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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그 언젠가 너를 처음만났던 때 너에게선 은은한 풀내음이 불어왔다. 너는 그 어떤 꽃보다 아름다웠고 그 어떤 풀보다 싱그러웠다. 그래서 였을까 지금의 내가 너를 닮은 꽃을 만들어 내는것이.  

 

나는 지금 작은 화원을 운영하고있다. 너의 모습을 쫓으려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것이 어느새 직업이 되었다. 그렇게 너와 비슷한 형상을 갖추게 되었고 모든 일의 시발점이 되었던 너도 내 옆에 있다.  

 

너는 언제나 미소를 띠고 있었기에 보는 사람들 또한 어느순간 미소를 띠고있었다. 어쩌면 나는 너의 한부분밖에 모르는 지도 모른다. 싱그러운 풀내음을 가진 미소가 예쁜 여자. 하지만 이것이 네가 추구하는 너의 모습이라면 내가 아는것이 일부에 그치더라도 나는 만족한다.  

 

언젠가부터 너의 미소가 달라졌다. 다른사람의 눈에는 같아보일지 몰라도 꽤나 오랜시간 너를 봐왔기에 눈치챌 수 있는 변화였다. 걱정되는 마음에 어디 아픈곳이 있냐고 묻자 되려 걱정시켜 미안하다며 베시시 웃어보이는 너이다.  

 

가시에 찔렸다. 수년간 한번도 찔린적 없는 장미에 손을 찔렸다. 꽃잎의 붉으스름함이 손에 배기듯 맑은 핏망울이 맺혔다. 처음보는 내 모습에 놀랐는지 헐에벌떡 뛰어오는 네가 참 귀여웠다. 허나 진짜로 놀라야했던건 네가 아닌 나였다.  

 

네가 나에게로 뛰어오던 그때 내가 너를 말렸다면 이런일이 벌어지지 않았을까. 아니. 어쩌면 장미에 찔린것 부터가, 화원을 차린것 부터가, 그래도 어쩌면 너를 만난것 부터가 문제였을지도 모른다. 괜찮다는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는게 아니였다. 수차례 되묻고 또 묻고 병원에 왔어야 했다. 네 몸은 망가질대로 망가져 있었고 너무도 여려서 이제는 부서지는 일만 남았다.  

 

언젠가 너는 나에게 말했었다. 이 세상의 모든 꽃은 지기위에 피어났다고. 그때의 나는 세상에 그런게 어디 있냐며 너를 비웃었지만 이제는 그 말이 그 어떤 말보다 정확했음을 느낀다. 꽃은 진다. 내 꽃 또한 진다.  

 

너는 새로운 싹을 가지고 있었다. 왜 아픔을 참고 그저 그렇게 고통을 참아갔냐고 묻자 너는 꽃도 피워보지 못한 싹을 죽게 내버려 둘 수 없다고 했다. 왜 그렇게 가슴에 맺히는 말만 하는지. 마지막의 마지막까지도 너는 나에게 너를 더욱 깊게 새기고 떠나간다. 이세상에 단 하나뿐인 내 꽃은 졌다. 꽃은 나에게 새로운 싹을 남겼고 그 싹은 자라 나의 새로운 꽃이 될것이다.  

 

오랜 시간이 지나야 다시 만나게 될 나의 꽃에게 나를 기다릴 그 시간이 심심하지 않게 꽃을 선물하기로 했다. 하루에 한번씩. 수많은 안개꽃 사이에 붉은 장미 한송이. 다시 보게 될 그때까지 아름답게 피어있을 나의 꽃에게. 내 옆에 피어줘서 고맙고 아름다운 또하나의 꽃을 남겨줘서 고마워.  

 

 

 

 

 

+글은 남자의 시점에서 전개를 했어요. 여자는 죽은게 맞구요. 저기서 말하는 꽃이될 싹은 여자가 낳은 아이에요. 임신을 하고있어서 약을 먹으면 아이에게 피해가 갈까봐 안먹은거고 그 결과 너무 안좋아져서 아이를 낳자마자 죽은거에요.  

지난번에 올렸던 글이 댓글은 없었는데 초록글에 올라갔어서 봐주시는 분이 있구나 하고 또 올려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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