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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8년 전 (2016/2/27) 게시물이에요

1.  

"이야~ 소대장님 오랜만입니다?" 

"허 참..  보자마자 뺀질거리기나 하고..얌마 나 니네 부대 떠나간지가 언젠데 아직도 소대장이여, 중대장이거든?ㅋㅋㅋ" 

"에이~ 그래도 한 번 소대장님은 영원한 소대장이지 말입니다. 잘 계셨습니까 신태영 중위님? 영외숙소에 사신다더니 퇴근하시면 자유고, 부럽습니다" 

"넌 맨날 자유잖아." 

"그렇긴 해도 중위ㄴ.." 

"대위 단 지 2년 됐다, 임마" 

"에이~ 그래도 저에겐 한 번 중위님은 영원하..." 

"맞는다" 

"넵" 

 

역시 그는 오랜만에 봐도 변함이 없었다. 

3년 동안 안 봤으면 그 모습이 아주 조금이라도 퇴색될 법 한데. 

이상하게도 그의 모습은 눈에서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머리 안에서, 마음 속에서 더 또렷해지는 것 같았다. 

그래서였다. 비싼 돈 주고 기차 티켓 끊어가면서 갑작스레 그를 봐야겠다고 생각한 건. 

더 이상 그의 모습이 더 그리워지면, 이젠 내가 이 사람이 되버릴 것만 같았으니까 

하지만 자신은 없었다. 이 사람이, 그저 수많은 그의 하급자들 중 한 명이었던 내가 보고싶다 하면 보러 나와줄까. 

하지만 톡을 보낸 지 3분도 채 안 지나 멋대로 약속시간과 장소를 찍어 보낸 그의 시크함에 두 손 두 발 다 들어야만 했다. 

그래도 좋다. 너무나도 그리웠던 이 사람이 지금 내 눈앞에 있으니. 

 

"에...? 여기 문 닫았네?" 

"에이.. 엄청 고급진데라 그래서 잔뜩 기대했는데.. 좀 실망이지 말입니다" 

 

자랑스레 고급 레스토랑으로 데려가 준다며 멋 부리던 그의 모습이 다 뻘쭘해질 정도로 

10분 가량을 걸어 도착한 레스토랑은 일시휴무 상태였다. 

 

"할 수 없지.. 여기 근처 밤바다 야경 죽이던데. 보면서 맥주나 한 잔 하자" 

"콜입니다." 

 

그렇게 맥주 한 캔씩을 손에 들고 도착한 이 곳 밤바다. 

우와 말로만 들었는데 실제로 보니 그 야경이 엄청나다. 

 

"우와..여기 엄청나지 말입니다. 사진 좀 찍어야 겠습니다." 

 

그렇게 핸드폰을 꺼내 들고 뭔가에 홀린 듯이 눈 앞의 야경을 정신없이 찍고 있을때 쯤 

 

'휙' 

갑자기 내 핸드폰을 뺏어드는 그. 

 

"뭐..하십니까?" 

"셀카나 좀 찍자" 

"같이 찍지 말입니다? 옆에 사람 두고 뭔 셀카입니까" 

"닥쳐 난 찍을 거야" 

"그럼..소대장님 핸드폰으로 찍으ㅅ.." 

 

'찰칵' 찰칵' '찰칵' '찰칵' 

 

"....." 

 

뭐라 반박하기도 전에 온갖 안 어울리는 귀요미 표정, 시크한 표정, 온갖 표정을 다 지어가며 셀카를 와장창 찍어대더니 시크하게 핸드폰을 돌려준다. 

 

"참...소대장님 무대포는 여전하십니다." 

"소대장이 아니라 중대장이ㄹ... 니 맘대로 해라." 

"정말입니까?" 

"어쭈? 야 그럴거면 차라리 반말을 하지 그래? 하고 싶은 거 다 해라 아주 그냥" 

 

그 때였다. 그의 한 마디에 몇 년간 생기지 않았던 용기라는 게 미친듯이 내 안에서 쏟아져 나와버렸다. 

나도 모르게 그의 얼굴 앞으로, 아주 가까이, 닿을 듯한 거리 딱 그 쯤까지 내 얼굴을 들이밀어버리고 말았다. 

",,,," 

",,,,". 

'스윽' 

 

"정말입니까?" 

"뭐하냐...?" 

 

"형... 해도 돼?" 

처음이었다. 그에게 반말을 하는 건. 이런 거 생각조차 안 해봤는데. 

어쩌지 이러다 이 사람 진심으로 화내는 거 아냐? 

 

"..." 

",,," 

"푸..푸하하...야 그렇게 어색하게 할 거면 하지 마. 게다가 이미 반말 해놓고 뭔 허락을 맡는 거야...?" 

"하고 싶은 거 다 해도 된다고 하셨잖습니까!" 

"뭐.. 하고 싶은 거 더 남았냐?" 

"예" 

"뭐 하고 싶은데" 

"저 소대장님 계속 좋아하고 싶습니다" 

 

'푸웁' 

 

"크..크헉..큽..켁..무..뭐..?" 

"진지하니까 농담으로 듣지 마십시오. 저 5년 전 처음 부대로 전입와서 소대장님 처음 보자마자 좋아했습니다." 

"야..야 너.." 

"전역한 지 3년이 지났지만, 계속 저한텐 소대장님 뿐이었습니다." 

"야 이 자식아.." 

"그래서 전 소대장님 아니면 안됩니다. 적어도 지금은...계속 소대장님 사랑하고 싶습니다" 

"...." 

"하고 싶은 거 다 하라고 하셨으니까, 해도 되는 걸로 알겠습니다. 그리고 아직 하고 싶은거 더 많이 남았는데.. 몽땅 몰아서 이 한 마디만 하겠습니다" 

"......" 

"저 소대장님이랑 같이 살고 싶습니다." 

"뭐?" 

"우리 같이 살면 안됩니까?" 

 

그의 표정은 언제나 그랬다. 

내가 읽을 수 없는. 

그래서 언제나 헷갈리게 하는. 

하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읽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소대ㅈ...아니 중대장님, 신태영 대위님. 우리 같이 삽시다" 

"야..너.." 

"같이 살자, 우리." 

 

 

2. 

"드르륵" 

 

"야! 담임 왔다 담임!" 

 

문이 열리고 그가 들어온다. 

대체 저런 걸 쓰고 어떻게 결혼했나 싶은 알 빠진 동그란 안경을 걸쳐쓴 채 

흰 머리와 이마의 주름을 뽐내며 당차게 들어오는 언제나 한결같은 담임 

 

"야.. 준아.. 일어나 담임 왔어" 

그리고 언제나 한결같이 내 옆에서 속 편하게 드러누워 자는 강준 이 놈... 

 

"아으...씨...송준호..그만 깨워.." 

 

그래도 일어나라니깐 일어나긴 한다. 기특하네  

가만 보면 내가 하라는 건 투덜대면서 다 한다. 

 

'탁탁' 

"자자! 오늘부터 야자 시작되는 거 알지? 너희들 방학하는 동안 자습실 공사했던 건 알테고, 

 공사하는 동안 좌석배치도가 니들이 아는 거랑 좀 많이 달라졌다.  

 지금부터 좌석번호 불러줄 테니까 잘 외웠다가 나중에 반장이 한 명씩 돌아다니면서 번호 물어보면 번호 말해주고. 알았냐들?" 

 

"네에~" 

아 야자... 드디어 시작이구만..고 3 수험생활... 

 

"야..야자 끝나고 떡볶이 먹으러 갈래..? ...어라?" 

 

강준 이 녀석, 기껏 깨워줬더니 또 퍼질러 잔다. 

야.. 너 고3이라고...좀.. 

 

"야야! 다들 자리 앉어! 자습실 번호 지금 빨리 적어야 되니까 앉아봐!" 

 

수업이 다 끝나갈 때 쯤 반장이 종이 하나를 미친듯이 흔들면서 교탁 앞에 가 선다. 

 

"한 명씩 호명하면 좌석 번호 불러. 김지수" 

"나 5번!" 

"강태석" 

"8번" 

"유지원" 

"2번" 

 

"강준" 

"..." 

"....." 

"강준?" 

"야 뭐해.. 니 부르잖아..번호 말해 빨랑" 

"몰라! 나 기억력 구린 거 알잖아" 

 

기억력 구리긴 개뿔. 

그렇게 퍼질러 잤는데 애초에 들었을리가 없지. 

 

"6번" 

"음? 야 송준호, 니가 강준이냐? 왜 니가 대답해?" 

"내가 기억력이 좀 좋아서. 난 얘 번호 알면 안 되냐?" 

 

반장이 별 일 다 있다라는 표정으로 강준의 좌석번호를 끄적인다. 

'나 잘했지?' 대놓고 칭찬해달라는 강아지 비스무리한 표정을 짓고 쳐다봤지만 이 녀석은 아무래도 살아가는 데 영 재미가 없나보다. 쳐다보지도 않는다. 

 

"오지훈" 

"10번" 

"송준호" 

"..." 

"..." 

"야 송준호! 번호 몇 번이냐고!" 

"음...그게...그러니까 몇 번 이었드라..?" 

"야! 니 기억력 좋대매! 아오 꼴통" 

 

"7번" 

 

그때였다. 뜬금없이 강준 이 녀석이 입을 연 건 

 

"뭐?" 

"7번이라고, 송준호 번호" 

 

갑작스레 튀어나온 강준의 대답에 

어느 순간 반 애들의 시선이 그에게 집중되었다. 

 

"내가 기억력이 좀 좋걸랑.." 

 

허.. 이건 대체.. 

그러면서 날 슬쩍 쳐다보는 강준 

갑자기 머리를 내 쪽으로 기울인다. 

 

"뭐..뭐 어쩌라고" 

그러자 슬쩍 내 쪽으로 눈을 치켜들며 조금씩 소리없이 움직이는 입술 

 

'칭.찬.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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