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ㄲ ㅑ 전체글ll조회 1990l 3
   

   

   

   

   

   

   

   

   

   

  

   

[VIXX/콩총/택총] 그들의 일상 | 인스티즈  

   

  

   

  

   

   

   

   

   

   

   

   

   

   

   

   

   

   

   

   

   

   

   

   

   

   

   

1  

   

   

   

   

   

   

   

   

   

   

   

한가로운 토요일 오전, 바삐 돌아가는 선풍기 네 대가 틀어진 드넓은 거실에 세 남자가 벌러덩 누워있다. 원식은 차가운 바닥에 배를 대곤 엎드려있고, 그러한 원식의 허벅지 위에는 홍빈의 머리가 놓여있다. 조금 더 동떨어진 곳에는 이어폰을 꽂은 채 눈을 감고 누워있는 재환이 있다. 재환은 흥얼흥얼 노래를 따라 부르며 고개를 흔들었고, 그의 꽤 시끄러운 목소리에 짜증이 났는지 이마위에 손을 얹고 있던 홍빈의 미간이 찌푸려진다.  

   

   

   

   

   

   

   

누가 저렇게 노래를 못 불러, 잠도 못 자게 만들고.”  

   

   

   

   

   

   

   

이어폰 너머로 들려오는 홍빈이 잠꼬대를 하는 것만 같은 소리에, 재환은 눈을 뜨곤 슬그머니 부르던 노래를 점점 줄여나갔다. 옹알이를 하는 것 마냥 제 노래를 중얼거리던 재환은 몸을 벽쪽으로 돌리곤 결국 입을 열지 않았다. 그 상황을 지켜보던 원식은 그저 웃으며 눈을 감았다. 그것도 잠시, 제 허벅지에서 무언가 묘한 느낌이 들기 시작한다.   

   

   

   

   

   

   

   

이홍빈 가만히 있어 움직이지 말고.”  

   

   

   

   

   

   

   

아직 낮인데, 하고 싶어서 그래? 들릴 듯 말 듯 한 목소리로 말끝을 흐리던 원식은 고개를 뒤로 돌린 채, 손짓을 멈춘 홍빈을 힐끔 쳐다보았다. 원식과 눈이 마주친 홍빈은 씨익 웃곤 눈을 감고 다시 누웠고, 그런 홍빈을 보던 원식은 킥킥 웃곤 다시 잠을 청했다.  

   

   

   

   

   

몇 분이 흘렀을까, 재환은 벌써 잠이 들었는지 코를 골기 시작했고, 원식도 깊게 잠에 들은 듯 아무런 미동도 보이지 않았다. 전 날 밀려오는 피곤함에 일찍 잠에 들었던 홍빈은 아무리해도 잠이 오지 않았고, 옆에 있던 원식의 아이팟을 집어 들었다. 갤러리에 들어가 사진을 보다가 원식이 가장 많이 들었던 노래를 듣기도 하며, 하릴없이 멍하니 시간을 보내던 홍빈은 다시 아이팟을 내려놓았다. 그러곤 자세를 고쳐 누웠다.  

   

   

   

   

   

   

   

   

   

   

   

2  

   

   

   

   

   

   

   

   

   

   

   

얼굴을 원식의 탄탄한 허벅지에 묻고, 숨을 깊게 들이마시니 무릎 선까지 오는 원식의 트레이닝 바지에서 꽤 시원한 바다향이 홍빈의 코를 자극했다. 괜히 마음 한구석이 간질간질 거려왔다. 홍빈이 가장 좋아하는 향이었다. 며칠 전 다른 멤버 몰래 둘끼리 백화점에 갔을 때, 좋다며 원식에게 이 향을 추천했지만 기어코 저가 좋아하는 다른 향수를 샀었다. 자신도 모르게 환한 미소가 퍼진 홍빈은 새근새근 잠이 든 원식의 위에 꾸물꾸물 올라가기 시작했다.   

   

   

   

   

   

슬쩍 주위를 살피곤 홍빈은 팔에 기대어 잠이 든 원식을 두 팔로 바닥에 가두었다. 팔굽혀펴기를 하듯 원식의 위에 올라 탄 홍빈은 큼큼, 하며 긴장한 듯 헛기침을 하다 입술을 원식의 귓가에 대곤 뜨거운 숨을 내뿜었다.  

   

   

   

   

   

   

   

원식아, 있잖아.  

   

   

   

   

   

   

   

제 위로 올라오는 홍빈의 움직임에 이미 잠이 깨어 버린 지 오래였던 원식은 나긋나긋한 홍빈의 목소리가 들리자마자, 제 양쪽에 보이는 홍빈의 작은 손과, 얇은 손목을 잡아채었다. 홍빈은 그대로 원식의 등 위에 누워버렸고, 팔만 구부려졌다. 무언가 생각했던 것대로 되지 않았다. 원식이 놀라며, 한편으로는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을 뿐이었다. 그러곤 저에게 좋다며, 사랑한다며 매달리길 바랐던 홍빈이었다. 홍빈은 손을 덜덜 떨며 이게 아닌데, 하며 밀려오는 부끄러움에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  

   

   

   

   

   

   

   

원식은 자꾸 말려 올라가는 입가를 어찌할 줄 모르며 화난 듯 목소리를 낮게 깔았다. 홍빈의 귓가는 이미 붉어진지 오래였다. 평소 잠에 쉽게 들지 못하던 원식은 제 잠을 깨우는 것을 제일 싫어했고, 홍빈은 말을 더듬으며 그에 머리를 빠르게 굴려 변명거리를 찾기 시작했다. 그 때, 무언가가 재빠르게 머리를 스쳐지나갔다. 바로 이거였다.  

   

   

   

   

   

   

   

으응, 그냥 같이 운동 다니자고.  

   

   

   

   

   

   

   

   

   

   

   

3  

   

   

   

   

   

   

   

   

   

   

   

무슨 운동? 설마, 섹스?  

   

   

   

   

   

   

   

, 무슨 소리야. 역시 음란해 김원식. 홍빈은 장난을 치듯 원식을 놀리다, 잡힌 손을 빼내어 세게 손바닥으로 원식의 등짝을 내리쳤다. 듣기만 해도 부끄러운 단어를 가까이에서 들으니 더 민망해질 뿐이었다. 홍빈의 강한 스파이크에 윽, 하는 소리가 조용한 집 안에 퍼졌다.   

   

   

   

   

   

   

   

뭐야, 무슨 일이야? “  

   

그러게 그만 좀 패라니까? 원식이가 요즘 허리가 아프대-”  

   

   

   

   

   

? 아 뭐야, 학연이 형이 조용히 해주기로 했잖아요!“  

   

   

   

   

   

  

   

아아, 그랬나?”   

   

  

   

  

   

한 집에 사는데, 다 같이 알면 좋지 뭐-”  

   

   

   

   

   

   

   

아 진짜, 부끄럽게. 원식은 조용히 고개를 묻었고, 홍빈은 벙 찐 표정으로 곧장 원식의 위에서 내려왔다. 학연은 미안하다는 듯 씨익 웃곤 머리를 긁적이다 제 방으로 다시 들어갔다. 그 와중에도 재환은 잠이 깊게 들은 것인지, 아무런 미동도 없었다. 원식은 하아, 크게 한숨을 쉬곤 몸을 일으켜 제 방으로 들어갔고, 홍빈은 잠깐 생각을 하다 원식을 따라 방 안으로 들어갔다.   

   

   

   

   

   

원식은 잠이 깨어버려 작업을 하려는지 노트북을 키곤 헤드폰을 끼고 있었다. 눈을 비비곤 정신을 차리려는 듯 고개를 세차게 돌린 원식은 턱을 괴곤 무언가를 열심히 보기 시작했다. 홍빈은 자신이 온 것을 아는 것인지, 모르는 것인지 저를 보지도 않는 원식에 팔짱을 끼곤 문에 기대어 삐딱하게 쳐다보다 가까이 가 자리를 잡고 앉았다. 왠지 미안해지는 마음에 눈을 이리저리 굴리다 옆에 있던 큰 라바 인형을 만지며 무심한 듯 한마디를 내뱉었다.  

   

   

   

   

   

   

   

뭐야, 김원식 허리 아파?  

   

   

   

   

   

   

   

그래, 아프다. 원식은 홍빈을 잠깐 보곤 다시 화면으로 눈을 돌렸다. 삐진 것인지, 퉁명스럽게 대답을 하는 원식에 홍빈은 고개를 갸우뚱하다 입술을 잘근잘근 깨물기 시작했다. 붉은 입술에서 살짝 피가 새어나왔고, 홍빈은 갑자기 나는 피맛에 손으로 입가를 매만졌다. 손가락에 묻어나오는 피를 보던 홍빈은 조금 아려오는 입술에 미간을 찌푸렸다. 그 때, 갑자기 원식의 웃음이 터져버리고 말았다.   

   

   

   

   

   

   

   

귀여워 죽겠다, 정말.  

   

   

   

   

   

   

   

   

   

   

   

4  

   

   

   

   

   

   

   

   

   

   

   

우리 수박 먹을까?  

   

   

   

   

   

   

   

학연의 잔소리에 여섯 남자가 거실에 모였다.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땀이 나는 날씨에 다들 녹초가 돼있었고, 이마에는 송글송글 땀이 맺힌 지 오래였다. 수박을 먹자는 학연의 제안에 다들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고, 곧이어 학연은 사러 갈 사람을 정하자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어나던 학연과 택운과 홍빈을 제외한 세 남자는 모두 손에 큰 부채를 쥐곤 연신 부채질을 하기에 바빴다. 자리에서 일어난 학연은 더위에 찌든 것만 같은 멤버들을 보다 안타까웠는지 입을 살짝 내밀다 자자, 여기보세요, 하며 집중을 시키곤 입을 열었다.  

   

   

   

   

   

   

   

가위바위보 해서 진사람 두 명이 가서 아이스크림 여섯 개랑, 수박 한 통 사오는 걸로 하자.”  

   

불만 없지?”  

   

   

   

   

   

으응, 그러면 돈은요?”  

   

   

   

   

   

   

   

예상치 못한 원식의 질문에 학연은 머리를 긁적이다 아, 하는 소리와 함께 검지 손가락을 척 하곤 들어올렸다. 그러곤 곧장 방으로 들어가 버린다. 그에 킥킥 웃던 원식은 옆에 있던 홍빈의 배를 쿡 찔렀고, 홍빈은 찰싹 하곤 원식의 손 등을 때렸다. 재환은 선풍기를 독차지 하고 편안히 있는 택운에 찌릿, 하곤 곁눈질을 하다 옆으로 붙기 시작했다. 그러자 택운은 손으로 재환의 어깨를 옆으로 밀어버렸고, 재환은 바닥으로 나동그라졌다. 옆에 삐딱하게 기대어 있던 상혁은 재환의 아련한 몸뚱아리에 웃음을 참으려 고개를 돌렸고, 그 사이 학연은 다시 방에서 나왔고, 지갑을 꺼내보였다.  

   

   

   

   

   

   

   

, 여기 있지-“  

   

오늘은 내가 쏜다, 그니까 빨리 가위바위보하자.”  

   

   

   

   

   

우와, 형이 갑자기 왜 쏘는 거예요?”  

   

우리 몰래 스케줄 나갔었어요?”  

   

   

   

   

   

   

   

사실 수박 값은 매니저 형이 주고 가셨어.”  

   

그래도 아이스크림은 내가 사주는 거니까 다들 고마워 해.”  

   

   

   

   

   

   

   

그럼 그렇지, 홍빈은 해맑은 상혁의 질문에 꽤 뿌듯한 듯 대답하는 학연을 보곤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학연은 홍빈의 안타깝다는 표정에 인중을 찌푸렸고, 곧장 손을 들어올렸다. 그러곤 처량하게 누워있는 재환의 곁으로 가서 엉덩이를 툭툭 발로 차기 시작했다.   

   

   

   

   

   

   

   

재환아, 일어나.  

   

   

   

   

   

   

   

우리 수박 먹어야지, 아니면 너 혼자 갔다가오라고 시킨다- 나지막한 학연의 목소리에 재환은 벌떡 일어나 주먹을 쥐었다. 그런 재환을 보던 택운은 피식 웃곤 재환 쪽으로 선풍기를 살짝 돌렸다. 바람은 재환 쪽으로 불어가기 시작했고, 옆에서 느껴지는 재환의 시선에 괜히 머쓱해졌는지 헛기침을 하던 택운은 앞머리를 옆으로 넘길 뿐이었다.  

   

   

   

   

   

   

   

   

   

   

   

5  

   

   

   

   

   

   

   

   

   

   

   

가위 바위 보!  

   

   

   

   

   

   

   

학연의 갑작스러운 가위, 바위, 보에 원식과 홍빈은 주먹을 내었고, 학연과 재환은 보자기, 그리고 상혁과 재환은 가위를 내었다. 그렇게 수차례 해도 지는 사람이 나오지 않자, 학연은 하는 수 없다는 듯 셋, 셋 편을 갈랐고 곧이어 수많은 탄식소리와 함께 진 사람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 주인공은 바로 택운과, 재환. 택운은 잠깐 멍한 채 앞을 보다 두 볼을 쓰윽 문지르곤 방에 들어가 얇은 트레이닝 후드집업을 걸쳤고, 재환은 다른 때처럼 씨익 웃곤 제 방에 들어가 전신거울을 보며 머리를 다듬기 바빴다. 옆에 있던 알 없는 안경도 쓰고, 나름 멋있게 보였는지 이리저리 고개를 돌리며 제 얼굴을 보며 감탄을 하던 재환은 어느 샌가 말없이 옆에서 서있는 택운에 소스라치게 놀라버리고 말았다.  

   

   

   

   

   

그렇게 완벽하게 위장을 하고 엘리베이터에 올라탄 재환과 택운은 멍하니 숫자가 내려가는 계기판을 올려다보았고, 몇 초 지나지 않아 1층에 도착했다. 뚜벅뚜벅 먼저 긴 다리로 걸어가는 택운을 뒤쫓아 가던 재환은 가볍게 뛰어 택운의 옆에서 보폭을 맞춰가기에 정신이 없었고, 그렇게 겨우 슈퍼에 도착하자 꾸벅, 슈퍼아저씨에게 인사를 하는 택운을 따라 저도 안녕하세요, 하곤 해맑게 인사를 해 보인다.   

   

   

   

   

   

아이스크림코너는 음료수코너 옆에 있었고, 잔뜩 진열 되어있는 음료수코너에서 느려지던 택운의 발걸음은 아니나 다를까, 커피 쪽에서 멈추었다. 멈춰선 택운이 뚫어지게 보며 집어들은, 그러곤 만지작거리던 커피는 택운이 평소 즐겨먹던 모카라떼였다. 옆에서 택운을 보던 재환은 애써 커피를 내려놓으려는 택운의 등을 떠밀어 옆의 아이스크림 코너로 향하게 했고, 아이스크림을 담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도 택운의 시선은 커피에게서 떠나지 못했고, 멤버들의 주문대로 아이스크림을 고른 재환은 잠깐 무언가를 생각하는듯하다 멍한 택운의 이름을 불렀다.  

   

   

   

   

   

   

   

"택운이형!"  

   

   

   

   

   

"이거 들고 먼저 가있어요, 내가 저기 옆 가게에서 수박 사 갖고 갈게."   

   

"아니면 아이스크림 녹을지도 모르잖아요!"  

   

   

   

   

   

   

   

택운은 고개를 끄덕이곤 재환과 계산을 하고 먼저 숙소로 향했고, 재환은 곧장 옆에 있던 과일가게로 향하는 척 하다 뒤로 돌아 택운이 잘 가나보곤 다시 슈퍼로 들어갔다. 그러곤 손을 뻗어 택운이 들었다가 놓는 것을 반복한 커피를 두 개 집어 들었다. 물론 안쪽에 있는 시원한 걸로 말이다. 그리고 이리저리 눈치를 살피다 저가 좋아하는 가나다초콜릿도 한 봉지 집어 들고는 계산대로 향했다. 작은 검은 봉지 에 담긴 초콜릿과 시원한 커피를 보자 받고 좋아할 택운의 모습이 보이는 것 같아 재환의 입 꼬리는 저만치 올라가고 있었다.  

   

   

   

   

   

   

   

"형 혼자 왔네요?"  

   

   

   

   

   

"불쌍한 재환이형."  

   

   

   

   

   

"재환이형은 어디에 두고 왔어요?"  

   

   

   

   

   

"재환이는?"  

   

"말 좀 해봐 정레오-"  

   

   

   

   

   

   

   

   

   

그 사이 숙소에 먼저 도착한 택운은 아이스크림이 담긴 봉투를 거실에 내려놓곤 멜론 아이스크림을 꺼내어 봉지를 뜯어 손에 쥐었다. 입안에서 녹는 달콤한 멜론 맛에 기분이 좋아졌는지 택운은 옆에서 들려오는 멤버들의 질문세례에 대답을 하려는 듯 입을 열었다.  

   

   

   

   

   

   

   

"몰라- 먼저 가래, 아이스크림 녹는다고."  

   

   

   

   

   

   

   

순간 택운의 말소리가 들리자, 집안은 조용해졌다. 그 때 비밀번호를 누르는 소리가 들렸고, , 힘들어. 하며 칭얼대는 재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택운은 곧장 입에 아이스크림을 물고 재환에게 다가갔다. 한 손에는 커다란 수박이, 다른 손에는 검은 비닐봉지를 들고 무거웠는지 낑낑거리는 재환에게 다가간 택운은 수박을 받아들어 제 품에 꼬옥 안고 거실로 향했다. 그 사이 택운의 뒷모습을 보던 재환은 제 방에 검은 비닐봉지를 던져두곤 옷을 갈아입는 척 부산하게 움직였다.   

   

   

   

   

   

재환이 화장실에 갔다가 거실로 가자, 상혁이 빨리오라며 손짓했고, 재환은 특유의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택운의 옆에 앉았다. 택운은 재환을 힐끔 보더니 옆에 있던 큰 칼을 가지고 수박을 자르기 시작했고, 학연은 묵묵히 수박을 반으로 가르는 택운의 엉덩이를 톡톡 건드렸다.  

   

   

   

   

   

   

   

"역시, 운이는 뭐든 잘 하네-"  

   

   

   

   

   

   

   

택운은 학연의 손길에 잠깐 움찔하다 수박을 다 자른 것인지 손을 휴지에 문지르곤 쇼파에 기대었다. 택운이 반으로 가른 수박을 다시 원식이 조각조각 자르기 시작했고, 상혁은 제가 하겠다며 원식의 곁에서 떠나지 못했다. 원식은 결국 상혁에게 칼을 넘겨 주었고, 상혁은 한 조각 한 조각을 정성스럽게 자르기 시작했다.   

   

   

   

   

   

   

   

"이야, 혁아- 정글에 갔다 오기 잘했네."  

   

"진짜 반듯하게 잘랐다, 누구랑 다르게."  

   

   

   

   

   

   

   

말을 하곤 한 조각을 베어 문 홍빈은 저를 째려보는 원식에게 보조개를 보이며 환하게 웃어보였다. 웃는 얼굴에 차마 화를 낼 수 없었기에 원식은 팔꿈치로 홍빈의 허리를 찌르곤 똑같이 환하게 웃어보였다. 그렇게 둘은 다시 먹으며 싸우기 시작했고, 묵묵히 먹던 택운은 나머지 조각들을 자르던 학연의 입에 자신이 먹으려고 집어 든 수박을 물렸다. 학연은 오물오물 먹으며 고맙다며 택운을 기특하게 쳐다보았고, 그 옆에서 혼자 어색하게 껴서 먹던 재환은 무표정이던 택운이 살짝 웃는 것 같아 보이자 저도 기뻤는지 눈 꼬리가 휘어지게 웃으며 같이 웃을 뿐이었다.  

   

   

   

   

   

   

   

   

   

   

   

6  

   

   

   

   

   

   

   

   

   

   

   

그렇게 수박 한통을 다 먹어 갈 때 즈음, 배부른 듯 배를 두드리던 재환이 애매하게 몇 조각 안 남은 수박들을 처리할 좋을 방법이 떠올랐는지 입을 동그랗게 말은 채 바닥을 탕, 소리가 나게 크게 치곤 입을 열었다. 배가 불러 나른했는지 반쯤 누워있던 멤버들은 소스라치게 놀랐고, 재환에게 모든 눈들이 모였다.  

   

   

   

   

   

   

   

, 진짜 깜짝 놀랐네-”  

   

   

   

   

   

   

   

학연은 가슴을 부여잡으며 택운의 어깨에 기대었고, 택운은 조용히 학연의 볼을 옆으로 밀었다. 재환은 게임을 하자며 말꼬리를 늘이다 자리에서 일어나 멤버들을 지목하기 시작했다.   

   

   

   

   

   

   

   

나이 많은 사람들끼리 한 편하면 불리하니까, 제가 마음대로 팀을 짤게요!”  

   

으음, 택운이형, 혁이, 원식이가 한 팀!”  

   

그리고 저를 포함한 나머지가 한 팀, 어때요?”  

   

   

   

   

   

저는 싫어요, 형이랑 한 팀이잖아요.”  

   

   

   

   

   

오모오모, 무슨 소리야-”  

   

홍빈아 형이 다 먹어줄게, 기대해.”   

   

   

   

   

   

   

   

홍빈의 볼멘소리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재환은 먹고 남은 뒤처리를 할 사람들을 뽑자며 수박 빨리 먹기를 제안했고, 나란히 세 명씩 앉게 한 뒤 저도 자리에 앉았다. 그러곤 남은 수박 일곱 조각 중 여섯 조각을 가운데에 내려놓았다.  

   

   

   

   

   

   

   

게임은 세 명이서 돌아가는 걸로 해요 릴레이식으로요!”  

   

수박은 선착순으로 원하는 걸로 먹는 거예요.”  

   

다 먹고 휘파람 불어야 되니까, 준비하시구요-”  

   

   

   

   

   

   

   

진 팀이 정리하는 거 알죠? 재환의 말이 끝나자마자 다들 입을 크게 벌리기 시작 했고, 서로의 얼굴을 보며 웃음이 터져버리기 시작했다. 그 때, 재환이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럼 시작하는 거예요, , , 하나!”  

   

   

   

   

   

   

   

   

   

7  

   

   

   

   

   

   

   

   

   

   

   

   

   

학연 팀의 선발주자는 재환, 그리고 택운 팀의 선발주자는 택운이었다. 평소 느리게 먹는 택운이었기에 재환은 이길 것만 같은 기분에 시작하자마자가 아닌. 조금 느리게 한 입을 베어 물었다. 그런데 재환의 예상은 무심히도 빗나가고 말았다. 택운은 승부욕이 붙어서 그런지 엄청난 속도로 해치웠고, 그 모습을 보고 먹는 것도 잊은 채 벙 찐 재환은 옆에서 들려오는 홍빈과 학연의 재촉하는 소리에 다시 한 입 크게 베어 먹었다. 택운이 휘파람을 불 즈음, 원식은 수박을 눈으로 스캔했고, 원식이 수박을 한 입 먹은 순간 재환은 겨우 휘파람을 불었다.  

   

   

   

   

   

   

   

, 그렇게 빨리 먹을 줄 몰랐지-”  

   

   

   

   

   

   

   

재환이 머쓱한 듯 웃으며 머리를 긁적이자 다음 주자인 홍빈은 잠깐 한숨을 쉬곤 바로 먹기를 시작했다. 원식은 정말 평소처럼 속도를 내지 못했고, 그런 원식을 보며 아그작아그작 수박을 먹던 홍빈은 원식이 한입을 남겼을 즈음 휘파람을 불었다. 택운 팀의 마지막 주자인 상혁의 마음은 타들어갔고, 원식이 목에 수박이 걸렸는지 켁켁 거리며 겨우 휘파람을 하자 상혁은 마지막 남은 수박을 들곤 입에 앙, 하고 물었다.   

   

   

   

   

   

그에 먼저 먹기 시작한 학연 팀의 마지막 주자였던 학연은 다른 멤버들이 고르고 남은 굵은 수박을 반으로 갈라 단 네 번 만에 다 먹어치우고 말았다. 그 사이 상혁도 다 먹어치웠고, 둘 다 휘파람을 불기 직전의 상황이 되었다. 그런데, 택운 팀에 문제가 생겼다. 상혁은 휘파람을 불지 못했고, 그에 비해 학연은 너무나도 잘 불었기 때문이다.  

   

   

   

   

   

결국 학연 팀이 이겼고, 다들 숨이 찼는지 헥헥 거리다 수박 크기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역시나 뒤의 주자로 갈수록 남아있는 수박 크기에 대한 말이 많았다. 가장 첫 번 째로 학연의 불평이 시작되었다.  

   

   

   

   

   

   

   

내 꺼가 너무 굵었어, 어떻게 그걸 한 번에 먹냐-”  

   

   

   

   

   

그래서 두 개로 갈라서 먹었잖아요, 그럼 된 거지.”  

   

   

   

   

   

   

   

상혁은 진 것이 억울했는지 퉁명스럽게 대답을 했고, 그에 가만히 있던 재환과 원식도 한 마디를 거들었다.   

   

   

   

   

   

   

   

왜 우리 학연이 형한테 그래- 큰 거 같던데, 진짜로.”  

   

   

   

   

   

재환이 형, 지금 생각해보면 내 꺼가 제일 길었어.”  

   

굵고 길잖아, 내 꺼는.”  

   

   

   

   

   

그런가? 내 껏도 나름 굵었는데.”  

   

   

   

   

   

   

   

갑자기 가만히 듣고 있던 택운의 얼굴이 붉어졌고, 큼큼, 하는 헛기침소리만 거실에 맴돌았다. 그를 이상하게 여긴 다른 멤버들은 택운을 쳐다봤고, 택운은 멤버들의 뜨거운 시선에 화장실에 간다며 제 방으로 들어갔다. 택운이 들어가자, 역시나 귀가 붉어져 있는 홍빈은 남은 수박 한 조각을 먹으며 한 마디를 내뱉었다.  

   

   

   

   

   

   

   

크면 많이 먹고 좋잖아요, 조금 먹기 힘들어도.”  

   

입에 들어가면 다 똑같이 큰데요, 안 그래요?  

   

   

   

   

   

   

   

그렇게 홍빈도 제 방으로 들어갔고, 그 자리에 남은 상혁과 재환, 원식과 학연은 서로를 쳐다보며 어깨를 으쓱했고, 그 중, 상혁은 아! 하는 소리와 함께 실실 웃으며 방으로 들어갔다. 학연은 왠지 어색해진 분위기에 진 팀이었던 택운을 찾으러 방으로 들어갔고, 원식도 홍빈의 방에 들어가 버렸다. 재환 역시 방에 들어가자 곰곰이 생각을 하기 시작했고, 갑자기 옆에 놓여 진 검은 비닐 봉투를 발견했다.  

   

   

   

   

   

조금 시간이 흐르고 진 팀의 멤버들은 하나 둘 밖으로 나와 청소를 하기 시작했고, 재환은 그 와중에 수박 껍질을 주워 담던 택운의 손목을 붙잡고 제 방으로 향했다. 택운은 어정쩡한 자세로 재환에게 끌려갔고, 재환은 방의 문을 잠그곤 검은 봉지를 손에 쥐었다. 그러곤 커피 두 개를 꺼내어 양 손에 들었다.  

   

   

   

   

   

   

   

, 형아가 먹고 싶어 하는 것 같아서 사왔어요!”  

   

몰래 산거니까, 들키지 않게 먹어요-”  

   

   

   

   

   

, 진짜?”  

   

고마워 재환아-”  

   

   

   

   

   

   

   

택운은 살짝 웃어보이곤 제 손에 들려진 두 개의 커피를 주머니 깊숙이 넣었다. 재환은 그런 택운을 보곤 씨익 웃어 보이다 택운의 이름을 불렀다. 재환이 무언가 마음이라도 먹은 듯 손끝을 매만졌다.  

   

   

   

   

   

   

   

이리 와 봐요, 택운이형.”  

   

   

   

   

   

   

   

택운이 방을 나가려다 뒤로 몸을 돌리려는 찰나, 재환이 택운을 벽에 밀쳐 두 팔로 가두었다. 왜 요즘에 나랑 같이 안 있어요, 차학연이랑 있고. 재환의 낮은 목소리에 택운은 애써 재환의 시선을 피했고, 그에 재환은 귀여운 듯 저보다 살짝 작은 키의 택운의 머리를 어루만지다 살짝 입을 맞추었다. 그렇게 잠깐의 정적이 흐르고, 택운은 재환의 목에 팔을 두르곤 다시 입을 맞추려 눈을 감았다.  

   

   

   

   

   

   

   

재환아, 택운아 여기에 있어?  

   

   

   

   

   

   

   

그 때, 밖에서 학연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택운은 하는 수 없다는 듯 재환의 허리를 껴안았다. 재환은 제 어깨에 기댄 택운의 귓가에 사랑한다며 중얼거리곤 택운을 제 품에서 떼어놓았다. 그러곤 볼을 쓰다듬곤 손을 잡아채어 굳게 닫힌 방문을 열고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환하게 웃어보이는 재환이었다.  

   

   

   

   

   

   

   

   

   

   

   

   

   

   

   

   

   

   

   

   

   

   

   

   

   

  

ㄲ ㅑ 다음편은 소재를 주십셔 (굽신굽신)  

   

콩총택총다좋습니다(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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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08.66
헐짝가님...이러케 새벽에 심징어택하기 있기 없기??!?!?!콩총택총사랑해여ㅜㅜㅜ다씹덕터져ㅠㅜㅠㅠㅠ
9년 전
독자1
오모오모저도좋아해요ㅋㅋㅋㅋ앞으로도좋은글써주시길~저는달달물이좋더라고요
9년 전
독자2
저도 콩총택총 다 좋아요 ㅠㅠㅠㅠㅠㅜ
앞으로도 열심씨 써주세요 ㅠㅠ

9년 전
독자4
아아ㅏㅇ아아ㅏ아아오또카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달달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5
세상에ㅜㅜㅜㅜㅜㅜㅜㅜㅜㅠㅜㅜㅜㅜㅜㅜㅜㅡ아너무좋잖아ㅜㅜㅜㅜㅜㅠㅜㅜㅜㅜㅜㅜ귀여워ㅜㅡ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9년 전
독자6
콩도귀엽 택도 귀여뷰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으흨 너무 죠다요ㅠㅠㅠㅠㅍ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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