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가 너 요즘 바쁘냐고 묻더라]
[방학해서 그때 라디오 보러 올줄 알았는데 안왔더라 라면서]
[그리고 아까 마주쳤을때 표정이 별로 안좋다고 무슨일 있녜]
[오빠가 다음주에 집에 올 수 있을것 같은데 밥 사준다고 너 놀러오래]
그 카톡을 받고 내가 뭐라고 했을거같아?
처음엔 진짜 미쳤냐고 안간다고 했지 너도 알지 않냐고 그러면서..
그 잠깐 본거로도 이 상태인데 같이 밥이라니 말이 되냐고 막 그랬는데
그와중에도 마음이 막 설레고 싱숭생숭한거야
라디오 보러 올줄 알았다는 말도 그렇고 그 찰나에 내 표정 캐치한것도 그렇고...
그런 민석이를 생각하니 진짜 눈물이 막 날거같은거야
왜 사람 진짜 마음대로 포기도 못하게 하냐고
가슴이 너무 답답해서 막 치면서 엉엉 울었어
나한테 도대체 왜 그러냐고
미네 다른 친구들한테도 그러냐고 나한테 왜그러냐고
차마 대놓고 하지도 못할 그런 말들을 쏟아내며 진짜 그냥 짜증나고 속상해서
계속 울리는 카톡도 무시한채 그냥 울다가 지쳐 잠들었어
다음날 이제 일 가려고 밍기적 밍기적 일어나는데
어제 너무 울었는지 머리도 울리고 아주 눈이 팅팅 부은거야
옆에 있던 거울보고 완전 경악하다가 시계를 보고 비명을 질렀어
"미친!!!! 여덟시 반이야???"
내가 최소 나갈때 걸리는 준비 시간이 한시간인데
집에서 여덟시 사십오분엔 나가야했단 말이지???
아니 근데 십오분밖에 안남은거야
머리고 뭐고 일단 세수하고 양치하고 앞머리는 삔으로 싹 올리고
옷 갈아입고 진짜 비비만 겨우 바른채 집에서 나왔어
진짜 아슬아슬하게 일하는 곳에 도착하고 같이 일하는 매니저님이나 다른 근장들이
오늘 늦잠잤냐고 막 그러는거야......ㅎ
괜히 또 민망해서 딴청부리고 그러다가 조금 숨도 고르고 진정이 된 후에야
핸드폰을 확인할 수 있었어
"헐!!!!!!!!!!!!!!!!!!!"
핸드폰을 확인하자마자 진짜 나도 모르게 큰 소리로 저랬엌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다른 사람들이 무슨일이냐고 하는데 그것도 무시하고 그냥 내 핸드폰을 뚫어져라 봤어
[ㅇㅇ야, 혹시 자?]
[자나보네.. 민혜한테 혹시 얘기 들었어?]
[오빠가 다음주에 시간 날거같은데 그때 민혜랑 같이 밥 먹을까?]
[아까 보니까 표정이 너무 안좋아서 걱정된다]
[잘 자고, 카톡 보면 답장 좀 해줘~]
어제 내가 울 때 그렇게 울렸던 카톡들을 난 민혜가 보낸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알고보니 민석이었어
내가 보고 있는게 꿈인지 생시인지...
난 진짜 차마 민석이 번호 저장도 못하고 그저 통화목록만 번호를 아예 외워버릴 정도로
그렇게 봤었거든?
근데 나한테 카톡을 했다는건 내 번호를 저장했다는거잖아
진짜 멘붕이 와서 핸드폰만 뚫어지게 보다가 어이가 없어서 그저 허허 거리며 웃었어
물론 같이 일하는 사람들은 내가 아침에 늦잠자더니 상태도 이상하다면서 그러고 있고
난 그러거나 말거나 진짜 한참 그저 허허거리다 멍때리다 그랬었어
근데 답장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는거야
진짜 만나고야싶지 당연 진짜 근데 진짜 자신이 없더라
보면 눈물날것같고 오빠가 너무 좋다고 소리라도 지를것 같았어
그러면서 제발 나좀 냅두라고 왜 이렇게 사람을 뒤흔드냐고
날 민혜 친구라고 생각하지 말고 그냥 모르는 사람 취급하라고 그러고 싶었어
근데 그런 말을 어떻게 해..
생각이야 그렇지만 진짜 그런 말이 나오겠어??
그렇게 오전 시간 내내 고민했어 진짜
점심 먹으러 가서도 그렇고..
그러려 그런건 아닌데 진짜 생각하다보니 시간가는줄을 모르겠더라
다행이도 내가 근장하는곳이 바쁜곳도 아니고 어려운 일을 하는 곳도 아니어서
진짜 손은 자동으로 일을 하고 있고 그러다 잠시 또 멍때리고의 반복이었어
그렇게 멍때림의 연속을 시전하며 점심먹고 자리로 돌아와서 자리에 앉으려는데
핸드폰에 진동이 울리는거야
진짜 깜짝 놀라서 핸드폰을 확인했는데 민혜한테 카톡이 온거였어
[너 오빠한테 카톡 안왔어?]
그래서 왔다고, 봤는데 밥먹자더라 라고 보내니까
[오빠한테 아침부터 계속 카톡와]
[너가 카톡을 안 읽는다고 그러더니 나중엔 읽었는데 답장이 안온다고]
민혜의 카톡도 읽고 잠시 생각하다가
[오전 내내 생각중이야.. 뭐라고 해야할지]
[도저히 자신이 없어]
[보면 울거같아]
그렇게 보냈는데 보내고 좀있다가 1이 없어지더니 전화왔어
"여보세요?"
-아오 진짜 너 아오
"왜왜 뭐...."
-그래, 니가 무슨 마음이고 생각인지는 아는데, 그러면 그냥 딱 거절해
"아니 근데.. 아 정작 뭐라고 해야할지도 모르겠고..."
-내가 아주 어제 오늘 종일 너 눈치보랴 오빠한테 시달리랴 죽겠다
민혜 얘기를 들어보니까 민석이도 어제 오늘 종일 카톡으로 민혜한테 막 어떡하냐그랬나봐
도대체 왜 그렇게 하는지는 모르겠는데
그냥 태생이 착해서 그런가보다 하고 넘겼어
괜한 망상은 덕후에게 좋지 못해....
여튼 그래서 일단 답장을 하려고 전화를 끊고 민석이가 보냈던 카톡창을 켰어
프사도 설정 안되어있고 상태명도 설정 안되어있는 민석이 카톡 프로필이
진짜 민석이스러워서 진짜 그 카톡 프로필 화면까지도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흡
여튼 일단 뭐라 보낼까 조금 고민하다가 카톡을 보냈어
[오빠 아까 확인 했는데 일이 바빠서 답장을 못했어요]
[죄송해요]
[근데 다음주에 제가 계속 일을 해서요...]
[가기가 좀 어려울것같아요]
[그래도 챙겨주셔서 감사해요! 저 무슨 일 없어요~]
진짜 덜덜 떨리는 손으로 그렇게 보내고 바로 카톡을 나갔어
1이 없어지는 그런 모습을 볼 수가 없어서...ㅎ
근데 진짜 얼마안있다가 핸드폰에 진동이 막 울리는거야
근데 이번엔 카톡이 아니라 전화였어
진짜 화면에 뜨는 그 익숙한 번호를 보고 순간 심쿵했는데
전화를 받을까 말까 하다가 내가 뭐라고 이렇게까지 하나 싶어서 일단 전화를 받았어
".....여보세요?"
내가 전화를 바로 받을 줄 몰랐는지 잠시 말이 없었어
그래서 내가 다시 여보세요?? 하니까
-아.. 미.. 미안. 이렇게 빨리 받을 줄 몰라서 놀랬다
근데 이 상황 익숙하지 않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민석이랑 처음 통화하던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때가 생각나서 웃음이 나는거얔ㅋㅋㅋㅋ
근데 또 민석이가 나한테 전화라니.. 하는 생각과 무슨 일이지? 하는 생각에
"그런데.. 무슨 일로...."
근데 그러니까 민석이가 진짜 찰나에 작게 한숨쉬고
아까 처음 전화 받을때와는 다르게 목소리가 좀 낮게 깔리더니
"ㅇㅇ야.. 혹시 내가 불편해?"
호옥시 내애가 부울편해애애애??? | ||
아니 안불편해 널 사랑ㅎ해 날 가져 민석아... 민석아 사랑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민석아.....ㅁ7ㅁ8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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