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sickness
written by. Thames
"백현아, 나는 네가 나한테 얽매이지 않았으면 좋겠어."
".........."
"그만 만나자."
".........."
***
나는 아직도, 너의 꿈을 꾼다. 너의 품에서 잠을 자고, 너의 품에서 숨을 쉬고, 너의 품에서 꿈을 꾸던, 그때를 꿈꾼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채소들을 씻고 식사를 준비했다. 혼자 살고 있지만 식사는 꼬박꼬박 먹는게 습관이 되서. 사실은 혼자살게된지 얼마되지 않았다. 저번 동거인이 식사를 꼬박꼬박 하는 사람이어서, 식사는 배가 고프지 않아도 꼬박꼬박 하는것이 일상이 되었다. 채소와 과일을 버무려서 샐러드를 만들고, 누군가가 굉장히 좋아했던 고구마 맛탕을 만들고, 마를 갈아서 꿀을 태우곤 주방의 테이블 위에 올려두었다. 사실, 해둬도 먹을 사람은 없다. 왜냐하면, 그 사람은 이제 이 집에 살지 않기 때문이다. 식사준비를 하며 수저를 테이블에 놓았다. 왜 수저가 한 벌 밖에 없지, 그럼 다른 한 사람은 못먹는데. 부산스럽게 선반을 뒤지던 나는 이내 팔을 툭 떨어트렸다. 밥을 먹을 사람은, 나 혼자다.
갑자기 왜 그런 말을 하는지는 잘 몰랐다. 평소대로 우리는 한 침대에서 일어나서, 한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고, 한 소파에서 TV를 보고있었다. 갑자기 뒤에서 나를 안아오는 그의 손길에 당황했지만, 이내 그의 손 위로 내 손을 포갰다. 그는 그날따라 굉장히 심란한듯, 한참을 그러곤 있다가 운을 뗐다. 헤어지자. 요즘 피곤하더니 헛것이 들리네.
「헤어지자, 백현아.」
「....왜 그래, 내가 뭐 잘못했어...?」
「아니야, 백현아 너 잘못한거 없어.」
「근데, 근데 갑자기 왜 그래.」
예고도 없이 그런 말을 해 오는 박찬열이 너무 미웠다. 눈물이 핑 돌아서 입을 제대로 뗄 수가 없었다. 갑자기 왜 나랑 헤어지려고 해.
「백현아, 나는 네가 나한테 얽매이지 않았으면 좋겠어.」
「..........」
「그만 만나자.」
「..........」
그 말을 마치고 박찬열은 내 이마선을 따라서 입을 맞췄다. 헤어지는 순간까지도 나의 얼굴에 입을 맞춰주는 박찬열이 너무 잔혹하다고 생각됐다. 차라리 욕을 하고 질렸다고 하면 화라도 낼수 있잖아. 끝까지 멋있는 척을 해 박찬열 주제에. 그렇게 박찬열은 나에게 이별을 고했다. 그리고 한 달이 지난 지금, 나는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집 밖은 최대한 나가지 않고 있다. 어딜가던 박찬열과 가지 않은 곳이 없다. 첫키스했던 공원, 무섭다고 울면서 그에게 전화했던 골목길, 항상 함께 장보러갔던 마트, 그가 곡을 쓴다고 하루종일 앉아있던 카페테라스까지 그의 모습이 안 겹쳐지는 곳이 없었다. 약간의 공황장애를 앓는듯했다. 무서웠다. 혹시라도 그와의 추억을 떠올리고 거리에서 울게될까봐, 나도 모르게 그의 핸드폰번호를 눌러 전화를할까봐. 그에게 울면서 매달리게 될까봐 무서웠다.
생각을 하면 할수록 박찬열이 보고싶어졌다. 침대에 누워서, 찬열이를 생각하면서 그의 체취가 묻은 베개를 꼭 끌어안았다. 박찬열 향기난다. 설움이 북받쳐올랐다. 보고싶어, 안기고 싶어, 찬열이 보고싶어. 예전에는 이렇게 누워있으면 나 안아줬잖아. 안 외롭게 해준다며, 내가 외로우면 언제든지 와서 안아줬잖아, 혼자있기 싫다고 했잖아. 근데 왜 나 혼자 두는거야. 침대에 몸을 웅크리고 누워서는 찬열이의 베개를 적시기 시작했다. 너 네 물건 더럽히는거 싫어하잖아, 내가 네 베개 더럽히고 있는데 왜 아무 말도 안해줘? 빨리 와서 화라도 좀 내. 내 머릿속에 있는 찬열이는 항상 다정하고, 나만 위하고, 달래주고 안아주고. 다정했던 찬열이의 모습을 떠올리며 잠이 들었다. 그 날 꿈에는 고등학교 때의 박찬열이 환하게 웃고 있었다.
두 눈은 부어서 제대로 떠지지도 않았고 감기기운이 있는지 머리도 띵하게 아파오기 시작했다. 감기기운이 더욱 심해지기 전에 약이라도 사올까 싶어서 밖으로 나갈 준비를 했다. 약국, 항상 내가 아플때마다 박찬열은 문을 연 먼 약국까지 뛰어갔다 오곤 했다. 또, 박찬열생각 시작이네. 이제 지쳤다. 나는 한 손에 우산을 들고 현관문을 벌컥 열었다. 밖은 비가 오고 있었다. 무언가가 현관문을 가로막고 있어 문이 제대로 열리지를 않았다. 뭐지, 광고물인가? 물체의 정체를 파악한 나는 아연실색하며 그를 안아들었다.
"찬열아!!!! 찬열아, 흐읍, 찬열아...!!!"
새파랗게 질린 박찬열이 내리는 비를 맞으며 문에 기대어 서 있었다. 찬열이를 끌어당겨 품에 안았다. 몸이 얼음장처럼 차가워서 나까지 추워지는 기분이었다. 덩치는 또 얼마나 큰지 집 안으로 들이는데에만 오랜 시간이 걸렸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 젖어서 입술은 파랗고 얼굴은 하얬다. 핏기라고는 찾아볼래야 찾아볼수도 없었고. 못본 사이에 좀 마른것 같기도 하고. 속상하게. 찬열이를 침대에 눕히고 욕실로 들어가서 욕조에 물을 받기 시작했다. 따뜻한물, 찬열이가 감기에 걸리면 어떡할까 싶어서, 욕조에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따뜻한 물로 반 이상을 채웠다. 흰 셔츠와 수트팬츠를 벗겨내고 드로즈 차림으로 찬열이를 욕조 안에 눕게했다. 다행히도 아직 의식은 있는지 부축하는 내 허리를 감싸고 직접 걸어온걸 보면 그렇게 심한것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찬열이의 머리위에 뜨거운 물을 계속 부어주고 거품을 내서 몸 구석구석을 닦아주었다. 물로 깨끗이 온몸을 헹구고 마른 수건으로 몸을 감싸고 침대에 눕히고, 샤워버터를 몸에 발라주곤 콘솔에서 감기약을 찾기 시작했다. 아, 감기약, 나도 사러 나가던 중이었는데. 찬열이를 다 씻기고 눕혀놓으니까 갑자기 내 머리도 지끈거리면서 아파왔다. 찬열이의 옆, 원래 함께 잠을 자던 그 자리에 앉아서 찬열이의 마른 뺨을 쓰다듬었다. 까칠해진 얼굴이 나를 더 속상하게 만들었다. 찬열이의 가슴팍에 얼굴을 묻고, 지끈거리는 머리를 만지며 잠시나마, 옛날의 그 꿈을 다시 꿀 수 있을것만 같아 기뻤다.
***
눈을 떠보니, 찬열이는 침대에 없었다. 시트는 제대로 각이 잡혀서 잘 정돈이 되어 있었고 이불은 내 가슴까지 잘 덮여있었다. 문득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혹시 그게 꿈이었을까, 찬열이는 내가 만들어낸 허상이었을까. 눈물이 났다. 미쳤어, 변백현. 망상까지 하고. 코 끝이 시큰거리면서 눈물이 뚝뚝 흘렀다. 그와 헤어지고 처음으로 소리를 내서 펑펑 울었다. 예전에는 이렇게 울면 찬열이가 달래줬는데, 찬열아. 그렇게 10분을 울고있었는데, 정말 마법처럼, 내 앞에는 한 손에 약봉지를 든 찬열이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놀란 눈으로 침실 문을 열고 침대로 걸어왔다. 백현아, 왜 그래. 아파?
"흐윽, 찬열아, 찬열아, 흑,"
"응, 백현아 이리와."
"우윽, 찬열아, 박찬열,"
"나 여깄어, 이리와 빨리 와."
찬열이는 침대 머리맡에 약봉지를 내려다두고 침대에 앉아 나에게 두 팔을 벌렸다. 나는 서러워서 이리 와서 안기라는 찬열의 말을 무시하고 계속 침대 한 가운데에서 울기만했다. 결국 찬열이가 침대 위로 올라와 제 허벅지에 나를 앉혔다. 왜 울고 있어, 울지마 뚝해. 스물셋이나 먹고 울면 좋아? 나의 이마에 제 이마를 대고 말하는 찬열이의 이마도 여전히 뜨거웠다. 찬열의 생일선물로 사뒀던, 하지만 주지는 못했던 셔츠를 입고, 팬츠를 입고 박찬열은 내 앞에 건재했다.
"왜, 왜왔어, 나 차버리고 갈땐 언제고, 왜 왔어,"
"백현아,"
"흑, 왜왔어,"
"나 혼자는 안되겠어서, 그래서 다시 왔어."
찬열이는 나를 고쳐안으며 파리한 안색으로 입을 열었다. 아직도 너 사랑해. 헤어지자는 말 할때도, 사랑하고 있었어. 미안해, 백현아 아프게해서.
"나는, 네가 더 많은 사람들과 만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
"혹시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보지 않아서, 그래서 나랑 있는것을 선택한건 아닐까 생각했어."
".........."
"근데, 그런거 다 필요없더라. 내가 힘들어."
"....바보야..."
내 목덜미에 얼굴을 묻는 박찬열은 아마도, 우는것 같았다. 내 티셔츠가 축축하게 젖어들어가고 있었다. 미안해, 미안해, 백현아, 미안해. 사랑한다는 말과 미안하다는 말을 반복하며 박찬열은 나의 입에 길게 입을 맞췄다. 혀가 이리저리 얽히고 둘 다 감기기운이 있는지라 골이 울렸지만, 찬열이는 입맞추는것을 멈추지 않았다. 한달의 시간을 보상하겠다는듯, 또는 보상받겠다는듯 미친듯이 입을 맞췄다.
나는 여전히, 너의 꿈을 꾼다. 너의 품에서 잠을 자고, 너의 품에서 숨을 쉬고, 너의 품에서 꿈을 꾸는, 지금을 꿈꾼다.
익인님 진짜 죄송해요....아진짜 제가 뭐라 드릴말씀이 없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
징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학원이 10시에 딱 마친거예요ㅠㅠㅠㅠㅠㅠ
그래서 집에 오니까 열시 조금 넘고 그래서 똥퀄이에요ㅠㅠㅠㅠㅠㅠ 30분정도밖에 못써서ㅠㅠㅠㅠㅠㅠ
아오ㅠㅠㅠㅠㅠㅠ내용구상도 완벽하게 해주셨는데 이따위로 만들다니...하....ㅠㅓㅇ너ㅣ러제러ㅣ나얼제ㅑㄹㄴ
죄송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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