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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 RelaX 6 

 

 

 

 

 

 

 

 

 

 

"Hi, Jr. 오랜만이네. How are you doing." 

"얼굴 보기 싫으니까 나와 주세요." 

"섭섭하네, Jr." 

 

 

꼭 차가운 얼음물을 뒤집어 쓴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오랜만에 보는 JB의 얼굴은 미소를 잔뜩 머금고 있어서, 꼭 사람이 선한 것처럼만 보였다. 마크와 함께 온 마트에서 그를 만날 줄이야. 그가 싱글벙글 웃었다. JB의 얼굴을 볼 때마다 그에 의해 맛봤던 배신감이 씁쓸하게 떠오르는 것 같았다. 

 

 

"당신한테도 흠이란 게 있었나요 JB." 

"흠……? Jr, 너와 그런 얘기할 시간은 없어." 

 

 

그 순간 나는 중력마저도 무겁게 느껴지는 것 같아서, 잠시 숨을 들이키길 멈춰야만 했다. 용건만 간단히 말할게. 너는 지금 쫓기고 있어. JB가 주위를 살피고서 덧붙였다. 소년이야. 자세한 건 나도 몰라. Good luck, Jr. JB는 내 어깨를 툭툭 치고 지나갔다. 오랜만에 만났지만 얘기할 새도 없이 코너를 돌아가는 그의 모습이 야속하게만 느껴졌다. 

 

 

"진영 씨, 뭐에요?" 

"아무것도 아니에요." 

 

 

JB가 저쪽 끝으로 사라지자마자 반대쪽 코너를 돌아온 마크가 내쪽으로 다가왔다. JB에 의해 망가진 기분에 밝지 못한 내 표정을 캐치한 건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어오는 마크에겐 그렇게 말했지만 그다지 괜찮지는 않았다. JB의 말에 떠오른 것이 있기도 했기 때문이었다. 악몽, 빛, 그리고 소년. 어쩐지 JB가 조심하라고 당부한 인물과 일치할 것 같아서 어깨가 조금 떨렸다. 

 

 

"기분 별로면 그냥 가요. 맛있는 치킨 사 줄게요." 

"그 편이 낫겠어요. 죄송해요." 

"무슨 일 있었나 봐요. 그럼 기분 좋아지라고 잭슨도 부를게요." 

 

 

내 기분을 망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마크에 한결 기분이 나아졌다. 그에게 웃어 보이자 그가 내 어깨를 토닥였다. 기운내요. 아이러니하게도 그 한 마디는 꽤 위로가 되는 말이었다. 어쩌면 그게 마크여서 그런 것일 지도 몰랐지만. 

 

 

"먼저 차로 가 있어요. 아, 필요한 거 있으면 말해요." 

"괜찮아요, 그냥 같이 가요." 

"그럼 그래요." 

 

 

차를 향해 걷는 동안 마크는 별 말이 없었다. 가끔 하는 생각이지만 그는 정말 코끼리를 닮아 있었다. 그가 묵묵히 걷다 말고 내 손 위에 그의 손을 겹쳤다. 무슨 일인 지 모르겠지만 걱정하지 말아요. 그가 내게 진심으로 걱정하는 눈길을 보냈다. 그건 꼭 예전의 JB를 닮아서, 나는 순간 경직돼 버렸다. 

 

JB는 나와 고등학교를 같이 나왔다. 그는 나보다 한 살 나이가 많았지만 미국에 이 년 정도를 살다 와서 한 학년을 꿇었다. 그는 가끔 내게 친절했으며, 보통은 다정했고 기억 속에선 꽤 착했던 것 같다. JB와 나는 서로 전혀 의심할 수 없는 사이였다. 

 

그러다 JB가 열아홉, 내가 열여덟이 되던 해에 우리는 잠자리를 가졌다. 그와의 섹스는 딱히 특별하지는 않았다. 그냥 가끔 있는 이례적인 행사였으며, 섹스 후에 볼 수 있었던 그의 담배 피우는 모습은 정말, 내 기억 속 JB의 모습 중에선 가장 멋졌다. 그리고 JB는 어딘가로 사라졌다. 

 

나는 그의 본명을 몰랐다. 그건 진행형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그는 그 이듬해에 갑자기 나타나 마트에서처럼 내게 인사를 건넸다. Hi, Jr. 오랜만이네. How are you doing. 그 땐 조금 더 그의 미소에 간질거렸던 것 같기도 했다. 

 

나는 말없이 사라졌던 그의 행방이나 이유 따위에 관심을 갖지 않았다. JB는 그런 나를 마음에 들어했다. JB는 비밀이 많은 사람이었다. JB는 내 이름과 Jr의 발음이 비슷하다며 나를 Jr이라 불렀다. 섹스할 때 빼고 그는 항상 나를 그렇게 불렀다. 나는 그것에 대한 별다른 생각은 없었는데, 오히려 그 편이 더 듣기에는 좋았다. 

 

그는 내가 스물 둘이 되던 해에 다시 행방이 묘연해졌다. 하지만 그렇게 사라지고 나서 일 년 쯤 지나면 그는 으레 돌아왔기에, 나는 아무런 의심을 않고 있었다. 그게 그와 나 사이의 암묵적인 약속이었으니까. JB가 사라진지 2년이 지났지만 그는 돌아오지 않았다. 나는 그를 기다렸다. 

 

그 사이에 나는 대학을 졸업하고 몇 번이나 직장을 갈아치웠으며, JB가 홍콩을 비롯한 외국에서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정보에도 섣불리 행동하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해가 천 번도 넘게 뜨고 졌을 때 JB가 다시 나타난 것이었다. 꽤 허무하게 흘러간 시간에도 그는 변함이 없었다. 

 

하지만 한 가지 사실은 확신할 수 있었다. 그가 내 위험을 감지했으며 나를 만나러 한국을 방문했다는 것. 어쨌거나 그 사실은 내게 큰 위로가 됐다. 나는 언제나 혼자서 그와의 다음을 기약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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