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적막한 복도를 울리는 루한의 목소리에 막힘없이 걸음을 옮기던 민석이 멈칫했다. 끈질긴 놈, 잇새로 비집고 나오려는 욕을 씹어 삼키고 루한을 향해 뒤돌아 섰다. 더 신경을 거슬리게했다간 루한이고 나발이고 천장에 꽂아버려야겠다는 생각을 한 민석이 말 없이 루한을 노려봤다.
"무슨 약점 잡혔냐? 그 놈들이나 너나 왜들 서로 그렇게 감싸고 돌아."
왜, 고고하신 왕자님이 뒤라도 대줬냐? 잔뜩 비아냥거리는 목소리에 곧바로 심기가 완전히 뒤틀려버린 민석이 주먹을 세게 말아쥐었다. 그에 반해 루한은 지루하던 말싸움이 재미를 더해가고 있는것을 느꼈다. 시종일관 무시와 무표정으로 대응하던 김민석이 분을 주체하지 못하고 제 앞에서 숨만 몰아쉬고 있는 꼴이라니. 슬리데린 왕자님이라고 해도 저한테는 그저 손바닥 안에서 놀고있는 것에 불과하다고 치부한 루한이 한껏 조소를 띄웠다. 김민석도 이름만 날렸지 실상은 별 것 아니였다는 위치적 우월감이 루한을 휘감았다.
"그 잡것들한테 박히니까 좋았어? 많이 급했나보네, 그러면 차라리 나한테 오지그랬,"
계속해서 비꼬는 루한의 말에 결국 인내가 한계선까지 임박한 민석이 참지 못하고 성큼성큼 루한에게 걸어갔다. 코 앞까지 온 민석에 말을 멈춘 루한은 다음 순간 제 멱살을 틀어쥐고 벽으로 밀어올려붙히는 민석의 행동에 숨통이 조여짐을 느꼈다. 빠져나와보려 거칠게 손목을 잡아채도 화가 머리 끝까지 차오른 민석의 힘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였다.
"다시, 똑바로 말해 봐 개자식아. 누가 뭘 대줘?"
"으... 큭, 그럼 니가 박았냐? 하긴 박히는것보다는 박는게 더 낫... 크헉...!"
시발. 낮게 욕을 읊조린 민석이 루한의 멱살을 더욱 세게 틀어쥐었다. 귓 구멍 열려있으면 똑바로 들어라, 니 멋대로 자해석하지말고. 그르렁거리는 민석의 목소리에 루한이 인상을 찌푸리며 눈을 내리깔아 가까스레 민석과 눈을 마주했다.
"내가 세상에서 혐오하는 게 딱 한가지 있어, 그게 뭐냐면. 너 같이 순수혈통의 자만감에 빠져서 허우적대는 놈들. 내가 봐도 니네가 한심한데 걔네가 보기에는 오죽하겠냐고. 니네가 슬리데린 망신이란 망신은 다 해쳐먹고 있다 이 말이야, 한심한 새끼야."
똑바로 자신의 눈을 마주하며 쏘아붙혀오는 민석에 루한은 절로 이가 갈렸다. 이렇게 완벽하게 밑에 있는 기분을 느끼다니, 방금전만 해도 자신이 위쪽이였는데 역전되어버린 상황에 치욕스러움을 느낀 루한의 얼굴이 분노로 달아올랐다. 게다가 이제는 꼴사납게도 숨쉬기가 곤란해지기까지 했다. 루한의 얼굴이 서서히 벌겋게 올라오는 걸 본 민석이 한창 틀어쥐고 있던 루한의 멱살을 거칠게 털어낸 후 흐트러진 망토의 매무새를 정리했다. 그제서야 벽에 등을 대고 널부러져 거친 호흡을 반복하는 루한을 차갑게 내려다 본 민석이 한 마디를 내뱉고선 다시 이전처럼 복도를 걸어갔다.
"아, 그리고. 내가 걔네를 좋아하던 말던 니가 뭔 상관이야. 오지랖도 넓은 새끼, 슬리데린이 니 발 밑인줄 알아? 좆 까라 그래."
그 말을 끝으로 미련없이 돌아서서 타닥거리는 발소리를 내며 시야에서 사라진 민석의 뒷모습을 쳐다보던 루한이 실소를 흘렸다. 얕봤더니 꼴에 이름값은 한다고, 꽤나 만만찮은 상대였다. 일 순간 루한의 눈빛이 번뜩이며 빛났다. 방금 전 들었던 민석의 협박 섞인 경고는 이미 머릿속에서 지워버린 후였다. 김민석, 자업자득이라고. 언젠간 너한테는 똑같이, 특별히 심혈을 기울여서 곱절로 돌려주지. 이글거리는 눈빛에서 복수심이 한 가득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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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쓰는 루민인데 글이 괜찮을지 모르겠네요ㅜㅜ 사실 저 부분은 제가 쓰고 있는 글 중에 한 부분이에요! 반응이 괜찮을까싶어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올려봅니다.. 작중 민석이랑 루한이는 둘 다 슬리데린이에요! 댓글 쓰시고 포인트 받아가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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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유지태 못알아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