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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 아빠 도전기: 박 지민.03 

 

 

 

 

 

 

 

 

 

 

 

 

w.화양동탄소 

 

 

 

 

 

 

 

 

 

 

 

 

 

"어디야?" 

 

"뭐 마실래?" 

 

"음....난 아이스 초코.!" 

 

 

 

머리를 쓰다듬으며 귀엽다며 웃어주는 지민이에 현생에 쌓였던 분노, 그 어떤 것도 시원하게 놋아내리는 듯 했다. 직원에게 주문을 하며 아이스 초코에 휘핑크림 듬뿍해달라며 발그레 웃으며 주문하는 지민이에게 질투를 느낄정도로 그를 좋아했다. 

 

 

 

"저기요, 아이스 초코랑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씩 주세요. 아, 아이스 초코에 휘핑크림 듬뿍 부탁드려요." 

 

 

 

북적거리는 중앙자리를 피해 구석으로 자리를 잡은 우리는 언제나 두 손을 꽉 잡고는 마주앉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를 한다. 진동벨이 울리고 주문한 음료가 나오면 받으러 가는 날 막고 "사람 많으니깐, 내가 갔다 올게. 조금만 기다려!" 라고 말한 후, 비닐을 끝까지 벗기지 않은 빨대를 꽂고 해벌쭉 웃으며 오는 너가 참 좋았다. 행복하다는 게 이런 걸까라 생각하게 만들어 준 너니깐. 

 

연애가 항상 그렇듯 이번에는 끝까지 갈 줄 알았다. 우리는 진심을 다해 서로를 좋아했고, 사랑했으니깐. 그런데, 나만 그런 거였나 보다. 박지민은 나보다 자신의 꿈에 다가가길 원했고, 결국 우리는 각자의 길을 응원해주며 헤어졌다. 그를 마지막으로 만나던 날 그가 했던 한 마디. 

 

 

 

 

"탄소야, 우리 언젠가 다시 만나자, 꼭." 

 

 

 

 

만나긴 뭘 또 만나. 내가 아직 미련있다는 걸 알기라도 하는지 끝까지 여자마음을 갖고 논다. 내가 오라하면 오고 가라하면 가는 쉬운 여자인가. 이제 와서 이런 말 하는 게 찌질하고 어쩌면 그 아이의 발목을 붙잡는 걸지도 모르지만 아무튼, 지금까지도 저 말을 한 지민이의 진심을 정확히 알지 못하지만 적어도 난 아직도 그를 잊지 못한 거 확실하다. 미련이 너무 남아 술을 마시지 않아도 자꾸만 너와 나누었던 톡방에 들어가 별 미련담긴 말을 썼다 지웠다를 반복했어. 그러나 그것도 잠시, 나 또한 나의 인생에 좀 더 집중하기로 했고 가주가 되고 싶다고 중소기획사의 연습생이 된 후로 소홀해지는 너에게 속상했던 내가, 그가 이해가 될 정도로 머리로도 마음으로도 정리를 했다고 생각했다.  

 

 

박지민, 너와의 인연은 여기까지인 줄 알았다.  

 

 

 

"....하. 보고싶다. 미친다, 진짜.." 

 

 

 

 

헤어지고 연락이 끊긴 세 달이 지났을 무렵, 생리가 꽤 오래 멈추자 걱정이 된 난 혹시하는 마음에 임테기를 약국에서 사왔고 그 다음날 일어나자마자 설마하며 화장실을 갔다. 

 

 

결과는, 

 

 

 

 

 

 

두줄이었다. 

 

 

 

당시에 나에겐 벌 정도가 아니라 평생 지옥에 가라는 것과 동등하게 느껴졌다. 박지민을 마지막으로 남자 한 번 제대로 못 만났는데 임신이라니, 그것도 박지민의..아이라니 죽고 싶었다.. 낳을 생각도 키울 여유도 보이지 않는 나의 인생이었다. 현생에 치여 잠시 건강을 챙기지 못하다보니 생리를 꽤 오래 거너뛰는 지 몰랐던 내 잘못이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당황스러웠다. 속도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빨리 뛰는 심장을 간신히 진정시키고는 지민이와 나를 이어주었던 친구에게 연락했다. 

 

 

 

 

 

"여보세요? 누구세요?" 

 

"아, 나 탄소야. 오랜만이다, 산소야." 

 

"이게 몇 달만이야. 지민이랑은...아..들었어. 괜찮아?" 

 

"...혹시, 박지민이랑 연락하고 지내?" 

 

"어? 너 지민이 어떻게 지내는 지 모르구나." 

 

"왜? 무슨 일 있어?" 

 

"무슨 일은 아니고,,, 개 중소기획사 오디션 붙어서 서울로 올라갔잖아. 데뷔조 연습생이라 폰도 사용안 하고 본격적으로 관리 들어간 것 같던데.. 몰랐구나." 

 

"아...." 

 

"우리도 연락하기 힘든데.. 왜, 무슨 일 있어?" 

 

"아, 아니야..! 고맙다, 지민이 보면 안부무..ㄹ 아니다. 나중에 한 번 봐~" 

 

 

 

전화가 끊기고 들고 있던 팔은 힘없이 떨어졌다. 헤어지긴 했지만 말 한 마디 남기지 않고 서울로 가버린 네가 미웠다.  

 

 

 

"넌 나한테 일말의 미련도 없었구나. 어떻게 연락 한 번ㅇ..." 

 

 

 

혼잣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이미 눈에는 눈물이 차올라 목을 막아왔고 더 이상의 말은 사치였다. 집에 아무도 없겠다, 주저앉아 서럽고 그리운 마음에 실컷 울었다. 그렇게 울기를 몇 시간, 울고 나니 어지럽고 복잡했던 머리도 마음도 어느 정도 정리가 되어 차분히 병원을 갔다. 

 

건강검진 한 번 받으러 온 적 없는 산부인과를 혼자서 내 두 발로 들어가려 하니 두려웠다. 이럴 때, 네가 내 옆에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라는 생각이 수백 번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지만 없는 너 떠올려 봤자니 큰 맘 먹고 병원에 들어갔다. 가자마자 접수를 하고 검사를 받았다.  

 

 

 

 

임신이.. 맞았다. 아기에게는 미안하지만 조금은 아니기를 바랐다. 소변검사로 이미 확정이 되었고, 이미 12주가 넘어 초음파로도 볼 수 있다며 초음파실로 향했다. 앞서 걸으며 밝은 목소리고 여러가지 주의사항을 설명해주시는 의사선생님과 간호사선생님이 보이지 않고 발걸음은 무거웠다. 

 

 

 

"자, 산모님. 이게 아기집이ㄱ...ㅜㅇ...ㅛ.." 

 

 

 

초음파 검사 중에도 보이는 아기집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막상, 임신이 확정되고 산모님이라고 불리자 현실이 와닿아 모든 상황이 무섭고 벗어나고 싶었다. 무엇보다 지민이가 급했다. 수소문 했지만 알아낼 수 없었고 불러오는 배를 숨기려 부모님에게도 친구들에게도 떨어져 지냈지만 우연히 만나 동창들을 피할 수 없었고 결국, 들켰다. 지민이가 몰랐으면 하는 마음과 알아줬으며 하는 마음이 공존하고 있는 알 수없는 상태가 이어졌다. 

 

하필, 집에 돌아오는 길에 탄 시내버스에서 눈물이 터졌고 나조차 왜 흐르는지 모르는 눈물였지만 멈추기 싫었다. 터진 눈물은 멈출 줄 모르고 집에 도착해서야 겨우 그칠 수 있었다. 터무니없는 행동이었지만 무작정 핸드폰을 들고 박지민에게 전화를 걸었다. 

 

 

"...지금 거신 번호는 없는 번호로..." 

 

 

없는 번호라니, 주인 없는 번호로 전화를 걸고 있자니 내 신세가 불쌍하기 그지없었다. 나 또한 꿈이 있었고 희망을 져버릴만큼 나이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이젠 아니다. 아이가 생겼고 애 아빠는 만날 수 없고 나 혼자 그 모든 것을 감당해야한다. 지금 흐르는 눈물이 마지막이라고 다짐한 후 마음을 놓고 몇 시간을 목소리가 쉴 때까지 울었다. 

 

 

 

 

 

 

 

 

 

 

 

AFTER 1MONTH AGO 

 

대학교는 잠시 휴학을 하고 집에서 할 수 있는 부업을 구해 달라진 미래를 계획하며 부모님과도 친구들과도 잠시 연락을 멀리한 채 죄 지은 사람처럼 숨어 지냈다. 나도 사람이지 않은가. 하루정도는 햇살도 맘껏 맡고 산책도 즐기며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궁금해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산책을 나갔다. 그 날도 어김없이 산책을 갔고 마주치면 안될 사람을 마주쳤다. 아니, 이때 마주치지 않았으면 내 인생이 바뀌지 않았겠지. 바로 김태형이다. 지민이의 친구이자 나에게도 친구인 그를 우연히 산책나간 공원에서 마주쳤다. 한동안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물론, 태형이 말이다. 아마 불러온 나의 배를 쳐다보고 그런 거겠지. 

 

 

 

"..야, 너 뭐야." 

 

"보고 있잖아. 임신했아, 나." 

 

"그니깐, 박지민이랑 헤어진 거 아니었어?" 

 

"헤어진 거 맞고 오늘 마주친 건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야,," 

 

 

 

 

뒤 돌아 급히 집으로 발걸음을 돌린 나의 손목을 급히 잡고는 몸의 방향을 자신에게 돌린 후, 가까운 카페로 데려가는 김태형이다. 집에가야된다고 거듭해서 말하는 나지만 사실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었는지 큰 반항없이 그의 손에 이끌려 카페로 향했다. 

 

 

 

"자, 애 아빠 박지민 맞아..?" 

 

"....." 

 

"탄소야, 내 눈 잘봐. 이런 건 숨긴다고 달라지는 거 없어. 사실대로 나한테 말해줘야 도와줄 수 있어. 응?" 

 

 

 

태형이가 직접 도울 수 있는 게 없다할지라도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나에게는 큰 위로였다. 굳게 닫혀있던 마음이 열리며 그와 함께 열린 나의 입은 속사포로 태형이에게 그동안의 일을 빠짐없이 말했다. 평소, 활발하고 말 많은 태형이는 내가 말하는 동안 단 한번도 눈을 떼지도, 말도 하지 않으며 묵묵히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박지민은 알아?" 

 

"...아니, 알려줄 수도 없지만 알리기 싫어. 난 아직 지민이를 사랑하고 개가 원하는 꿈을 이뤘으면 하니깐." 

 

"그럼, 넌? 넌 꿈 없어? 아기는 같이 가졌는데 왜 모든 걸 너 혼자 감당하려고 하는데." 

 

 

 

 

급히, 휴대폰을 꺼내는 널 막는 나다. 

 

"부탁이야. 날 더 초라하게 만들지 말아줘.. 태형아." 

 

 

 

 

내가 잡고 있던, 전화기를 귀에 가까이 들고 있던 그의 손이 힘 없이 툭 떨어지며 의자에서 일어나는 그이다. 

 

"나도 부탁하나 하자." 

 

"....." 

 

"이렇게 알게 된 이상, 전화 안 받으면 걱정되니깐 전화 받아라. 몸조심해라, 먼저 간다." 

 

 

 

 

오랜만에 마주친 불아친구가 떠난 친구의 아이를 임신한 걸 보자니 머리가 아프겠지. 머리를 긁적이며 멀어지는 태형이의 뒷모습을 하염없이 쳐다보다 오랜만에 밖에 나온 탓일까 그렇게 한참을 넋 나간 사람처럼 밖을 쳐다보다 집에 들어갔다. 

 

그날 저녁부터 아침저녁으로 꼬박꼬박 태형이는 안부문자를 보냈고 괜히 걱정시키지 싫어 그 문자에 꼬박꼬박 답장 보내는 나다. 가끔, 먹고 싶은 게 있을 때 대신 사다줄 수 있는 사람이 생긴 것 같아 지루했던 일상에 작은 변화가 생기며 생기없던 나의 인생에 생기가 조금씩 되돌아오고 있던 터였다. 그러던 어느 날, 태형이와 산부인과로 정기검진을 받으러 가기로 약속한 당일 난 집에서 쓰러졌다. 

 

 

 

눈을 떴을 땐, 급박해보이는 응급실의 모습이었고 다시 눈을 감았다 떴을 땐 태형이가 보였다. 

다행히, 배 속의 아이는 건강했지만 나의 건강은 최악의 상태라는 의사의 진단을 받았다. 걱정스럽게 쳐다보며 의사에게 하나하나 물어보고 샀다며 잔뜩 영양제를 보여주는 태형이에게 애써 웃음을 보였다. 사실, 몇 일전부터 잘해주는 태형이에게 고마운 동시에 그 모습에 자꾸만 지민이가 겹쳤고 마음 깊은 곳에 고이 간직 중이던 그리움이 폭발하는 듯 하며 밥 먹을 시간도 놓치며 생각하는 시간이 늘어났고 그 시간 끝에는 항상 지민이가 있었다.  

 

퇴원을 하고 안부를 묻는 거에 덧붙여 밥은 먹었는지 확인까지 담당하느라 힘들어보이는 태형이의 모습에 웃음을 나왔고 나빴던 건강도 돌아올 쯤 잔잔하던 마음에 소용돌이가 휘몰아친다. 

 

 

 

 

"오랜만이야. 내 번호 저장해, 지민이야." 

 

 

 

 

모르는 번호로 문자가 와있었고 우연히 핸드폰에 뜬 알림을 본 순간, 몸과 마음이 얼어붙어 차마 문자를 열어보지 못하고 아무것도 못하던 중 전화벨이 울리고, 문자가 왔던 그 번호로 전화가 왔다. 머리로는 받지 말라고 외치지만 마음의 울림이 진하게 울리며 전화를 받았고 오랜만에 들리는 그의 목소리에 아기를 위해 울지 않기로 굳게 마음먹었던 다짐이 아무렇지 않게 깨지며 눈물이 차올랐다. 

 

 

 

 

"..여보세요. 탄소야?" 

 

"......" 

 

"왜 말안했어, 왜 나한테 연락 안 했어. 왜 너 맘대로 결정하고 그 모든 걸 다 감당하려고 하는데" 

 

"...말할 필요 없었으니깐, 자기 꿈 이루고 싶다고 떠난 너한테 내가 뭐라그래. 임신했다고 내 옆에 있어주라 그래 아니면 결혼하자고 그래. 어쨌든 네 발목 잡아야하고 그러기 싫어서 그랬어." 

 

 

 

 

 

그리웠던 마음이 미워하던 마음보다 훨씬 컸는데 전화를 하다보니 서운했던 마음이 먼저 나오며 울부짖는 나에 당황한 건지 아무 말 없는 지민이가 아차 싶었다. 

 

 

 

 

 

"미안하다.. 미안해, 탄소야. 널 그렇게 혼자 두는 게 아니었는데." 

 

"...." 

 

"몸은 아팠다면서 괜찮아? 지금이라도 내려가고 싶지만 못 내려가서 미안해.  

 

 

 

 

누가 말했나 궁금하던 차에 내가 아팠던 건 아니, 임신한 것 또한 아는 건 김태형 밖에 없다. 이 자식, 비밀로 해달라고 그렇게 말했거늘 왜 하필. 생각이 끝나기도 전에 바라지 않았던 사과까지 들어버리니 이미 마음은 소용돌이의 정점을 찍고 있나보다 최대한 우는 걸 숨기려 했지만 아마 건너편 전화를 하는 지민이 에게 다 들렸을 것이다. 

 

 

 

 

"울지말고 홀몸도 아닌데 몸조심하고 곧 부산 내려갈게. 그때 보자, 또 연락할게." 

 

 

 

 

 

 

금방 그칠 수 있는 울음이 아닌 걸 알았는지 나중에 다시 연락한다며 전화를 끊는 지민이다. 긴 통화는 아니었지만 짧았던 그 순간 그가 남긴 여운이 너무 커 태형이에게 전화를 걸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할 수가 없었다.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태형이에게 연락을 하자 자신의 잘못은 아는 지 연신 사과부터 하고는 아픈 나를 보며 더 이상 숨기는 건 무리라는 생각이 들어 자신도 힘들게 지민이에게 연락을 했다며 더 이상 무거운 짐을 혼자 지려 하지 말라는 태형이다. 

 

태형이는 더 이상 안부문자를 보내지 않았다, 그 일은 이제 지민이의 몫이었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며칠 안 되어 본래 연락하던 그 때로 돌아갔다. 하지만, 연락을 하면 할수록 마음은 더더욱 무거워지고 나 때문에 지민이가 꿈을 포기한다는 생각이 깊어져만 갔다. 얼마 후, 지민이는 부산에 내려온다면 만나자는 연락이 왔고 나 또한 하루빨리 불편한 내 마음을 정리하고 싶어 그러자고 답을 했다. 

 

만삭에 가까운 몸을 이끌고 나가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오랜만에 화장을 하고 내 딴에서는 신경을 쓰며 지민이와 만나면 항상 갔던 카페를 갔다. 카페에 도착하고 흐릿하게 구석에 앉은 너가 보이며 문을 잡고 숨을 크게 한 번 쉬고는 마음을 다잡고 너에게 다가갔다. 

 

 

 

 

 

"..여전히 이쁘네." 

 

"살만 찌고 더 못생겼지, 뭐. 나에 비해서 넌 더 멋있어 졌네." 

 

 

 

 

 

쑥쓰러운지 연신 머리를 긁적이며 어색하게 웃는 너이다. 너는 그대로구나, 난 많이 변해버렸는데. 관리를 받아서 그런지 오랜만에 본 넌 더욱 멋있고 완벽한 남자가 되어있었고 배가 나오고 살이 찐 나의 모습이 한 없이 초라해 보였다. 어색하지 않게 자신의 이야기를 먼저 이야기하며 어색한 분위기는 점점 풀렸고 자연스레 나의 이야기를 할 차례가 되었다. 더 이상 숨기기 싫어 솔직한 내 이야기와 그 속의 감정을 꺼내 이야기했다. 내 이야기를 모두 들은 지민이는 한동안 생각에 잠겼고 나 또한 다시한 번 생각정리를 하느라 말이 오가며 화기애애했던 분위기는 빠르게 어두워졌다. 

 

 

 

 

 

"지민아." 

 

"탄소야." 

 

 

 

 

 

 

동시에 서로를 부르며 눈이 마주친 우리는 고개를 숙였고 넌 나에게 먼저 말하라했다. 지금부터 할 말이 결코 가벼운 이야기가 아니기에 눈 한번 감고 크게 숨을 쉬고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래서 꺼난 나의 첫말은 '지민아, 우리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자.'였다. 눈이 커져 이해가 되지 않는 다는 눈빛을 보내는 널 쳐다보며 말을 이어갔다. 

 

 

 

 

"내가 생각을 해보았는데 우리가 아기를 가졌다해서 우리의 사이가 달라질 필요는 없는 것 같아." 

 

"무슨 말이야, 그게." 

 

 

 

 

 

따뜻하한 온기가 돌던 너의 얼굴은 순간적으로 일그러지며 차가워졌고 흔들리는 눈빛과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는 널 당장히라도 붙잡고 싶었다. 이런 마음을 간신히 누르고 애써 미소를 지으며 아무렇지 않다는 듯 이야기를 계속 했다. 

 

 

 

 

 

"우리 이미 끝낸 사이잖아. 아기가 생겼다고 해서 다시 붙을 필요는 없다는 말이야. 다시 너의 자리로 돌아가주라, 부탁이야 지민아." 

 

 

 

 

사랑하니깐, 사랑하기에 그를 더욱 내정하게 내쳐야 된다고 생각했다. 

 

 

 

 

"아기가 생겼는데 달라질 필요가 없다니. 아기는 혼자 갖은 게 아니잖아. 그에 따른 책임은 너뿐만 아니라 나한테도 있어. 고로, 넌 나한테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어. 네 옆에 남는 건 내 선태..ㄱ이..ㅇ" 

 

"널...더 이상 좋아하지도 사랑하지도 않아." 

 

 

 

 

너의 진심이 담긴 눈빛과 확신에 찬 너의 말에 나의 본능과 이성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음을 느껴 급한 마음에 없는 소리를 내뱉었고 그 말을 듣고 넋이 나간 너의 얼굴을 차마 똑바로 볼 수가 없어 고개를 숙인 채 말을 이었다. 

 

 

 

 

"미안해, 이미 헤어지는 그 순간 너에게 실망했고 말 한 마디 없이 떠난 네가 미웠어. 네가 잊혀질 때쯤 아기가 생긴 걸 알았고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여서 좀 무섭고 걱정되었지, 네가 떠오르지 않았어. 오늘도 답답한 마음에 널 만난 거지 너와 앞으로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은 없어. 그리고 지민아, 우리가 합친다한들 뭐가 달라져. 우리 둘 다 번득한 직장 하나 없는 학생이고 거기다 넌 미래가 불확실한 가수연습생이잖아. 내가 뭘 믿고 너랑 합쳐, 안 그래?" 

 

 

 

 

마음에도 없는 소리인데 뭐 이리 술술 나오는지 나도 놀랐다. 내 말을 들은 지민이의 얼굴을 가관이었다. 전체적으로 슬퍼보였지만 이런 말까지 하는 나에게 놀란 것과 화가 나 보이기도 했고 나에 대한 원망이 담긴 눈까지 울음이 터지려는 걸 입술을 꽉 물며 손톱으로 자신의 손을 꼬집으며 아슬아슬 참고 있었다. 지민이가 보기에는 아무렇지 않아 보이겠지, 마치 얼음마녀처럼.  

 

 

 

 

"내가 하는 일이 불안정해서 그런다면 연습생 그만두고 내려와서 무용과 졸업할게. 내가 자금까지 받은 성적으로 졸업하면 부산 제일인 무용단 들어갈 수 있어. 그럼 안정적으로 돈도 벌고 내가 한 행동에 책임지고 싶어." 

 

"내가 돈 때문에 이러는 거 아니잖아. 그래, 일단 돈 문제가 해결 됐다하자 그럼, 이미 떠난 내 마음은. 사랑은 노력으로 해결할 수 없다 하잖아. 지민아, 널 더 이상 사랑하지 않아. 네 마음은 잘 모르겠다만 상처받았다면 미안, 하지만 널 사랑하지 않단 말 진심이야." 

 

 

 

 

체념한 듯 눈을 돌린 채 아무 말도 안하는 너와 더 이상의 대화는 서로에게 상처만 될 걸 알기에 무거운 몸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가방을 든다. 

 

 

 

 

"미안하고 연락해줘서 고마웠어. 아기 걱정말고 넌 너대로 멋진 사람이 되어줘, 언젠가 아이에게 아빠라 말할 수 있도록. 그동안 걱정했다면 이젠 편히 살아. 갈게." 

 

 

 

 

진짜 마지막이라 생각이 들며 흐르는 눈물을 막을 수 없었다. 카페를 나가는 순간 애타게 부르는 너의 목소리를 뒤로 사람들이 부적거리는 거리를 지나 쉬지 않고 걸었다. 막달이라 조심에 또 조심을 해야하지만 이게 내 마음을 더 편하게 하는 행동이니 아기한테도 미안하지만 양해를 구하며 앞으로 나아갔다. 허나, 무거운 몸을 이끌고 더 이상은 힘들어 집 가까이 공원에서 벤치에 앉아 누구의 시선도 신경쓰지 않고 한참을 펑펑 울었다. 전화를 받지 않자 걱정이 되어 뛰어오는 태형이에게 잠시 안겨 울다 지민이와의 끝을 말해주었고 어떤 말도 위로가 될 수 없는 걸 알아채고 열심히 휴지를 건네주는 태형이가 고마웠다. 

 

더 열심히 부업을 하며 최대한 많이 웃으려 노력했고 태교도 꾸준히 하며 태어나지도 않은 아기에게 너무 많은 일을 겪게 해 미안했다. 태형이가 네가 부산을 떠났다는 소식을 전했을 때 다행히 난 웃으며 답을 했고 의아해 하는 널 뒤로하고 간간히 들려오는 너의 소식을 최대한 신경쓰지 않고 아기와 만날 날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2016년 10월 13일 06시 13분 

12일 새벽에 갑작스러운 진통이 태형이를 불렀고 꼬박 하루종일의 진통 끝에 낳은 소중한 나의 아이였다.  

 

 

 

 

 

"김탄소산모님, 축하드려요. 이쁜 공주님이세요." 

 

 

 

 

지민이와 나를 똑 닮은 딸이었고 이름은 박희주로 지었다.  

 

 

 

 

 

 

2016년 12월 31일 23시 59분 

산후조리원에서 퇴원을 하고 아기와 함께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지냈다. 연말분위기를 나도 한 번 느껴보자 아기를 재운 후 오랜만에 텔레비전을 트니 나온 너의 얼굴이 적잖히 당황했지만 간간히 들려온 너의 소식 중 신인으로 대박을 터트렸다는 소식을 들은 적이 있어 연말행사에 나올 정도로 대단하구나 생각이 들어 가만히 보고 있었다. 12시에 되면서 새해 종이 울렸고 가수들에게 새해소감을 묻는 사회자가 지민이에게 다가갔다. 

 

 

 

 

"데뷔하자마자 히트를 치며 시상식마다 신인상이란 신인상은 모두 수상하고 있는 와중에 새해를 맞이한 소감이 어떠신가요." 

 

"일단, 신인인 저희를 믿고 사랑해주신 팬, 탄~~소~~들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여러분이 저희를 사랑해주듯이 저에게도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데요, 그 분에게 이 모든 영광을 돌리고 꼭 한 번 만나고 싶습니다. 네가 가수가 될 수 있게 도와주셨거든요. 앞으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릴게요. 사랑해요!" 

 

 

 

 

지민이의 말이 끝나고 다른 가수들의 말이 이어졌지만 내 머릿속은 온통 지민이의 말, 그 중에서도 저에게도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데요' 라는 말에 설마하며 굳어있던 마음이 오랜만에 큰 움직임을 보이며 요동치기 시작했다. 정신을 못 차리는 와중에 핸드폰에 문자가 왔다는 알람이 울렸다. 문자를 보자 마음뿐 아니라 눈도 같이 흔들렸다. 

 

 

 

 

 

 

 

"해피뉴이얼이다, 김탄소.!" 

 

 

 

알람과 동시에 뜬금없이 모르는 번호로 새해축하 문자가 왔고 직감적으로 느껴지는 발신자의 존재에 문자에 만지지도 못한 채 애타게 핸드폰만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채 몇 분이 지나기도 전에 다시 한 번 문자가 오고, 

 

 

 

"오랜만이야. 나 지민이야. 몸은 좀 어때..? 아기 낳았다고 들었는데 아빠라는 사람이 이제야 연락해서 미안해. 임신한 너를 무심하게 버리고 간 내가 원망스럽고 상처입은 너의 모습에 무서워서 다가갈 자신이 없었어.. 혹시, 내가 나오는 방송 봤어? 나 대단하지는 않지만 그렇게 되기 까지,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되기 위해 노력했어. 이젠 부끄럽지 않은 아빠이자 남편이 되고 싶어. 허락해주겠니. 보고싶다, 김탄소." 

 

 

 

 

 

설마 문자를 보던 나는 핸드폰을 내려놓지 못한 채 손을 벌벌 떨었다.. 다시 한 번 손을 내밀어 준 그를 더 이상 밀어낼 자신이 없다. 한참을 문자에 눈을 뗄 수 없었고 새해 종이 울리고서야 정신을 차렸다. 정신을 차리니 꽤 오래 고민하고 쓴 티가 나는 그의 문자가 떠올라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지민이를 보내고 하루도 편히 잘 수 없었다. 매 순간을 후회하며 원망하며 살았다. 다시 한 번 손을 내밀어주기를 기도한 게 한 두번이 아니다. 더 이상 지민이를 밀어내기 싫다. 간단히 답문을 보낸 후, 자고 있는 아기에게 다가가 엎드려 미소를 지으며 조용히 속삭인다. 

 

 

 

 

 

 

 

"아가야, 티비에 나오는 저 사람이 엄마가 세상에서 희주말고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야. 데뷔한 지 얼마 안 된 신인 가수인데 벌써 상을 받고 대단하지? 우리, 이제 아빠 만나러 가자." 

 

 

 

 

 

 

 

 

 

 

 

 

 

 

 

 

*** 

안녕하세요. 오랜만이예요. 작가 화양동 탄소입니다. 

그간 다들 잘 지내셨는지요. 이번 글은 저번 인스티즈 다운사태에서 삭제되었던 애아빠 도전기(박지민편)입니다.  

약간 수정은 했지만 크게 달라진 내용은 없습니다. 그간 너무 많은 일이 있었지요. 우리 탄이들은 더욱 성장했고 이젠 어느 가수도 함부로 말할 수 없는 자리에 올라간 것 같아 제가 다 기쁘고 자랑스럽네요. 허허 

윤기가 방탄회식에서 말한 것처럼 제가 글을 안 올렸지 써 놓은 글이 꽤 됩니다. 비록 시험이 한 달 남짓 남았지만 시간을 쪼개어 글을 올려보고자 해요. 많은 응원과 격려 부탁드려요. 오늘도 해피데이, 독자님들. 보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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