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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패담설 전체글ll조회 1115


그는 예뻤다.하지만 그 뿐.나에게 이상도 이하도 아니였던 존재가 어느날 문득 크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기분이 묘했다. 

 

 

 

 

 

 

 

 

 

감정곡선그래프 

 

 

 

 

 

 

"음.그니까 여기가 세훈하고 루한이 살 집?" 

 

 

 

"그렇다네요" 

 

 

 

여려보이는 외모와는 다르게 그는 나보다 4살이나 연상이었고 그 사실을 알자마자 나는 존대를 그는 하대와존대를 섞어썼다.살짝 기분이 나쁘긴했지만 한국의 윤리상 존대와 하대는 순순히 넘어갈수없는 일이었으니 그냥 그런가보다 하는 심정으로 넘어가야했다.부모님의 억지아닌 억지에 얼떨결에 나가서 루한과 같이 살게된 나는 집앞에서 손으로 입을 가리고 웃는 루한을 구경하고있었다.여자도 아니고 손으로가리긴.괜스래 짜증스러운 마음이들어 입가에 머물러있는 손을 잡아채 집안으로 들어갔다. 

 

 

"더워요" 

 

 

뒤도 돌아보지 않은채 내뱉은 한마디는 더워요.였다. 

 

 

 

 

"세훈" 

 

"네" 

 

"아직도 더워?" 

 

 

 

아니요.내 딱딱한 어조에도 루한은 뭐가그리 좋은지 여전히 하얀 손으로 새빨간 입매를 가리며 웃었다.문득 보인 손은 참 예뻤다.여자것같이.그러고보니 아까 잠깐 잡은 손도 보들보들한게 거친 나의 손과는 매우 달랐다.기분이 묘해졌다.굳은 내 표정을 본것인지 루한은 입매를 가리고있던 손을 나에게로 뻗어 얼굴에 흐르는 땀을 닦아주었다.많이,더웠지?미안해.정말 미안하다는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는 루한은 뭐가 미안한지도 모르면서 미안하다한다.도대체 뭐가,미안할걸까.루한은. 

 

 

"뭐가요" 

 

"어,어?" 

 

 

당황하는 루한을 보고 아차싶었다.생각만하던게 입을 통해 불퉁한 목소리로 내뱉어졌다.아니라고 변명하려던 찰나 할말을 찾지못하고 오물거리던 루한의 입이 크게 벌어졌다.루한은 웃었다.슬픈 눈을하고. 

 

 

"내가,그냥 다 미안해요" 

 

 

"....루," 

 

 

"중국에서 온것도,세훈이랑 같이 살게된것도,세훈 나랑 결혼하게된것도,내가 남자인것도,그래서 세훈 닮은 아이 낳아줄수없는것도." 

 

 

루한이 다 미안해요. 

 

 

 

 

기분이,묘했던 기분이.떨어지는 기분이었다.어딘가가 불편했다.루한은 웃고있지만 웃고있지않았다.아니 울고있었다는 말이 더 정확할지도 모르겠다.이런저런 말을 하며 나에게 미안하다고하는 루한은.전혀 예쁘지 않았다.무언가 언짢고 명치가 아릿했다.가슴께에 뭔가 걸린듯했다.루한은 나에게 왜.이런 기분을 안겨주는걸까?정말로 궁금했다.수습하지 못해 더 굳어버린 내 표정을 알아챈 루한은 여전히 입만 웃으며 부러 밝은 목소리를 내며 내 손을 잡고 이층으로 이끌었다. 

 

 

"이층 구경가자!세훈!" 

 

 

 

밝은 목소리와 대조되게 루한의 손은 바들바들 떨리고있었다. 

 

 

 

 

 

 

 

 

"여기가아...." 

 

 

"서재요" 

 

 

아,맞아!서재!고마워 세훈.손바닥을 딱 맞부딪히며 웃는 루한은 아까와같이 입만 웃지않았다.이층에 급하게 올라와 방3개중 가장 오른쪽에 있는 문을 연 루한은 방을 보고 어린아이같이 감탄사를 내뱉었다.여기,나 중국에 있는 집의 서재하고 닮았어!루한의 집에 가본적이 없어 모르겠다만 대충 이 서재와 비슷하거나 똑같겠지 싶어 심심한 대꾸를 해주었다. 

 

원형 목재 테이블 하나에 다리가 긴 의자 2개.한쪽 벽면을 가득 매운 커다란 통유리.연분홍 빛의 얇은 커텐.호박색 할로겐 등 1개.긴 장 책상1개에 푹신한 가죽 쇼파 1개.그리고 그위에 핑크색 케이스가 끼워진 맥북한개와 검은색 케이스가 끼워진 맥북하나.벽면 두개를 채우고있는 커다란 벽장에 가득 꽂힌 책들.언뜻 봐도 어머니와 아버지의 사치가 가득 담겨있었다.거기다 이 서재가 루한의 서재와 비슷하다했으니,그말은 루한도 만만치않은 부자라는 뜻이었다.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여전히 제자리에 서있는 나를 발견한 루한은 웃으며 나의 손을 한번더 잡아왔고 나는 또 순순히 잡혀주었다. 

 

 

"이번에는 세훈의 방.가보자" 

 

"짐도없어서..." 

 

 

"응?" 

 

 

"아니에요" 

 

 

짐도없어서 휑할텐데.하려던 말을 다하지못하고 아니라는 말로 어영부영 잡아떼자 내가 가기싫어하는걸 언뜻 눈치챘는지 루한의 얼굴에는 실망한 기색이 퍼져나갔고 당황스러운 나는 느슨히 풀어지려하는 루한의 손을 다시 꽉 잡았다.빨리가요. 

 

 

"응!" 

 

 

웃는 루한은 예뻤다.근데,입만 웃는 루한은 예쁘지않았다.그리고,웃는 루한은 기분을 묘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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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잘읽고갑니다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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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신알신했어요! 뒷편이 보고싶네요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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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신알신하고가여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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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아역시좋다ㅏ...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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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청강ㅎ....신난다 이거 뭔가 되게 어 음 칙칙한거보다는 조용조용한 느낌...!루하니슬프디마ㅠㅠㅠㅠ흑흑 작가님 너무 좋아여 사랑해여 하트♥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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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분위기가 너무 맘에 들어요ㅠㅠ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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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신알신하고갈께요ㅠㅠ담편도빨리보고싶어요
12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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