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실은 말이에요. 아직도 당신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아니, 좋아하고 있어요. 당신을 좋아한 지 벌써 일 년 하고도 몇 개월이 지났어요. 나름 짧지는 않은 시간이지만, 내가 당신을 잊기에는 턱없이 모자란 시간이었나 봐요. 사실 잊을 수 있을 것만 같았어요. 당신, 나에게 아픔만 주었잖아요. 많이 힘들었어요, 지난 시간.
왜 나에게 아픔만 주고 떠났어요? 그렇게 떠나지 않았어도 나는 괜찮은데. 말이라도 해 주지 그랬어요. 남은 사람은 정말 비참해졌단 거. 당신도 잘 알고 있길 바랄게요.
말은 이렇게 하지만, 당신이랑 보냈던 순간들은 다 좋은 기억으로만 남아 있어요. 나도 왜인지 모르겠어. 그냥 다 짜증 나는 순간들이어서, 마음에 들지 않아서, 행복하지 않았던 추억으로 남았더라면 나는 지금쯤 덜 힘들었을까요?
내가 아직도 당신을 좋아해서 미안해요. 당신은 나 잊고 잘 지내는데 내 시간만 아직도 그때인가 봐요, 당신과 함께했던. 나만 구차하게 아직도 당신을 놓아 주지 못 했어요. 나도 참 바보 같은 거, 내가 제일 잘 알아요.
혹여나 당신, 나중에 내가 생각나더라도 절대 나를 찾아 오지 말아요. 또 그렇게 아픔만 주고 떠날 거잖아. 나는 그냥 문득 당신이 생각나는 새벽, 추억에 잠기다 그렇게 잠드는 하루를 보내는 게 훨씬 더 좋아요. 당신을 마주하기엔, 내가 아직 너무나도 무서워.
나, 아직도 당신을 좋아해요. 아직도 그때 생각만 하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우연히 당신과 마주치면 내 심장은 터질 것만 같아요. 당신과 함께 보냈던 시간들을 생각하면 나도 모르게 눈물이 고이고, 자다가 당신 꿈을 꾸면 하루 종일 당신 생각에 잠겨 있어요. 나, 그냥 이렇게 살게요. 지금 당신을 보내기엔 내가 아직 당신을 너무 많이 좋아해. 있잖아요, 나는 아직도 당신이 보고 싶어.
ㅡ 내가 아직 당신을 좋아하고 있나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