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_2] 내가 좋아하는 건 황민현이었는데 자꾸 강동호가 거슬릴 때
“어? 이름 대리님…?”
도대체 이게 뭐 하는 짓인가 생각하며
분노의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을 때 들리는 인기척 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우리 이쁨뽀짝한 귀요미 황민현이 서 있음.
“어? 민현씨? 왜 다시 왔어요?”
“아…저 사무실에 폰을 놓고 나가서요. 한참 가다 다시 돌아왔어요”
“뭐야, 안 그렇게 생겨서 민현씨 덜렁이네요”
오구오구,
우리 이쁜 민현이 그래쩌여~? 하는 마음을 숨기며
최대한 덤덤한 척~^^ 농담을 건네는 나
“하핫…그러게요. 잘 속이고 있었는데…하필 대리님한테 걸렸네요.”
그런 내 말에 멋쩍게 웃는 착한 민현^^
“대리님 퇴근 안 하세요?”
“아…저 이거 내일 오전엔 보고 해야 해서요…민현씨 얼른 가서 쉬어요“
“…네. 대리님, 내일 뵙겠습니다”
“네~ 잘가요~”
아~주 잠시였지만 퇴근 후인 시간에도 잘생긴 민현을 봐서일까^^
갑자기 퇴근욕구 뿜뿜해지며 집중력을 발휘해
하루종일 산만한 정신으로 못하던 마무리를 30분 만에 끝낸 나란냔…
그렇게 드디어 컴퓨터를 종료하고
캄캄해진 사무실 복도로 나서는 그 순간
“악!!!!!!!!!!”
사무실 문을 열자마자 생각지도 못한 실루엣이 눈앞에 나타나 놀란 나.
“대, 대리님!”
그리고 그런 나를 보며 더 놀란 듯 토끼눈을 뜨고 있는
황민현.
“우어우헤어먀애 ㅠㅠㅠ민현씨 놀랬짜나요”
“죄, 죄송해요, 놀래키려던건 아닌데…”
“ㅠㅠㅠㅠㅠㅠ왜 집에 안가고 여기 서있어요”
“대리님이랑 같이 가려구요”
“네?”
“늦었잖아요. 대리님이랑 방향도 같은데 데려다 드리려고요.
사무실에서 기다리면 신경 쓰이실까봐 복도에 있었는데…놀래켜서 죄송해요“
...?!!!
세상에 마상에
놀란 채 거의 반 짐승소리를 내며
왜 여기서 날 놀래키냐고 타박했는데,
저렇게 세심하게 쏘스윗~♥할 수 있다니
정말 안 예뻐할 수 없는 사람이다다, 싶어서 심.쿵...해버렸다.
“민현씨 집은 정확하게 어디쯤이에요?”
“저 @@동인데, 대리님도 @@역 쪽이시죠?”
“엇, 알고 있었네요?”
“지난번 회식 때 말씀 하셨잖아요”
“아…가까운 줄 알았으면 그 때 집 갈 때 같이 갈걸 그랬어요!”
“아, 그 땐 여기로 이사 오기 전이었어요.
마침 이사할 무렵에 대리님 얘기 듣고 이쪽으로 왔어요”
“아 그래요?”
“네. 대리님 때문에 이사 온 거예요 저.”
“ㅋㅋㅋㅋ뭐예욬ㅋㅋㅋㅋ”
“대리님 때문에 이사 온 건데,
둘이서 얘기할 기회가 많이 없어서 근처 산다고 말도 못했었네요”
“그러게, 둘이서만 있는 거 처음같은데? 맞죠?”
“네. 보통은 동호랑 같이 계시니까…”
사무실에서 같이 나와 집으로 가는 길,
사실 이렇게 단 둘이 있어보는 건 처음이라 살짝 어색할 것 같았는데
(잘생긴 사람 앞에서면 긴장함;)
나름 주거니 받거니 대화하고 있으니 신기하다~싶음.
게다가
별로 친하지 않아서 꼬박~꼬박 민현씨, 민현씨 하면서
속으론 이렇게 귀염뽀짝귀요미신입미년이^^~~라고 생각하는 건
절.대 모르겠지…라고 생각하니
뭔가 모르게 스스로 변태같다는 생각도 스쳐지나가면서 민망해짐;;ㅎㅎ;;
“대리님, 어느 쪽으로 가세요?”
“저 여기서 저 언덕 위로 가면 돼요! 민현씨는요?”
“저도요”
“아 진짜?”
“네”
쿵짝쿵짝 주거니 받거니 얘기하다 보니
평소보다 빨리 도착한 것 같은 건 기분탓인가;ㅎ싶어서
아쉬우려던 찰나였는데
집 위치까지 비슷하다니!!!!!
“여기까지 같이 왔으니까 그냥 제가 집 앞까지 데려다드릴게요”
...?
민현~~~
넌 정말
천사
에인졀~^^~
“민현씨는 여자친구 만나면 엄청 잘해주죠?”
“왜요?”
“다정함이 몸에 베어있어서…?”
“에이…아니에요. 저 제가 맨날 차였는걸요?”
“네…? 민현씨가 찬…게 아니…고요?”
“네. 표현한다곤 했는데…부족했나봐요.
다들 서운해하다가 결국엔 헤어지자고 하더라고요“
“무뚝뚝하게 해도 모든 서운함을 다 풀어줄 얼굴인데…?”
“네?”
“…네?”
아…
망했다…
속마음이 나와버리다니…
“대리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칭찬이에요, 칭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감사해요”
민망함에 얼굴이 시뻘개진 날 보며 웃고 있는 저 녀석.
저렇게 활짝 웃으니
너란 자식,
정말…
더 잘생겼구나?!~~~
"이제 잘할거예요.
좋아하는 사람한테, 그냥 있는 그대로 말 해보려고요“
“껄껄…그래요 민현씨, 파이팅!
저는 이 건물 살아서! 벌써 다 왔네! 하하!
잘가요!!!!“
차분하게 대답하는 민현의 대답이 나오니까 더 당황해서는
뭔 아무말 대잔치인가 싶을 수준의 아무 말이나 막 다 던져놓고
후다닥 건물 안으로 들어가려던 찰나,
“네 대리님, 잘가요.”
“이제 표현 잘 할게요”
내 마음을 간질간질 묘~하게 만든 그의 한 마디가,
내 귀인지 마음인지 모를 어딘가에 박혀버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