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를 타고 도어락을 여는, 매일 반복되던 이 일련의 과정들이 이렇게 떨리는 일이었던 줄은 정말 미처 몰랐다.
가슴이 두근두근, 이러다 정말 심장이 멎어버리는 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뛰는 내 심장.
파들파들 떨리는 손으로 겨우 비밀번호를 누르고 너를 처음으로 우리 집에 들인다.
어서와... 누나 집은 처음이지..?
자기 집인 것 마냥 너무도 자연스럽게 신발을 벗고 들어서는 너.
와- 누나 집 좋네요, 이리 저리 돌아다니며 구경하는 너의 모습에 당황스럽다.
아니, 혁아...? 지금 우리 사이에 새로운 역사가 이뤄질지도 모르는데...
너 왜 이렇게 평온해보여...?
집을 구경하는 너를 뒤로 한 채 오늘을 위해 특별히 공수해 온 고급 와인을 꺼냈다.
긴장해서 그런가, 오늘따라 열리지않는 와인 마개에 한참을 끙끙대자
어느새 내 뒤로 다가와 날 품에 가둔 채 마개를 여는 너.
이것도 잘 못하고. 우리 누나, 애기네. 근데 어디 아파? 왜 이렇게 떨어요.
내 귀에 속삭이는 너의 낮은 목소리에 심장이 쿵, 바닥으로 떨어진다.
쨍그랑-
심장이 떨어지는 소리가 이렇게 크게 날 수도 있구나....응..?
순식간에 너를 장미 꽃잎처럼 물들이는 붉은 액체와 우리 주변으로 퍼지는 달콤한 향기.
너의 품을 벗어나려다 내가 실수로 와인병을 건들인 모양이다.
아,수건 수건- 떨어진 와인병을 주을 생각도 못하고 당황한 채 허둥거리는 나에 비해
누나, 괜찮아요. 그나저나 이거 아까워서 어떡해, 오히려 너는 담담하게 말하며 와인병을 주워 들었다.
"근데 누나, 저 좀 씻어야 할 거 같은데.."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너를 바라보자, 빨갛게 물들어버린 너의 하얀 티셔츠가 눈에 들어왔다.
급하게 옷장을 뒤져 너에게 맞을 만한 옷을 쥐어준 뒤 욕실로 들여보내자 닫힌 문 뒤로 들려오는 물소리.
바닥에 흥건한 와인을 닦아내며 괜히 투덜거려본다.
이게 뭐야... 오늘을 위해 내가 얼마나 준비를 많이 했는데... 왜 이렇게 꼬이는 거야...
.
.
.
문이 열리네요... 그대가 들어오죠...
수건으로 머리에 남아있는 물기를 털어내며 나오는 너의 모습이 보인다.
꿀꺽.
순간, 진짜 위험했다.
"드라이기 가져다줄게, 잠깐만... "
빨개진 얼굴을 감추려 고개를 한껏 숙인 뒤 방으로 향하는 나를 뒤에서 감싸 안아오는 너.
내 몸에 닿는 뜨거운 열기에 반해, 목덜미에 닿아오는 너의 서늘한 머리카락에 머리가 새하얘진다.
"누나, 향수 바꿨어요? 향기좋다-"
"응?...응..."
한참을 내 목덜미에 얼굴을 묻고 있던 너는 나를 네 앞으로 돌려세운 뒤 나와 시선을 맞춰왔다.
"누나, 나 라면 말고 다른거 먹어도 되요?"
"쪽- 이것도 먹고..."
깜짝 놀란 내 눈 위에 한번,
"쪽- 이것도 먹고..."
내 코 위에 한번,
쪽-
그리고 내 입술 위에 한번 더.
"이것도 먹고싶고. 다 먹고싶어요-"
"ㅎ..혁아...잠...깐만..."
갑자기 내게 입을 맞춰오는 너.
놀란 마음에 너를 반사적으로 밀어내자 어느새 진지해진 표정의 네가 보인다.
밀어낸 건 난데, 오히려 내가 더 당황해서 잔뜩 굳어버리자
너는 나를 번쩍 안아들고선 침대로 향했다.
"아 몰라몰라, 누나 머리부터 발끝까지 내가 다 먹을거에요.
그러게 누가 이렇게 달콤하래.
그만하라고 해도 나 못 멈춰. 아니, 안 멈춰요."
+)
((한상혁 워더 금지))
워더하시면 제가 루팡해갈거에요..!
불막기대하셨을텐데... 또 여기서 멈춰서 죄송해요ㅠㅠ
뒷 이야기는 독자님들의 상상에 맡길게요...헷
항상 부족한 글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