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오늘 알게 된 사실인데 카이는 귀를 만져주는 걸 좋아한다. 마음에 안 들면 입을 대빨 내밀고 꼬리를 움찔 거리는 카이가 귀만 만져주면 언제 삐쳤냐는 듯 무릎을 베고 가만히 누워서 꼬리를 좌우로 팔랑 거린다. "카이, 내가 귀 만져주는 거 좋아?" "아닝." 단호박을 처 먹었나. 카이의 귀를 만지던 손을 떼 팔짱을 끼고 티비로 시선을 돌리니 카이가 손으로 내 허벅지를 툭툭 친다. 뭐. 나, 나 만져조. 시룸. 카이의 꼬리가 쇼파를 팡팡 치기 시작했다. 억울한 눈으로 나를 쳐다보는 건 보너스. " 망져조! " " 시룸. " " 뭉어버릴 거야! " " 아, 짱ㅡ 시룸. " 유치하기 짝이 없는 주인과 늑대의 대화다. 카이는 주인님의 멍뭉이, 밥 안 주면 뭉니다! (카멍뭉) Written by, Aau 카이가 이 집에 온지도 벌써 한 달이 넘었다. 그 한 달 사이에 카이는 부쩍 컸는데, 몸이 컸다기 보단 느낌이 많이 달라졌다고 해야 하나. 그래도 아직 발음이라던가, 지 밖에 모르는 철없는 성격은 여전하다. 전자는 그렇다 쳐도 후자는 어떻게 장담하냐고 묻는다면. " 카이, 씻자. 어디있어. " " ..... " " 카이? " " 카이는 오늘 씻고 싶지 않대. " 그래. 바로 이거. 씻자고만 하면 어딘가에 숨어서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다. 숨을 곳이야 쇼파 밑, 장롱 안 이지만 그 안에서 죽어도 나오지 않으려고 아주 생쇼를 떠는데 매주 토요일마다ㅡ매주 토요일은 카이를 씻기기로 나 혼자 다짐한 날이다ㅡ 기운이 빠져 죽을 것 같다. 고양이 과는 두달에 한 번도 괜찮다던데 이 놈의 멍뭉이 시끼, 날 힘들게 하는 너란 시끼. " 얼른 씻고 간식 먹자, 카이. 어? " " ..... " 카이는 반응이 없다. 결국 난 쇼파 밑에 꼬리를 삐죽 내밀고 숨어있는 카이의 꼬리를 잡았다. 카이가 발작하듯 움찔 거리더니 크릉. 뭉거야! 뭉어버린다구 했어! 내가 그 소릴 한 두번 듣나. 무시하고 카이의 꼬리를 있는 힘껏 잡아당기니 카이가 조금씩 쇼파 밑에서 모습을 보인다. " 시러! 시러! 이거 놔! 시러! " 어휴 저 늑대놈의 앙탈. " 싫어요! 앙대요! 뭉거예요! " 잉? " 하지 마세요! 카이는 싫어요! " 뭐지 성폭행 범이 된 이 기분은. " 호루라기 불 거야!! " 아. 기분이 아니구나. 나 지금 진짜 성폭행 범이 된 거였구나. 아무래도 이제 티비는 자제시켜야겠다. 이 쌍노무 늑대 시끼. 카이는 주인님의 멍뭉이, 밥 안 주면 뭉니다! (카멍뭉) 카이는 사춘기가 온 것 같다. 아까는 나를 성폭행 범으로 만들어서 당황시키더니 이번엔 자기 혼자 씻을 수 있다며 앞으론 자기가 씻겠다고 나를 당황시킨다. 저번 주 까지만 해도 씻기만 싫어했지 이러진 않았는데... 아들 키워봤자 소용 하나 없다더니 내가 지금 딱 그 꼴이다. 카이가 씻으러 간 지금, 나는 오랜만에 맛보는 자유에 수첩을 펼쳤다. 요즘 내가 자유 시간에 하는 일은 카이 육아 수첩 작성인데 지금까지 써둔 내용은 이렇다. 이름 카이. 개월 카이 얘기를 들어보니 대략 13개월. 좋아하는 것, 밥과 만져주기. 싫어하는 것, 씻기. 특이사항, 아직 없음. 나는 아직 없음이라 적은 부분 밑에 13개월, 사춘기 시작 됨 이라고 조그맣게 적어넣었다.
![[exo/카이] 카멍뭉E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d/9/d/d9defdca5bf46ab4afe9ce38329fac39.gif)
카이가 성장했어요! 처음 이 글을 썼을 때 짧게 길게 쓰자 다짐했었는데 그럴 수 있겠죠 목표는 Z까지 입니다 Z를 넘게 되면 시즌2가 있으니까요 그 때 까지 같이 갑시다 독자님들 그리고 제 코엔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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