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약연애 02 |
피곤한 아침이야, 주말이니까 회사도 안 가겠다. 푹 늘어져 자려 하는데 계속해서 울리는 초인종 소리에 결국 일어나. 눈을 부비곤 문 앞으로 비틀비틀 걸어가서 버튼을 누르고 문을 열어. 삐릭,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려지고 그 앞에 서 있는건
"잠도 많다, 벌써 10시인데."
"…헐?…어?…헐."
씻지도 않고 자다가 문만 열었는데 보이는건 어제 제게 손, 이뻐야죠. 라 했던 까만 남자야. 깜짝 놀래 면전에 대고 문을 쾅, 닫아 버려. 밖에선 이해라도 했다는 듯 웃음소리가 들려와, 부끄러운 마음에 얼굴을 붉혀.
"30분 줄테니까 다 씻고 나와요."
"…어디, 라도 가요…?"
"날씨도 좋은데 첫 데이트 해야죠. 놀러가요. 우리"
아, 직격타. 물론 돈 내고 사귀는 계약연애란걸 알면서도 이렇게 설레는 걸 보니 여자는 여자인가. 너는 작게 한숨을 내쉬며 씻으러 화장실 안으로 들어가. 깨끗히 샤워하고 옷장에서 옷을 골라 입어. 첫 데이트라니까 치마 입어야 되겠지? 고민하다가 베이비핑크빛이 도는, 밑으로 갈수록 더욱 진해지는 그라데이션 셔링 원피스를 입어. 깊진 않지만 둥그렇게 옆으로 쭉 파인 넥, 요새 볼살이 오른거 같은데…이거 입는다고 볼살이 터질것 같이 보이진 않겠지? 작게 울상을 짓다 결국 그 옷을 입어. 추울지도 모르니까 가볍게 걸칠 하얀 가디건도 걸치고.
마지막으로 화장을 하려는데 시간을 보니 30분을 훌쩍 넘긴 상황. 놀란 너는 급하게 비비를 바르고 그 위 아이라인을 그리고서 입술만 바르고 급하게 백 챙겨들고 나와, 나와보니 벽에 기대어 살짝 눈을 감고 있는 그 남자. 진짜 조각같이 잘생겨보여 너도 모르게 손을 뻗어. 결 좋은 피부를 훑어내며 작게 내뱉어
"진짜 잘생겼다…"
"잘생겼으니까 뽀뽀."
"…에?"
"장난이고, 늦었으니까 뽀뽀"
하면서 네 입술에 자기 입술을 가져다 대곤 쪽, 소리나게 입을 맞춰. 당연히, 네 얼굴은 발개지고. 그런 널 보곤 웃음 짓는 그. 왠지 모르게 얄미워.
"뭐예요…부끄럽게"
"오늘부터 1일인데, 우리 연인인데
"…아, 진짜…"
"그러고보니 우리 통성명도 못했네. 나는 김종인인데 그쪽이름은 뭐예요?"
"…OOO예요. 말 편히 해요…"
"그래도 좋고, 아직도 부끄러? 징어 귀엽다"
자꾸만 설레게 하는 김종인에 늦은데다가 화장도 급하게 해 마냥 부끄럽기만 한 너는 고개를 푹 숙여. 그런 너를 본 김종인은 엷게 입꼬리를 올리곤. 네 얼굴에 손을 가져다 대 네 얼굴을 들어올려 자신의 눈과 마주치게 해
"자꾸, 고개 숙이면 바로 키스해버릴꺼야."
"…으으, 진짜 자꾸 부끄럽게…"
"튼, 놀러가자. 영화 보러 갈까?"
"…어어, 응. 영화 재밌겠다. 안그래도 보고싶은거 있었는데"
"어떤거? 연애의 온도?"
"아, 응응! 그거 보고 싶어. 이민기 완전…"
"씁, 이거 안되겠네."
"…어? 왜…"
"옆에 이민기보다 잘생긴 김종인이 있는데 한 눈 팔고, 안되겠다 오징어"
"에이, …그래도, 그래도. 응? 나 진짜 보고싶은데…"
"한 눈 팔지 않기, 약속."
"약속! 그럼 보러가자 빨리, 빨리."
본디 낯가림이 없어 금새 사귄지 오래된 연인마냥 급속도로 친해져 영화를 보러가는 너와 김종인. 가까운 거리라 버스를 타고 가. 물론 손은 꽉 잡고. 그래도 조금은 어색한지라 좀 신경쓰여 손가락을 꼼지락거리자 더욱 꽉 잡는 김종인에 작게 웃어보여.
"그래도, 다행이다…" "뭐가?"
"…안 떠올라서"
"떠올리지마. 나만 생각해"
아, 버스안에서 까지… 결국 빨갛게 익어버린 너징어의 얼굴. 어색하게 고개를 돌리며 창문 밖을 바라봐. 왜 이렇게 연애 처음하는 여자마냥 수줍고 부끄러운지. 모르겠어.
"다 왔다."
어느새 다 온건지 너 징어의 손을 붙잡고 내리는 종인. 들어가 영화표를 끊고 시간이 남은지라 카페에 앉아서 노닥거리는데 옆 유리창에 익숙한 누군가가 지나가. 잘못본듯 싶어 에이, 하고 넘기려는데 징어가 있는 카페안으로 들어와 먹을 것과 음료를 시키곤 징어의 옆자리로 와. 그 모습을 확실하게 본 너 징어는 굳어버리고. 따라 종인이 역시도 얼굴이 굳고.
"…나 봐."
"…"
"신경쓰지마. 지금 네 앞에 내가 있잖아"
네 손을 이끄는 종인에 간신히 고개를 돌려내며 억지 웃음을 지어보이는 너야. 그런 네 모습에 종인의 표정은 좋지 못해. 그리고 그런 너를 그제서야 봤는지 민호의 표정이 굳고 그 여자의 입꼬리가 한쪽만 올라가고.
"능력 좋다? 헤어진지 얼마나 되었다고 남자친구가 생겼네?"
"…"
말이 없는 네 모습에 그 여자가 가까이 다가와 네 귓가에 작게 내뱉어. 물론 그 소리는 종인이에게도 들렸지만.
"꼬리라도 쳤니? 아니, 같이 잤기라도 한거야? 천박한 년. 주제를 알아야지."
너 징어는 고개를 숙여. 더이상 자신이 없어. 입술을 꾹 깨물어, 그런 너 징어를 자신의 뒤로 숨기곤 앞으로 나서, 그리고 차게 내뱉는 김종인.
"제 여자친구입니다. 제가 사랑하는 여자고요. 그쪽은 그쪽 남자친구랑 좋은 시간 보내시죠. 그럼 저흰 이만."
가볍게 어깨로 밀치고서 너의 손을 꽉 잡아 붙들고서 그 카페를 나와. 고개를 숙이고 있던 더라 그 여자의 얼굴은 보지 못했지만 그렇게 말해준 김종인에게 고마움을 느껴. 계약연애인데.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요. 작게나마 중얼거려 보여.
"고개 들어봐."
"…"
"거봐, 이럴 줄 알았어. 영화는 글렀고 우리 그냥 집이나 갈래요?"
몰랐는데, 눈물이 흘렀나봐. 손을 들어 네 눈물을 닦아주곤 품에 안아 토닥여줘. 그 토닥임에 너도 모르게 울음이 더 터져 울어버리고.
"눈물이 이렇게 많아서 어떡하려 그래. 복수도 제대로 못하겠다."
그렇게 끅끅 거리고 울다가 차차 울음을 멈춰, 빨개진 눈가. 퉁퉁 부은 눈. 보여주기 싫은 너는 절대 얼굴을 보여주지 않으려 해. 그런 너를 안다는 듯 토닥이다가 손을 떼곤 네 앞으로 가 꾸부려 앉고 네게 등을 내밀어. 뭐냐는 듯 가만히 서서 바라보는 널 다 안다는듯이 손을 뒤로 뻗으며 말해
"엎혀요. 데려다 줄게."
목소리도 다 쉬어서, 그저 등에 엎히곤 고개를 끄덕여. 눈물 젖은 뺨이 등에 닿고 종인이 일어나 네 집으로 향해. 천천히 걸어가는 길에 바람이 부드럽게 불어.
"오늘 첫 데이트 완전 꽝이네,"
"…"
"너무 신경쓰지 말아요. 다음에 잘하면 되지"
"…"
"집 가서 씻고, 푹 자고. 그리고 잊어버리고"
"…"
"내일 봐요."
"…"
"그리고…"
빠르게 지나가는 오토바이. 소리가 시끄러워 말소리가 묻혀버렸어. 듣지 못한 터라 다시 물어봐.
"…방금 뭐라 했어?"
"아니, 아무것도 아냐. 피곤할텐데 어서 집 가자."
뭔가 있는거 같은데, 말을 해주지 않으니 알 수가 없어. 그렇게 찜찜한 기분으로 집으로 돌아가. 문 앞에서 널 내려놓고 가만히 서서 바라봐. 뭐냐는 듯 바라보는 너징어의 모습에 풉하고 웃음을 터뜨려
"아, 진짜 누난 울지 말아야겠다"
"…왜, 못생겨서?"
"아니. 눈 부었는데도 이뻐서."
"없는 소리. 근데 내가 왜 누나야"
"나 누나보다 나이 어린데"
"…잠시만 너 내 나이는 어떻게 알아?"
"계약하면 모든 정보가 와. 하여간 여기까지고. 어서 들어가. 들어가는거 보고 갈게"
"바로 집 앞인데 뭘…"
다시끔 계약연애라는 걸 떠올리게 만드는 종인의 모습에 너의 마음이 살짝 아파. 계약연애잖아. 너무 마음 주지 말자. 스스로 자책하며 손 인사 나누고서 안으로 들어가. 내일은 어떤 일이 생길까. 계약연애라지만 그런걸 잊을 정도로 즐겁고 설레는 마음에 자꾸만 기대가 돼. 씻으며 네 마음을 다스리려 노력해. 오늘 하루도 잘 보냈다. 스스로 위안삼으며 침대에 누워. 내일은 최민호와 그 여자를 보지 않으면 좋겠다는 그런 마음으로. 잠에 들어 |
| 단하's |
왜 맨날 끝은 잠자는 거죠? 라 물으신다면 제가 할말이 없습니다 하하하하 오늘따라 이상하게 계약연애는 삘이 아니네요...뭐죠...급전개...세륜급전개 꺼져줘요 제발... 소재는 좋은데 작가가 병맛퀄이라 안되나 봐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 한동안은 종인파트입니다! 순서는 상관없어요 엠케이 둘다 고전썰과는 다르게 소재만 잡고 내용은 생각하지 않고 들어가서 이상할수도 있으나 재밌게 봐주시는 독자님들은 다 제 사랑 머겅.s2 참고로 암호닉은 계약연애랑 고전썰 둘 다 동일시 합니다! |
| 댜릉하는 암호닉분들s2 |
2분독자 / 수수사탕 / 주작 / 꿈렌지 / 우쭈 / 초코푸딩 / 코끼리 / 구름 / 산딸기 / 책상 / 조커 / 잉잉잉 / 빠오즈 / 앙팡 / 산딸기 / 고백 / 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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