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잠든 시간.
녹슨 성당 문틈 사이로 흐느낌이 새어나온다. 오래된 성당 꼭대기에 내걸린 마리아상을 조롱하듯이 새벽바람이 인다.
연신 삐걱이던 성당의 철문이 기괴한 소리를 내며 천천이 닫힌다. 그리고, 소년의 흐느낌도 점차 멎어간다.
소년의 울먹임을 더이상 들을 수 없다.
____
닫히는 문소리를 들은 소년이 더 작게 몸을 웅크린다. 그에 반응하듯 출처모를 미성이 울린다.
'디오제스. 너 디오제스 구나.'
"누구.. 누구세요.."
소년이 경기하듯 귀를 틀어막으면서 말을 쥐어짜낸다. 아마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조차 자각하지 못하리라.
'겁먹지마. 디오제스, 널 잘 알아."
넓은 예배당에 나지막한 목소리가 가라앉는다. 적막한 새벽 공기 속에 인기척은 여전히 없다.
다만, 소년이 간헐적으로 이를 딱딱 부딫히는 소리가 날 뿐이다. 비에 젖은 고양이처럼 안쓰러운 안색을 하고 소년은 보이지 않는 목소리를 향해 우스운 엄포를 놓는다.
"웃기지 마. 이 악마..! 으으..."
'악마라니, 디오. 우린 친했었잖아.'
목소리는 친했었잖아, 그 말을 하고서 낮게 웃는다. 넓고 웅장한 예배당을 둘러 싼 화려한 스테인드 글라스가 달빛을 투영시켜 오색빛으로 바닥을 물들인다. 유리에 그려진 해와 성모님과, 천사들은 바닥에 닿아서는 형체를 잃고 뒤섞여 단지 아름답고 불규칙한 무지개에 지나지 않았다.
바람이 세게 돌아불어 나무들이 우는 소리가 났다.
성당 문이 다시 왈칵 열린다. 열린 문으로 달빛이 쏟아져 들어온다. 소년이 고개를 들어 밖을 본다.
'디오, 넌 할일이 있잖아.'
"네가.. 무슨 상관..흑, 이야.."
그럼 수고해, 디오제스.
목소리가 빠르게 멀어지는 동시에 성당의 철문은 다시 쾅 닫힌다. 소년은 조심스레 웅크렸던 허리를 조금 펴 위를 올려다본다.
스테인드 글라스를 넘은 보랏빛 달빛이 넘실대며 소년의 시야에 차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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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는 지붕 첨탑에 앉아, 그를 지켜보며 웃었다.
아무도, 목소리의 웃음을 볼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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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디 맞습니다
진짜 겁나 짧네
디오제스는 경수의 세례명이라고 제가 설정했어요 하핫
되게 웅장하고 장엄하고 분위기 쩌는 척 해서 죄송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변태 관음증 경수 쓰다가 이거 쓰니까 기분도 산뜻하고 좋네요!
지금은 도실장님 번외 쓰는 중이구염
다음 쓸 픽도 생각해보고 있구염 (아마 카디 아닐지도 모름니다.. 싫으시면 신알신을 끊어주시어요..)
조만간 독서실 도실장님 번외로 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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