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는 신령님이 산다.
내가 해결할 수 없는 일을 해결해주시고, 늘 고민이 있을 때마다 들어주시는 그런 신령님이 산다.
그리고 잘생겼다.
하나 둘 김태형
ⓒ 하나둘아이쿠
프롤로그 식이라 굉장히 짧아요!
"할머니야 말로 몸 조심해. 병원에서 더 병 키워오지 말구."
"하루에 한번씩 항아리 깨끗하게 청소하고, 닦은 수건은 바로바로 치우고, 청소기도 돌리고 먹은 건 바로 설거지하고…."
"에이, 할머니. 내가 애야?"
그럼 애지. 할머니가 걱정된다는 투로 여러번 말씀하셨다. 항아리는 되도록이면 네 방에 두렴. 거실에 뒀다가 까먹고 안 닦으면 어떡하냐는 둥 떨어지지 않게 하라는 둥 이것 저것 지시사항이 참 많으셨다. 말씀하시는 거 보면 안 아프시네.
"알겠어 할머니나 빨리 나아. 빨리 안 나으면 항아리 깨버릴거야."
"이놈 자식이 무서운 소리하는 건 여전하네."
할머니 없으면 나 외롭단 말이야.
아주 예전에 기와집이었던 집을 수리하고 또 수리해서 지금의 집이 되었다. 예전에는 나름 양반가 자제였다는데 그래서 그런가 아직도 집이 넓다. 할머니랑 둘이 살 때에도 집이 넓었었는데 혼자 살려고 하니 엄두가 안나는것이다. 안그래도 외로움도 많이 타는데.
"빨리 나을거여~ 너가 항아리만 안 깨부수면."
"알겠어, 나 가요."
걱정스런 표정을 하고서 할머니 병실을 나섰다. 아주 말 하는 것만 보면 항아리 안에 보물이 들었어 보물이! 할머니 말씀에 의하면 그 안에는 신령님이 계신단다. 아프지 않게, 다치지 않게 우리를 지켜주시는 신령님이. 웃기지 그런데 할머니가 왜 병원에 있담? 나는 그 이야기를 믿지 않았다. 애초에 집에 신사를 지은 것도 아니고, 신기가 계신 분도 없는데.
"아오, 이 놈의 촌동네!"
물론 흔한 편의점 하나 없는 산 속에 집이 위치하고 있기는 하다. 헉, 혹시 우리 집이 신사인가? 별 생각을 다 하다가 주변이 어둑어둑 해지자 고개를 젓고 다시 집으로 향했다. 여기는 가로등 하나도 없어서 밤에 위험하다고 할머니가 신신당부를 했기 때문이다. 아냐, 그래도 호랑이는 없어 할무니.
하 나 둘 김 태 형
"아! 무거워!"
무슨 항아리가 이렇게 무겁냐. 팔 빠지게 생겼네. 할머니가 병원에 입원하시고, 거실에 있던 항아리를 내 방으로 옮기려니 항아리 이게 여간 무거운 게 아니었다. 할머니는 아주 척척 잘만 들던데 나는…. 얼굴이 시뻘개지고 나서야 항아리를 내려놓고서 땀이 송글송글 맺힌 이마를 닦았다.
"이 놈의 항아리. 진짜 짐덩어리야, 짐덩어리."
낡디 낡은 항아리. 언뜻보면 뚜껑있는 요강같아 보이기도 하는 이 항아리는 이래보여도 아-주 옛날부터 대대로 집안에 내려온 항아리라고 하는데 이 안에 신령님이 계신다고 할머니는 입이 닳게 말씀하시곤 했다.
아버지가 도박으로 탕진하고 집을 나갔을 때에도, 어머니가 더이상은 힘들다며 집을 나갔을 때에도 할머니는 내 머리를 곱게 땋아주시며 조곤조곤하니 말씀하셨다. 괜찮아, 신령님이 도와주실거야. 하고. 무슨 힘든 일이 생기거나 할머니가 죽어서 외로울 때면 마음 속으로 하나 둘을 세고 신령님의 존함을 입 밖으로 꺼내라고. 그럼 도와주실거라고. 어릴 적에는 그러려니 했지만 솔직히 어떻게 믿니. 신이니 뭐니.
"이름도 참 웃겨. 김태형이 뭐야. 완전 사람 이름 같아."
할머니는 간혹 내가 그렇게 말하면 떽, 하고 내 머리에 꿀밤을 아프지 않게 놓으셨다. '부르기 편하라고 이름을 가지신건데 그러면 안되지.' 할머니는 그랬다. 옛날 조상님의 성함을 딴 거라고. 음 글쎄… 좀 웃기다. 끙차, 이불을 펴고 누웠다. 잘 시간이니까. 늘 옆에는 할머니가 누워계셨는데 이제부터 한달간은 할머니가 병원에 입원하셔서 이 집에 혼자 살게되었다. 괜시리 느껴지는 빈자리에 코를 긁적거렸다. 아씨, 할머니 생각하니까 외로워졌어.
'무슨 힘든 일이 생기거나 할미가 죽어서 외로울 때면 마음 속으로 하나 둘을 세고 신령님의 존함을 입 밖으로 꺼내렴.'
아주 어릴 적부터 세뇌 당하는 듯 들어 온 이야기에 순간 솔깃한 감이 없지않아 있었다. 할머니 아직 살아계신데…. 이 넓은 집안에 혼자 있자니 괜시리 좀 외로워지는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신령님께 안 외롭게 해달라고 그래야지. 혼자 고개를 끄덕거리고서는 마음 속으로 카운트다운을 세기 시작했다. 하나, 둘…
"김태형…?"
갑분김. 갑자기 분위기 김신령.
정말 놀랍게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하다못해 병원에서 전화가 와가지고 할머니의 극적인 변화를 설명해주지도 않는다. 역시 신령님인지 뭔지는 다 거짓이었던 것일까. 생각해보니 어렸을 때 나간 엄마나 아빠가 돌아오지도 않았어. 못마땅한 표정으로 항아리를 흘겨보았다. 무겁기만 더럽게 무겁고 도움도 안되는 안예쁜 항아리! 이불을 덮어 썼다.
"내가 아침에 일어날 때 까지 아무 일도 없기만 해."
내 동심 돌려내.
하 나 둘 김 태 형
"으응…."
춥다. 덥디 덥던 여름이 가고 이제 가을이 와서 그런가? 요즘 가을은 꽤나 추웠다. 그런데 아직도 여름에 쓰던 이불을 덮어서 그런걸까? 쌩하니 불어오는 한기에 옆에 있던 할머니의 베개를 끌어안았다. 따뜻한 베개다. 할머니는 옛날부터 폭신한 솜 베개보다는 딱딱한 베개를 선호했다. 그래서 그런가? 따뜻한데 딱딱했다. 이게 무슨 느낌일까 싶겠지만 그랬다. 따뜻한 온기가 좋아 다리로 베개를 감싸 안았다. 그리고서는 자각했다. 응? 베개가 이렇게 길었나? 싸해지는 느낌에 눈을 번쩍 떴다.
새하얀 남자. 응? 남자? 그것도 새하얗고 잘생긴 남정네였다. 나이는 20살 중반으로 보이는 그런 남정네였다. 분명 나는 어제 클럽을 다녀온 기억도 없는데. 혹시 몽유병이 있나 혼자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을때면 슬쩍 눈을 뜨는 남정네다.
"어, 일어났구나."
"???? 누, 누, 누ㄱ, 누구세요!!!!"
"벗고 있기는 좀 그래서 집에 있는 큰 옷 아무거나 입었어."
"아니, 누, 누구시냐니까요…!"
"집이 좀 춥기는 하네. 안에 있을 때는 몰랐는데."
나 지금 누구랑 말하니…? 남자는 내가 당황하든 말든 상관이 없다는 투로 제 어깨를 슥슥 두어번 비비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내게 눈짓했다. 네…? 잔뜩 움츠러든 채로 고개를 들자, 남자가 가볍게 말했다. 이불 안개? 아니 이 남자 도대체 누구야. 그런데 또 남자가 시키는 대로 착실히 이불을 착착 개고있는 나다. 처음에는 혹시 정말 나도 모르게 무슨 일이 벌어진 건 아닐까 싶었는데 왠지 느낌이 좀….
"각이 안 살아있네, 각이."
할아버지 같기도 하고….
떨떠름한 표정을 하고서 이불을 개자, 그 남자가 앞에 있던 의자에 걸터 앉더니 팔짱을 끼고서는 내게 말을 걸었다. '어땠어?' 어떠긴 뭐가 어때… 염병…. 아무 일도 없었을 것 같구만 뭘 물어보는거야. 동공을 이리저리 상하좌우로 움직이자, 남정네가 경악스럽다는 눈빛을 하고서는 나를 바라봤다.
"제발 불순한 생각은 안 했기를 바랄게. 어제 안 외로웠어?"
"어제 저 놀아주셨어요…?"
"재밌네. 안 외롭게 해달라며. 그래서 친히 나와줬구만 누군지 모른 척을 해? 괘씸하네."
외롭지 않게 해달라는 말을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기도 하고….
간지러운 머리를 긁적거리며 다시 되묻자, 어이가 없다는 듯 콧방귀를 한번 뀌고서는 다시 입을 여는 남자다. 너희 집이 나 그렇게 극진히 대접했잖아. 모른 척 하지마, 나야. 나가 누군데. 누구냐고. 남자의 말에 설마 하는 마음을 가지고 침을 한 번 꿀꺽 삼키자, 남자가 매력적인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신령님."
"네…?"
"김태형."
ⓐㅁⓐ
첫 화는 거의 프롤로그와 같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여러분과 태형님의 만남을 이어주는 화일 뿐이니까요!
앞으로는 조금 더 길어 질 예정입니다 ㅎ.ㅎ 이건 너무 짧자나요!
모든지 다 해주는 신령님 김태형과 21세기에 있는 딸래미 여러분입니다 >ㅁ〈
김태형이 왜 조상 이름을 땄는지도 천천히 나올거예요 하하하하하
구럼 좋은 하루 되세요!
무슨 일 있으면 둥글게 댓글 부탁드려요>ㅁ〈
그리고... 신알신 신청해두시면 조으시지 않으까요.....?????
헉 그럼 정말 조은하루 보내세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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