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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재민은 중간급, 이동혁은 에스퍼 치고 굉장히 흔한 능력이에도 불구하고, 얘네보다는 비교적 좀 특수한 능력 가진 김여주는 나재민과 이동혁을 본인보다 더 발각되면 안되는 애들인 마냥, 엄청 애지중지 하며 보살폈다. 자기보다 한살 어린 애들을. 근데 또 행동에 비해 말투는 좀 험하긴 했다. 야 임마 먹은건 치워라? 같이. 센터 사람들은 처음에는 ?? 하다가도 이제는 이 모순이 익숙했다. 

 

김여주 12살 시절, 진짜 겁도 없고 뭣도 모를 나이. 김여주는 또래 친구들이 그 나이에 모를 경험을 나이 열다섯에 다 겪었다. 부모도 없고, 보육원에서 자라며. 능력을 자각한 것도 딱 그때쯤이었다. 보육원 원장은 성질을 내며 폭력을 일삼다가도 김여주가 속으로 그만 좀 하고 밥이나 줬으면 좋겠다 생각하는 순간 갑자기 던지려던 물건 뭐든 다 내려놓고 밥을 하러 부엌으로 향했다. 한두번이면 우연이지 그럴 사람도 아닌 원장이 자꾸 그러니까 김여주는 내가 뭐가 있나? 싶었다. 

 

확실히 능력을 자각한 지 3년만에 15살 김여주는 보육원을 제 발로 걸어나왔다. 여기 아니면 살 곳도 없겠지라고 생각한 것도 다 3년 전 일이었다. 내가 하라는대로 다 하는데 무서울게 뭐가 있어. 김여주는 일단 무작정 가고싶었던 곳 다 갈 계획이었다. 또래 애들 얘기하는거 들어보면 오늘 피씨방 콜? 같은 소리 하던데. 내심 피씨방이 뭔지 좀 궁금했던 김여주는 가장 먼저 피씨방을 찾았고 10분만에 건물 간판에서 PC방을 발견했다. 그리고 거기서 진짜 운명처럼 나재민이랑 이동혁을 만난거다.  

 

야 니 오늘 보육센터 원장이 하는 말 들었냐? 뭔데. 보육센터 홈페이지 누가 겁나 테러해놨다고 식겁하는거. 니가 그랬겠지. 아 당연하지 내가 또 어? 한 기술 하잖냐. 그게 기술이냐, 초능력으로 하는게, 그리고 어? 너나 좀 내가 원장 기억 지우게 만들지 좀 마라. 하루 이틀도 아니고.. 이상한 짓 좀 작작 해.. 

 

김여주는 자기 옆자리 남자애 두명이 하는 이 이상한 대화를 바로 알아들었다. 내 과구나, 얘네. 김여주는 생각한건 바로 실행하는 부류의 인간이었다. 야, 너네 보육원 사냐? 

 

김여주는 앉은 자리에서 바로 애들이랑 초능력 트고 애들을 보육센터에서 몰래 빼돌렸다. 그리고 일단 최대한 멀리 도망갔다. 기차역 가서 매표소에 있는 직원한테 말했다. 서울에서 가장 먼 곳으로 세개요. 돈은 니가 내세요. 옆에서 보던 나재민이랑 이동혁은 생각했다. 이 누나도 장난 아니구나. 

 

부산에서 내렸다. 일단 또 무작정 택시를 타고 부산 외곽 제일 깊숙하게 들어갔다. 아무도 못 찾게. 그리고 집을 하나 얻었다. 마음 조종 능력도 있고 겁도 없는 김여주가 못하는건 거의 없었다. 

 

한 삼개월은 편하게 살았다. 이동혁은 누나 졸라서 어디서 컴퓨터 하나 가져와서 설치해놓고 주구장창 지 능력만 여기저기 실험했고 나재민은 걍 느러우워서 잤다. 김여주는 또 그 옆에 퍼질러져 있었다. 잠은 또 안와서 눈만 멀뚱멀뚱 뜨고. 

 

그러다가 이동혁이 별안간 소리쳤다. 김여주!! 나재민!! 일로 좀 와봐. 이동혁이 뭘 찾았게? 서울 한복판에 아무도 모르게 있는 에스퍼 센터 홈페이지를 찾은거다. 나름 조직원이 7명이나 있었다. 간도 크게 홈페이지까지 만들어 놨었다. 혹시 에스퍼 또 있을까봐. 

 

이동혁은 곧바로 그 홈페이지를 해킹해서 그쪽 사람한테 연락을 했다. 애초에 그러라고 만들어놓은 홈페이지였다. 에스퍼들 기본적으로 대충 만들어놓은 홈페이지 하나 해킹할 능력 같은건 다 있으니까. 

 

이동혁이 홈페이지 해킹해서 그쪽으로 연락한 시간 3분도 안되서 무슨 남자가 한명 찾아왔다. 자기는 이태용이고 연락받고 왔다고 했다. 그러더니 자기가 한 세명 정도는 포트 가능하다며 막 손을 풀더니 갑자기 이동혁이랑 나재민, 김여주한테 자기네가 있는 곳으로 가자고 했다. 역시 세명 별 생각도 없이 오케이, 하자마자 이태용은 세명을 붙잡고 고우! 외쳤다. 눈 깜빡하니 공간이 바뀌어 있었다. 다시 서울이란다. 

 

 

나재민 기억 삭제, 이동혁 해킹 능력 

김여주 마음 조종, 이태용 공간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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