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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러 접근한 거에요. 아저씨 감시하려고…"

 

 

 

 [인피니트/야동] 푸른 소금

 W. 검은여우

 

 

 

 객기 부리지마라, 그 말을 끝으로 호원은 조직을 빠져나왔다. 손에 핏자국이 묻는 것에 신물이 날 지경이었다. 가끔은 사람을 죽이느라 진이 빠질 때도 있었다. 사람을 죽이는 일이 그렇게 단순한 취미가 되어버린 것은 단순히 호원 뿐만이 아니었다. 국내 연합 조직의 1인자로, 그리고 숨겨진 킬러로 살아오는 내내 왜 사람을 죽이는가, 에 대한 심오한 의문을 가져본 적은 없었다. 그러나 제 아비를 죽이지 말라던 어린 아이의 선한 눈망울을 우연히 보았을 때, 호원은 본인이 숨쉬고 있는 공기에서 비린내를 맡았다. 러시아 조직과 손을 잡고 몰래 스파이 노릇을 하려다가 걸린 일산의 한 작은 조직, 그 곳의 보스의 아들. 아이러니하게도 아들은 너무 예뻤고, 그래서 호원은 턱 숨이 막혔다. 사람을 죽이면서 아이들을 마주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조직의 본가에서 제 아들을 키워낸 의지가 대단하다고 느낌과 동시에 어쩐지. 그것은 평소와 다른 호원이었다. 호원은 천천히 눈을 감았다. 잠깐의 고민은 바람처럼 흩어졌고, 핏방울이 난자했다. 죽은 제 아비를 보던 아들이 팔을 덜덜 떨었다. 아빠……! 부모의 입장이 아니었던 호원에게도 그 소리는 억장이 무너지는 울음으로 들렸다. 많아봐야 열 여섯, 눈이 크던 아이가 굵은 눈물을 토해내며 제 아비와 호원을 번갈아보았다. 호원은 그 자리를 빠져나왔어야 했다. 한참동안 호원은 그 눈을 바라보고 있었다. 호원은 함께 따라온 제 오른팔을 먼저 내보내는 방법을 택했다. 더 이상 아이에게 겁을 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미 아비를 죽인 마당에 무슨 소용이 있겠냐만은, 그래도 그 행동은 호원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배려인 셈이었다. 이름이 뭐니? 호원의 물음에 아이는 울면서 고개를 저었다. 호원은 더 이상 묻지 않았다. 대신, 아이를 위해 총을 내려놓았을 뿐이다. 아이는 끝내 이름을 말하지 않았다. 고작 열 여섯 먹었을 아이의 눈에서 살기 아닌 살기를 느낀 것은 호원의 기분 탓이 아니었다. 호원은 아이의 머리를 한 번 쓰다듬어주었다. 아이의 머리에 제 아비에 핏방울이 묻었다. 너라도 잘 지내렴, 넌 이렇게 살지마. 아이에게 말하면서도 자조의 한탄으로 들렸다면 착각일까? 호원은 성큼성큼 걸어나왔다. 밑의 죄 없는 조직원들은 흡수할 생각이었다. 숨겨둔 문서와 총기류, 마약류를 다 압수해 정리하는 과정에선 그 아이의 눈망울이 서서히 잊혀지고 있었다.

 

 

 

***

 

 

"어떻게 요리할 생각을 했어?"

"손에 피 묻히긴 싫고, 그래서 물이나 묻혀보려다가 생각보다 소질이 있길래."

"손에 피 묻힌다는 소리는 하지도 마라. 안 그래도 무서워 죽겠으니까. 니 생김새가 얼마나 험악한 줄은 알지? 니 얼굴로 그런 말하면 진짜 살인날까 무섭다야."

 

 

 우현이 능청스럽게 말했다. 요리 학원 동기로 만났다가 친해져 식당 개업을 같이한 우현에게 호원은 제 과거사를 덤덤히, 조금 감해서 이야기 할 수 있었다. 우현은 융통성이 있었고 그래서 대인 관계에 아주 능숙한 우현은 호원에게 더 이상 묻지 않았다. 호원은 우현에게 저를 '작은 조직의 일원'이었다고 간단히 소개했다. 우현은 마무리 청소를 하며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호원은 이제서야 제 일상에 조금 만족할 수 있었다. 젊고 잘생긴 남자 둘이 운영하는 한식당이라는 소식에 손님이 많은 것도 한몫했지만, 피를 보지 않는다는 사실 자체로도 만족할만한 삶이 되었다. 물론 고기를 썰다가 빠지는 핏물에 웃음이 터질 때도 있었다. 그런 호원을 보면서 같이 웃던 우현이 문득 아르바이트생에 관한 이야기를 꺼냈다.

 

"서빙 알바 구할까?"
'왜? 인건비 아끼게 그냥 우리 둘이 하지."
"인건비도 인건비지만 이러다가 우리 둘 손이 남아나질 않겠다."
"몇 명 구할건데?"
"글쎄? 한 명이나 많으면 두 명?"
"난 솔직히 잘 모르겠다."
"넌 오늘처럼 새빠지게 일하고도 그런 말이 나오냐?"
"하긴."

 

 오늘따라 유독 손님이 많던 차였다. 식당의 분위기가 깔끔하고 고풍스러운 것도 있었지만, 우현과 호원의 인기도 손님 몰이에 보탬이 되었다. 호원은 평소보다 더 고되었던 부엌일을 떠올렸다. 하긴. 조금 넉넉히 일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ㅡ라는 호원의 중얼거림에 우현이 킥킥 웃었다. 거봐, 너도 힘들었지?ㅡ 끄덕임. 대걸레질을 하던 우현을 보며 호원도 남은 식재료를 정리하고 테이블을 닦았다. 삼십 분이 조금 넘는 청소를 마치고 테이블에 나란히 앉은 우현이 종이와 펜을 꺼내들었다. [아르바이트 구함] 제 성격과 닮은 시원시원한 글씨체였다. 우현의 손을 가만히 보던 호원이 말을 던졌다.


"시급은?"
"요즘 최저임금이 얼마지?"
"사천 팔백…얼마더라."
"그럼 그냥 오천원 써."
"오천원 준다고 하면 사람들이 올까?"
"싫음 말고."


 한참 골똘하던 우현이 '협의 후 결정'이라고 점을 찍었다. 저녁 때 손님 제일 많으니까 그 때 오라고 하고…또…아 맞다. 여자로 구해? 우현의 질문에 호원이 이번엔 단호한 거절을 했다. 남자만 구한다고 해. 여자 있으면 불편하니까. 우현은 아쉽다는 표정으로 '남자사원만 모집합니다'라는 구절을 남겼다. 완성된 종이를 식당 옆 벽에 붙이고 온 우현이 손바닥을 탁탁 털었다. 아 맞다, 너랑 내 번호 적어놨으니까 문자 오면 친절히 답해라!ㅡ 마지막으로 식당 내부를 점검한 우현이 말했다. 호원은 고개를 끄덕였다. 워낙 살갑지 못한 성격이라 어떻게 답장해야할지, 고민했지만 그것은 아직 일어난 일이 아니기에 그저 안심했을 뿐이다. 호원이 불을 껐다. 딸깍,하는 소리에 완전히 소등된 가게가 어두웠다. 우현이 문을 열었고 호원이 그 뒤를 따랐다. 가벼운 손 인사를 한 우현이 먼저 택시를 잡았다. 호원은 가게 앞에 멍하니 서있었다. 우현이 붙여놓은 종이를 한참 읽어보다 발걸음을 돌렸을 때는, 이미 누군가가 그 종이를 유심히 읽어보던 중이었다.

 

 

***

 

[밤늦게 죄송한데 제가 알바가 급해서요 내일부터 일 가능하나여?]


 밤거리의 냄새란. 한참 가로등 밑을 걷던 호원에게 도착한 문자. 호원은 문자메세지에 대답할 말을 한참 궁리하다 [네]라는 짧은 답변을 했다. 답장은 빨랐다.

 

[혹시 벌써 구하신건 아니져?ㅠㅠ]
[네 아직요]
[저 홀서빙 경험 되게 많구여 시급 좀 적어도 상관없는데ㅠㅠ]
[네 내일부터 나오세요]
[여섯시까지 가면 되나요?]
[첫날이니까 좀 일찍 오시는게 좋을것 같습니다]
[네 감사해요 다섯시까지 갈게요 낼 봬요~]

 


 호원은 답장하지 않았다. 대신 우현에게 전화를 걸어 벌써 사람을 구했노라고 전했을 뿐이었다. 우현은 의외라는 눈치였다. 내일 다섯시까지 오라고 했다는 말에 알겠다고 대답한 후 전화를 끊었다. 따뜻해진 휴대폰을 한참 보던 그 때에 다시 도착한 문자.

 

[아참 이름을 안말씀드려서요 장동우라고 합니다~.~ 저번에 거기 갔었는데 되게 맛있더라구여 사장님들도 되게 젊으시고! 친해지고 시퍼요ㅎㅎ잘부탁드려요~]

 


 시덥지 않은 말을 하며 이렇게 긴 문자를 보낼 수 있을까. 호원은 그 문자메세지를 삭제했다. 한참 좋았던 밤거리의 공기가 어쩐지 텁텁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조금 쌀쌀한 거리를 걸으며 상념에 잠긴 호원이 다시 힘을 주어 걸었다. 오피스텔까지의 거리가 적당했다. 걸어서 20분 약간 못미치는 거리에 호원이 떨어뜨린 쌀쌀함이 있었다. 호원은 뒤를 돌아보지 않고 젖은 기분을 추스리며 속도를 높혔다. 내일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별로 궁금하지 않았지만 그저 식당 일이나 잘 풀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

 

"새로 올 알바생 이름이 뭐래?"
"장동우."
"이름 귀엽다. 이름이 동글동글하네."
"그래?"

 

 우현은 어쩐지 설레보였다. 왜 이렇게 업된거야?ㅡ 호원의 악의 없는 투박에도 실실 웃으며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일이 좋다고만 대답했다. 우현의 성격이란 원래 밝고 긍정적임을 알았지만 참 편하게 산다, 호원은 그렇게 생각했다. 이것저것 꼬치꼬치 캐묻는 우현의 말에 건성으로 대답한 호원이 묵묵히 야채를 씻었다. 말 없는 호원이 보이지 않게 뒤로 꿀밤을 먹이던 우현도 팔을 걷고 점심 메뉴 준비에 돌입했다. 정오를 넘기자 조금 몰리기 시작하는 사람들. 찌개 끓는 소리며 칼질하는 소리 사이로 우현과 호원의 대화가 오갔다. 테이블 2번에 순두부 하나! 우현의 목소리에 힘이 넘쳤다. 호원도 손을 조금 빨리 했다. 힘들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총질을 할 때보다 칼질을 할 때가 편했고, 피도 보지 않았으니까. 도마 위에 움직이던 손이 보이지 않았다. 야채를 썰어넣고 간을 맞추는 호원을 보며 우현은 참 신기하다는 생각을 했다. 과연, 정말 '작은 조직'의 보스였을까. 쟁반을 들고 움직이면서도 호원의 얼굴을 한참 바라보던 우현이 곧 잡념을 접었다. 조금 더 친해지면 날 잡고 물어볼 셈이었다. 지금은 일에만 집중하자ㅡ 마인드 컨트롤. 끝없이 밀려드는 주문에도 우현은 웃었고, 호원도 우현 모르게 간간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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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명을 잘못 올려서 수정했네여;; 뎨동..

읽어주신 분들 감사해여. 독자님들께서 저번에 추천해주신 영화목록에서 제가 제일 잘 쓸수 있는걸로 골라와봤어여...좀 길어질 것 같네여 중단편정도?

영화 내용에서 모티브를 따온 것도 있구여. 제가 푸른 소금을 안보고 그냥 내용소개글 보고 모티브 딴거에여....

 

암튼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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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아이비... 근데 이게 뭐죠?! 헐?! 일단 나중에 읽고 자세히 적는걸로
11년 전
독자3
찹쌀떡이여요!!!!!!! 푸른 소금이라는 영화가 잇어요!? 한번 봐야겟어요!막 이것만 봐도 두근두근쿵떡쿵덕 우엌우엌.한번보고 이거 다시 읽어야지요ㅠㅠ 대박이에요 잘보구가요! 안녕히주무시구 내일도 즐겁고 행복한시간만 가득하셧으면 좋겟어요! 그럼 다음글에서 뵈요♥3♥
11년 전
독자4
헐 도끼에여! 헐헐 쩔어요ㅠㅠ 아 캐릭터 하나하나 왜 이렇게 좋지? 훤이도 현이도 곧 나올 덩우도 헐헐 다음편 완전 기대해요ㅠㅠ!♥
11년 전
독자5
짜릿이에요 안녕 그대? 푸헿 신알신 떴길래 얼른 달려왔ㅈㅣ롱 시험공부를 포.기.한.다 하...........................................근데 좋다 푸른소금 보려다 말았는뎈ㅋㅋㅋㅋㅋ
11년 전
독자7
0209에요 그때 암호닉..신청한거로 기억하는데 아니면 소금소금 어젯밤에 읽다갘ㅋㅋ잠들어서 일어나서 다시 읽었내요 역시 좋아요!다음편 기대기대
11년 전
독자8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호우ㅓ니...괜히 썰레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독자9
뀨에요! 초반에 조직이란 말이 나와가지고 우울한 내용일까 생각했는데 뒷쪽에 그냥 달달터져서ㅠㅠ 동우는 왜 문자마저 귀엽죠 왜죠 ㅠㅠㅠ 야동 사랑합니다 ㅠㅠㅠ 다음편 얼른 보고싶은데 ㅠㅠㅠㅠ 독자가 애탸네요 애타 유ㅠ유 다음편 기대기대할께요!!!
11년 전
독자10
우와ㅇ 기대된다..
11년 전
독자11
감성 이에요 이제 그대글은 그냥 무조건적으로봄 ㅠㅠ 너무재미썽 ㅠㅠ
11년 전
독자12
텐더입니다 잘보고 가요1 ㅎㅎ
11년 전
독자13
오오오...다음편 기대되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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