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의 감정 어린 시선을 피하며 고개를 푹 수그리던 B가 화가 난 듯 잔뜩 인상을 구기며 고개를 들었다.
여전히 B를 쳐다보고 있는 D의 눈빛은 덤덤했다.
빛바랜 참치캔, 녹슨 버찌 통조림, 곰팡이 핀 치즈.
썩어 문드러져 가는 모습들이 한 곳에 어우러져 D와 B의 사이에 놓인 테이블을 한껏 꾸며주고 있었다.
D의 부드러운 손길이 푸르스름한 곰팡이가 군데군데 피어 있는 치즈를 손에 쥐고 있던 포크로 베어 물기 좋게 잘랐다.
보기만 해도 역겨운 냄새가 풍겨 오는 듯한 치즈를 망설임 없이 입으로 가져다 넣어 찬찬히 씹어 음미하던 D가 B를 향해 입을 열었다.
이 치즈는 썩었어, B.
마치, 너처럼.
수치심에 얼굴을 발갛게 붉히는 소년의 몸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상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