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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듣기] P-Type - Street Poetry | 인스티즈

 

피타입 [Street Poetry]

한국 힙합에서 ‘라임’하면 떠오르는 인물의 대열에서도 가장 첫 번째로 연상되는 MC, 피타입(P-Type)의 데뷔작 [Heavy Bass]가 어느새 10주년을 맞았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Heavy Bass]는 지금도 여전히 한국 언더그라운드 힙합 최고의 역작으로 불리며, 그의 올곧은 심지가 표현된 타이틀곡 “돈키호테” 역시 시대를 아우르는 명곡으로 기억되고 있다. 끊임없이 운율을 연구하고, 힙합을 음악 그 이상의 문화로 접근하려는 등 그는 10년이란 시간 동안 세르반테스의 소설 속 돈키호테같이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었다. 물론, 앨범과 앨범 사이의 공백기가 긴 편이고, 또 한때는 자신의 음악 세계 안에서 힙합을 놓은 적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타입은 지금까지 한국말 라임과 랩에 대한 연구, 한국에서의 힙합 문화에 대한 성찰을 그 누구보다도 치열하게 해온 장인이자 연구자다. 그런 그가 1년 8개월여 만에 네 번째 정규 앨범 [Street Poetry]를 들고 돌아왔다.

앨범 타이틀이 ‘거리의 시’인 만큼 [Street Poetry]에는 피타입다운 진중한 이야기와 단단한 사운드가 잔뜩 담겨 있다. 지난해 발표되고, 이번 앨범에도 수록된 “반환점”, “Timberland 6``”, “Do The Right Rap”으로 이미 그 묵직함을 충분히 느꼈을 수도 있겠지만, 여기에 7곡이 더해진 앨범은 작품 전체로서 위의 세 곡이 주는 강렬함 그 이상의 여운을 남긴다. 이는 MC 피타입이 힙합 씬을 비롯한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 그리고 인간 강진필의 이야기를 작품 내에서 잘 버무렸기에 가능했던 부분이다. 그 시선과 이야기는 주제 의식에 대해 안일하지 않은, 신선한 접근 방식, 잘 짜인 라임 체계 속에서 각 곡의 주제 의식을 표현하는 데에 꼭 필요한 단어와 표현들만 적재적소에 쓴 가사를 통해 청자들에게 온전히 전달된다. 그래서 각 트랙의 제목만 보면 낯설고 의아할 수 있겠지만, 감상하다 보면 왜 제목들이 그러한 키워드들로 지어졌는지 납득하게 될 것이다. 그만큼 설득력이 강하다는 뜻이다.

앞서 말했듯이 [Street Poetry]에는 여러 이야기가 담겨 있지만, 어떤 트랙에서든 간에 중심은 언제나 그간 예술가의 삶을 살아온 피타입 그 자신이다. 그는 현재 한국에 기형적으로 정착한 힙합 문화와 씬에 대해 필터링 없이 통렬한 비판을 가하기도(“폭력적인 잡종문화”, “Do The Right Rap”, , “이방인”, “반환점”), 자신의 예술에 기반이 되어준 올드 스쿨, 골든 에라 뮤지션들에게 헌사를 보내기도(“Timberland 6``”), 대중예술이 공산품처럼 변질하여가는 현시대에 예술가들의 멸종을 예술적 조예가 있던 네안데르탈 종의 멸종에 빗대기도(“네안데르탈”) 한다. 또한, “돈키호테2”에서는 역작을 남긴 과거의 자신과 싸우며 오늘을 살아가는 베테랑 아티스트의 의지를 드러내고 있으며, “최악의 남자”에서는 아티스트와 남편 사이에서 갈등을 빚는 자신을 말 그대로 ‘최악’이라 표현한다. “Vice Versa”에서는 아예 자신과 시를 일치시켜 시가 화자인 채로 내용을 전개해 나간다. 이렇듯 각 곡의 이야기는 ‘아티스트 피타입’의 생각, 경험, 감정에서 비롯된다.

그중에서도 “광화문”은 앨범 중심부에 위치해 모든 이야기를 하나로 묶어내고 있다. 피타입은 곡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인, 한국에서 가장 복합적인 공간인 광화문을 통해 개인적인 기억을 늘어놓기도 하고, 자신뿐만 아니라 우리가 모두 쓰라릴 만한 이야기를 읊조리기까지 한다. 과거에 대한 반추, 문제점을 느끼는 상황에 대한 비판, 사회적 메시지로의 확장까지, 세 요소가 잘 맞아떨어진 곡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앨범은 오랜 기간 성찰을 거듭한 한 베테랑 아티스트의 고뇌로 가득 차 있다. 하지만 이 고뇌에 더 큰 설득력을 부여한 건 다름 아닌 샘플링을 기반으로 한 힙합 본연의 사운드로의 복귀였다. 피타입은 2013년 발표한 세 번째 정규 앨범 [RAP]에서 신스 사운드를 대거 활용했었다. 이는 그의 전작인 둔탁한 드럼을 한껏 두들기는 붐뱁 스타일의 프로덕션이 대부분을 차지한 [Heavy Bass], 재즈 프로덕션이 기반이었던 [The Vintage]를 생각하면 아주 큰 변화였다. 호불호에 따라 다르겠지만, 아무래도 평소 그가 입지 않던 옷이었기에 어색한 감도 없잖아 있었다. 그랬던 피타입이 [Street Poetry]에서는 다시 둔탁하고, 묵직한 붐뱁 사운드로 돌아왔다.

프로덕션에는 데뷔작을 함께한 영혼의 파트너 킵루츠(Keeproots), 소울 컴퍼니(Soul Company)의 수장이었던 키비(Kebee), 얼마 전 발표된 수다쟁이의 [북가좌동 349-17]을 전곡 프로듀싱한 신예 프로듀서 디프라이(Deepfry), 과거 MC 성천으로 활동했었던 페서네이팅(Fascinating)까지, 총 4명의 프로듀서가 함께했다. 이중 페서네이팅은 앨범의 절반인 다섯 곡을 프로듀싱하고, 디프라이는 세 곡을 프로듀싱하며 앨범의 사운드 전반을 만드는 데 큰 공헌을 했다. 두 프로듀서 모두 샘플링을 기반으로 한 날 것의 사운드를 앨범을 통해 마음껏 뽐내고 있다. 특이점이라면 페서네이팅은 “반환점”의 샘플로 밴드 산울림의 “어느 날 피었네”, “골목길”,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를 활용해 새로운 그루브를 만들어냈고, 디프라이는 “이방인”을 닐 영(Neil Young)의 “Southern Man”을 바탕으로 만들었는데, 원곡에 등장하는 흑인과 목화밭의 상관관계가 피타입의 가사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점이다.

프로덕션에 이어 게스트 진 역시 주목할 만하다. 특히, 바버렛츠, 저스디스(Justhis), 차붐(Chaboom), 선우정아와 같이 그 누구도 쉽게 모방할 수 없는 오리지널리티를 보유한 게스트들은 각 곡에 알맞은 새로운 숨을 불어넣고 있다. 바버렛츠는 “돈키호테2”에서 “돈키호테”에 참여 보컬이었던 휘성의 파워풀함과는 다른 재즈 보컬들의 유려한 화음 쌓기를 보여준다. 지난해 개인 믹스테입인 [Money Vs. Love: Dream (MVLD)]을 발표하고, 불한당의 앨범 [A Tribe Called Next]에 참여했던 저스디스는 “네안데르탈”에서 정석적이지 않은 박자감을 바탕으로 ‘네안데르탈’이라는 키워드에 대한 자신만의 해석을 내놓는다. 차붐의 경우에는 지난해 발표한 [오리지날]에서 잔뜩 들려준 필터링 없는 일상의 언어를 “이방인”에서 또다시 들려준다. 선우정아 역시 “Vice Versa”에서 2013년 발표한 [It’s Okay, Dear]에서의 담담한 보이스 톤으로 무심하게 노래한다. 물론, 어느 정도는 예상 가능한 게스트인 허클베리피(Huckleberry P), 넋업샨(NUCK), 마이노스(Minos), 태완도 제 몫을 하며 피타입과의 합을 보여주고 있으니 그들의 벌스 역시 꼼꼼히 들어볼 필요가 있다.

주제 의식의 날카로움, 붐뱁으로의 회귀, 신선함을 갖춘 게스트 진까지, [Street Poetry]는 여러 부분에서 피타입이 전작에서보다 더 깊어지고 치밀해졌음을 알 수 있는 또 다른 수작이다. 그러나 본 작을 더 가치 있게 만드는 건 다른 데에 있다. 바로 개인의 서사가 씬에 대한 비판 의식을 비롯한 다른 이야기에 큰 위화감 없이 잘 흡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무엇보다도 화자와 화자가 말하는 내용 사이에 괴리감이 없도록 하며, 그로써 앨범은 ‘자연스러움’을 얻게 됐다. 피타입과 힙합 씬의 민낯을 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하면 적절할지 모르겠다. 이제 그가 직접 까발리는 자신의 민낯, 그리고 힙합 씬의 민낯을 [Street Poetry]를 통해 바라보길 바란다.

By Melo From Hipho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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