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오래오래 행복했습니다는 가짜에요
동화속에서나 있는 말이죠
진짜 헤피엔딩은 조금 달라요
그들은 싸우고 토라지고 오해하고 의심하고 실망해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하려고 함께 노력했습니다가 될 수도 있고
그들은 현실에 적응하며 서로를 잊어 갔답니다가 될 수도 있는거에요
둘이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가 아니가 지지고 볶고 싸우고 또 이별해도
그들이 정말로 사랑했다면 그 때의 기억들이 있으니까 헤피엔딩이죠"
그렇게 또 한번 사고를 치고 다음 날, 우리는 일상으로 돌아 왔다. 나는 라디오 스케줄을 하러 왔고 한빈이는 사옥으로 불려갔다. 나도 아직까지 정신이 없지만 라디오는 하러 왔다.
이제 좀 사그라드나 싶었는데, 어제 동물원에서의 일들로 사람들은 한빈이와 나에게 관심을 다시 가지기 시작했다. 열애설이 시작된 곳이기도 한 라디오. 사람들은 라디오로 욕설이 담긴 문자를 보내기도 하고 전화연결을 했는데 다짜고짜 나한테 한빈이와의 열애설에 관해 물어보고 어떻게 꼬셨냐며 나를 당황시키기도 했다. 그냥 그러려니 하려고 해도 갈수록 안티팬들의 행각들은 더 심해져만 갔다.
라디오를 끝내고 인사를 나누고 부스에서 나가려고 하는데 작가님이 잠깐 이야기좀 하자면서 나를 작사실로 데리고 가셨다. 원래 나를 못마땅해 하는 작가님이었는데 열애설 이후로 나를 완전 이상한 애 부류로 취급하고 비꼬는 말투로 나를 대해와서 또 이번엔 무슨얘기를 하려나 싶었는데 다행히도 문을 열고 들어가니 PD님이 앉아 계셨다.
"한작가.. 그 있지.... 지금 우리가 상황이 많이 안좋아"
"김PD님 무슨 그렇게 뜸을 드려요. "
"...... 저 때문인거죠"
"고정 게스트로 1년 정도 같이 하면서 우리야 너무 좋았는데."
"민원이 너무 많이 들어와. 한여주 하차시키라고 목소리 듣기 싫다고"
"우리도 위에서 내려온 지시사항이라 어쩔 수가 없어. 한작가가 라디오에 애착 가지고 있는 거 아는데 이런말 하게되서 미안해"
"아니요 PD님 괜찮아요. 저 이번달내로 그만두려고 했어요"
"뭐 이번에 BI 이랑 결혼이라도 하려고? 그래 뭐 아이돌 하나 꼬셔서 시집까지 가면 이런 일 할 필요도 없지 뭐."
"김작가는 무슨 말을 또 그렇게해."
".... 그런게 아니라요. 그냥 잠시 한국을 떠나게 될 것 같아요"
"그래 그럼 잘됐네. 우리가 하차시킨게 아니라 여주씨가 먼저 하차하겠다고 한걸로 정리하고 끝내 그럼"
"죄송합니다. 제가 본의 아니게 프로그램에 민폐를 끼쳤죠"
"알면 다행이지 뭐 우리가 여주씨 하나때문에 얼마나 욕을 먹었는지 알아"
"우리야 욕은 좀 먹었어도 한작가 덕분에 청취율도 올랐잖아. 아무튼 좋게 정리했으면 좋겠어."
"다음 주 까지는 출현하고싶어요. 청취자분들한테 하차한다고 말씀은 드려야 하잖아요."
"아니 여주씨 뭘 들었어 이때까지 청취자는 한여주 하차시키라고 난리라니까. 굿바이 인사는 필요 없어"
"김작가님 그래도 마지막인데 인사는 하고 떠나고 싶네요"
"그래 그럼 그렇게 하는걸로 해 김작가는 다다음주부터 게스트 다시 알아보고"
다음주를 마지막으로 라디오에서는 하차를 하기로 결론이 났다. 하나 둘씩 이제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한빈이 매니저님 한테 연락을 해서 이사님 전화번호를 받았다. 따로 말씀드릴 게 있다고 했더니 사옥으로 와서 만나자고 하신다.
언제부터 YG사옥을 이렇게 드나들었던 건지 이제 경비 아저씨도 나를 보면 자연스럽게 문을 열어주신다.
.
.
.
.
.
.
"생각은 많이 해본거야?"
"네. 아무래도 제가 떠나는게 맞는것 같아요."
"......... 구체적으로 언제쯤 떠날 생각인거야?"
"한빈이 family concert 들어가면 바로 떠날생각이에요. 그 날로 티켓 끊어주세요"
"사장님 지시로 원하는 만큼 재정적으로 뭐든 지원해 주라고 하셨어. 사측에서 비행기표 외에도 집이랑 다 해결 해 줄꺼야 "
"아니요. 필요 없습니다. 제 사비로 해결 할 수 있어요. 구체적으로 집이랑 티켓만 해결해 주시면 제가 다시 돌려드릴께요"
"그러지 말고 받아. 우리도 인간적으로 미안하니까 지원해 주는거야"
"죄송하지만 정말 괜찮아요. 이런 일로 돈 받고 싶지않습니다."
"그럼 비행기표라도 우리사측에서 낼게"
"정말 인간적으로 미안해서 이러시는거면 그냥 아무것도 지원받지 않을테니까, 미안함 그리고 죄책감 이라는 감정 오래동안 기억하셔서 한빈이한테 잘해주세요."
"그럼 이거라도 받아줘. 이건도 사장님 지시사항인데, 우리가 해줄 수 있는 최소한의 배려야. YG출입증인데 YG스텝으로 콘서트장이건 사옥이건 연습실이건 다 출입가능한거야"
"........죄송하지만 이것도 못받겠네요."
"그러지 말고 받아. 떠나기 전까지는 마음껏 시간보내 눈치보지 말고."
"아니요 정말 괜찮습니다. 신경써주셔서 감사해요. 사장님께도 감사하다고 전해주세요."
집에 도착해서 옷도 안 갈아입고 침대 앉았다. 그리고 한참을 생각했다. 내가 잘하고 있는걸까..? 이게 정말 최선인걸까? 한참을 생각해서 내린 결론이지만 아직까지도 확신이 없었다. 다시 돌아가서 못하겠다고 나는 한빈이 못떠난다고 할까 싶다가도 지금이 맞는 결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냥 간단한 문제가 아니니까. 내 가족 친구 일까지 버리고 가야하니까 고민은 계속됐다. 그렇게 한동안 멍때리고 있는데 똑똑 소리에 방문쪽을 봤더니 한빈이가 문에 기대서 서있었다.
"무슨 생각을 하길래 그렇게 심각해?"
"아무것도 아니야"
"어제 일 때문이면 그냥 잊어버려"
"다음에 시간나면 한별이 데리고 놀러가"
"그러자 시간나는 대로 한번 더 데리고 가자. 사람들 많이 없는 곳으로"
"왜이렇게 신나 있어? 어제 동물원 간것때문에 안혼났어?"
"혼났지. 혼났는데 엄청 큰 선물을 받아서 기분이 좋아졌어."
"뭘 받았길래 이렇게 신났데"
"근데 이게 내게 아니라 니꺼야"
"뭐야 그게ㅋㅋㅋ"
"뭔지 맞추면 줄게"
"김한빈을 신나게 하는거라.. 힌트 줘"
"내가 엄청난 빅딜을 하고 받았어"
"빅딜?"
"응 엄청난 빅딜"
"복귀하기로 했구나"
"이거봐 내가 이럴 줄 알았어. 내가 진지하게 물어보는건데 너 마녀지? 막 사람 생각을 조종하고 마음도 읽고 그런거지"
"뭔 소리야.ㅋㅋ"
"아니야 사람이면 이걸 이렇게 한방에 맞출리가 없어."
"빨리 선물 보여줘. 빅딜이 뭔지 맞췄잖아."
"저기요 한여주씨 이런식으로 사람마음 조종하지 마세요. 이런식으로 나오면 내가 또 넘아가잖아."
한빈이가 뒤에 숨기고 있다가 꺼내든건 아까 이사님이 받아가라며 주셨던 YG출입증이었다.
.
.
.
"표정이 왜그래. 좀 이런 선물을 보면 놀라기도 하고 좋아하기도 해야하는거 아니야? 여주야 이게 아무나 받을 수 있는게 아니야"
"복귀하기로 하고 그 딜로 받아온게 YG출입증이야? 그것도 내 출입증?"
"복귀무대 준비하는데 정신적인 안정을 위해 회사측에서 준비했데. 회사쪽에서도 이제와서 생각해보니까 우리한테 너무했다 싶은거지. 이제 연습실이고 녹음실이고 매일 붙어다니자 우리"
"그래 그러자. 한순간도 떨어지지 말고 붙어있자."
이 말을 하면서 한빈이를 꼭 안아줬다.
"또 갑자기 달달하게 나오는거 보니까 확신이 생겼어"
"뭔 확신?"
"아무래도 마녀가 맞는거 같애 ㅋㅋ"
갑자기 회사에서 지나친 배려를 해주는게 이상하지도 않은지 오랜만에 신나 있는 한빈이 앞에서 오늘 나는 어떤 일이 있었고 이사님이랑 어떤얘기를 했었다고 그리고 출입증이 어떻게 한빈이 손에 들어오게 된건지도 말 할 수가 없었다. 서로에게 비밀 만들지 않기로 했는데 이번은 어쩔 수 없이 거짓말을 하고 숨겨야 했다.
TeamB 멤버들은 지금 아레나 투어를 돌고있고 그 투어가 끝나면 일주일간 휴식을 가지고 바로 YG family 콘서트가 있다. 한빈이는 family concert에서 복귀무대를 가지기로했다. 이제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2주 정도 밖에 없다.
초코송이 :)
이번편도 분량이 짧네요.ㅠㅠ 미안해요
여주는 이제 한빈이를 떠날 준비를 하는거에요. 한빈이는 그 사실을 모르고 그냥 회사에서 둘 사이를 허락한걸로 생각하고 있구요
그래서 둘이 대화를 보면 여주는 자신을 제외한 한빈이의 미래를 그리고 있고 한빈이는 둘이 함께 할 미래를 그리고 있죠.
이제 점점 이야기가 마지막을 향해 가네요. 아직 해피엔딩이 될지 새드엔딩이 될지 못정했는데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댓글로 남겨주시면 참고 할게요!!
+혹시 보고싶은 에피소드나 대화주제 같은 거 있으시면 그것도 댓글로 남겨주세요. 능력이 되는 한 글로 써드릴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