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연애 "아, 거기 잠시만 계세요! 야 전정국! 문 열어라!" "아, 네……." 지민은 이미 땀을 삐질삐질 흘릴 정도로 당황해 있었다. 그, 뭐냐. 저 새끼들 진짜 사귀는 거 맞아? 카메라를 든 지민의 팔을 따라 땀이 주륵 흘렀다. 들어오세요! 실례했습니다. 꼭 하와이에서 보일 것만 같은 남자의 셔츠가 팔락거렸다. 아, 네. 실례하겠습니다. 지민은 곧 그 집에 들어간 것을 후회하기 시작했다. 남자를 따라 들어선 집안은 꽤 넓고 쾌적했다. 남자 둘 사는 집 답지 않게 벽에 붙은 장에는 와인까지 몇 개 놓여있었다. 오, 돈 많은가봐. 지민은 속으로 생각하며 소파에 얌전히 무릎을 모으고 앉았다. 바로 맞은편에 보이는 덩치 큰 남자 둘 덕분이기도 했다. "아, 이쪽은 전정국이고 저는 김태형입니다." "아, 네……. 저는 박지민이에요." "지민이요? 이름이 여자 같네요. 농담이에요." "아하하……. 두 분 프로필을 써야 되거든요. 몇 가지 질문해도 될까요?" 하세요. 너그러운 얼굴을 한 태형이 무릎에 손을 올리고 질문을 기다렸다. 마치 짐승 둘 앞에 놓인 미어캣 같은 꼴이 된 지민은 괜히 제가 나섰다는 생각을 했다. 남준이 형이 같이 가자 그럴 때 같이 올 걸. 태형의 반짝거리는 눈을 피해 지민은 질문지로 눈을 옮겼다. "태형 씨가 스물 일곱이시고 정국 씨가 스물 다섯 맞으시죠?" "맞는데 지민 씨는 몇 살이에요?" "저는 태형 씨랑 동갑인데……." "아 진짜요? 복숭아 좋아하세요?" 아……, 말렸다. 지민은 입술을 꾹 깨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내 올게요. 형은 앉아 있어. 왠지 살기 가득한 정국의 웃음에 지민이 태형에게 작게 물었다. 두 분 싸우셨어요……? 지민의 물음에 태형이 고개를 으쓱했다. "지민 씨 촬영하러 온다는데 쟤가 싫다잖아요, 외간남자라면서. 아, 존나 짜증나." "아, 그렇구나. 그럼 저 이만 가 봐도 되나요?" "어딜 가시려고요. 이제 시작한 거 아니에요?" "다음에 다시 오려고요. 저도 애인 있거든요." 아, 진짜요? 아깝다. 좀 어떻게 꼬셔 볼라 그랬더니. 태형이 웃음과 동시에 목에 과도가 들어섰다. 지민의 눈이 이만큼 커지자 태형이 자연스럽게 목덜미에서 칼을 치웠다. 전정국, 위험한 장난 치지 말라고 했지? 아, 저게 장난인가? 지민은 속으로 생각하며 주섬주섬 가방을 챙겼다. "김태형 또 바람 필려고 그랬지? 씨발 죽어 볼래?" "이미 죽을 것 같거든. 떡을 존나 후장이 아플 때까지 치는 새끼가 어디 있냐고." "아 씨발 그건 그거고!" "뭐가 그건데! 씨발 오늘 죽어 보자!" 지민은 슬금슬금 짐을 챙겨 집을 빠져나왔다. 우리 형이랑 나는 안 저러는데……. 다음에 다시 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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