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큰 의미없는, 마음쓰지 않아도 되는 가벼운 존재라는 것이 이제야 느껴졌다. 종종 찾아오는 외로움이 어렴풋이 그것을 알려주었음에도, 나는 그간 외면한 채 보지 못한 척, 다시 웃었다. 나를 그리워 않는다. 내가 없는 그 공간을 너는 또 다른 색으로 채워나갔다. 시름 앓아가는 나를 알면서도, 너는 더 시린 눈빛만을 남겼을 뿐이다. 너를 책망하지 않는다. 이제서야 돌아 짚은 나를 원망한다. 너는, 죄가 없다. 조금 더 짙은 색을 남기지 못한 것. 너를 조금 더 살피지 못한 것. 볼품없는 나를 포장하지 못한것. 모두 다 내 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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