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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내 눈 앞에 나타나지 말지 그랬어."
나는 무서운 일을 하는 조직의 보스, 넌 평범하고도 아직 사회에도 못 나간 대학생. 사실 너와 나는 채권자와 채무자의 사이였어요. 안 그래도 어려운 형편에 부모님의 도망으로 너와 네 어린 동생만 남은 집에 돈을 갚으라며 집 구경이라도 하자고 들이닥친 사람들에 겁에 질린 네 동생이 내 팔목을 깨물어 버린 게 우리의 첫 만남이었어요. 좋지 않은 첫 만남에다 절대 좋아질 수 없고 나아질 관계도 아니었지만 어느새 나는 네가 힘들지 않았으면 바라고, 네가 밤늦게 아르바이트를 하는 날이면 네 집 앞에서 담배를 꼬나물며 기다리고, 밤늦게 공부하는 너에 네 동생이 잠투정을 하면서 너를 방해하면 네 동생에게 겁을 주다가 네게 한소리 듣기도 하면서 싸우기도 해보고 평생 사보지도 않은 아기 장난감을 부하 직원에게 사 오라고 시켰다가 언제 적 장난감이냐며 네게 잔소리도 듣고. 서로의 존재 덕분에 잠시 평범하게 살아왔어요. 하지만 내가 네게 말없이 건넨 통장에 쌓였던 빚과 함께 얹어진 돈더미에 네가 필요없다며 선을 그어버리자 작게 다투다가 이래서 뭐든지 돈으로 해결하려는 깡패가 싫다는 네 말에 무섭도록 굳어버린 나. 네 말이 맞기에 누가 잘못했다고 할 순 없어서 한참을 냉전으로 지내다 결국 네 집 앞에 찾아왔네요. 본연의 성격 때문에 말이 곱게는 안 나갈 것 같아요. 열심히 싸워봅시다. 안맞안잇. 상황 짜와도 되고 추가도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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