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자급자족하는 탑뇽어는 웁니다 ㅋㅋㅋㅋ큐ㅠㅠㅠㅠ
동욱은 매일오는 익숙한 거리를 지나 빌라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는 양 손에 걸린 묵직한 주머니들중 하나를 한손에 옮긴채 빌라안 한 집의 열었다.
문을 연 그곳에는 깨끗하지만 전혀 사람의 흔적이 없는 집이 있었다.
여전히 승현은 방에만 있는듯 했다.
혹시나 하고 들여다본 식탁위에는 어제밤 자신이 만들어두고 간 볶음밥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또 끼니를 거른듯 하다.
"이새끼가 지금 사람성의 무시하나....만들어놨으면 휘저어놓기라도 해야지.."
동욱은 이미 굳어져 딱딱해진 볶음밥을 쓰레기통 안으로 버리고 비닐봉투안에서 재료들을 꺼내 익숙한 솜씨로 다시 음식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래봐야 승현의 음식솜씨보다야 못하지만 저녀석은 지금 제 스스로 해먹을 정신이 아니니 어쩔수 없었다.
어제와 똑같은 볶음밥을 다시 만들어 식탁위에 올려놓았다.
"야 최승현!!!넌 형이 왔는데 나와보지도 않냐?!"
예상외로 문을 연 방안에 그는 방안에 없었다.
혹시나 해서 집안을 뒤져봤지만 아예 집 안에 없는것 같았다.
형이 왔는데 집에도 없다니 불효막심한놈이라고 투덜거리며 연 승현의 방문 안에는 벽 한쪽이 승리의 사진으로 도배된채 붙어있었다.
또한 방 구석에 위치한 그의 책상위에는 1년전 그의 연인이 두르고 있던 목도리가 그대로 올려져있었다.
사고때의 피도 없애지 않은채, 푸른색 목도리에 빨간 피가 묻어 부분부분이 보라색이 된 그대로.
저 목도리는 몇번을 봐도 참 거북하다. 적어도 빨아서 놓으면 좋으련만.
하긴 이젠 빨아도 별 수 없으려나.
방안을 둘러봤지만 승현은 보이지 않았다.
아마 저도 인간이니 이러면서도 화장실이나 밖에는 나갔다 오겠지,라고 생각하면서도 이새끼가 드디어 데드앤딩을 타는건 아니겠지......
라는 생각을 하며 동욱은 이불이 마구잡이로 구겨져있는 침대위에 털석하고 앉았다.
"누가보면 스토커 방인줄 알겠네....."
의미없이 중얼거리며 동욱은 다시한번 방을 둘러보았다.
자신이 등지고 있는 이쪽 벽이 아니더라도, 그의 방 곳곳에는 그가 승리와 찍은 사진이 액자에 걸려 이곳저곳 붙어있었다.
책상위에 있는 승리의 독사진은, 침대를 마주보도록 세워져 있었다.
사진의 눈이 자신과 마주보고 웃는것 같아 살짝 소름이 돋은채 사진에서 시선을 피했다.
무심코 고개를 돌린 곳에는, 익숙한 날짜에 빨간 동그라미가 쳐진 달력이 있었다.
"가만...그러고보니....."
달력을 다시보니 역시 표시된 날은 승리의 기일이었다.
그렇다면 그가 갈곳은 뻔하다.분명히 그의 뼛가루가 있는 납골당이겠지. 그럼 내가 이미 놓고온 꽃다발도 보겠구만.
적어도 오늘만큼은 한강에 뛰어들거나 도로안으로 뛰어들지는 않겠다는 생각을 하며 동욱은 실소를 지었다.
승리가 그런걸 원하지 않을거라는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녀석이니까.
벌써 1년 반이 지났다.
그날은 유난히 날씨가 좋았던것으로 기억한다.
겨울보다 춥던 꽃샘추위가 그날따라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봄날처럼 따스했었다.
게다가 무슨바람인지 그떄는 벚꽃도 흐드러지도록 피어 보는 사람 마음마저 풀어지게 만드는듯 했다.
꽃샘추위때문에 잎이 다 떨어질거라 예상했지만 예상외로 벚꽃이 너무 만개해서 언젠가 자신도 한별과 벚꽃놀이를 가기로 했었다.
이번에 준비한 프로젝트도 순조롭게 해결되고, 자신의 오랜 여자친구인 한별과는 드디어 얼마전 약혼식을 올렸다.
게다가 승현도 승리와 사귀면서 이제는 예전만큼 밝아진 느낌이었다.
봄을 타는지 약간 들뜬기분이었다.
왠지 오늘은 정말 운이 좋은것 같다며 입가에 웃음을 띄우며 웃고있었다.
승현의 번호로 걸려온 전화를 받기 전까지는.
씨발 어쩐지 운수가 좋더라니.
그렇게 달려간 병원에서 승현은 거의 반 죽음이었다.
넋을 놓은채로 시체처럼 뻣뻣히 굳어있는게, 꼭 고등학생때 그의 표정을 보는듯 했다.
순간 소름이 끼쳐 그의 얼굴을 날렸지만 시체같던 모습에서 깨어나자 그는 미친놈처럼 발광을 했다.
그 발광을 이해하지 못하는건 아니었다. 원래 충격을 받으면 담담해진다고는 하지만 승현은 그럴 인물이 아니었다.
만약 그가 가진것을 또 잃었을때, 그는 정말 미칠것이기 때문이었다.
수술실 문이 열리고 승리가 나와 중환자실로 이송됬을때 승현은 웃고있었지만 절박해보였다.
마치 자신을 버릴거라는것을 아는 어린아이가 엄마에게 애를쓰며 매달리는것 같았다.
그 느낌이 자신에게로까지 전해져 와 자신까지 가슴이 먹먹해질것 같았다.
내가 이런느낌인데, 당사자는 어떨까.
그 후 승현은 휴학까지 해가며 승리를 간호했었다.
하지만 참 가혹도 하지, 그는 수술받은지 6개월만에 뇌사판정을 받아 죽고말았다.
그때, 난 고등학생때 이후로 처음 그가 서럽게 우는 모습을 보았다.
장례식장에서도 자신과 함께 상주노릇을 하면서도 계속 울었고 화장된 그의 유골함을 들고갈때까지도 그는 계속 울었다.
말 그대로 온몸의 수분이 빨려나갈듯 울었다.
그렇게 모든게 끝나자마자,이번에는 완전 넋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뇌사판정을 받고 장기의식 여부를 물었을때 난 하겠다고 했다.
평소 그가 입버릇처럼 하던말이 생각났기 때문이었다.
[아저씨, 전 만약에 죽게되면 꼭 제 장기를 이식하고 죽으려구요]
[그럼 여러명을 살릴수 있잖아요?전 다른사람들이 제 엄마처럼 그렇게 죽는걸 원하지 않아요]
[뭐,옛날에는 그런이유였지만....사실 장기이식이라도 하고 죽으면 제 몸 일부분이라도 살아 움직이겠죠?
그럼 또 승현이형이랑 같이있을수 있을거 같아서요.
아니,그렇다고 아예 그이유만 있는건 아니에요.전 제가 죽더라도 꼭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싶어요.그건 변함없어요 아저씨.]
옛날부터 착하고 딱한 아이였다.
제 어미가 그렇게 죽은 이후부터 맡아키운 나로써는, 그렇게 느꼈다.
항상 입버릇처럼 자신은 사람을 살리고싶다.라고 말해온 그는 동정심과 배려심이 많다못해 넘쳐흐르는 아이였다.
장래희망을 물을때마다 항상 의사가 되어 자신과 함께 일하고싶다.라고 말해온 녀석이었다.
그런부분에 제 동생이 반한거겠지만.
항상 그런 승리를 제 동생만큼 아꼈건만,이번에는 조금 그아이가 미워지려고 한다.
그녀석이 그렇게 죽지만 않았어도, 동생은 이렇게까지는 되지 않았을수도 있다.
승현이 그렇게 된게 승리때문은 아니었는데도, 그냥 그런생각이 들었다.
".......형 왔었어?"
그때 문이 열리며 승현이 나타났다.
평소의 폐인같은 꼬락서니는 어디로 팔아치운채, 면도와 목욕까지 깔끔하게 하고 양복까지 차려입은 모습이었다.
역시 그도 납골당에 다녀온듯 했다.
"그래 새꺄.너 내가 만든 볶음밥 또 안먹었더라?너 나랑 싸우자는거냐?내가 그거 만드느라 얼마나 고생했는줄 알아?"
"3개월동안 똑같이 소금대신 설탕을 넣은 볶음밥을 먹기는 싫어서 말이야"
......평소랑 뭔가가 다르다?
"......헐?!진짜냐?!그거 소금통 아니었어?!"
"이제 알았냐?"
"야 그래도 형님이 해준건데 한입이라도 손대면 어디 덧나냐?너 손 애자야?"
"그건 그렇다 쳐도 메뉴나 바꾸시지.할줄아는게 그거밖에 없어?"
"이새끼가 얻어먹는 주제에 말이많네?!"
역시 뭔가가 다르다.
이녀석이 내가 말걸때 넋놓은 말 말고 이렇게 제대로 된 리액션을 취한적이 있었나?
그것도 농담까지 걸어가며?
"너.......무슨일 있냐?"
".................." "
그럼 그렇지.난 또 네가 죽을떄가 됬나 했다.뭐야 또?"
".....형.승리 장기기증 말이야....몇명한테나 했어?"
"........뭐?"
"장기기증 했다며.그럼 몇명한테나 기증했는지 형은 알거아냐"
녀석은 갑자기 나에게 장기기증에 관해 물었다.
"너 무슨바람이 들어서 이러는거냐?"
"부탁이야 형.제발 좀 대답해줘"
".......심장,각막,췌장,골수등을 기부하기는 했는데..췌장은 아직 수술이 이루어지지 못했으니 아마 끝난건 3명정도일거다"
"...폐나 간은 기부안했어?"
"폐는 사고때 손상을 입어서 할 수 없었고, 간은 너한테 어느정도 기증했잖아.그정도가지고는 기부가 안된다고 해서.
...근데 진짜 왜이래?또 무슨생각을 하는거야?"
뭔가 좋지않은 예감이 들었다.
아니,좋지않은 느낌이 아니라, 어딘가 상당히 께름찍한 느낌.
"나 그사람들 어디있는지 좀 가르쳐주면 안돼?"
"내 말부터 대답해.왜 그러는건데?"
",,,,,,,승리가 기증한 사람들을 만나보고싶어"
".........왜?"
"승리가 죽어서도 살린 그사람들.....만나보고싶어."
...그래, 그때와 똑같은 느낌인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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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밥만 열라뿌리고 회수할생각은 정말 상상도 못하겠다. 예라이... 그래도 반 자기만족으로 쓰는거니까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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