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잖아 그 날은 내가 너무 싫었어 반질한 표면에 빛으로 반사된 그 무표정한 얼굴이 치가 떨리도록 지겨워서 지문이 닳아 없어질 만큼 문질러 닦았는데 그럴수록 흠 하나 없이 진짜 나처럼 변해가는게 눈물 나도록 싫었어 차라리 누가 내게 괴물이라고 말해줬다면 그래서 마음껏 악을 쓰고 울어버렸다면 어땠을까 혹은 진짜 나를 찾으려 하지 않고 그 속에 비친 모습을 아주 멀리서만 보았다면 그럼 그냥 산타클로스처럼 코가 붉어져 엉엉 우는 거울 속 처량한 꼬마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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