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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투

 

w. 케이고

 

 

 

 

 

 

오늘은 대학의 꽃이라 불리는 축제날이다. 강의도 예상보다 일찍 끝나서 평소보다 들뜬 마음으로 책들을 넣으려고 캐비닛을 열었다. 열자마자 보이는 접혀진 작은 쪽지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오늘도 있네. 나는 먼저 책들을 넣고 나서 쪽지를 집어 들어 폈다. [Mi amas vin] 라고 적혀져 있는 서툰 글씨체의 문구였다. 예상은 당연히 갔다. 한달 전 부터 매일 빠짐없이 내 캐비닛에 누군가가 쪽지를 두고 가더라, 게다가 내용도 똑같았다.

     

 

 

"대체 누구지.."

  

 

 

 

그 사람이 누군지 수소문해서 찾아봐도, 기다려도 봤지만 끝내 안 나타났다. [Mi amas vin] 가 뭔 뜻인지 몰라 인터넷에 쳐봤는데 에스페란도어로 사랑해 라는 뜻이었다. 그걸 알고 나서는 어찌나 심장이 쿵쿵 뛰던지, 설마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나, 나에게도 봄이 오는 걸까 참, 내 주제에 연애는 뭐라고, 망상 같지 않은 망상을 했었다. 쪽지를 남기고 가는 의문의 남자 때문에 중간에는 답답해서 쪽지를 확 버릴까 생각도 해봤지만 언젠가는 알게 되겠지, 하는 기대감에 차곡차곡 쪽지를 모아놓은 나였다. 얼굴도 궁금해 죽겠는데, 약간 신경질 적으로 캐비닛을 닫아버린 나는 손에 쪽지를 꼭 쥔 채로 밑에 기다리고 있을 친구에게로 갔다. 이리저리 바삐 분주히 움직이는 사람들을 피해가며 계단을 내려가고 있을 동안 무의식적으로 손에 쥔 쪽지를 봤는데, 뒷면에 무언가가 적혀져 있었다.

  

 

 

"..? 경호학과..?"

      

 

 

경호학과 라고 적혀져 있다. 설마, 쪽지의 주인이 경호학과라던가 그런 건 아니겠지, 1층에 도착하자 날 기다리고 있는 친구가 보였다. 오늘 축제랍시고 평소에 안 입던 원피스를 입었네, 기분이 좋은지 미소가 끊이질 않는 친구에게로 다가갔다. 빙구 같다. 입 때려주고 싶게,

  

 

 

"! 학생회가 거하게 놀자고 공연 때 물 뿌린대!"

"아 미친, 난 안가."

", 난 널 강제로 데리고 가겠음."

  

 

 

이런, 미친, 기분이 좋았는데 물 맞아야한다니. 반항을 해보려하지만 남자 뺨칠 정도로 힘이 센 친구에게 이미 난 무대장소로 끌려가고 있었다. 아 옷도 흰 셔츠라 물 맞아도 비칠 텐데, 빙구 같은 친구를 쥐어 패고 싶은 마음이 간절히 피어올라왔다. 강의실 건물 옆 바로 무대공연장이라 가까웠지만 어째 작년보다 더 웅장한 무대세트에 눈이 들어오자 입을 떡 벌렸다. 세상에나 무슨 콘서트장인 줄 알았다. 이미 공연도 시작한 뒤라 사람들도 이미 많이 모여서 인산인해를 이뤘다. 작년보다 무대가 더 재미가 있을려나, 내 팔짱을 꽉 안 놓는 친구가 펄쩍 뛰면서 말했다.

  

 

 

"어어! 경호학과 나온다! 작년에 화려하게 시범 공연했었는데!!"

"경호학과?"

 

 

 

순간 무대가 빛을 감추며 암전이 됐다. 나는 경호학과가 나온다는 말에 쪽지가 떠올라 바로 무대로 집중했었다. ,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할 것 같다. 더 가까이 보고 싶었는데, 아쉬움에 고개를 높이 들어 무대가 시작되기를 기웃거렸다. 무대 위로 한명이 올라와있었다. 조명이 아직 안 켜져서 누군지는 분간이 안 가 미간을 찡그렸는데 얼핏 머리색이 민트색 같았었다. 이때, 경쾌하고 웅장한 사운드가 울려 퍼지자 사람들은 하나같이 환호를 질렀다. 제대로 클럽분위기가 느껴졌다. 가슴 안을 쿵쿵 울리는 진동소리에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무대를 집중해서 보는데 직업이 모델인가 싶을 정도로 훤칠한 키에 외모도 만만치 않게 훈남이었다. 설마 이 사람일리가 없지. 갑자기 등에서 느껴지는 차가운 감촉에 깜짝 놀라 뒤를 돌아봤다.

  

 

 

"아 차거!"

  

 

 

물을 맞았다. 사방팔방 튀어 오르는 물들을 보고 좌절 하기는 커녕, 오히려 신난 느낌에 친구를 쳐다봤다. 괜찮지? 하고 말해오는 친구를 보곤 웃으면서 끄덕거렸다. 경쾌한 리듬에 몸을 흔들면서 환호했다. 무대 위 남자는 물에 흠뻑 맞은 건지 살짝 불편해하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러다가 나와 눈이 마주쳤다. 아주 우연으로 눈을 마주쳤다. 쪽지의 주인이 그 남자일까, 남자는 물에 젖은 윗옷을 거침없이 벗었다. 동시에 여자들의 함성이 커져갔다. 타투도 했네, 바로 옆에 숨넘어가는 친구의 목소리가 들린다. 이러다 돌아가시겠어요. 친구야. 그래도 나도 조금은 민망한지라 시선을 어디다 두려고 하려고 하는 순간, 또 다시 랩을 하는 남자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Halo 화끈한 밤 더 열기를 붓고 사람들의 목을 긁어 함성에 젖어든 in my way,

조금만 옆으로 비켜 들어갈게 니 맘 좁은 한 구석자리를 내줘.

너만의 캐비닛 한구석에 놓인 찌그러진 쪽지. 봤을까 하는 기대감 부끄러운 얼굴

꼬리만 살랑 거리는 여우들과는 달라 여전히 말라 내 사랑은,

예쁜 너에게 가네 mi amas vin,

네 아름다움에 꽃이 핀 사랑해.

  

 

 

멍해졌다. 내가 잘못 들은 건 아니겠지. 왜 이렇게 웃으면서 나를 쳐다보는 거지. 순간 머릿속에서 남자가 말한 가사가 되풀이되어 다시 들려왔다. , 남자가 뒤돌아섰다. 이제야 정답이 나왔다. 등 쪽 날개뼈에 위치한 타투의 문구가, Mi amas vin.

  

 

 

 

"잠깐 기다려줘. 지금 갈게."

 

 

 

 

 

 

 

[VIXX/라비] 타투 | 인스티즈

 

 

 

 

 

 

 

조력자 - Silvia

- 현재 유혹 연재 中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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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으아ㅋㅋㅋㅋㅋㅋㅋ 조력자로 나오다니 그저 감사할 뿐ㅠㅠㅠㅠ 새로운 소설에 기대를 해서 그저 조금 도와준 것 뿐인데... 잇힝❣ 그나저나 여전히 글 좋아요ㅠㅠㅠ 달달달... 저도 저런 로망스 한 편이 펼쳐졌으면 좋겠어요 타투 한 남자가 너무 좋다 타투나 할까봐요ㅠㅠㅠ 으아니 너무 좋아ㅏ ㅠㅠㅠㅠㅠㅠㅠ 제가 설렘받고 갑니다~❣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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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고
ㅋㅋㅋㅋㅋㅋ여전히는 무슨, 질 떨어지는기분이들어서 걍 관둘까 싶은생각도 많아ㅋㅋㅋ 타투는 호불호갈란다더라 그저그런 사람이 하면 ㄷㄷㄷㄷㄷ 어쨌든간에 고마워♡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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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그저그런 사람이라니.... 역시 전...... ㅎㅎㅎㅎ
11년 전
대표 사진
케이고
너라면 얘기가 달라져 이쁘게나와.(단호)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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