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 GAME; 07 조용해진 분위기속에 숟가락이 달그락거리는소리만 들려왔다. 입맛이 없어. 숟가락을 내려놓은 백현이 아까 본 남자가 했던 말을 되새김질했다. 명백히 자의가 아니라던 말투. 그리고 그들이 변한건 아이가 사라진 후. 분명 그 아이와 관련있는 일일거야. 한참을 고민 하던 백현이 조심스레 몸을 일으켰다. 수프를 떠먹던 세훈이 백현을 의아하게 쳐다보며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가봐야겠어.” “뭐라고요?이시간에 어디를요?” “아까 그 남자를 찾으러. 아무래도 이상해. 그 남자가 했던말, 아무리 생각해도 아이를 염두에두고 한 말인것 같아.” “늦었잖아요. 하루밤 자고 내일가요.” “안돼. 그러다 놓치면? 그리고 늑대들이 아침에 활동하는거 봤어?” “그렇지만...” “아주머니를 생각해서라도 서두르자.” 그 소리에 군말없이 일어난 세훈이 조용히 짐을 챙겼다. 짐이라고해봤자 작은 단도 하나와 담요뿐이지만. 조용히 짐을챙긴 세훈이 뒤를돌아 아주머니를 응시했다. 울다 지쳐 잠이 드신건지 불편한자세로 주무시는 아주머니의 손에는 아이의 사진이 꼭 쥐어져있었다. 아주머니가 깨지 않게 조심스레 문을 닫고 나온 세훈이 속삭였다. 아주머니, 걱정마세요. 꼭 아이를 구해올게요. *** 산장을 나선 둘은 아까 내려왔던 방향으로 다시 산을 올랐다. 백현이 손에 작은 불빛을 만들자, 밝아진 시야덕에 산을 오르기가 훨씬 수월해졌다. 계속 오르다 보니, 아까 단도로 위치를 표시해놓은 나무 앞에 당도했다. “이쯤이였던것 같은데.” 세훈이 나무의 표면에 새겨진 엑스자를 더듬으며 주변을 살폈다. 벌써 가버린건가. 주위를 둘러봐도 남자는 커녕 늑대의 털 한올조차 보이지 않았다. “어? 저기 위에!” 백현의 손이 한 나무의 위를 가리켰다. 밝은 빛이 나무를 비추자, 굵은 가지에 누워 눈을 감고있는 남자의 모습이 보였다. 갑자기 빛이 비추자 표정을 찡그린 남자가 낮게 으르렁거렸다. “아까 얌전히 있으라고 했을텐데. 왜 여기까지 올라와서 남이 자는것을 방해하지?” “아까 했던말에 대해 물어볼게 있어요.” “너희와는 상관 없는 일이라고 했을텐데?” 나무에서 폴짝 뛰어내린 남자가 날카롭게 둘을 노려보았다. 백현이 그쪽으로 빛을 비추자 늑대로 변한 남자가 금방이라도 달려들것처럼 발톱을 드러냈다. 황급히 빛을 없앤 백현이 세훈에게 눈짓했다. 세훈 역시 손에 모은 바람을 사그라트렸다. “혹시 늑대들이 갑자기 변했다는 이유가 붉은 마녀때문인가요?” 백현의 말에 흠칫한 남자가 다시 사람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천천히 둘의 앞으로 다가온 남자가 백현의 목에 대고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았다. 고개를 갸웃한 남자가 세훈쪽으로 다가갔다. 기겁한 세훈이 뒷걸음질치자, 세훈의 손을 낚아챈 남자가 낮게 으르렁거리며 세훈의 목에 코를 묻었다. “그 여자의 냄새가 나는건 아니군. 그렇다면 인간이 어떻게 붉은 마녀를 알지?” “말하자면 길어요. 지금 구구절절 다 얘기할 시간도 없고. 당신, 붉은 마녀의 저주를 풀고싶죠?” “그렇다. 내 동족들이 마녀의 저주가 걸린 이후부터 난폭해졌어. 난 그때 다른곳에 있어서 저주를 받진 않았지만.” “저희가 도와줄 수 있어요.” “웃기지도 않는군. 나약한 인간주제에 어떻게 날 돕는다는거지?” 조심스레 남자에게 다가간 백현이 손을 뻗었다. 손 위로 작은 빛이 피어올랐다. 그 빛은 다시 두갈래로 갈라져 날카로운 창의 형태로 변했다. 백현이 세훈에게 눈짓하자 세훈이 강한 바람을 일으켰다. 강한 바람이 순식간에 남자를 덮쳐 몸을 속박했다. “뭐하자는거지?” ”못믿겠으면 한번 붙어보던가요. 나약한 인간들과 말이에요.” 생긋 웃은 백현이 남자에게 창을 날렸다. 그러자 바람속에 갇혀있던 남자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어디갔지? 다시 창을 만들어내는 백현의 눈매가 가늘어졌다. 조용히 이어지는 대치상황 속에 갑자기 세훈의 신음소리가 들렸다. “윽!” 놀란 백현이 뒤돌아보자, 사라졌던 남자가 세훈의 뒤에 나타나 뒤통수를 세게 내리쳤다. 뒤통수에 묵직한 통증이 느껴졌다. 휘청이는 세훈의 몸에 창의 수를 늘린 백현이 반을 남자에게 날렸다. 남자는 이미 사라져있었다. 인상을 찡그린 백현이 앞을 돌아보며 나머지 창을 날렸다. 백현의 앞에 나타나있던 남자의 옆구리에 창이 스쳤다. “보기보단 제법이군.” 창이 스쳐지나간 옆구리에 손을대자 진득한 피가 묻어나왔다. 피묻은 손을 할짝 핥은 남자가 눈을 가늘게 뜨고 백현을 응시했다. 세훈의 몸을 부축하던 백현도 피하지않고 그의 눈을 빤히 응시했다. “보통 인간들은 아닌것같군. 너희도 나와 같은 부류인가?” “그 부류라는게 초능력자라면.” “그럼 너희들도 이런 상처가 있겠군.” 헐렁한 바지를 아슬하게 골반께에 걸친 남자가 손가락으로 치골을 짚었다. 손가락의 위치를 잘못본 백현의 얼굴이 빨개졌다. 저거 변태아냐? 손부채질을 하는 백현이 눈으로 열심히 남자의 치골주위를 훑었다. “거기말고 여기.” 친절하게 자기의 중요부위와 치골을 번갈아 가리킨 남자가 백현을 비웃었다. 세훈이 백현을 이상한 눈으로 쳐다봤다. “여기에 상처가있어. 태어났을때부터 있던건데 지워지지도않고 낫지도않아.” 남자의 오른쪽 치골에는 큰 삼각형안에 소용돌이가 새겨진 문양이 있었다. 까만 피부에 적당히 잡힌 근육과 검은색으로 새겨진 문양이 섹시한 느낌을 자아냈다. 괜시리 침을 꼴깍 삼킨 백현이 자신의 마른 팔뚝을 내밀었다. 왼쪽 손목에 새겨진 문양을 보자 남자의 표정이 묘해졌다. 세훈의 쇄골에 새겨진 문양을 보는것을 거부한 남자가 둘에게 손짓했다. “내 능력은 순간이동이다. 정말 나를 도와 마녀의 숲으로 갈건가?” “물론이죠.” “내 이름은 카이다. 인간일 때의 이름은 김종인. 편할대로 불러.” 종인이 눈을감고 조용히 말했다. 고개를 끄덕인 세훈과 백현이 종인의 옆으로 나란히 섰다. 종인이 손을 펼쳐 허공을 할퀴자, 그 자리에 블랙홀같은 구멍이 생겼다. “각오 단단히 해야할거다.” 오른손은 백현, 왼손으로는 세훈의 손을 잡은 종인이 허공으로 발을 디뎠다. 공중에서 계단을 걷는듯이 발돋움을 하던 종인이 이내 블랙홀 속으로 몸을 던졌다. 온몸이 빨려들어가는 느낌과 함께 몸이 공중으로 튕겨져나왔다. “도착했다. 여기가 붉은 마녀의 숲이다.” 순간이동이라는 능력답게 순식간에 도착한 모습에 얼떨떨한 표정으로 주변을 살피던 백현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까맣게 죽은 나무위엔 나뭇잎하나 없었고, 온통 누렇게 말라죽은 풀들로 뒤덮힌 숲속엔 여기저기 가시덩쿨이 엉켜서 출입를 막고있었다. 이런 환경에서 생명체가 살리가없지. 고개를 도리도리 저은 백현이 숲쪽으로 걸음을 내딛었다. “타라. 마녀를 찾으려면 오래걸릴테니.” 늑대로 변한 종인이 백현의 앞에 몸을 구부렸다. 괜찮다며 한사코 거부하는 백현의 모습에 종인이 코웃음쳤다. “보기보다 산이 험하고 위험한게 많아. 가시에 긁혀서 징징거리지말고 타라고 할때 타.” “괜찮은데...정 그렇다면 알겠어요.” 백현이 종인의 등에 엎드린채 목을 꼭 껴안았다. 복슬거리는 털의 느낌이 좋았다. 세훈이 종인의 등 뒤에 타려하자 종인이 정색하며 몸을 일으켰다. “두명까진 무리야. 너는 니 능력으로 날아다니면 되잖아.” “그러려면 체력소모가 너무 크다고!요.” 째려보는 종인의 모습에 급 존댓말을 한 세훈이 입을 삐죽였다. 치사하게 백현이형만 태워주고. “너는 바람으로 날 수 있는데 이 인간은 빛으로 날 수 없잖아. 그래서 그러는거다.” “이 인간이 아니라 변백현이거든요.” “어쨌든.” 그 말이 수긍은 가지만 그래도 서운한건 사실이었다. 미안한 표정을 짓는 백현을 뒤로한채 세훈이 바람을 일으켰다. 바람이 점점 거세지더니 세훈의 몸이 붕 떠올랐다. “그럼, 이제 가죠?” 세훈의 말에 종인이 숲쪽으로 뛰어들었다. 세훈도 질세라 바람을 타고 둘을 따라 숲속으로 들어왔다. “보기보다 무겁군.” 종인의 약올리는듯한 말투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백현이 눈을 감으며 종인의 목을 더 세게 끌어안았다.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귓가에 울렸다. “숨막힌다. 안떨어지니까 조금 살살잡아.” 그 말에 손에 느슨하게 힘을 푼 백현이 슬며시 눈을 떴다. 나무 사이를 휙휙 가르며 달리자, 생소한 풍경에 백현이 눈을 동그랗게 뜬채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한참 달리는 도중에 저번과 같이 주위가 밝아졌다. 그러더니 허공에 다시 글자가 나타났다. 「에픽퀘스트; 붉은 마녀의 저주」 퀘스트라. 순식간에 사라진 글귀에 눈을 느리게 깜빡인 백현이 종인을 불러세웠다. “저기에 동굴이보여.” 백현이 손끝으로 가리킨곳은 붉은 화산의 꼭대기였다. 엄청난 화염을 뿜어내는 분화구 밑에 동굴이 있었다. 빽빽한 나무사이에 자리잡아 그동안 잘 보이지 않았던것인가. 이를 악문 종인이 바닥에 가볍게 착지했다. “겉보기엔 그냥 바보같은데, 생각보다 눈썰미가 좋군. 백현.” 으아...안녕하세요!!!아...드디어 종인이가 정체가 밝혀졌어요!!!앞으로 9명남았네요...언제다쓰지... 암호닉 랑데 님 빠오슈 님 여세훈 님 비글 님 쵸코칩 님 꼬기 님 뉴치 님 초코푸딩 님 오리 님 오이지 님 렌즈중독 님 오이지 님 게임폐인 님 감사합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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