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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여주] 우리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 5 | 인스티즈

 

우리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 5
ㅍㄼ

 

 

 

 

 

 

 

 

 

 

 

 

 빌라에 도착하자마자 책가방을 거실 한복판에 던져 놓고 옷가지를 챙겨 곧장 욕실로 직행했다. 목 부근에서 느껴지는 찝찝함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유 모를 불쾌함의 원인은 금방 찾을 수 있었다. 욕실에 들어선 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대충 한 손으로 머리를 틀어 올려 잡았고, 아니나 다를까 거울 속에 비치는 내 뒷 목에는 검붉은 물이 흥건했다.

 

 

 

 

 

 

 

 

 

 

 

 당분간 사상 초유의 폭염이 계속될 것이라는 기상 캐스터의 말이 아주 틀린 말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무더위를 이기지 못한 염색 약과 스프레이가 섞여 땀을 타고 내려온 것이 분명했다. 거울을 멀뚱히 응시하던 나는 남은 한 손을 들어 목에 묻은 땀을 대충 닦아 냈다. 보이는 색감이 꼭 피를 연상케 했다. 이러고 있으니까 정말‥,

 

 

 

 

 

 

 

 

 

 

 

 

 

 

 고개를 저으며 수도꼭지를 오른쪽으로 비틀었다. 이어, 샤워기는 차가운 물을 울컥 울컥 뿜어냈다. 몸을 감싸는 얼얼한 한기에 나는 신경질적으로 머리를 헤집었다. 편두통이 시작된 모양이다.

 

 

 

 

 

 

 

 

 

 

 

 

 아무렇지 않을 리가 없다. 아무렇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 끔찍한 상황에서 내가 택할 수 있는 선택지라고는 ‘도피’ 하나뿐이었다. 그저 지금 이 감정은 단지 지긋 지긋한 두통 때문일 것이라고, 나는 정말 괜찮다고, 그렇게 내 자신을 합리화 시키는 것 뿐이었다. 물론, 그것이 근본적인 해결 방안이 되어 주지는 못하겠지만.

 

 

 

 

 

 

 

 

 

 

 

 

 

 

“....김준,”

 

“김여주! 빨리 나와!”

 

“......”

 

“가족회의! 빨리!”

 

“응... 알겠어.”

 

 

 

 

 

 

 

 

 

 

 

 

 

 애초에 해결책 따위가 존재할 리 만무했다.

 

 

 

 

 

 

 

 

 

 

 

 

 

 

“오빠, 나는 너무 불안해.”

 

 

 

 

 

 

 

 

 

 

 

 

 

 또, 나는 너무 무서워. 그날이 너무 생생해서.

 

 

 

 

 

 

 

 

 

 

 

[EXO/여주] 우리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 5 | 인스티즈

* * *

 

 

 

 

 

 

 

 

 

 

 

 

 젖은 머리를 탈탈 털며 욕실에서 나왔다. 김민석은 또 어딜 갔는지 거실에는 루한뿐이었다. 인상을 잔뜩 찌푸린 채로 노트북을 분해하던 루한은 내 기척에 손에 들린 드라이버를 내려놓고는 나를 쳐다본다.

 

 

 

 

 

 

 

 

 

 

 

 

 

 

 

“루한, 뭐 해요?”

 

“그냥 심심해서.”

 

 

 

 

 

 

 

 

 

 

 

 

 

 심심한 사람이 노트북을 분해해요? 누가 공대생 아니랄까봐 취미 생활도 참 루한스럽다. 근데 그거 김종대 노트북인 것 같은데.... 루한을 멀뚱히 쳐다보고 서있자, 루한이 볼을 빵빵히 부풀리며 말한다.

 

 

 

 

 

 

 

 

 

 

 

 

 

“거기서 뭐 해? 와서 앉아.”

 

 

 

 

 

 

 

 

 

 

 

 

 와서 앉으라는 그 말에 느릿 느릿 그 옆으로 다가갔다. 내가 소파에 기대어 앉자 루한은 그제야 다시 드라이버를 잡아들었다. 대화가 단절되어 적막해진 거실에는 연장의 마찰음만이 유일했다. 에어컨은 시원한 바람을 내뿜고 있었고, 나는 조금 추워서 몸을 떨며 웅크렸고,

 

 

 

 

 

 

 

 

 

 

 

 

 

“추워?”

 

“조금.”

 

“멍청아. 그러고 있으니까 춥지.”

 

 

 

 

 

 

 

 

 

 

 

 

 

 

 

 

 루한은 내 미세한 떨림에 연장을 내려놓았고, 이어 소파에 기대었던 몸을 일으켜 성큼성큼 방으로 걸어 들어갔다.

 

 

 

 

 

 

 

 

 

 

 잠깐 시야에서 사라졌던 루한은 이내 품 안에 담요와 드라이어기를 안고 다시 그 모습을 드러냈다.

 

 

 

 

 

 

 

 

 

 

 

 

 

 

 

 

“여름 감기는 개도 안 걸린다는데.”

 

“아니야.”

 

“감기 걸리면 내쫓을 거야.”

 

“나 감기 아닌데,”

 

 

 

 

 

 

 

 

 

 

 

 

 

 

 

 그러나 나는 말을 끝마치지 못 했다. 콜록콜록, 타이밍 좋게 갑자기 터져 나오는 재채기는 또 뭐란 말인가. 내 잔기침에 루한은 씩 웃으며 내 눈을 빤히 응시한다.

 

 

 

 

 

 

 

 

 

 

 

 

 

 

“이거 봐. 감기 맞네.”

 

“......”

 

“너 이제 어떡할래.”

 

“진짜 내쫓을 거야?”

 

“내쫓는 건 좀 그렇고, 짖어봐.”

 

“....멍멍?”

 

“옳지.”

 

 

 

 

 

 

 

 

 

 

 

 

 

 왜 하필이면 개도 안 걸린다는 여름 감기에 걸려서는.. 괜히 직전의 부정이 머쓱해져 루한의 말에 따라 멍멍 짖자 루한은 피식 웃으며 잘했다고 내 볼을 아프지 않게 툭툭 친다. 이러고 있으니까 정말 개라도 된 기분이다. 루한은 담요를 펴 내 몸에 칭칭 감아 둘러 주고는 한 쪽 구석으로 가 콘센트에 드라이어기를 연결했다.

 

 

 

 

 

 

 

 

 

 

 

 

 

 

“딸, 이리 와.”

 

 

 

 

 

 

 

 

 

 

 

 

 

 

 이리 오라는 말에 담요를 질질 끌며 루한의 옆자리에 풀썩 앉자, 루한은 내 머리에 뜨거운 바람을 살살 쐬어 준다. 딸. 가끔씩 루한은 나를 ‘딸’이라고 칭했다. 매력적인 외모에도 불구하고 루한은 여자를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아직 루한에게는 ‘여자’보다도 사탕과 잠이 더 중요한 듯하다. 스스로가 먼저 철벽을 치는 타입이라고 설명하면 될까? 그런 이유로 루한의 주변에 있는 여자라고는 정직하게 나 하나뿐이었고, 유일한 여자 사람인 나조차도 루한에게 있어서는 여자가 아닌 내면의 부성애를 자극하는 존재였는지 루한은 항상 나 같은 딸을 낳고 싶다며 중얼거리고는 했다.

 

 

 

 

 

 

 

 

 

 

 

 

 

 

“김민석은?”

 

“워낙 촉망받는 인재시잖냐. 잠깐 본사 간다고 나갔어.”

 

 

 

 

 

 

 

 

 

 

 

 

 

 

 

 우리 팀이 가족회의라는 명분 아래에 대화의 시간을 갖기 시작했던 것은 아마도 루한 때문이었을 것이다. 지금은 꽤 좋은 팀워크를 자랑하고 있지만, 거의 대부분의 팀들이 그러하듯이 우리 팀도 결성 초창기 때에는 다툼이 끊이지를 않았었다. 팀 구성원들 개개인이 워낙 다이나믹 해서 그랬었나, 우리 팀은 그 충돌이 유난히 심했던 것 같다.

 

 

 

 

 

 

 

 

 

 

 

 

 

 

 


 
 우리 팀으로 말할 것 같으면 본사에서도 그 능력에 비례한 까칠함으로 악명을 떨쳤던 김민석, 예쁘장한 외모와 달리 입에 욕을 달고 산다고 잘생긴 또라이로 유명하던 루한, 입사 면접 유일한 만점자로 지독한 개인 주의라는 소문이 자자했던 김종대. 마지막으로 온갖 구설수를 몰고 다녀 트러블 메이커로 단단히 낙인찍혀 버린 나까지. 그야말로 다이나믹함의 절정을 보여주는 구성원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초반엔 참 많이도 다퉜었다. 특히 김민석과 김종대가 그러했다. ‘빠르고 신속하게’를 지향하는 김종대와 ‘정확하고 치밀하게’를 지향하는 김민석. 지향하는 가치관이 다르니 당연히 작전 플랜을 짤 때면 항상 크고 작은 싸움이 일어나고는 했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고, 둘의 싸움에 피해를 입는 것은 루한과 나였다. 하루는 내가 크게 아팠던 적이 있었다. 하도 끙끙 앓았던지라 날짜까지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5월 22일.

 

 

 

 

 

 

 

 

 

 

 

 

 

 

 그날은 그랬다. 열이 펄펄 끓는데 손가락 하나 까딱할 힘도 없고, 머리맡의 휴대폰은 배터리가 나갔는지 신호가 들어오지 않고, 그렇다고 해서 누구를 부를 힘은 더더욱 없고. 그저 팀원들 중 하나가 나를 발견해 주기를, 그들의 구원을 기다리며 방에서 끙끙 혼자 앓고 있었다. 그런데 간절하게 바라는 구원은커녕 밖에서는 김민석과 김종대가 물건을 던지고, 폭언을 내뱉고.

 

 

 

 

 

 

 

 

 

 

 

 

 

‘아니 씨발 말을 왜 못 알아 들어. 이 플랜 시행하면 다 같이 죽는 거라니까?’

 

 

 

 

 

 

 

 

 

 

 

 

 

 나는 김민석의 욕설을 마지막으로 눈을 감았던 것 같다. 상황이 일단락되기 전에 정신을 잃어 후에 전해 듣게 된 것이지만, 아픈 나를 발견한 것은 루한이었다고 한다. 루한의 말에 따르면 ‘씨발 이게 맞다고!’ 내가 마지막으로 들은 욕설을 끝으로 김종대가 문을 박차고 나가버렸고, 김민석 또한 씩씩대며 김종대의 뒤를 쫓았더랬다. 둘이 싸우는 것도 하루 이틀 일이 아니었고, 일이 대충 마무리 된 듯 싶으니 이제 자고 있는 나를 깨워 밥이나 먹이려던 루한이 내 방으로 들어왔고, 정신을 잃은 나를 발견했다.

 

 

 

 

 

 

 

 

 

 

 

 

 루한은 시간이 꽤 흐른 지금까지도 얼굴이 창백하게 질려서 식은땀이 줄줄 흐르던 내 모습이 생생하기만 하다고 한다. 그래서 늘 지켜주고 싶다고 했다. 마치 내가 루한이 보듬어 주어야 될 존재라도 된다는 듯이, 나를 보살피는 것이 그의 의무라도 된다는 듯이. 평소에 조용한 사람이 화나면 정말 무섭다는 말도 있지 않던가. 내가 크게 앓고 난 뒤로, 머리끝까지 화가 난 루한은 김종대와 김민석을 강제 소집시켜 화해를 시켰더랬다. 끌어안고 사과하기와 같은 정말 원초적인 방법으로 말이다. 그리고 팀원들과의 친목을 다지기 위해, 그날과 같은 불상사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게 하기 위해 루한이 고안해 낸 것이 다름 아닌 가족회의였다.

 

 

 

 

 

 

 

 

 

 

 

 

 

 

 루한의 기다란 손가락이 내 머리카락를 부드럽게 헤집었다. 적당한 온도의 온풍이 나에게 와 닿았고, 나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따뜻한 바람을 쐰 덕분인지 금방 노곤해진 몸이 축축 늘어진다. ‘다 됐다.’ 루한의 말에 이어 시끄러운 바람 소리가 멎었다. 루한은 이번에는 부엌에 놓인 식탁으로 향했다. 식탁에 놓여져 있는 작은 상자를 뒤적거리던 루한은 곧 감기약을 꺼내 내게 들이밀었다.

 

 

 

 

 

 

 

 

 

 

 

 

 

 

 

“진짜 개 되기 싫으면 얼른 먹어.”

 

 

 

 

 

 

 

 

 

 

 

 

 

 고개를 끄덕여 보이고는 입에 약을 털어 넣었다. ‘너는 가만 보면 손이 되게 많이 가.’ 입을 삐죽이며 중얼거리는 루한에게 실없이 웃어 보이자, 잔뜩 굳어 있던 루한도 금세 따라 웃는다. 그게 또 예쁘다. 루한의 웃음을 보자 생각이 말끔히 정리되는 듯했다. 결론은 하나였다. 나에게 와 줘서 고맙다고, 부디 루한은 떠나지 말고 내 옆에 있어달라고... 어쩌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루한에게 가족애를 느끼게 되어 버린 걸지도 모르겠다. 복잡하기만 하던 감정이 어느새 해소되었다. 미션 클리어! 게임에서 주인공이 퀘스트를 완료했을 때 웅장한 효과음이 나오듯이 높은 전자음이 내 귓속을 파고들었다. 띵, 띵, 띵. 균일한 전자음이 울렸고, 멈추었다. 현관문은 청량한 멜로디를 선보이며 열렸다. 본사에 갔다던 김민석이었다.

 

 

 

 

 

 

 

 

 

 

 

 

 

 

 

“갔다 왔어?”

 

“어. 보다시피 죽겠어 지금.”

 

“무슨, 본사에서 체력 훈련이라도 시켰나 보다?”

 

“완벽한 정답이다. 물 좀.”

 

 

 

 

 

 

 

 

 

 

 

 

 

 모습을 드러낸 김민석의 얼굴에는 짜증이 가득 담겨 있었다. 들어오자마자 소파에 쓰러지듯 기대앉은 김민석은 신경질적으로 넥타이를 잡아 빼며 물을 요구했다. 물을 달라는 말에 내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엌으로 향하자, 아니 향하려던 그 찰나의 순간, 김민석이 나를 불러 세웠다.

 

 

 

 

 

 

 

 

 

 

 

 

 

“아. 잠깐만, 거기 스톱.”

 

“....나, 나요?”

 

“그래. 너. 물은 루한이 떠오고, 너는 나 좀 보자.”

 

“왜요?”

 

 

 

 

 

 

 

 

 

 

 

 

 오라면 와 봐. 나를 가리키며 손을 까딱거리는 김민석에 내가 방향을 틀어 거실로 돌아가자, 김민석은 씩 웃으며 내 이름을 불렀다.

 

 

 

 

 

 

 

 

 

 

 

 

“여주야.”

 

“징그럽게 왜 이름만 부르고 그래요. 웬만하면 성까지 부르죠?”

 

“됐고. 지금 그 머리는,”

 

 

 

 

 

 

 

 

 

 

 

 

 

 

 김민석의 말에 나는 내 머리를 내려다보았다. 내 눈에 들어오는 것은 길고 푸석한 붉은 머리카락이었다. 붉은 머리카락, 붉은 머리카락. 순간 망했다, 라는 생각이 내 머리를 스쳤다. 상황을 모면하기에는 이미 한참 늦었지만 말이다. 고개를 들어 마주한 김민석은 이 상황이 몹시 재밌다는 듯 입가에 미소를 걸쳐 올렸다. 이걸 어찌해야 하나.

 

 

 

 

 

 

 

 

 

 

 

 

 

 

 

“내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미묘한 감정의 트러블은 해결되었으나, 상황은 순조로이 악화되어 가고 있었다.

 

 

 

 

 

 

 

 

 

 

 

 

 

 

 

[EXO/여주] 우리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 5 | 인스티즈

* * *

 

 

 

 

 

 

 

 

 

 

 지금 나는 김민석의 차를 타고 어딘가로 연행되고 있는 중이다. 탈탈탈, 비포장도로를 달리는지 차는 조금씩 덜컹 거렸다. 나는 창 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분명 김종대가 늘 조심하라고 당부했던 홍등가로 향하는 도로였다. 벌써부터 눈에 들어 차는 칙칙한 풍경들에 나는 두 눈을 질끈 감았다. 김민석에게 많이 혼나지는 않았다. 다만, 귀찮은 일을 떠맡게 되어 버렸을 뿐이다. 김민석은 내게 한 가지 제안을 했다. 그 제안이라는 것이 무엇이냐 하면, 이번에 루한이 녹턴의 고위 간부가 운영하는 술집을 찾아냈다고 했다. 술집이라고는 하지만 분명히 평범한 술집은 아닐 것이다. 아마 내 짐작이 맞다면, 녹턴의 근거지가 되겠지. 근거지를 찾아냈으니 정찰원을 보내야 했을 것이다. 그리고 정말 말 같지도 않지만 상사의 명령에 불복종했다는 것을 빌미 삼아 나를 정찰원으로 보낼 생각인 것 같다.

 

 

 

 

 

 

 

 

 

 

 

 

 

 

“무슨 생각으로 그러고 있었어.”

 

“뭘요?”

 

“머리.”

 

“아무 생각 없었어요.”

 

“조금 더 갈 줄 알았는데.”

 

“네.”

 

“안타깝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김종대랑 난리 치는 거 구경하는 것도 꽤 재밌었는데.”

 

 

 

 

 

 

 

 

 

 

 

 

 

 

 

 

 김민석의 건조한 목소리가 내게 닿았다. 뭔가 이상하다. 네, 네, 김민석의 물음에 무신경하게 답하던 나는 대답을 미루고는 김민석의 말을 곱씹었다. 안타깝다고 했다. 대체 뭐가 안타깝다는 거지? 아침 일찍 일어나서 김종대랑 난리 치는 것을 구경하는 게 꽤 재밌었다고 했다. 아침 일찍, 김종대랑 내가? 그 말인즉슨‥?

 

 

 

 

 

 

 

 

 

 

 

 

 

 

 

 

 순간 머리를 얻어맞은 듯 멍해졌다. 나는 꽥 비명를 내질렀다. 정말 몰랐을 거라고 생각했다. 김민석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기에 내가 그를 속여 넘겼다고 생각했다. 씨발! 김민석은 다 알고 있었어. 처음부터 농락 당한 건 김민석이 아니라 나였다고. 씨발! 씨발! 연신 상스러운 욕을 입에 담는 나를 곁눈질로 흘끗거리던 김민석은 별안간 웃음을 터뜨린다.

 

 

 

 

 

 

 

 

 

 

 

 

 

 

 

“그걸 내가 왜 몰랐겠어.”

 

“알면 말하지 그랬어!!!!”

 

“내가 왜? 재밌잖아.”

 

“뭐가, 뭐가 재밌었는데?”

 

“어린 것들이 재롱떠는 게 귀엽기도 하고?”

 

“씨이... 김민석 짜증나...”

 

 

 

 

 

 

 

 

 

 

 

 

 

 

 

 잊고 있었다. 내가 속이려고 했던 그 대상이 눈동자만 보아도 그 사람의 심리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김민석이었음을. 이내 차가 멈추었다. 홍등가로 들어 서기 전이었다. 그러니까, 술집이 즐비한 거리에 차를 세운 김민석은 내게로 손을 뻗어 내 머리를 헝클어 놓는다.

 

 

 

 

 

 

 

 

 

 

 

 

 

 

“앞으로도 족족 재롱 잔치 부탁해.”

 

“......”

 

“내 삶의 낙이잖아, 네가.”

 

 

 

 

 

 

 

 

 

 

 

 

 

 

 

 

 김민석은 그 말과 함께 잠시 벗어 놓았던 가죽 자켓을 내게 걸쳐 주었다. 그는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EXO/여주] 우리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 5 | 인스티즈

* * *

 

 

 

 

 

 

 

 

 

 

 

 

 

 

 

 

 

 

 김민석의 차에서 내렸다. 오늘 내가 감시해야 할 사람은 바의 관리자인 박찬열이라는 작자였다. 운동 경기를 할 때 가장 무서운 것은 공교롭게도 챔피언이 아닌 신예들이다. 전적이 없는, 아무런 정보가 없는 선수들이 가장 무서운 법이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고 했다. 적을 모르는데 어떻게 승리를 거머 쥘 수 있겠는가. 그와 같다. 아무리 실세라고는 하나, 녹턴 또한 성장하고 있는 신진 그룹에 지나지 않았기에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정보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래도 모든 일에는 예외가 있는 법이다. 비밀에 휩싸인 녹턴이라지만, 그중에서도 예외는 있었던 모양이다. 루한의 레이더망에 보기 좋게 걸려든 박찬열이라던가, 박찬열이라던가, 그것도 아니라면 박찬열이라던가. 그는 확실히 다른 조직원들에 비해 외부에 노출되어 있는 편이었다.

 

 

 

 

 

 

 

 

 

 

 

 

 

 

 얼마 걷지 않아 목적지에 도착했다. 나는 와인 바의 입구 앞에 멈춰 서 간판을 올려다보았다. 분명 내가 건네받은 정보가 맞다면 이 안에 박찬열이 있을 것이다.

 

 

 

 

 

 

 

 

 

 

 

 

 

 

[HELL]

 

 

 

 

 

 

 

 

 

 

 

 

 

 

 글자가 검붉은 색으로 반짝였다. 지옥, 고작 술집 주제에 이름 한 번 더럽게 섬뜩하다. 가만히 글자를 응시하고 있자, 붉은 글자들이 번져나갔다. 손을 들어 눈 부근을 꾹꾹 누른 나는 한숨을 내뱉고 클러치에서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홀드 버튼을 짧게 누르자, 화면에는 현재 시각이 거리의 불빛만큼이나 반짝이며 떠오른다. 9:00 PM 본격적으로 거리의 밤이 시작되고 있었다.

 

 

 

 

 

 

 

 

 

 

 

 

 

 

 

 짙게 선팅 된 가게의 유리 문을 열고 들어선 나는 낯선 풍경에 자켓을 꼭 여몄다. 내가 들어온 입구가 중앙 홀과 바로 연결되어 있었던 건지, 나는 입장과 동시에 춤을 추는 사람들에게 이리저리 치이며 한쪽 구석으로 몰렸다. 가게 안은 사람들의 대화 소리로 부산스러웠다. 가게 내부는 원형의 홀을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었다. 홀을 주위로 한 쪽에는 와인 바가 있었고 또 내가 위치한 쪽에는 테이블이 즐비했다. 예상대로 단순한 와인 바는 아니었다. 나는 이마를 짚으며 조용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래서, 박찬열은 대체 어디 있는 걸까?

 

 

 

 

 

 

 

 

 

 

 

 

 

 

 

 

 


 
 박찬열을 찾고 있던 와중 한 여자가 내 시선을 잡아끌었다. 스테이지 중심에서 여자가 잔뜩 취한 듯 중심을 잡지 못하고 비틀거렸다. 만취 상태의 여자는 스테이지를 비집고 다니며 행패를 부렸고, 곧 새까만 양복을 입은 사내 둘에게 양 팔을 붙들렸다. 여자는 그들에게 질질 끌려가 이내 내 시야에서 사라졌다. 이제 그들은 분명 테이블 가로 올 것이다.

 

 

 

 

 

 

 

 

 

 

 

 

 

 

 

 

 

 취한 여자를 와인 바에 데려간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불가능했다. 남자들이 취할 수 있는 선택은 단 한 가지였다. 그러니 이제 그들은 분명 내가 있는 테이블 가로 올 것이다, 라는 내 예상에 착오가 생긴 모양이다. 여자가 종적을 감춘지 꽤나 지났으나, 아직까지도 여자의 행방이 묘연하다. 여자는커녕 여자를 끌고 간 남자들도 보이지 않았다. 그들은 테이블 가로 와야 했다. 그게 맞았다. 그러나 세 사람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뭔가가 이상했다.

 

 

 

 

 

 

 

 

 

 

 

 

 

 

 

 

 일단 박찬열보다도 여자를 찾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에 나는 스테이지를 둘러싼 길목으로 여자의 마지막 자취를 좇았다. 정확히 내 반대편에 있었다. 손가락으로 벽을 쓸며 원 모양의 가게를 돌고 있는데, 순간 내 앞에 그림자가 드리웠다.

 

 

 

 

 

 

 

 

 

 

 

 

 

 

 

“나 찾아요?”

 

 

 

 

 

 

 

 

 

 

 

 


 
 내리깔았던 고개를 천천히 들어 올렸다. 그리고 헙! 하고 숨을 크게 들이 마셨다. 코앞에 낯선 남자의 얼굴이 있었다. 완벽한 면대면이었다. 서로의 얼굴이 15cm, 그러니까 소형 자 하나도 채 안되는 거리였다. 갑자기 나타난 남자에 나는 입술을 꾹 깨물었고, 그런 나를 주시하던 남자는 푸흐 웃음을 터뜨리며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럼, 뭘 찾아요?”

 

 

 

 

 

 

 

 

 

 

 

 

 

 일방적으로 말을 마친 남자는 나를 향해 굽혔던 허리를 다시 폈다. 이제 보니 키가 꽤나 크다. 남자는 처음부터 내 답을 들을 생각이 없었던 모양인지, 내 손목을 잡아채 나를 돌려세웠다. 내가 향하던 방향이 아닌, 그 역방향으로 말이다. 나는 그의 강압적인 손에 이끌려 원 모양의 가게를 다시 돌아야만 했다. 테이블을 지나, 와인 바로 빙글빙글.

 

 

 

 

 

 

 

 

 

 

 

 

 

 

 

 남자의 목적지는 내가 머물던 테이블 가가 아닌 와인 바였나 보다. 가게에 찾아온 사람들의 목적이 와인이 아니었는지, 정작 와인 바는 한산했다. 바 앞에 우뚝 멈춰 선 남자는 기다란 바의 테이블을 손가락으로 툭툭 치며 내 어깨를 밀었다.

 

 

 

 

 

 

 

 

 

 

 

 

 

 

 

“여기 앉아요.”

 

“...저기요.”

 

“왜요?”

 

“그러니까 제가 왜 지금 여기 있는 건데요?”

 

“왜 당연한 걸 물어요? 여기 와인 마시러 온 거 아니었어요?”

 

 

 

 

 

 

 

 

 

 

 

 

 

 

 그건 맞는데‥. 남자의 말에 딱히 반박할 거리가 없었다. 사실 내게 있어 와인을 마시는 것보다도 중요한 것은 박찬열이라는 조직원을 감시하는 것이었다만 위험인물일지도 모르는 이 남자 앞에서 내가 내 목적은 그게 아니라며 불만을 토로할 수도 없는 것이었다. 결국 우물거리며 말을 얼버무린 나는 남자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 앉았다. 내 고분고분한 행동이 우스웠는지 남자는 작게 소리 내어 웃었다. 이내 남자는 바 안으로 들어갔다. 나지막한 목소리로 내게 무어라 속삭이고는 말이다.

 

 

 

 

 

 

 

 

 

 

 

 

 

“그리고, 내 이름은 저기요가 아니라 박찬열이에요.”

 

 

 

 

 

 

 

 

 

 

 

 

 

 일은 예상보다 훨씬 더 쉽게 풀리고 있었다. 나는 와인 진열대로 손을 뻗는 남자의 뒷모습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술집의 젊은 관리인, 녹턴의 간부, 박찬열 그 모든 것이 블랙 셔츠를 입은 저 남자를 칭하는 말이었다. 들고 있던 클러치를 테이블에 올려놓은 나는 가게 내부를 쓱 훑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사라진 여자는 아직까지 보이지 않았다. 도대체 어디로 갔을까? 어디로…? 여자에 대한 가시지 않는 의문에 손톱을 잘근 잘근 씹으며 스테이지를 응시하던 나는 남자의 음성에 이내 그 시선을 거둬야 했다.

 

 

 

 

 

 

 

 

 

 

 

 

 

 

 

 

 

“찾는 와인이 따로 없는 것 같아서 그냥 내가 골랐어요. 괜찮아요?”

 

“아.. 괜찮아요.”

 

“여성분들이 많이 찾는 와인이에요. 이거 봐. 여자들은 분홍색에 사족을 못쓰더라고.”

 

 

 

 

 

 

 

 

 

 

 

 

 

 

 

 테이블에 와인병을 내려놓은 박찬열은 이어 유리 잔과 식기구, 또 과일 샐러드가 담긴 접시를 대령했다. 이런들 어떠하고 저런들 어떠하리. 사실 살면서 와인이라고는 김민석의 프랑스산 와인을 몰래 훔쳐 마셨던 것이 다였으니 말 다했다. 그러니 와인에 대해 무지한 내가 어떤 와인이 맛있고 또 어떤 와인이 향이 좋은지 알 턱이 없었다. ’핑크 엘리펀트 스파클링 로제’ 여자들이 많이 찾는다는 박찬열의 말 대로 와인은 포장부터가 러블리했다. 박찬열은 곧 바지 뒷주머니에서 오프너를 꺼내 들어 코르크 마개를 따 유리 잔에 조심스럽게 따랐다.

 

 

 

 

 

 

 

 

 

 

 

 

 

 

 

 

 

 옅은 금빛의 와인이 넘실거리며 잔에 차올랐다. 박찬열은 바 안쪽에서 의자를 꺼내어 나와 마주 앉았다.

 

 

 

 

 

 

 

 

 

 

 

 

 

 

 

 

 

 

 

 

“맛도 달아요. 딱 까다로운 여자들을 위해 특화된 와인이죠.”

 

 

 

 

 

 

 

 

 

 

 

 

 

 

 

 

 그 말에 와인을 한 모금 들이켰다. 턱을 괴고서 나를 빤히 바라보는 박찬열의 얼굴이 붉은 조명에 물들었다.

 

 

 

 

 

 

 

 

 

 

 

 

 

 

 

 

 

“왜 그렇게 봐요?”

 

“관찰하는 건데?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으면 대충 견적은 나오거든요.”

 

“견적?”

 

“그쪽이 무슨 일을 하는지, 습관은 뭔지, 애인은 있는지.”

 

“......”

 

“그래서 결론은,”

 

“......”

 

“지금 그쪽 굉장히 매력 있어요.”

 

 

 

 

 

 

 

 

 

 

 

 

 

 

 

 

 

 

 

 

 

 

[EXO/여주] 우리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 5 | 인스티즈

 

* * *

 

 

 

 

 

 

 

 

 

 

 

 

 

 

 

 

 

 

 

 내게 호의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사람을 굳이 내칠 생각은 없었다. 박찬열이 묻고, 나는 그 물음에 간간이 답하고. 도란도란 대화를 주고받다 보니 어느새 와인 한 병은 동이 났다. 얼굴이 기분 좋게 달아오르는 뜨뜻한 기분은 들었다만, 확실히 취하지는 않았다. 평소 남자들로만 구성된 팀원들 사이에서 술을 먹다 보니, 자연스레 주량이 늘어서 그런 걸까? 아무렇지도 않다. 포크를 잡아 샐러드를 깨작이던 나는 박찬열에게 물었다.

 

 

 

 

 

 

 

 

 

 

 

 

 

 

“가게 혼자 운영해요?”

 

“그렇긴 한데, 따져보면 종종 지인들이 와서 도와줘요.”

 

“....지인들?”

 

“네, 특별한 일 없으면 와서 카운터 봐주기도 하고, 디제잉도 하고 그래요.”

 

“그렇구나.”

 

 

 

 

 

 

 

 

 

 

 

 

 

 

 방울토마토를 입에 쏙 집어넣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박찬열은 손목시계를 쳐다보더니 옅게 웃었다.

 

 

 

 

 

 

 

 

 

 

 

 

 

 

 

“열 시네요. 이제 올 때 됐어요.”

 

 

 

 

 

 

 

 

 

 

 

 

 

 

 

 

 뭘 했다고 벌써 열 시래? 고개를 뒤로 틀어 어깨 뒤편으로 흘끗 쳐다본 스테이지에는 아까에 비해 사람이 줄어 있었다. 북적 북적 모여서 춤을 추던 사람들이 각자의 짝을 찾아 테이블로 흩어진 모양이다. 나 또한 클러치에서 휴대폰을 꺼내 확인했다. [‘김종대’님에게서 부재중 전화 8통이…] 화면에 찍힌 기록이 거슬렸다. 인상을 쓰고 휴대폰을 클러치에 넣어 버리는데, 갑자기 박찬열이 자리에서 일어난다.

 

 

 

 

 

 

 

 

 

 

 

 

 

“잠깐만 기다려요. 방금 말한 친구가 왔네.”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더니 진짜 그런가. 푸흐 웃음을 터뜨린 박찬열은 그 길게 뻗은 다리를 이용해 휘적 휘적 바를 빠져나갔다. 와인도 떨어졌고, 샐러드도 다 먹어 버렸고. 빈 와인 잔을 바라보던 나는 다시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아무리 그래도 연락은 해줘야겠지. 걱정할 게 분명했다. 다이얼 창에 김종대의 번호를 입력하고 전화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내 전화를 기다렸던 건지 통화 연결음은 얼마 가지 않아 끊겼다.

 

 

 

 

 

 

 

 

 

 

 

 

 

 

 

 

“왜 전화했어?”

 

“야! 넌 어떻게 된 여자애가, 어?”

 

“....뭐, 왜 전화했는데?”

 

“겁도 없이 단독 잠입을 해? 아주 세상 무서운 줄을 몰라요. 거기가 어딘 줄 알고 혼자 가? 너, 뭐라고 말이라도 했으면 내가 갔잖아...”

 

“괜찮아. 나 멀쩡해.”

 

“....그래도 됐다. 괜찮다니까.”

 

 

 

 

 

 

 

 

 

 

 

 

 

 

 

 괜찮다는 내 말에 김종대는 한숨을 내쉬며 답했다. 김종대의 목소리가 점점 멎어 들어갔다.

 

 

 

 

 

 

 

 

 

 

 

 

 

 

 

 

“너 데뷔 조잖아. 바쁜데 내가 어떻게 전화를 해.”

 

“....바빠도 너 만날 시간은 있어.”

 

“맞다! 연습은 안 힘들어? 연습생들은 어때? 잘 지내?”

 

“빨리도 묻는다.”

 

“...야, 김종대.”

 

“내가 너한테 무슨 말을 하겠어. 너나 잘 지내라.”

 

 

 

 

 

 

 

 

 

 

 

 

 

 

 

 

 전화가 뚝 끊어지고는 만다. 얘가 왜 이래? 당황스러웠다. 김종대가 왜 화를 내는 거지? 내가 잘못한 건가?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괜히 미안한 마음에 이미 전화가 끊어진 휴대폰을 멍하니 내려다보았다.

 

 

 

 

 

 

 

 

 기분이 이상해.

 

 

 

 

 

 

 

 

 

 

 

 

 

 

 

 

 취해서 그런가? 뭐라 정의할 수 없는 감정을 떠안은 나는 내게로 걸음을 옮기는 박찬열과 그의 친구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타박타박 여유로운 발소리가 들려왔다. 가까워진다, 가까워졌다. 고개를 들어 그들을 올려다보았다. 그런데 박찬열이 고등학생이었던가? 일 도우러 온다는 게 친구라며‥. 근데 친구가 왜 교복을 입고 있냐.... 아무리 눈을 깜빡여보아도 내 앞의 고등학생은 변함이 없었다. ‘박찬열의 동료’라고 추정되는 교복 차림의 남자아이는 내 옆에 앉았다.

 

 

 

 

 

 

 

 

 

 

 

 

 

 

“와인 더 마실래요?”

 

 

 

 

 

 

 

 

 

 

 

 

 

 

 

 

 와인을 더 내오겠다는 박찬열에게 대충 고개를 끄덕여준 나는 녹턴의 조직원일지도 모르는 박찬열의 동료에게로 몸을 틀었다. 명찰, 명찰을 보자. 나는 남자의 조끼 가슴팍으로 시선을 내렸다. 달랑달랑 매달려 있는 명찰에는, 내가 그토록 찾던 석 자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김종인]

 

 

 

 

 

 

 

 

 

 

 

 

 

 

 

 

 

 

암 호 닉

성장통 / 양자리 / 핑핑이 / 새벽 / 꽁꽁 / lu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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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핑핑이에요!! 작가님 기다렸어요ㅠㅠㅠㅜ기다린보람있게 너무재밌어요ㅜㅠ오늘도잘보고갑니다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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ㅍㄼ
핑핑이님 진짜 오랜만이에요! 많이 기다리셨죠ㅠㅠ? 본격적으로 이야기 전개가 시작되었네요ㅠㅠㅠㅠ 기다려줘서 너무 고마워요! 댓글 감사합니다~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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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우와 처음 보는 글인데 너무너무 재미있어요!! 처음부터 보러가야될것만같아요 잘보고가요!! 다음편도 기다릴게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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ㅍㄼ
반가워요!! 다음편도 열심히 써올게요ㅎㅎ!! 예쁜 댓글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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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작가님 기다렸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앞으로 자주 와주세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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ㅍㄼ
ㅠㅠㅠㅠㅠ제가 너무 늦었죠ㅠㅠ?죄송해요ㅠㅠㅠㅠㅠㅠ다음편은 빨리 쪄오겠습니다ㅠㅠㅠㅠㅠ댓글 감사해요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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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47.168
luci

루아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좋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민서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너무섹시하다
조...종대야 무셔워 그러지마 미아내나가잘못해쎠ㅜㅜㅜㅜㅜ 아그나저나 내용 ㅇㅣ제막ㅁ시작했는데 괜히 심쿵한다.. 늘 느끼지만 제목부터가 심상치않아 이런첩보? 뭐이런 글은 너무 날 심장떨리게해...

luci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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ㅍㄼ
luci님 오랜만이에요ㅠㅠㅠ 저도 사실 첩보, 조직물을 굉장히.. 되게 많이 좋아해서...(♥) 이 글은 굉장히 길게 나갈겁니닿ㅎㅎㅎ.... 글을 쓰면서 사심을 채워야져... 예쁜 댓글 감사합니다!
11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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