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약연애 01 |
아침이라 하긴 조금 이른 새벽, 너 징어는 울리는 알람에 눈을 뜨곤 부비며 일어나, 정말 가기 싫은데. 살짝 중얼거리면서 그래도 일찍 가면 덜 볼 수 있을테니까. 스스로를 위안삼으며 욕실에 들어가
빠르게 씻고나와 준비를 하고서 나가 회사로 출근해. 이제 막 떠오르기 시작하는 해. 일찍 나와서 그런지 러시아워는 겪지 않고 가뿐히 회사로 출근해. 사람들도 없겠다 먼저 가서 밀린 일부터 빨리 처리해야지, 싶어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려 문고리에 딱 손을 얹는데 안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징어는 얼음마냥 굳어버려
아, 자기야- 나 키스해줘. 응? 사람도 없잖아 CCTV로 다 찍혀. 이런데서 키스는 곤란한거 알면서. 아아, 자긴 너무 가린다니까? 그럼 우리 휴게실 가자! 아직 사람 없으니까, 응? 하여간 고집도, 나 일 밀려서 안돼. 이따 점심시간에 와 자기 너무해…맨날 일이 먼저지, 흥칫뿡이다. 알았어, 이따보면 되잖아. 그럼 자기 이따봐-
본의아니게 대화를 거의 다 들어버린 징어는 문 앞에 서서 어찌할 바를 모르다 열리는 문에 비켜서곤 고개를 푹 숙여. 마치 죄인 마냥.
아, 뭐야. 쓰레기네? 남의 대화나 엿듣고, 너 재활용할 가치도 없구나?
비웃는 여자의 목소리에 그저 대응도 하지 않고 고개만 푹 숙이고서 있어. 주먹을 쥐고서. 그런 너를 보던 여자가 킥, 하고 웃곤 널 어깨로 치곤 가자 그제서야 고개를 들고 그 여자를 바라보는 너. 어째 대응 하나 하지도 못해. 그도 그럴 것이. 그 여자는 상무님의 여자친구 였고, 상무님은 이그조 회사 회장님의 아들이고. 그리고 그 여자는 이그조 회사와 비등비등한 레드아이 회사 회장님의 딸이였거든. 서럽다. 입술을 질끈 씹으며 고개를 살짝 숙이곤 안으로 들어갔어. 부장인지라 상무님의 자리와 가까운 안쪽자리에 안고 네 짐을 대충 풀고서 컴퓨터의 전원을 켰지. 서류를 작성하다보니 시간이 흐르고 흘러 직원들이 들어와 그제서야 거짓으로라도 웃어주며 사람들에게 인사를 해줘. 일을 하다 보니 시간은 빠르게 흘러. 점심시간이 되자 사원들이 밥 먹으러 가자며 일어서는데 그 순간 문이 열리며 그 여자가 들어와. 상무님의 여자친구. 너는 너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어. 의상은 참으로 볼 만 했어 가슴이 푹 파이고, 치마는 보일듯말듯 아슬아슬하게 짧은. 얼굴 안 한 구석이 없네. 속으로 중얼거리며 살짝 웃자 기분이 상한건지 그 여자가 표정을 일그러뜨리더니 상무님에게 달려가서 안겨. 아니, 앵긴다는 표현이 더 적절하달까. 본인의 가슴을 막 문대는게 사람이 보기에도 역겨울 정도로. 다 알아, 나 때문인거. 최민호 상무님의 전 여자친구가 나였기 때문에 일부러 더 저러는거야. 우울해진 너는 상무님한테 몸이 좋지 않다, 말하곤 퇴근해. 돌아가는 길에 못 보던 바가 보여, 우울한데 저기서 달랠까… 싶어 안으로 들어가 이곳저곳 훑어보던 너는 갑자기 튀어나오는 두명의 인영에 깜짝 놀라
누, 누구세요! 안녕! 고객님! 우리의 첫 고객님이네? 반가워 반가워! 여긴 플래닛바, 새로 생긴곳이고 더불어서- 이런것도 하는 곳이지. 시끄럽게 굴어서 미안하군. 첫 개업이라 그런지 얘들이 신이 났어. 아…
곱슬머리를 한 강아지를 닮은 남자와 키가 엄청크고 예쁘장한데 목소리가 엄청 낮은 남자가 불쑥 나타나 인사를 하며 시끄럽게 굴자 그 둘을 뒤로 밀치며 노란색머리에 아까 봤던 키가 엄청 큰 남자보다 더 커보이는 남자가 나타나 네게 무슨 종이를 줘. 너는 직업병인지 바로 받자마자 읽어보고
계약…연애를…해…드립니…다?
맞아, 키가 제일 큰 남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내뱉어. 제대로 잘 읽었네. 설마 못 믿는건 아니지? 라 묻는 그 남자의 말에 너는 고개를 도리질 하며 아니라 부정해. 그러자 그 남자가 씨익 웃으며 네게 메뉴판 같은 것을 내밀어
말 그대로 계약연애, 남자도 12명 내에서 고를 수 있고 가격도 높지 않아. 그리고 지금 보아하니…남자친구랑 헤어진거 같은데.
딱 알아맞추는 남자의 말에 너는 눈이 휘둥그레 해진채 고개를 끄덕여. 무언가에 홀린 마냥. 아마 여기 들어온 순간부터 홀린게 아닐까, 생각도 들지만
어차피 다들 바텐더에 웨이터, 상담까지 죄다 겸하니까…사진보다는 글이, 글보다는 보는것이 백배 천배 낫겠지.
그러더니 품 속에서 작은 종을 꺼내더니 3번정도 흔들어. 그러자 이곳저곳에서 나타나는 나머지 9명의 남자들. 너는 어리벙벙한 마음에 눈을 동그랗게 뜨곤 바라볼 뿐이야. 꿈인걸까?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걸까?
얼굴도 어디가서 꿀리지 않을 외모, 한 기럭지 하시며 어디 모델이나 배우로 내놔도 손색이 없을 정도. 너는 직업병 탓인지 바로 스캔에 들어가다 고개를 휘휘 저어, 내가 모델 뽑으러 온게 아닌데. 고민스럽다는 듯 손가락 끝을 입에 물고 잘근거리자 왠 까맣고 졸려보이는 남자가 네게 가까이 다가와 네 손을 잡아
손, 이뻐야죠.
바로 화악 붉어지는 얼굴. 고개를 살짝 숙이고 어떡해야 할 지를 모르자 그럼 이렇게 하자는 듯 제일 큰 남자가 다시 입을 열어
그럼, 각자 돌아가면서 사귀어 봐. 첫 고객님인 만큼, 더욱 잘해줄게.
너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한채 고개를 끄덕이곤, 술도 마시지 않았는데 취한 기분으로 그 곳을 나와. 나오니 벌써 밤이야, 뭐 한 것도 없는거 같은데…비틀거리는 걸음이, 너의 기분을 대변하는 듯 해. 그렇게 너 징어는 너의 집으로 돌아가 쓰러지듯 침대에 눕곤 그새 잠이 들어. |
| 단하's |
헐...첫 시작이라 완전 똥망글...죄송해요 쓰다보면 정말 스위트한 로맨틱 코미디가 나오겠죠? 원한 건 이런게 아니였는데...Hㅏ....뒤죽박죽한 기분으로 스타트를 끊어서 이런건가요 마마 이젠 내게 대답해줘... 글에서 말했다 시피. 계약연애는 돌아가면서 사귀는 스토리고, 끝날때 마다 무언가가 하나씩 있을거예요. 누가 여러분이랑 이어질지는 모르겠죠. 그런게 썰의 묘미 아니랍니까 하하 늦은 밤, 특히나 힘든 월요일 밤, 좋은 꿈 꾸시길 바라며! |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인스티즈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