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이 덜덜 떨렸다. 소름이 끼쳤고 그가 만약 내가 오메가라는 사실을 한명에게라도 퍼뜨린다면 혼자서 지옥에 떨어질 수도 있으니 그것만은 말아달라 처절하게 빌 수도 있다. 혹시 나도 모르는새에 히트싸이클이 시작된 것은 아닐까. 사람 몸이 그렇게 쉽게 다뤄지는 것이 아닌지라 게다가 오메가의 몸은 더더욱 자제가 힘들기에 규칙적인 약의 복용과 끝없는 긴장이 필요로 한다. 수업 분위기가 좋았던게 이 이유였나. 이렇게 나를 엿먹이려고 한 짓이였나. 아니면 내가 지금 상대하고 있는 이 학생만이 나를 엿먹이려는 건가. "선생님." "...어." 최대한 침착하자. 보통의 인간이어서야 물론 오메가와 알파간의 차이가 극복하기 힘들다는 것이야 내가 제일 잘 아는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이 장난일 지도 모르는 학생의 발언에 무지막지하게 쫄 필요까지는 없다고 느낀다. 그러니까 최대한 침착하자. 이게 나의 끝일리가 없다. 여기까지 어떻게 달려왔는데 "떨지마요. 더 티나니까." 그 말과 함께 마지막이었던 끈도 그 학생도 사라져버렸다. 아아 나는 이제 어떡하면 좋을까. 터덜터덜 교무실에 들어가니 영문모르고 팔자좋은 여자 알파들이 걱정하는 표정으로 커피를 가져다준다. 이 친절도 가식이겠지. 말만안하고 티만안내는 거겠지. 자기학생도 아니고 바로 옆자리에서 근무하는 게다가 제 마음대로 찜해놓고 아무에게도 뺏기지 않으리라 맘먹었던 근사한 남선생이 오메가라는걸 알게되면 인상을 최대한 일그러뜨리고 심하면 짐을싸서 다른학교로 전근을 간다고 할 수도 있다. 태생의 미천함이라는게 요즘에는 모르고 살았다 하지만 이렇게 잔인할 수 있는거다. 진짜 어쩌지. 순간 교무실 문이 위압감있게 열렸고 그 문을 열고 들어온 것은 아까 그 학생이었다. 테라다 타쿠야. 나의 기억으론 이런 기억이 없었는데. 언제부터 이 학생은 나를 괴롭히기 시작했을까. 생각으로 괴롭힌것으로 치자면 아마 내가 생각하기 아주 오래전부터였을거다. 눈치도 그때 쯤 챘었을거고 나는 그것도 모르고 신나게 나를 좀 먹어달라며 남창마냥 페로몬을 뿌리고 다닌것이다. 이게 무슨 경우야. 인형이 가까워질수록 그 소리가 커질수록 소리가 파동이되어 쿵 쿵 하고 내 뇌를 울린다. 두가 울린다는 말이 이런 느낌일까. 약점을 그것도 아주 커다란 약점을 들켜버려서인지 세상에 소원을 들어주는 램프따위가 있다면 나에게서 이 학생을 최대한으로 멀리 떨어뜨리는 능력을 갖고싶다고 빌고싶다. 그렇게 되지 않더라도 지금 머릿속에는 오만가지의 그런 류의 생각으로 가득 차 있다. 하지만 생각은 시간에 제한되어있기 때문에 거짓말처럼 바로 앞에 선 타쿠야의 모습에 하던 생각이 멈춰지고 숨이 막혀왔다. "...어, 어...타쿠야 웬일이야?" "모르는 문제가 생겨서요." "뭐, 뭔데...?" "여기요." 순수하게 교과서를 가리키며 질문을 하려는 학생의 모습에 또 한번 혼돈이 왔다. 하지만 애써 침착하며 그래 이제부터라도 눈에 띄는 행동을 않으면 된다. 이제부터라도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면 한번쯤은 눈감아 넘어가 줄 수 있는 문제다. 학생이 자리에 앉았고 순간 훅 하고 끼쳐오는 증오하지만 본능이 따라가는 달큰한 알파의 향에 소름이 돋았다. 나이가 어떻고 신분이 어떻던간에 알파와 오메가의 차이는 이렇게 확연히 드러나는 것이다. 그런데도 그 위험성을 안고 이 세계에 침범한건 나니까. 머릿속이 복잡해져 나를 여러번부르는 학생의 목소리 마저 들리지 않았다. "선생님. 선생님?" "어, 어...어. 미안. 잠시 다른 생가좀 해네 모르는 문제가 뭐라고?" "이거요." 잠시 굳은듯한 표정을 비췄지만 이런거 하나하나에 감정을 넣어 생각한다면 조만간 머리가 남아나질 않겠다고 판단한 위안이 손으로 울리는 이마를 짚으며 학생의 손을 따라가 문제를 읽었다. 어느샌가 제 옆에 딱 붙어 설명을 듣는 학생의 냄새도 그의 이마에서 손을 뗄 수 없게 하는 요인중 하나였다. 약 한알 더 먹을걸. 끝나고 하나 더 먹어야겠다고 생각한 위안이 마저 문제를 설명하려는데 타쿠야의 얼굴에 웃음이 번지기 시작했다. "선생님." "...어? 왜." "떨지 말라니까요." 왜? 뭐가? 어디가? 도무지 잘못된부분이 어딘지. 그리고 어디서부턴지 타쿠야는 늘 예고없이 뒷통수를 두들겨댔고 그것 그대로 몇초 되지도 않는 시간동안 수만가지의 생각이 위안의 머릿속에 돌아다녔고 얼굴에서는 식은 땀 까지 나기 시작했다. 언제부터 실수를 하기 시작한걸까. "처음부터요." 처음부터였구나. "떨지말라고요. 티나니까." 다시금 알파의 향이 훅 하고 끼쳐왔다. 일어서려고 하는 타쿠야의 얼굴에선 해맑은 미소가 보였고 위안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러면 다음 수업 때 봬요." 맑은 얼굴에는 흐릿한 먹구름이 숨어있었고. "뵐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소나기가 내렸다. ++질질 끄는 화가 되어버렸네요ㅜㅜㅜㅜ 그대신에 주말에 또 올리도록 노력해보겟슴당ㅠㅠ 구독해주셔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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