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주니어 - 해바라기 경수에 대한 내마음을 알아차린 후부터 경수가 달라보이는 건 사실이였다. 만났던 첫날의 생각, 그 기분, 그 느낌들과는 다른 무언가있었다. 저장하라는 한마디로 날 떨리게 했던 날엔 실없는 몇마디라도 좀 나눴으면 좋았을텐데 무슨 정신이였는지 답장도 보내지못했다. 얼마 지나지않아 카톡에 새로운친구라고 뜬 도경수는 프로필사진도 상태메시지도 없이 그냥 딱 자기모습을 나타내는 것 같았다. 번호 저장했다고 끊긴 대화를 이어가보려했지만 들뜬마음에서 나오는 쓸데없는 자신감은 아닐까 고민하다 그냥 홀드키를 눌러버렸다. 까만화면에 비친 허탈한 내 표정에 억지로 입꼬리를 올려보였다. 타이밍을 놓쳐버린 그 뒤로도 학교에서 경수와 이일로는 얘기한적이 없었다. 내가 무슨 감정을 가지고있는지 알게된 건 좋은데 그때문에 바라는게 많아졌는지 진전없는 경수와의 거리는 더 멀게만 느껴졌다. 도경수 철벽이라며. 아니던데? "아... 죽겠네" 시험이 다가올수록 2~3시간정도 못자는게 일상이 됐다. 정신적으론 적응을 했다고 생각했지만 몸에서는 영 아닌가보다. 허덕이며 그날그날 수업을 따라가느라 바빴고 피곤해져 괜히 먹는양이 줄고 때론 끼니를 거를때도 많았다. 그때문에 없었던 빈혈이 생겼나보다. 며칠 전부터 일어날때는 물론이고 서있다가도 갑자기 세상이 핑 돌고그랬다. 엄마 나 며칠전부터 일어설때마다 너무 어지러운데ㅠㅠ 빈혈인가? 이거 병원 가야해? 막 어지러워 완전 원래 일어날 땐 다 그래~ 심하면 병원가자~ 엄마 곧 도착해 먼저자 우리딸♥ 원래 그러는거라는 엄마말에 나도 다른사람들과 같겠지싶었다. 아직 심한것도 아닌것같고 괜히 유난떠는 것 같아서 며칠 더 두고보기로했다. 그대로 침대위에 엎드려있다가 잠들어버렸는지 일어났을 땐 아침이였다. 소은이가 옆에서 날 끌어안고 자길래 조심스레 다시눕히고 일어났는데 순간 앞이 안보이는 어지럼증에 다시 침대로 주저앉았다. 갑자기 느껴지는 진동에 소은이가 울음을 터뜨렸다. 놀란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소은이를 다시 다독이고선 부엌으로 향해 물한잔 마시면서 거실에 있는 엄마한테 말했다. "엄마, 오늘 병원 토요일이니까 문열었지?""왜 많이 어지러워?""방금도 일어서다가 주저앉고 그랬어. 아무것도 아니면 다행인데 어디 아픈거면 어떡해. 밑져야 본전이야 그냥 갔다올게""응 그럼 그렇게 해~ 같이 가줄까?""애도 아니고 무슨. 됐어 혼자가도 돼" 토요일이여서 그런가 아침일찍 갔는데도 몇분 대기해야했다. 병원에선 빈혈이라고,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것일수도 있지만 자꾸 밥안먹고 잠도 잘 안자면 심해질 수 있다고했다. 기관지약을 먹는 중인데 약을 더먹어야한다는 사실에 눈이 질끈 감겼다. 더군나나 알약도 싫어하는데 철분제라고 준게 물약이라 그 쓴 목넘김에 벌써 막막했다. 엄마 빈혈이래ㅠㅠㅠㅠㅠ 고기라도 사먹여야겠네 약은?3일치 받았어 알약이랑 철분제 철분제 물약이야ㅠㅠㅠㅠㅠ 기관지약도 먹기싫은데 두배다 두배 두배가 돼 두두배 두배두 약이 두배 두배 두배돼지금 놀려? 언제적걸로 놀리는거야소은이 데리고 나갔다올게 편히쉬어 -- 아침에 같이 등교하는건 너무 힘들고 대신 같이 하교하는걸로 합의했다. 사실 저것도 한번 같이다니니까 없으면 허전하다나 뭐라나 종대의 성화에 못이겨 결정한 것이였다. 그래도 학교가는 버스에서 애들을 만나는 일도 종종있었는데 마주치지않을 땐 가끔 아쉽기도했다. 이렇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서로가 서로에게 스며들고있었다. 오늘은 날씨가 좋았다. 마치 내마음을 대변이라도 하듯 햇볕이 쨍쨍했다. 점점 더워지는게 여름이 되는 듯했다. 해를 거듭할수록 빨리찾아오는 더위는 언제나 이맘때쯤 오는, 당연하고 익숙한거지만 올해는 좀 다를 것 같았다. 주변에 익숙치않은 새로운 누군가가 있어서일까. 왠지 도경수가 옆에 있으면 그 냉랭함에 좀 덜덥지않을까하는 실없는 생각도 들었다. 교실문에 들어서면서 크게 울리는 전화벨소리에 놀라 급히 전화를 받았다. -OO아-어 엄마 왜-소은이 어제 뭐먹었어?-그냥 반찬에다가 밥먹였지뭐 왜? 자리에 앉으면서 손인사를 하니 같이 웃어주다가 전화 마저하라며 손으로 전화기모양을 만들어 자기귀에 갖다댔다. -배 아프다고 막 울어. 뭐 먹어서그런건 아닌가해서.-별다른 거 안먹였어. 우리집은 뭐이렇게 한꺼번에 아파.-병원가봐야하나... 약 가져갔지? 너도 약 잘먹어 얼른 낫게.-아 이약 엄청써. 나 어제 먹어봤거든? 완전 어우...-그래도 먹어야되는 거 알지? 수업잘듣고 무리하지마.-알았어. 나 까먹을 수도 있다. 절대 먹기싫어서 그런건 아니고 절대.-먹기싫다고 안먹기만해.-알았네요 끊어~ "어디아파?""아 그냥 빈혈.""종합병원이네 완전." 저 말뜻은 기관지가 안좋은 것도 기억한다는 말이였다. 이로써 경수가 아침마다 창문열어두는게 날 위해서 열어두는 거라는걸 알았다. 그것에 한번 고마웠고 걱정해주는 표정과 말투에 한번 더 고마웠다. 얼마 지나지않아 애들이 들어왔고 시덥잖은 농담들을 주고받고있는데 경수가 요즘 안하던 핸드폰을 들고 놓지를 않았다. 혼자 뭐하냐면서 눈을 돌리니까 그걸 또 귀신같이 알아채고 홀드키를 누른채 아니라고 받아쳤다. "암튼 숨기는 건 더럽게 많아""숨기긴 뭘. 야 박찬열 오늘 점심 뭐나와" 경수말에 찬열이가 서랍속을 뒤지더니 급식표를 꺼내 읽었다. "흰쌀밥, 우렁된장국, 양념소불고기, 감자채볶음, 배추김치, 바나나, 요구르트. 왠일이냐 니가 뭐나오는지 다 물어보고""이럴때도 있고 저럴때도 있는거지. 오늘 밥 좋네." - 오전수업이 끝나고 점심시간이 되자 급식실에 학생들이 바글바글했다. 아마 불고기가 나온다는 말에 평소 매점에서 끼니를 때우는 아이들도 밥을 먹으러 온듯했다. "아 사람많네. 불고기 다 떨어지는거 아냐?""아직 한참 남았거든 이상한소리하지말고 식판이나 들어 뒤에 기다리잖아."수정이가 타박하자 찬열이가 궁시렁대며 식판을 집어들고 배식을 받았다. 급식실을 한참 둘러보더니 빈자리를 찾아가서 앉길래 얼른 따라가 앉았다. "우리 참 밥먹을 때 아무말 안하고 먹어. 그치?""벌써 입이 근질근질한가보네 너 그나마 조용해지는때가 이때니까 아무말도 하지마""암튼 OOO 겉모습만 여자지 속은 완전 남자야 뭐저렇게 말이없어 ""아 먹으면서 얘기하지마" 앞자리에 앉은 종대가 대화를 하고싶은 모양이였다. 쩝쩝대지마라며 저렇게 말했지만 사실 말하는 내볼도 빵빵했다. 왠일인지 오늘따라 아주머니들이 밥을 많이주셔서 서로 눈치보며 반찬뺏어먹는 일은 없었다. 한참을 맛있게 먹고있는데 옆에 있던 경수가 내식판에 고기를 옮겨담았다. 놀라서 고개를 돌려 경수를 쳐다봤는데 그건 다른애들도 마찬가지였다. "헐 나 주는거야?""어. 많이 먹어.""와 도경수 OO이만 입이냐?""김종대 너 많이 있잖아. 남아서 준거야.""남긴 개뿔. 남은건 니 밥이 남은거고""다 먹고 남긴거야 오늘 좀 많이받아서그래.""고마워 잘먹을게" 흐뭇하게 웃는 경수의 마음이 따뜻했다. 그러기도 잠시 이게 무슨 횡재인가싶어 허겁지겁 먹었다. 밥을 다먹은 세훈이가 경수를 가만히 쳐다보다가 입을 열었다. "야 너 OO이 좋아하지" 내마음이 마음인지라 경수의 대답이 기대가 안된건 아니였다. 괜히 세훈이의 물음에 경수의 행동을 곱씹어보며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막 사람들이 누군가를 좋아하면 별다를 것 없는 행동에도 기분좋아하고 설레어하는것처럼. 경수가 세훈이를 똑같이 아무표정없는얼굴로 쳐다보다 짧게 웃으며 "무슨" 이라며 대꾸했다. 실망을 안했다면 거짓말이였다. 아예 애초에 기대를 안했어야하는데 애꿎은 세훈이한테도 짜증이 났다. 경수의 그 웃음의 의미는 무엇이였을지, 어이없는 소리하지마라는 의미는 아닌지 생각됐다. 표정관리가 안될 것 같아서 다 먹었다고하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반으로 돌아가는길에 수정이가 손을잡으면서 웃었다. 바람빠지는 소리를 내며 같이 웃자 "괜히 기분나빠하지마" 하면서 잡고있던 손에 힘을 줬다. 응? 하고 되물으니 "답이 잘 나왔나보네. 나한테까지 속여서 뭐하게" 라고 작게 말했다. 생각해보니 수정이한테까지 숨길필요 뭐있나싶어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 "OO아 미안한데 나 책 좀 빌려주라... 여기 필기해야되는데 안해서""아.... 잠깐만 나 책뒤에 있어서 기다려봐.""고마워~"급식을 먹은 후 바로 다음교시 전이였다. 뒤에 있는 애가 내등을 살짝 톡치더니 책을 빌려주길 원했다. 알았다고했지만 그 다음시간이 국사쌤 시간이라는 것 그리고 그 페이지가 숙제였다는 것 역시 모두 다 알고있었다. 한번걸리면 수업시간 내내 뒤에서 벌서야하는 건 싫었는지 책을 빌리는데 하필 그게 눈앞에 있던 나인것이였다. 꽤 오랜시간 걸려했던거라 빌려주기 싫었지만 서로 민망해지는 상황을 만들어 좋을거 없다고 판단되었다. 경수는 옆에서 다 듣고있다가 고분히 책을 빌려주는게 마음에 안들었던건지 표정이 굳어있었다. 신경이 쓰이긴 했지만 내 알바 아니거늘, 책이 사물함에 있으니 기다리란 말만 하고 일어섰다. 앉아있었다가 갑자기 일어선 탓일까 순간찾아온 어지러움에 휘청였다. 하마터면 의자등받이에 부딪혀 넘어질뻔 했는데 경수가 내 팔을 붙잡았다. 경수도 나도 놀란건 매한가지였다. 자리에 날 다시 앉히더니 자기가 일어서며 말했다. "앉아있어." 내 번호는 어떻게 아는건지 딱 내 사물함을 열어 책을 꺼냈다. 그리고 내책을 뒷자리가 아닌 내책상에 올려두고 책을 빌려주라던 애한테 몸을 돌려 말했다. "니가해. 괜한애 시키지말고." 자기도 옳은 행동은 아니였다는 걸 아는지 대답이 없었다. 경수가 짜증을 내는데 괜히 나까지 눈치보여서 죽을뻔 했다. 그래도 나대신 저렇게 말해주는게 고마워서 경수를 보며 웃었는데 냉담한 경수 표정에 무안해졌다. 작게 한숨을 내쉬더니 다시 목소리가 들렸다. "약은.""아 맞다..." 아침에 전화통화로 약먹어야하는걸 기억하고 있었다. 약먹었냐고 챙겨주는게 뭐라고 떨렸다. 가방에서 물과 약을 꺼내 먹는데 평소보다 약이 두배여서 먹는 속도도 느렸다. 한번씩 약이 목에 걸려 넘어가지않아 쓴맛이 느껴질땐 표정에서 모든게 드러났다. 마지막으로 철분제를 먹어야되는데 한손으론 코를 막고 억지로 먹는 걸보더니 서랍에서 초콜릿을 까서 손에 쥐어줬다. 입안에만 모든 신경이 집중되어 경수의 챙김은 뒷전이였다. 손에들린게 초콜릿인걸 보자마자 허겁지겁 먹었다. 고맙다고 웃으며 쳐다보니까 손을 내밀길래 초콜릿을 좀 잘랐다. 내가 뭘하나 보더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건 너 먹고. 약봉지 주라고." "에이 내가 버리면 돼." 하고 빈봉지들을 주워 일어서려하자 뺏어들었다. "또 넘어지려하면 이제 안잡아줄거야." 아까 경수대답에 서운했던건 생각조차 나지않았다. 괜찮다는데도 자기가 해주려고 하는 마음이고마웠다. 내가 기억하지 못했던 것들도 자기가 먼저 기억하고 알려주는게, 경수에 의해 입에 단맛이퍼지는게 마음에 경수의 온기가 퍼지는게 좋았다. 어쩌면 경수는 이렇게 조금씩 나에게 신호를 보내오는 것일지도 몰랐다. 오해일수도 괜한 기대일수도 있지만 가끔은 이렇게 생각하는 것도 나쁘지않은 듯했다. 물론 그게 그냥 기대에 지나지않고 사실이라면 더 좋겠지만 확실하지않은데서 오는 설레임이 오히려 더한 떨림을 가져올 수 있다고 느꼈다. 이 떨림이 나에게서만 그치는게아니라 경수에게까지 전달되었으면 하는 바램이였다. 오늘 아침 경수는.. 꽃구름입니다 :)이번편은 그냥 구독료 내리고싶어서 내렸어요ㅎㅎ 이제 조금씩 경수랑 가까워지는 거 같죠?글쓰면서 느끼는건데 경수같은 남자랑 연애하고싶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독자님들이랑 연애할까봐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댓글쓰는거 귀찮은거 아는데 그런데도 항상 써주시는거 감사해요 제가 글쓰는 원동력입니다⊙♡⊙소재가 고갈되가고있어요ㅠㅠㅠㅠ 얼른얼른 연재하도록 노력할게요~ 추천, 신알신 해주시는 분들 감사합니다♥암호닉은 항상 받고있으니까요 언제나 환영입니다!! ☞암호닉☜가곰/강우/규야/귤만두/됴랑/두준두준/둥가/데자와/딸기/땅콩/또륵/또치/똥띄/레모나/먹어도 배고파/모나리자/블루베리/빠글머리/뿅/쁨민/시카고걸/세젤빛/슈이/신데렐라/씽씽카/아싸라비야/양양이/이요르/잇치/쥬금/제니퍼/짜끄리/탕탕/피글렛/피자/핑꾸색/하앵이/홍홍/흙흙/13월 뽀뽀쪽쪽⊙♡⊙ 4다음 글공지) \'도경수 철벽이라며. 아니던데?\' 꽃구름입니다11년 전이전 글[EXO/도경수] 도경수 철벽이라며. 아니던데? 311년 전 꽃구름 l 작가의 전체글 신작 알림 설정알림 관리 후원하기 이 시리즈총 0화모든 시리즈아직 시리즈가 없어요최신 글최신글 공지) '도경수 철벽이라며. 아니던데?' 꽃구름입니다 1511년 전위/아래글공지) '도경수 철벽이라며. 아니던데?' 꽃구름입니다 1511년 전[EXO/도경수] 도경수 철벽이라며. 아니던데? 9 12911년 전[EXO/도경수] 도경수 철벽이라며. 아니던데? 8 7611년 전현재글 [EXO/도경수] 도경수 철벽이라며. 아니던데? 7 8311년 전[EXO/도경수] 도경수 철벽이라며. 아니던데? 6 8011년 전[EXO/도경수] 도경수 철벽이라며. 아니던데? 5 8811년 전[EXO/도경수] 도경수 철벽이라며. 아니던데? 4 11911년 전[EXO/도경수] 도경수 철벽이라며. 아니던데? 3 10711년 전[EXO/도경수] 도경수 철벽이라며. 아니던데? 2 11311년 전공지사항공지) '도경수 철벽이라며. 아니던데?' 꽃구름입니다 1511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