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 근처에 있는 남고에서 축제를 한다길래 야자까지 몰래 빠지고 집에 들러 옷을 갈아입고 축제의 장소로 왔다.
"이러면 우리 학교애인줄 모르겠지?"
"그럼. 지금 우리 옷이 얼마나 삐까뻔쩍한데."
이성열이랑 같이 다니니 나는 그렇다치고 이성열 땜에 눈에 좀 띈다는게 함정이지만.
옷스타일도 그렇고 큰키까지... 눈에 안 띄면 이상하지.
"근데 석식도 안 먹고 와서 배고프다. 우리 음식파는데 가서 뭐 좀 먹자."
"그래."
일단 야자를 빼먹으려 석식을 못 먹고 왔으니 배고픈 배부터 채워야겠다.
"어...?"
그런데 우리 옆에 누군가 온다.
"떡볶이 한 컵 주세요."
자세히보니... 평소 내 이상형이던 긴 생머리의 여자가 서있다.
"..."
게다가 얼굴도 이쁘고 다리마저 이쁘다.
"..."
아무래도 첫눈에 반한거같다.
"야. 남우현. 정신차려."
"어어...?"
하지만 이성열의 말에 정신을 차리고보니 그녀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아쉽다..."
"뭐가?"
"아무것도 아냐."
이럴줄 알았으면 인사라도 건내볼걸.
"어? 드디어 축제 시작된다. 가자!"
"응."
뭔가 너무나 허무하다.
◆
축제가 시작되면서 초대된 가수들의 무대를 본 뒤 이어지는 학생들 장기자랑 무대를 보다 화장실이 가고 싶어진 이성열에게 자리를 맡긴 뒤 화장실로 갔다.
"어라...?"
근데 남자 화장실에 아까 보았던 그녀가 있다.
남고라서 여자화장실이 없어 온건가?
"저기요."
"네...?"
일단 어찌된 일인지 물어보려 말을 걸었더니 꽤나 당황하는 모습을 보인다.
"혹시 남자세요...?"
"아... 그게..."
근데 자세히 보니 목젖이 보이는게 설마 남자...?
"설마..."
"저 남자 맞아요. 학교 축제에 여장대회가 있어갖고 애들 땜에 여장을 하게 되어서..."
설마 했는데... 하지만 이상하게 기분이 나쁘지 않다.
오히려 더 아까보다 설레인다.
"그렇구나. 그러면 이름이 뭐에요?"
"김명수요."
"아... 저는 저쪽에 있는 다른 학교에서 왔는데... 남우현이라고 해요."
그리고 어떻게든 놓치지 않으려 서서히 말을 걸었다.
"...나이는요?"
"고2이다만... 그쪽은요?"
"고3인데..."
근데 나보다 연상이라니 조금은 난감하구나.
"...초면에 이런말하면 그렇지만 저랑 사귈래요?"
"네?!"
그래도 놓치고 싶지 않아 바로 고백을 해버리니 아까보다 더 당황하는 모습이 꽤 귀엽게 느껴진다.
"아까 분식 파는데서 본 순간부터 첫눈에 반했거든요. 맘에 안 들면 거부해도 되니까 부담 갖지마요."
"...싫다고는 안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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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탑 노래 듣다가 떠올라 썼는데 망글 된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