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쇼파에 데려와 앉히고 응급상자를 바닥에 내려놓으며 레오를 안아드니, 아이의 티셔츠는 생각보다 흥건히 젖어있었다. 이녁석은 또 어쩌다 이렇게 다친건지..
"죄송해요... 제가, 제가 레오보다 먼저 갔었어야 했는데..."
"괜찮아 괜찮아."
레오를 치료하면서도 흘끔흘끔 본 아이는 눈을 세게 비비며 자신때문에 레오가 다친것이라며 횡설수설해댔다. 아이가 작은 탓이었는지 흥건한 핏자국에 비해 상처는 깊지 않았고, 레오도 진정이 된 듯했다. 한가지 걱정되는점은, 쇼파에서 아직도 눈을 힘껏 비비고 있는 저 아이였다.
"아가, 괜찮아. 이제 뚝. 레오 정말 괜찮아. 봐봐. 저기 엎드려서 자고있잖아."
"지..진짜요? 진짜 레오 이제 괜찮아요?"
"그럼. 괜찮다니까. 지금 자고있는거야.저기등 올라갔다 내려가는거 보이지? 지금 잘 자고있는거야. 그러니까 아가 이제 걱정 그만 해도돼."
"네에. 그래도 죄송합니다."
쇼파옆에 앉아서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레오를 가리키자 레오에게 고정되어있던 시선에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듯한 눈망울의 아이는 일어서서 다시한번 내게 배꼽인사를 건넸다. 잠시 뒤, 자고있는 레오와. 아이, 그리고 나. 셋이지만 둘인 그 상황에서 갑자기 어색해져버린 공기에 아이는 주위를 두리번거렷고, 나는 헛기침을 하며 돌릴 화제를 생각했다.
"아, 옷"
"네?"
"옷, 다 젖었잖아. 그거 입고 집에 가면.. 어머니한테 혼나겠다."
"아...아? 언제 이렇게 묻었지? 어..어떡해. 엄마한테 혼나겠다"
어른스러운 방금전모습과 달리다시 꼬마로 돌아가는 아이 때문에 피식 웃음이 새어나오려 했지만 울상이 되어 안절부절 못하는 아이의 모습에, 심각해지기는 커녕 오히려 더 큰 웃음이 새어나와 아까와 똑같이 고개를 푹 숙여버렸다.
"아.. 아저씨가 세탁소 맡겼다가 찾아줄게. 집에가서 옷 갈아입고 가져와"
"네? 진짜요?"
"응. 진짜. 엄마한테 혼날까봐 무서운거면, 아저씨가 같이 가줄까?"
"음... 아니에요. 엄마한테 말하고 다시 올게요"
티셔츠를 한번 바라보고 다시 나를 바라보다 말을 하는 아이를 현관까지 배웅해주며 한번 더 의사를 물었지만 역시나 괜찮다는 대답 뿐. 나 역시도 그러려니 아이를 옆집으로 보냈다. 그냥 같이 따라갈 껄 그랬나..란 생각에 쇼파에 앉아 멍하니 잠든 레오를 바라보기만 몇 분이었을까. 울리는 초인종 소리에 얼른 걸어가 문을 열어제끼고 세번만에 익숙해진 아이의 얼굴에 시선을 주지만 아이의 손을 잡고있는 또다른 손에 고개를 살짝 올리면 한사람이 더 서 있었다.
"안녕하세요?"
"아, 네. 안녕하세요"
"아저씨. 우리 엄마예요"
따뜻해보이지만 그리 유해보이지 않는 첫인상. 여인의 손을 잡고서 해맑게 웃는 아이와 옆에서 어색한 듯 웃어보이는 아이의 엄마와 눈을 맞췄다. 아이의 햇살이 누구를 닮았나 했더니.. 유전자는 못 속이는구나. 아이의 햇살을 똑같이 빼닮은 여인이었다.
-Fin-
헤헿ㅎㅎㅎㅎ
Heal님, 달돌님,요니별우니별님,정모카님,달나무님,작가님워더 님,하마님,천사천재님,정인님,꼼도리님,코쟈니님,별레오님.잉크님 또 만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