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어김없이 성규가 놓는 주사가 아니면 맞지 않겠다며 난동을 피워놓았다. 언제까지 이럴래, 어? 높아진 성규의 목소리에 겁먹은 우현이 울음을 터뜨리고, 머리 끝까지 화가 난 성규는 우현을 달랠 생각도 않고 병실을 나와버렸다. 어렸을 때 상처를 받아 대인기피증이 있는 아이란 걸 알지만, 그렇다고해서 언제까지고 성규가 우현만 보살펴줄 수는 없었다. 병원에 환자가 우현 하나도 아니고. 복잡한 심정과 울던 우현의 모습이 엉킨다. 어찌되었든 우현을 달래주긴 해야할 것 같아 머리를 거칠게 헝클고서는 다시 병실로 발걸음을 옮기는데 별안간 우현이 폭삭 안긴다. 잘못했다며 엉엉 우는 우현에 가슴이 먹먹해져온다. 조그마한 우현을 번쩍 안아들어 울지말라며 토닥토닥해주니 더 크게 울어버린다. 화를 낸 건 처음이라 놀라기도 하고 무섭기도 했나보다. 등을 쓸어주며 다시 병실로 데려갔다. 잠깐 앉아있으라고 한 후, 주사놓을 준비를 해서 왔더니 흠칫 놀라며 팔을 뒤로 감춘다. 그래도 성규가 제 옆에 와서 앉으니 순순히 시키는대로 한다. 피를 닦아주며 한바탕 잔소리를 늘어놓고, 반대팔에 주사를 놓아준다. 오른팔이라 불편하다며 칭얼대보지만 돌아오는 건 성규의 매서운 눈초리뿐이었다. 깨갱해서는 입을 꾹 다문다."우현이 너 환자복 그만 입으려면 주사바늘 뽑으면 안 된다고 했어,"".....환자복 그만 입으면, 선생님 못 봐서 싫은데."나지막히 중얼대듯 뱉어진 말에 생각한다, 어쩌면 우현도 저와 같은 마음일지 모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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