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으세요
黃海 |
황해 건너 당신은 잘 지내고 있습니까?
경찰들에게 붙잡혀 차 안으로 집어넣어지고 끌려가는 동안 내내 고래고래 울부짖다가 실신하였었습니다.
본인은 그저 한철 지나가는 사람이라고 당신을 믿고있었고, 마음을 주지 않으려 엥간히도 애썼건만 사실 속사정은 그 정도가 아니었나 봅니다.
이쪽 사람은 당신을 내다 판 쌍놈을 이상하리만큼의 괴력으로 찢어발겨 놓은 죗값으로 26년 형을 선고 받을 뻔 하였습니다.
근데 왠 똑똑떠는 변호인을 고용하여, 그 쌍놈이 이곳 경찰들이 애먹는 인신매매단의 한 우두머리 인것을 밝히고, 이 사람 얼굴이고 몸이고에 얻어맞은 것으로 정당방위라고 적당히 몰아 결국엔 풀려나게 했다는 것입니다.
그야말로 정말 기가 막히는 일 아닙니까?
그런데 정작 그 기쁜 소식을 받아야 할 이 사람은 말을 제대로 못하며 이상하게 어깨를 연신 까딱거리는 행동을 하고 그 이유를 묻자 어깨가 결려 그렇다는 이상한 답을 하기도 했었습니다.
평소엔 멍하도록 혼자 입만 벙긋거리다가 비가 오는 날 밤이면 주변 사람 생각은 않고 막 울부짖는 행동을 하기에.
그리하여 두 해 동안 정신병동에 구치되어 치료를 받고, 그냥 저냥 삷이 힘든 사람으로 보일 정도가 되었을 때.
이 사람 속은, 당신을 잊은 것도 아니고 못 잊은 것도 아닙니다.
그것을 못믿어 자신을 잊었을 것 이라고 도리질 하는 당신에게,
저 사람이 아무나 외부인을 본 뒤 동생을 붙들고 흐느끼며 무어라고 중얼대는 것을 보여주고 싶을 정도로 저 사람은 절박합니다. 동생 품 안에서 소리도 제대로 못내고 윗옷께를 부여잡은 뒤 금방이라도 실신을 할 것만 같이 비척대며 울어제끼는 것이, 꼭 마치 그때, 그 바다 항구에서 울었던 그때를 본인은 도저히 잊지 못할 것 같다는 뜻인 듯 한 말들을.
그대루 당신에게 보여지어주고 싶을 만큼 이 사람은 그리 절박합니다.
이래두 믿기지가 않으며, 저 사람에게 아무런 마음이 들지 않습니까?
조금 이른 질문인 것 같아 우선 당신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중국 북부로 팔려 나가는 도중에 외곽 도로에서 불법 화물이 기승이기에 공안들이 검문을 한 것에 붙잡히어,
그 공안 놈들 차에 타고두 믿기지가 않고 이놈들도 한패 같아 여기서 기다리는 사람 생각에 정신을 놓구 차안에서 울었다는 것입니까?
하기사, 당신이 일단 정수연이라는 사람 만난 것부터, 그리 막 박하지만은 않고 아슬한 운명을 타고 난 것 같아 조금은 믿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왠 사내놈들에게 쫓겨가면서두, 그렇다고 또 붙잡히지는 않아 산골에 작은 과수원에서 업무를 돕고 돈을 벌고 있는 것입니까?
아, 놈들에게 쫓기면서 사는 것이 두려워 이쪽으로 도망 올 생각을 하고있는 중 이라는 게 사실입니까?
맞다면 그냥 정말 몸이나 숨기려고 연변이나 그런 곳에 박혀 살겠다는 뜻입니까, 아니면 절박한 그 사람 생각에 차마 더이상 그곳에 붙어있을 수가 없다는 뜻입니까?
만약에 전자라면, 더이상은 쫓기는 일 없이 이쪽사람 싹잊고 잘 살길 바라는 마음이고,
후자라면,
얼른 고민 그만하고 기다리는 사람 찾아가주어 너무 울어 불어터진 그 볼따구랑 마음, 어서 쓸어주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그럼 이만 여기서 그치도록 하겠습니다. 이제 슬픔없이 안녕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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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을 싸드는 손이 점점 멈칫댔다가, 빨라졌다가 반복한다.
찾아가면 반기어 줄까. 지금 간다면 혹시나 이 사람 반기어 줄까.
삼시 세끼를 처음으로 꼬박꼬박 챙긴 탓에, 이제서야 조금 살뚱거리는 손마디가 다시 바쁘게 움직인다.
"정말 가는것이디?" "네." "가면 챙기어 줄 사람은 있니."
맘 좋은 과수원 주인이 이리저리 챙기며 물어 준다. 챙기어 줄 사람, 있지요. 바쁘던 손이 멈추었다가 늙은 과부에게 웃어 주며 말한다.
"네,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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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연은 난간을 꽈악 붙잡고선 손을 파들파들 떨었다. 무언가 힘을 꽉 주어 세게 떨리는 것이 아닌,
그럴 힘도 없다는 듯이 바스스, 바스스 하며 위태롭게 떨린다.
"언니." "......"
답할 힘 조차 없어, 뒤를 돌아 보지도 못하고 바다에 눈을 둔 채,
약을 먹으라고 할 시간이 벌써 됬나 싶어 손을 내민다. 그 손에 어서 빨리 조약돌 같은 그 알들이 떨어지길 체념하고 있는데,
동생이란 아이가 손을 꽈악 잡아 온다. 그리도 내가 꼴 사나워 보였는가, 그래두 힘없이 웃음을 흘리고 동생이란 아이를 바라본다.
"오랜만이에요."
손을 잡아 온 사람은 동생이 아니었다. 손을 잡아 온 사람 얼굴이 여전히 희고 얍실거린다. 눈에는 뭔지 모르게 슬픔이 그득그득 하면서 입가는 비죽거리며 웃고 있다. 정신이 아뜩해져 입을 파들파들 떨었다.
별안간 눈에 씨뜨거운 눈물이 막 흘러나오구 다리에는 힘이 풀려 절절 떨리기 시작했다. 맞 잡은 손에도 힘이 풀릴 것만 같은데
놓지 않겠다는 마음인지 꽈악 다시, 다시 붙들어 온다.
그 사람 목덜미를 콰악 움켜쥐고 품에 안기어 울듯이 말한다.
"시발년, 못된 년.."
욕을 들으면서도 달갑다는 듯이 웃으면서 주저앉은 사람을 꽈악 안아들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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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건너어 간다는 것은, 아니면, 울음이 바다가 되어 아니면, 당신이 다시 돌아서어 건너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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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말 |
정말 정말로 황해가 끝났습니당 새드엔딩은 개ㅋ뿔ㅋ 팬픽에 새드엔딩은 있어선 안됩미당 아 그리고 책방에 보내달라는 분들도 계시는데 그럴까 생각도 해봤는데 원본에다가 수정하고 더해쓰고 덮어씌우는 바람에 원본이 없ㅋ어요.. 아 처음부터 복붙하면 되려나..
조만간 새픽을 들고 올까요 말까요ㅎㅎㅎㅎㅎㅎㅎㅎ 소재는 있는데 바빠서 못쓰고 있어요..
아무튼 허접한 글솜씨인데 소재랑 문체빨로 고퀄인것같아 보이는거 칭찬도 해주시고 열심히 봐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조만간 또만나요 안녕..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