 다시 슬슬 더 깊은 잠의 나락으로 빠져드려는데, 그 순간 무언가 묵직한 것이 나를 압박해온다.










"으윽..."










아마도 가위에 눌리고 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나는 지금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으니 그냥 저절로 가위가 풀리기를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

속담 중에 '병주고 약준다'라는 말이 있다더니, 지금 이게 딱 그 꼴인 듯 싶다.

시원한 손을 빌려주고, 물을 가져다준 구세주라고 생각했던 이 존재는, 그런 생각을 하기 무섭게 내 몸을 짓눌러왔다.

벗어나고 싶지만 벗어날 수 없다. 몸이 아프니 정신적으로도 약해진 것일까. 살면서 가위란 것은 단 한 번도 눌려본 적이 없었는데.

반항할 수 조차 없는 몸뚱아리를 탓하며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단지 인상을 찡그리는 일 뿐이었다.

이 존재는 내 몸을 타고 앉아 그 시원한 손으로 내 얼굴을 어루만지다 점차 목과 어깨, 쇄골을 타고서 천천히 쓸어내린다.

아까처럼 쇄골에서 멈춰선 손은 이번엔 좀 더 집요하게 쇄골을 쓰다듬고 간질인다. 그 생소한 느낌에 오소소 소름이 돋는다.

이 정체를 알 수 없는 것이 나에게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무엇때문에 나를 깔고 앉아 내 몸을 더듬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이것은 곧,










"으..."










매마른 내 입술을 가르고 나의 입 속으로 들어왔다. 조금씩 천천히 자리를 잡았던 그것은 곧, 깊숙히 들어와 내 입안을 점령했다.

사람의 혀였다. 처음에 가만히 있던 그것은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하며 내 입 속 구석구석을 핥아올리기 시작했다.

그것이 내 입안을 돌아다니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나는 어떠한 반항조차 하지 못했다. 그저 가만히 누워 당하고만 있을 뿐.

살아오면서 현실에서조차 느껴본 적 없는 것을 꿈에서 경험하고 있다니. 이것이 말로만 듣던 인큐버스(Incubus)인가.

그렇다고 해도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갑자기 레이형이 들어와서 나를 흔들어깨우지 않는 이상은.

레이형이 오기까지 얼마의 시간이 남은걸까. 하루종일 잠들었다가 깨어나기만을 반복한 채로 눈꺼풀 한 번 들어올리지 못했으니 내가 알 수

있는거라곤 레이형이 오기 전까지 나는 이 악몽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 뿐이었다.

한동안 내 입 안에서 머물던 그것은 곧 천천히 나의 입 안을 빠져나갔다. 어쩐지 허전한 느낌에 목울대를 울려 침을 삼키니 그 존재가

웃음짓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아까부터 계속 나를 향해 무언가를 중얼거리고 있지만, 자세히 알아들을 수는 없었다.

그는 나의 귓가에 단 한마디만을 남긴 채 내 방에서 사라졌다. 









"아무런 반항조차 하지 않네? 오늘은 이쯤에서 그만두지만... 다음 번엔 여기에서 끝나지 않을거야..."










더 이상 그의 기척은 느껴지지 않았다.










* * *









아까와 마찬가지로 인기척이 느껴진다. 하지만 그것은 아까의 어쩐지 위험한 느낌이 아닌 편안하고 아늑한 느낌이었다.

그것은 곧장 나에게로 다가와 뜨거운 내 이마를 감싼다. 아까처럼 차가운 손은 아니지만 훨씬 부드럽고 따스하다.










"세상에, 경수야... 너 아파?"



"으음..."










아까와는 다르게 목소리가 나오고 조금 힘이들긴 하지만 눈도 떠진다.

눈 앞에 걱정스런 표정의 레이형이 내 이마에 손을 얹은 채 나를 바라보고 있다.










"왔어요...?"



"설마 하루종일 이러고 있었던거야?"










하루종일 잠겨있던 목소리는 그 음성을 내뱉기 무섭게 쩍쩍 갈라진다. 나조차 듣기싫어 인상을 찡그리는데 레이형이 손으로 목을 감싼다.

땀에 젖은 머리카락을 넘겨준 레이형이 안쓰러운 얼굴로 나를 바라본다.










"전화 한 통 못할 정도로 힘이 없었어? 이러다 큰일 났으면 어쩔 뻔 했어"



"큰일 안났잖아요. 그리고 레이형도 왔고..."



"그래도..."



"악몽을 꾸긴 했는데... 그냥 꿈일 뿐이니까요. 신경쓰지 않아도 돼요"










레이형이 잠시 조용히 나를 바라보다 죽이라도 끓여야겠다며 자리에서 일어서다말고 허공을 응시하다가 다시 나를 바라보다 입을 열었다.










"그런데 경수 너, 전화 할 힘도 없었다면서 창문은 어떻게 열었어? 도둑이라도 들어오면 어쩌려고..."



"레이형이 연거 아니예요? 난 하루종일 누워서 꿈만 꿨는데..."



"아니? 나 지금 처음 네 방에 들어온거잖아"










그럼 누가 열었을까.












예전에 써놨던건데 하드 뒤적거리다가 발견해서 가져와봤어요.. 재미가 없다는게 함정이지만...

물음표가 누구일지는 알아서 상상하시면서 읽어주심 될 것 같아용..ㅎㅎㅎㅎ

그냥 전에 악몽꾸고나서 문득 생각나서 썼던 글이라 똥글이지마뉴ㅠㅠㅠ 악몽을 자주 꾸는데 저런 식의

악몽은 또 처음 꿔서 나름 무서웠던 기억이....

이 글을 읽어주실진 모르지만 암호닉 신청해주신 마지막님!! 감쟈합니다!! 제 사랑을 받으세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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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ㅠㅠㅠㅠㅠㅠㅇ아..번외가 시급해요ㅠㅠㅠㅠㅠ그래서 다시는 안찾아왔대요?감질나게 키스만?ㅠ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경수아픈데 제가 옆에서 간호해주고싶네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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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our
아..번외 써야할까요?? 다시 찾아왔을지 안왔을지는...ㅎㅎㅎ 우리 경수 옆에는 레이횽도 있고 크리스형도 있공... 또 다른 누군가도 있을테니 우린 그저 관음이나...(음흉)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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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헐.........소오름...과연누구일까.......그리고 전 늘글을읽고있죠 ~ 신알신의힘ㅋㅋㅋㅋ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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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our
과연 누굴까용... 그건 독자님 상상에 맡길게요ㅎㅎㅎㅎ 신알신해주셨다니 사랑해요!!흑흑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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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마지막입니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예헷 글에써주시다니감동이에요 ㅜ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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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our
아잌 말씀안하셔서 몰랐잖아요(수줍) 계속 쓸거예요 그대ㅠㅠㅠ그대뿌니야ㅠ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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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아이(부끄) 겁나기다리고이쯤니다! 기다릴꼐여~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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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헐 ㅠㅠㅠ이게끝은아니겠죠?,ㅜ,ㅜㅜㅜㅜㅜㅜ아현기증 빨리다음편!!!!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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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our
번외가 필요하신가여...??(고민)
11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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