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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와 너구리 0~1.5 

 

 

 

 

 

 

 

 

 

 

0. 재앙의 시작 

 

 

 

 

 

최영재는 아주 평범한 성적 취향을 가진, 키도 평범하고 얼굴도 그냥저냥 평범하고 좋아하는 연예인까지도 평범한 그런 학생이었다. 물론 그런 최영재가 아주 조금 골이 비었다는 점을 고려해, 최영재는 대학생임에도 불구하고 존나 평범한 대한민국의 좆고딩 수준의 뇌와 육체에 머물러 있었던 것이었다. 그런 최영재의 인생이 뒤바뀐 건 어느 화창한 오후ㅡ영재에게는 그렇지 못했다ㅡ쯤 시작됐다. 

 

아침부터 이삿짐 나르는 분주하고 민폐스러운 소리에 깰 법도 한데 짐승처럼 내내 잘 자는 이웃이 신기했던 새 입주민이 영재의 집을 찾아온 것이었다. 안타깝게도 영재는 웬만해선 알람 열 개를 한 번에 맞춰 놓아도 아침에 깨지 않는 그런 정말 강철 같은 잠을 가진 학생이었으므로 입주민이 겨우 벨 몇 번 누른다고 깰 위인이 아니었던 것이다. 

 

여기서 새 입주민의 성격을 조금 설명하자면, 그는 괴팍했고 아주 쉽게 욱 했으며 그러면서도 집요했다. 그러니까 한 마디로 또라이라는 것이었다. 그게 무슨 관련이 있냐면, 아침 댓바람부터 이웃에게 인사한다는 명분으로 그가 영재네 집 벨을 200번 가까이 쉬지 않고 눌렀던 것이었다. 덕분에 건너편에 살던 고등학생 유겸은 혹시 그가 사채업자는 아닐까 하고 가슴을 졸였다. 

 

끝내 깨지 않는 영재에 본인의 집으로 다시 돌아가 이삿짐을 마저 옮긴 그는, 다시 돌아와 벨을 꾹꾹 누르기 시작했다. 시끄러운 건 둘째 치고 점점 규칙적으로 울리는 벨소리에 그 이웃들은 점점 그것에 심취하고 있었다. 영재가 배고픔을 못 이겨 약 20시간만에 잠에서 깬 뒤 가장 먼저 본 풍경 또한 어깨가 이만한 사채업자 같은 남자가 선글라스에 모자까지 쓰고 리듬에 맞춰 벨을 누르고 있는 모습이었다. 

 

 

"저기요." 

"어, 일어났네?" 

"지금 뭐하시는 거에요?" 

"새로 이사 와서 인사하러 왔는데 그쪽이 너무 곤히 잠이 드신 것 같아서 기다리고 있었어요. 임재범입니다." 

 

 

임재범이요? 임재범이요. 그렇구나. 그러고선 문을 닫으려는 영재의 팔을 다급하게 붙잡은 남자가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노래 불러 보라고는 안 하세요?" 

"굳이 해야 해요?" 

"다들 하던데요?" 

"그럼 노래 불러 봐요." 

"싫은데요?" 

 

 

이내 쾅 닫히는 현관문을 보고 영재는 뭐 저런 또라이 같은 인간이 다 이사를 오냐며 투덜거렸다. 

 

 

 

 

 

 

 

 

 

 

1. 소문은 소문을 낳고 

 

 

 

 

 

최영재의 현재 이웃 현황으로는, 앞집 고딩 김유겸과 옆집의 또라이 임재범, 그리고 같이 방을 쓰는 박진영ㅡ이웃 목록에 포함해야 할 지 영재는 조금 고민했다ㅡ, 옆집의 외국인 둘ㅡ잭슨과 마크ㅡ과 저쪽 길을 건너면 나오는 태국 쌀국수 집 주인 아줌마 아들 뱀뱀이 전부였다. 

 

그 사람들 말고도 술 취해서 매일 같이 영재의 집으로 건너오는 옆옆집 아저씨나 그 아저씨와 함께 술을 마시는 옆옆옆집 아저씨, 그리고 그들의 부인이나 이상한 여자 한 명이 있었는데, 그들이 영재에게 그닥 큰 인상을 심어 주진 못 해서 일단은 저 위 목록으로 간추릴 수 있었던 것이었다. 

 

최영재가 이 동네에 살기 시작하면서 충격적이라고 느낀 사실들 증에는 일단 외국인이 존나 많다는 것과, 그 외국인 중 뱀뱀이란 놈은 매일 같이 꽃보다 남자 같은 드라마나 보면서 질질 짠다는 것이었다. 그 외에도 옆집 잭슨과 같은 방 박진영이 사귄다는 사실이 있었다. 

 

하지만 그것들을 능가하는 사실이 있었는데, 사실 알고 보니 옆집 또라이 임재범이 존나 돈이 많았다는 것과 그의 재산이 지금부터 평생 놀고 먹고 싸고 마시고 사고 쳐도 상관없을 만큼 많다는 사실이 그 예였다. 근데 그런 놈이 대체 왜 옆집에서 꽃에 물이나 주고 있냐고. 혹시 꽃을 존나 좋아하는 건가? 

 

생각하기 무섭게 옆집 화단에서 불쑥 임재범의 머리가 튀어나왔다. 

 

 

"안녕, 이웃사촌님? 할 일 없으신가 봐요?" 

"예, 그쪽은…… 화분 가꾸시나 봐요." 

"에이, 이게 어딜 봐서 화분이야. 화단이지." 

"아, 네. 화단." 

 

 

화단. 따라 말한 재범이 영재에게 꽃 하나를 가위로 잘라 건넸다. 무슨 꽃이에요? 영재가 꽃을 받아들어 냄새를 맡으려는 순간 벌 한 마리가 꽃잎 사이를 헤치고 튀어나왔다. 

 

 

"아, 진짜 미친 거 아냐? 이거 일부러 그런 거죠?" 

"왜 일부러 그런 거일 거라고 생각하는데?" 

"아저씨 진짜 할 짓 없어요? 학생이나 놀려 먹고!" 

"나 아저씨 아냐, 스물 여섯이야." 

 

 

그거나 그거나! 파릇한 대학생 입장에서 스물 중반에 접어든 사람이 아저씨라는 것을 재범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듯 했다. 이미 바닥에 팽개쳐진 꽃이 영재의 발에 의해 무참히 밟혔다. 그러거나 말거나 재범의 얼굴은 웃음으로 만면했다. 꼭 너구리 같은 게, 놀리면 즉각즉각 반응하는 게 은근 단순한 것 같기도 하고. 그 와중에도 앞집 유겸은 시끄러운 소리에 나와 봤다가 재범이 영재에게 꽃을 건네는 장면 덕에 프러포즈라도 한 줄 알고 뱀뱀네로 뛰어가 그 사실을 전달했다. 

 

 

"우리 앞 집에 새로 이사 온 남자가 영재 형한테 고백했어!" 

 

 

내가 두 눈으로 똑똑히 봤다니까? 유겸의 증언은 몇 분 지나지 않아 소문처럼 무성하게, 그리고 암묵적으로 동네로 퍼져나갔다. 영재는 밟았던 꽃에게 괜히 미안해져 재범을 노려봤는데, 재범은 별 신경도 안 쓰는 듯이 웃었다. 그게 더 약올라 영재가 더 바짝 눈을 치켜떴지만, 재범은 그저 호쾌하게 웃을 뿐이었다. 

 

 

"근데 너 그러니까." 

"……." 

"너구리 닮았다." 

 

 

그러고서 크하하 웃는 재범에 영재는 정말 단단히 빡쳤다. 하필 너구리라니! 다른 귀여운 동물도 많고, 멋진 동물도 많았는데 왜 하필 너구리인지! 어릴 때부터 너구리를 닮은 생김새로 놀림 받은 경험 때문에 너구리를 무지하게 싫어하는 영재는 심지어 라면도 신라면과 삼양라면만 먹을 정도였기 때문에, 재범의 발언은 영재로서 꽤 폭탄 발언일 수밖에 없었다. 

 

 

"지금 장난해요?" 

"엉?" 

"어떻게 다른 것도 아니고 너구리를……." 

 

 

힘빠진 목소리로 중얼거리는 게 귀여워 재범이 영재의 귀에 꽃 하나를 끼웠다. 보니까 영재는 대학생 같던데, 맨날 잠만 퍼자는 걸 보니 밥도 제대로 안 챙겨 먹을 것 같아 찾아와 준 제 성의를 아는지 재범은 잠깐 고민했다. 당연히 모르겠지. 그렇다고 해서 요리를 할 줄 아는 것도 아니고, 밥을 어떻게 챙겨 줄까. 

 

 

"이 꽃 이름 뭐에요?" 

"샤프란." 

"벌 없죠?" 

"엉." 

"샤프란은 섬유유연제 아니에요?" 

 

 

맞아. 성의없이 대답하던 재범은 결국 짜장면을 시켜 먹어야겠다고 결정을 내렸다. 영재가 한창 샤프란을 구경하다 재범을 올려다 봤다. 

 

 

"아, 맞다. 저 지금 밥 먹어야 돼서 들어갈게요." 

"야, 나랑 같이 먹어. 나도 안 먹었어." 

"제가 댁 뭐 좋다고 같이 밥을 먹어요?" 

"짜장면 쏠게." 

"그래요 그럼." 

 

 

재범의 눈엔 영재가 너구리보다도 훨씬 더 단순해 보였다. 그리고 손에 꽃을 들고 집안으로 재범과 함께 들어가는 영재를 보고 유겸과 뱀뱀은 둘이 사귄다는 걸 확신했다. 

 

 

"유겸, 저거 propose 맞지?" 

"맞는 것 같아, 대박……." 

"Oh god, 영재 대박이야. 완전 드라마 같아!" 

"옆집에 이사온 부자 남자랑 결혼하게 되는 평범한 대학생이라니, 로맨틱하다." 

 

 

유겸이 말하는 걸 제대로 듣고 있기나 한 건지, 뱀뱀은 온통 몸을 꼬며 한류 드라마에 꼭 나오는 고부갈등이라도 일어나면 어쩌지 하는 생각 뿐이었다. 

 

 

 

 

 

 

 

 

 

 

1.5. 탕수육의 기적 

 

 

 

 

 

"근데 너구리 씨 이름이 뭐야?" 

"너구리 아닌데요." 

"그러니까 너구리 아닌 걸로 불러 준다잖아." 

"최영재요." 

 

 

공부 잘 할 것 같네. 실없는 재범의 농담 아닌 농담에 영재는 화를 낼까 웃어 줄까 잠깐 고민했다. 짜장면을 기다리는 동안 재범의 집 평상ㅡ왜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ㅡ에 앉아 대화(대부분 일방적인 재범의 물음)를 나누던 둘은 짜장면 배달부가 도착하자마자 너 나 할 것 없이 집 앞으로 뛰어 나갔다. 영재가 재범의 집 평상에 얌전히 앉아 있는 것은 평소 보기 힘든, 재범이 방금 집어든 탕수육 때문이기도 했다. 

 

대문 앞에서 계산을 하고 들어오는 재범의 모습은 마치 부처의 모습과도 같았다. 심지어 영재의 눈엔 재범의 뒤에서 후광 대신 신사임당이 비치는 것 같기도 했다. 영재의 앞에는 짬뽕이, 재범의 앞에는 짜장면이 놓인 후에 영재는 다급히 재범의 손을 붙잡았다. 

 

 

"아저씨, 탕수육은 찍먹!" 

"오케이." 

"역시 아저씨야." 

 

 

언제부터 역시 아저씨가 된 건 지는 몰라도, 재범은 나름 만족하며 탕수육 하나를 집었다. 나 원래 탕수육에 소스 부어먹는데……. 찍어 먹는 것도 나름 괜찮네. 한창 우물우물 입에 음식을 마구 밀어넣고 먹던 영재가 고개를 들고 재범에게 물었다. 

 

 

"근데 아저씨는 결혼 안 해요? 여자친구는?" 

"죽을래?" 

"죄송해요." 

 

 

다시 그릇에 고개를 처박고 열심히 먹는 모습이 영락없는 너구리 같다고, 재범은 속으로 생각했다. 이로써 서로의 약점ㅡ아저씨와 너구리란 호칭ㅡ을 알아낸 서로는 속으로 꽤 흡족해 하며 점심 식사를 마쳤다. 물론 영재에겐 그게 아침 식사였다. 

 

 

"너구리야, 내가 점심 샀으니까 저녁은 네가 사라?" 

"아저씨, 가난한 대학생한테 그러는 거 아니에요." 

"그럼 저녁도 내가 사라고?" 

"왜 꼭 같이 먹어야 해요?" 

"둘 다 솔로잖아. 너 오늘 약속 있어?" 

 

 

아니요, 잔다고 다 깼는데요? 재범은 제 눈 앞에 놓인 너구리가 어지간한 놈이 아니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깨달았다. 너구리 넌 혼자 살아? 재범의 물음에 영재는 고개를 설레설레 내저었다. 짜장면 그릇을 한데모아 정리한 후에 영재가 입을 열었다. 

 

 

"저랑 지금 같이 사는 애가 있거든요? 근데 집엔 잘 안 들어와요." 

"왜?" 

"혹시 보셨어요? 우리 옆집에 사는 사람?" 

"어, 그 외국인들." 

 

 

그 중에 하나가 잭슨이란 앤데, 걔랑 제 룸메랑 사귀거든요. 그래서 집엔 잘 안 들어와요. 결과적으로 혼자 저녁 먹어야 된다는 것을 쭉 풀어서 설명하던 영재는 그제서야 제가 재범에게 저 혼자 저녁 먹어요 하고 티를 냈다는 것을 깨달았다. 

 

 

"같이 먹을 거지?" 

"하는 수 없죠 뭐……." 

"마음 쓰는 척 하지 마라." 

"같이 먹읍시다!" 

 

 

재범은 영재의 너구리 같은 동물적 면모가 썩 마음에 들어 흡족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저녁은 뭐 시켜 주실 거에요? 덧붙여지는 영재의 말은 무시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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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83.177
영재완전 귀여웤ㅋㄱㄱㅋㄱㄱㅋㄱㄱㄱㄱㄱㅋㄱㅋㄱㅋㄱㅋㄱㅋㄱ너구리 어울린닼ㅋㄱㄱㄱㄱㄱㄱㅋㅈㄲ
9년 전
비회원178.47
너구맄ㅋㅋㅋㅋㅋㅋ재범이 성격이 너무 마음에 드네요 재밌어요! 다음화 기다릴께요!
9년 전
독자1
겁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싱크가 쩔어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뽐재의.로코를.응원합니다♥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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