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이것도 점점 끝을 달려가는데
내가 쓰려고 생각했던 이야기들을 쭉 생각하다가
이즈음에 한번 써야할거같아서 고민끝에 왔어
사실 나랑 오빠랑 이렇게 달달해보여도 우리도 남여사이고 어떻게 한번도 안싸우겠어
대신 우린 오래되기도 했고 그러니까 서로 이해하고 보듬는거지
근데 1주년을 한달정도 앞뒀을 때 우리가 잠시 헤어졌었어
특별한 계기가 있다거나 한건 아니었는데 뭔가 나의 마음이 문제다고 하면 맞겠지?
오빠를 정말 좋아하고 사랑하는데 어느 순간부터 그런 생각이 드는거야
이러다 이 오빠가 갑자기 떠나버리면 어떡하지?
물론 그때도 의심할 여지 없이 오빠가 잘해주고 표현도 잘하고 날 사랑해주는데
오빠도 그렇지만 나도 오빠가 나의 거의 모든면에서 처음이잖아 (그땐 여행전이니까 거의)
난 점점 오빠한테 더 많은걸 의지하게 되는데 내가 이렇게 기대기만 해도 되는걸까
우리가 사귄 일년 가까운 시간동안 많은 일이 있었고 그 시간들을 통해서 서로를 향한 믿음도 굳건해지고
서로를 이해하고 알고 이젠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생각을 알게될지경인데
그런게 무서운거야
내가 얘기한적이 있었나? 내가 여태 연애를 못한게 남자를 만날만한 상황도 아니었지만
내가 그다지 좋지못한 기억이 있었어
아빠가 정말 엄마를 많이 힘들게 했었거든
그런 모습을 보고 자란터라 20살이 될때까지 남자라면 질색하고 공대왔을때도 적응하느라 많이 힘들었는데
그때 도와준게 수정이 은지여서 그나마 빠른 적응을 했고 이렇게 오빠를 알게 되어서 많은 사랑을 받게 되었어
근데 오빠를 만나면서도 정말 어느 한켠엔 그런게 있었던거같아
언젠가 이 오빠가 날 떠나지 않을까
물론 오빠를 믿지 오빠를 못믿어서 하는말이 아니라 내가 이렇게 의지하는게 오빠에게 어느 순간 부담이 되면 어떡하지
여태까지는 그저 오빠가 보듬어주는게 좋아서 그렇게 기댔는데
내가 이렇게 기대다가 오빠가 한순간에 떠나버리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
솔직히 나도 알아 오빠는 그런 사람 아닌거
근데 22년동안 가져온 마인드가 1년만에 확 바뀌긴 쉽지않잖아
더군다나 아빠가 엄마를 힘들게 하기 전엔 아빠는 참 좋은 사람이었어
엄마에게도 잘하고 나에게도 잘하고 주변사람에게도 잘하고
그런데 어느 순간 사람이 확 변했어
어릴때여서 계기는 모르겠지만 어느 순간 사람이 변하더라고
그래서 오빠도 그렇게 변해버리면 어떡하나.. 정말 사람이 무의식이란게 참 무섭더라
이젠 오빠한테 사랑도 많이 받고 오빠가 나에게 믿음도 많이 보여줬는데 자꾸만 불안했어 행복한게
사람이 생각을 할때 그 생각을 하면 할수록 그 생각이 점점 커지잖아
특히 안좋은 쪽으로는 더
그래서 우울감이 날 아주 집어삼킬듯이 몰려왔어
난 이제 오빠없으면 정말 안될거같은데... 차라리 더더더 내가 놓기 힘들어지기전에 놓는게 옳지않을까
1년만에 내가 이렇게 변해버렸는데 조금 더 시간이 흘러 내가 정말 놓지 못하는 순간에 버려지진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컸지
그래서 내가 어느정도 선을 그어야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어
연애초반에야 그저 설레는 마음으로 만나기 시작했고 보통 연애 초반처럼 알콩달콩 서로에 대해 알고 이해하고 그러느라 바빴지
근데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 기대게되고 의지하게 되잖아
그러기 시작하면서부터였던거같아 불안해지기 시작한게
초반엔 마냥 좋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내가 자꾸 기대게되고 그러니까 너무 불안한거야
내가 전에 확신편에서 그때 오빠를 향한 확신이 섰다고 했잖아
근데 꽁꽁 숨어있던 마음이 비집고 나오면서 점점 내 머릿속에 비중을 늘려가더라고
그래서 점점 오빠의 연락을 피하기 시작했어
물론 그때도 학기중이라 바빠서 자주 연락을 하진 못했지만
꼬박꼬박 했던 아침 점심 저녁 톡마저 중간중간 안하게 되고 밤에 걸려오는 전화까지 피했어
오빠는 그저 그렇게 바쁘냐고 밥은 챙겨가며 하는거냐고 잠은 잘 자냐고 내걱정하기 바빴어
그럴때마다 난 또 고맙고 좋으면서도 불안하고....
그냥 선긋기 바빴지
그동안도 학교다니면서 아예 고백을 안받아본것도 아니었는데 남자친구가 없었던게
내가 선긋는게 너무 심했어 나 상처받을까봐
그래도 은지를 믿으니까 소개를 받았던거고 그러다 사귀게 된거고
사랑에 빠지기 시작했을땐 불안함보다 설렘이 너무 커서 몰랐는데
물론 계속 말했듯 좋지만 점점 내 미래에 자꾸 민석이오빠를 연관짓고있는걸 보고 불안감이 생긴거야
그냥 길게 말하고 설명할거 없이 불안했어 내가 상처받게될까봐
내가 계속 연락을 피한지 2주정도 됐을까 오빠가 슬슬 한계에 달하는지 오빠가 어느날 학교 끝나고 우리집 앞으로 찾아왔어
그때 내가 주말에도 바쁘다고 안만났거든
일주일즈음 됐을땐 오빠도 주말에 만나서 잘 달래줘야지 힘든일이 있나보다 생각하다가
주말에 못만난다 하고 그 다음주에도 계속 연락은 거의 안되면서 또 주말에 바쁘다고 하니까 내 상태를 보러 온거같아
마음이 힘들어서 찬열이랑 술한잔 하고 집에 가던 길이었어
수정이는 통학해서 오래 붙잡을 수 없고 오빠가 못해주는것도 아닌데 내가 힘들어하는거 보면 은지도 답답하고 그럴까봐 말도 못하고
터놓을 수 있는게 찬열이밖에 없었거든
찬열이한테도 딱히 말은 못하고 그냥 술만 진탕먹었었어
찬열인 사정은 모르고 애가 술을 들이 부으니까 말리기 바쁘고 그러다 내가 막무가내로 마시니까 결국은 포기하고
안주랑 물만 열심히 옆에서 챙겨줬어
그렇게 완전 취해서 박찬열한테 매달리다시피 집 가고 있는데 오빠가 우리 집앞에 있던거야
박찬열이 오빠 발견하고 어? 하더니 인사를 해
그제야 내가 오빠가 온걸 알고 박찬열이 인사한 쪽을 봤어
봤더니 오빠가 표정이 완전 안좋은거야
당연 안좋지 연락도 안되는 애가 이렇게 취해서 친구한테 매달려오는데
찬열이한테 날 건내받고 찬열일 돌려보낸 후 오빠가 날 붙잡고 집으로 데리고 들어가려고 했어
그랬는데
"아.. 오빠 나 괜차나 안자바죠두대"
혀는 잔뜩 꼬여서 오빠 손을 뿌리쳤어
오빠는 표정이 더 안좋아졌지 당연
그래서 뭐라고 하려다가 어차피 이렇게 인사불성인 애한테 뭐라 해봤자 득될거 하나 없다고 생각했는지
내가 뭐라하든 붙잡고 집으로 데려갔어
들어가서 날 침대에 앉히고 집을 둘러보는데 내가 그간 심리상태가 그모양인데 집 꼬라지가 멀쩡하겠어?
집 상태를 보고 오빠가 작게 한숨을 쉬더니 정리를 하기 시작했어
난 솔직히 그때 술은 좀 깨는데 잠이 막 쏟아져서 눈뜨는것도 힘들고 오빠는 집에 보내야겠고 해서 눈을 억지로 뜨려고 하고 있었다?
그걸 또 본 오빠가 그냥 자라고 뉘여주려는데 내가 또 한번 오빠의 손을 잡았어
결국 화가 많이 난 오빠가 나한테 그러는거야
"ㅇㅇ야 오빠한테 뭐 화난거 있어? 오빠가 뭐 잘못했어? 말을 해야 오빠가 알지 너 또 이러면 오빠 속상하잖아"
아마 100일즈음 내가 종일 잠수탔던게 생각났었나봐
하긴 그때나 뭐 별반 다를건 없었지 연락 거의 안되고 그랬으니까...
근데 내가 말을 안하고 가만히 있으니까 오빠가 자고 내일 얘기하자면서 날 다시 뉘이려고 했어
근데 또 내가 손을 잡으니까 오빠가 정말 화가났는지 표정이 여태 본 표정중에 제일 안좋은거야
연애 초반에 내가 오빠한테 거짓말하고 술먹었을땐 내가 취해서 오빠 표정을 못봤지만 아마 그때랑 비슷했지않았을까
"ㅇㅇㅇ"
오빠의 부름에 고개를 들고 오빠를 보다가 머릿속에 둥둥 떠다니는 말들을 하나하나 뱉었어
"오빠 솔직히 말할게 나 요즘 그렇게 안바빠 근데 오빠 연락 일부러 피했어"
"......"
"근데 나 오빠 싫은거 아니야 여전히 좋아 아니 오히려 하루하루 더 좋아져 어떻게 걷잡을 수도 없을만큼"
가만히 서서 날 내려다 보는 오빠의 눈을 피하지않고 쳐다보면서 계속 말을 이었어
"근데 나 그게 무서워.... 그러다가 오빠가 떠나면 난 그땐 어떡해"
"ㅇㅇ야"
"알아 오빠가 안그럴거라는거 근데 나 자꾸만 무서워 점점 오빠한테 더 많이 기대게 되고 내 미래에 자꾸 오빠가 떠오르는게 난 무서워"
날 끌어안으려고 하는지 오빠가 양 팔을 뻗어오는데 내가 가만히 그 손을 꼭 붙잡았어
그리고 다시 고개 들어서 오빠를 쳐다봤어
"항상 오빠한테 고마워 이렇게 나 좋아해주고 이뻐해줘서... 오빠가 나의 거의 모든 면에서 처음인게 난 너무 좋아
근데 그래서 무서워 자꾸 마음이 커져서... 여전히 오빠가 좋아 계속 좋아져 근데 무서워"
오빠도 대충은 내 얘기를 알고 있어서 이해하려하더라고
내가 그 시간속에서 힘들어했던걸 아니까
"오빠가 널 이렇게 좋아하는데... 얼마나 더 널 보듬어줘야 너가 더이상 안아플까... 내가 싫어서 힘든게 아니라 좋아서 힘들어하는 널.. 어떻게 해야할까"
"오빠.."
"오빠가 더 많이 사랑해주고 이뻐해줄게 너가 더이상 불안하고 무서워하지않게 오빠가 더 많이 너 옆에 있을게
난 안떠나 나도 이제 너 없는 미래 상상 못해 단 한순간도"
오빠 얘기 들으면서 쿵쿵쿵 뛰던 심장이 점점 안정되는것 같았어
근데 내 머릿속에서 떠나지않는 단어가 있었어
계속 고민했지 내가 이 말을 해도 되는걸까
지난 2주간 단 한순간도 떠나지 않았던 말인데 해도 되는걸까
오빠는 내가 좀 진정된거같아서 가만히 머리를 쓰다듬는데 내가 결국은 말했어
"오빠 우리 헤어질까?"
난 결국 선긋기를 선택했어
하트 |
머릿속이 복잡해서 이게 뭔 글인지도 모르겠네요...ㅎ 햄보칸 민석이네 보고싶은데 이런글 쓰려고 하니까 머리가 말을 안들어여... 워더들 한주가 새로 시작됐어요 다들 좋은 하루 보내시고 곧 또 봐여 항상 내가 사랑하는거 알죠? 보고싶다 내꺼들..ㅠㅠㅠ 항상 댓글 고마워요 보고싶어요 하트 (우울한거 쓰니까 축축 쳐져서 사담이 이따군거 안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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