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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KON/준혁] 아고물 #3~#4- take2 | 인스티즈

무작정 집을 나왔다. 부모님의 억압이 싫어서 따로 독립한다고하자  좋은 원룸만 알려주는 부모님에게 나는 굉장히 싼 곳으로. 조금 확장공사를 한 곳으로 옮겼다.

 

그 곳에서도 부모님은 더 고치셨지만. 그래도 내 자취방, 내 집이라는 사실에 기분이 좋았다.

 

돈도 많다면 많은 집안에서 태어나 뭐하는 거냐고 물으면, 평범하게 평범한 사람으로 살아가고싶었다.

 

그리고 이사온 곳에서 얼마안가 옆집에도 이사를 왔다. 꼬맹이였는데, 참. 귀여웠는데.

 

정말 심장이 덜컹했던 일은 그 꼬맹이를 알고 1년후쯤이었나. 귀찮게 구는 사원 한명, 그런 사람을 불 여시라고 하나? 암튼 그 여시가 나한테 붙은 날. 동혁이가 그 광경을 보고 난 뒤에, 놀란 게 생각이 난다. 여시가 나가고. 갑자기 나한테 뽀뽀해놓고 울면서 사라진 뒤에 연락이 없었던 날이었다.

 

말로하면 그냥 어린애 장난 같았지만 나에게는 미안하다는 그 말 한마디에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혹시나 이상한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되었다.

 

나도 그때는 어렸던 것 같았다, 어려서 그런 걱정들을 한 것 같았다.

 

그렇게 또, 시간은 흘러서 4년이나 지났다. 나도 조금은 사회에 적응했다. 부모님의 낙하산이라는 것도 있지만 실력으로 점점 인증했다. 나는 본부장의 직위에 어울리는 사람이라고. 나는 부모님의 도움 없이 살 수 있는 어엿한 성인이라고. 쉬운 판단, 어려운 판단 이제 나도 할 수 있다고.

 

"아저씨, 좋은 아침!"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이 꼬맹이 앞에서는 내 철벽도 완벽하던 판단도 무너진다.

 

 

.

 

 

몇 주 전부터 시험이 끝나면 같이 놀이공원을 가자는 꼬맹이의 말에 벌써 오늘 회사도 빼놨지만 나는 성격상 놀이기구를 안 좋아해서 어제 만난 김한빈, 그리고 김한빈과 꼬맹이랑 친한 찬우와 같이 아쿠아리움에 가기로 했다.

 

학교에 가는 것도 아니고, 회사에 가는 것도 아닌데 정장을 입은 이유는. 꼬맹이를 학교에 대려다주기 위해서다. 바보같이 착해서 평상복을 입고 대려다준다고하면 손사래까지 치면서 거절한다.

 

마치 우연인 듯 밖에서 꼬맹이가 나오기를 기다리다가 나오는 소리가 들리자마자 문을 열었다. 역시 나이스타이밍.

 

"안녕하세요, 아저씨!"

 

마침 꼬맹이가 신발을 꾹꾹 눌러신고있었다. 그 모습에 내가 우연이라는 듯이 같이 가자며 웃자 그런 내게 꼬맹이도 긍정의 표시로 웃어줬다.

 

아무리 생각해도 꼬맹이는 웃음이 참 예쁜 것 같았다.

 

차로 가는 도중에도 꼬맹이의 수다는 끊이지를 않았다. 그러다 내가 못 간다는 거짓말을 하자 동혁이가 갑자기 표정이 안 좋아졌다.

 

그 표정을 보고 멋쩍게 웃어주자 꼬맹이도 나에 응하듯 웃어줬다. 그런 꼬맹이한테 미안해서 학교로 가는 도중 꼬맹이가 부리는 투정을 받아줬다. 그러는 도중에 나에게 웃으며 아저씨가 세상에서 제일 좋다는 꼬맹이의 말에 웃어보였다. 그러자 나한테는 누가 제일 좋냐는 말에 웃으면서 말해줬다.

 

"나는 현실적인 사람이라서, 우리가족."

 

아차차.

 

꼬맹이가 가족들이랑 사이가 안 좋다고 말한 게 지금에서야 기억이 나서 다시 머리를 쓰다듬어 주면서 말해줬다.

 

"다음은 너야."

 

내 말에 기분 나쁘던 꼬맹이는 다시 정신을 차리고는 헤헤 웃으며 뭐가 그리 좋은지 노래를 부른다. 그런 꼬맹이에 나도 기분이 좋아졌지만 티내면 괜히 또 고개 숙이고 말을 안 할까봐 괜히 시끄럽다고 그만불르라고했다.

 

그러자 더 크게 부르는 꼬맹이가 퍽이나 귀여워서 살풋 웃음이 났다. 얼마안가 도착한 학교에 꼬맹이는 나중에 저녁에나 만나자면서 문을 닫고 학교로 들어갔다.

 

그런 꼬맹이를 배웅해주고는 다시 차를 돌려서 집으로 향했다. 이제 뭐하지 하다, 김한빈에게 전화를 걸었다. 얼마안가서 받는 김한빈에 블루투스를 켜고 말했다.

 

"김한빈, 어디야."

 

-"넌 맨날 형이라고 안 하지. 나 찬우네 집 가는 중. 마지막 날인데 대려다줘야지."

 

김한빈의 모습에 웃음이 나왔다. 꼬맹이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이라 그런지 생각이 똑같다. 나에게 어디냐고 묻는 김한빈에게 나는 대려다주고 가는 길이라고 했다.

 

마지막 날인데 뭐 그리 일찍 대려다줬냐는 말에 원래 꼬맹이가 이때 나와서 이때 아니면 못 대려준다고 얘기했다.

 

김한빈은 학교 앞에서 보자면서 찬우네집에 다 와 간다며 전화를 끊었다. 갑자기 끊은 김한빈에 핸드폰을 빤히 쳐다보다가 블루투스이어폰을 빼내었다.

 

김한빈과 찬우는 정말 누가 보면 연인사이처럼 보였다. 찬우가 김한빈 좋아하는 건 꼬맹이한테 들어서 알았지만 김한빈이 찬우를 신경써주는 게 점점 심해지고 나한테 좋아한다고까지 말했으니….

 

내가 호모포비아가 아니라서 그런 둘에 얼른 이어지라면서 부추겨줬지만 이렇게나 빨리 진도가 나가다니.

 

둘의 다정한 모습이 떠올라 괜히 웃음이 나왔다.

 

항상 꼬맹이와 차를 타고 난 다음이면 허전하다. 쫑알쫑알 거리던 앵무새 같은 꼬맹이가 사라져서 그런 건지, 몇 개월 전부터 자꾸 꼬맹이가 내 옆에 없으면 허전하고 공허하다.

 

아무 말 없이 온 집에 정장을 다시 곱게 걸어놓고 평상복을 입고 눕는데, 시험이라도 밥은 먹고 온다는 꼬맹이의 말에 조금의 시간여유를두고 알람을 맞춘 뒤 자기 시작했다.

 

어제 김한빈이 찬우가 너무 좋다면서 나에게 고민상담을하고 내일 뭐할 거냐고 계속 달달 볶은 바람에 밤새 잠을 설쳤다.

 

한숨을 푹 쉬고는 침대에서 눈을 감았다.

 

더블사이즈로 바꾼 침대 옆이 허전하다.

.

 

.

 

.

 


'나, 아저씨 정말 많이 좋아해요. 사랑한 다구요.'

 

젖은 목소리로 내게 말하는 동혁이의 잔상이 보였다. 나도, 나도 라는 말을 건네려 입을 열자 동혁이의 잔상이 사라졌다.

 

마치 내게서 동혁이의 마음까지 멀어지는 것 같아서, 가지 말라고 크게 소리쳤다.

 

"…꿈이네."

 

괜히 허탈한 마음에 머리를 헝클이다가 자꾸 머릿속에 그 꿈속 동혁이가 생각이 나서 인상을 찌푸렸다. 기분 나쁜 꿈이었다.

 

시간을 보니 알람시간보다 일찍 일어나서 부스스하게 뜬 머리를 정리하고는 옷장을 열었다. 그래도 패션 감각이 뛰어난다던 김한빈과 같이 가는 건데 꾸미고 가야할 것 같아서 고민 고민 하다가, 결국 꺼냈다.

 

긴팔을 입으라는 동혁이의 말을 수용한 긴팔남방에 반바지다. 요새 유행하는 패션이라고는 하는데, 27살 먹은 내가 입어도 되는지 좀 걱정이다.

 

일단 입고 스냅백을 쓰고 거울을 보자 너무 어리게 입은 것 같아서 다시 갈아입을까 생각하다가, 어린애들이랑 노는데 어리게 입어야 된다는 생각이 들어서 결국 그렇게 입고 시계를 차고는 집에 나섰다.

 

전화를할려다가 문자가 편해서 문자로 나간다며 김한빈에게 전했다. 그러자 자기도 이제 나간다며 답이 왔다.

 

차를 타고 가는 도중 행여나 멀미가 심한 동혁이가 차 냄새 때문에 더 멀미를할까봐 방향제도 틀었다. 연연하게 퍼지는 향기가 꼭 동혁이 향기와 비슷해서 웃음이 나왔다.

 

콧노래가 나와서 노래를 부르자 꼭 내 모습이 동혁이와 비슷해서 빨리 동혁이를 보고 싶어 속도를 높였다.

 

학교에 도착하자 이미 끝난 건지 나오는 학생들에 나는 김한빈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디냐고 묻자 지금 주차중이라면서 기달리라고하는 김한빈에 대답하는 동시에 저기서 김한빈 차가 보여서 다가가자 주차를 하고 내리는 김한빈이다.

 

나오는 학생들을 스캔하는데, 점점 줄어들어도 동혁이와 찬우가 안 보이자 전화를 했는데, 꺼져있다는 전화에 걱정이 돼서 결국 우리가 찾아나서기로했다.

 

골목골목을 뒤지고 편의점을 들렸다나왔다가 웅성웅성하고 학생들이 많이 보여서 점점 가까이 다가가자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

 

"얘네도 어차피 처음도 아닐 텐데."

 

설마 하는 마음에 골목길로 가는데, 김한빈이 먼저 선수를 친다.

 

"똑똑. 아가들아 여기 혹시 동혁이랑 찬우있나요-?"

 

그리고 내가 골목길 입구에 서자 김한빈도 같이 내옆에 선다. 내 눈에 보이는 찬우와 동혁이의 모습에 화가 났다. 한눈에 상황이 인지가 되었다.

 

개,새,끼들.

 

나지막이 욕이 나왔다. 맨 처음에는 화가 났다. 나와 눈을 마주치고 다시 고개를 숙이는 동혁이의 모습에 심호흡을 한번 하고는 화를 가라앉혔다.

 

벌벌 떨고 있는 동혁이에게 다가갔다. 바로 앞에 서자, 내가 온 줄 아는지 고개를 든다. 나와 눈이 마주치고는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에 손을 잡았다.

 

"김지원을 부르던, 경찰을 부르던 어쩌던 형이 처리해봐. 나 얘랑 먼저 아쿠아리움 가있을게. 그리고 찬우 울려고 한다."

 

동혁이를 보면 기분이 좋을 줄 알았는데, 서프라이즈로하면 둘 다 좋을 줄 알았는데 기분이 전혀 안 좋았다.

 

화가 다시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것 같아서 한숨을 푹 쉬었다. 걱정되는지 가는 도중에도 뒤를 돌아보는 동혁이를 끌어당기며 괜찮다고 말해줬다.

 

차로 가는 도중에도 아무런 대화가 없었다. 상황이 대충 짐작이 가지만 동혁이가 말해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아무 말을 안했다.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것 보다 심한 말을 들었을까봐 물어보지도 못했다.

 

차로 아쿠리아움, 63빌딩을 가던 도중 동혁이의 입이 열렸다.

 

나의 바람과 다른 말이었다.

 

"아저씨 회사는요…?우리 어디가요…?"

 

바보같이 나를 걱정하는 동혁이에 기분이 안 좋았다. 나를 쳐다보는 동혁이를 한번 쓱 쳐다보고는 다시 운전을 했다. 나는 회사보다 김동혁, 꼬맹이가 더 소중한데.

 

나는 어느새 동혁이의 모든 걸 신경 쓰고 있다.

 

만약 다른 애, 찬우라고할지라도 그런말을하면 기분이 안나빴을텐데 동혁이가 그러니깐….

 

차가 신호에 걸리자 동혁이를 쳐다보고는 말했다.

 

"어떤 상황이든 우선순위는 있어."

 

"네…?"

 

"회사일 보다는 네가 더 소중하다고. 내가 그랬잖아, 가족 다음에는 너라고. "

 

그 말을 하자 감동 먹은 듯이 나를 똘망똘망쳐다본다.

 

화나던 감정도 그 표정을 보니 싹 가시는 것 같았다.

 

신호가 바뀌어도 내게 시선을 치우려고 하지 않는 동혁이에 내가 괜히 쑥스러워서 시선을 앞으로 돌리고 다시 운전을 했다. 옆에서 웃는 소리가 들려서 쳐다보자 다시 고개를 숙이고 아무 말이 없다.

 

쫑알쫑알 거려야지 내가 알던 김동혁이 맞는데 갑자기 조용해지자 눈치가 보였다. 혹시 기분이 안좋나라는 느낌에 아무런 말도 못 꺼내고 가만히 운전만 했다.

 

63빌딩안 주차장에 도착해서 내릴 때 까지도 말이 없었다. 어제 말을 건네지 하다가, 어느새 엘리베이터까지왔다. 고개를 푹 숙이고 아무 말을 안 한 동혁이에게 걱정과 눈치가 한꺼번에 와선 이름을 불렀다.

 

내가 부르자 신경 쓰고 있던 건지 몸을 움찔한다. 그 모습이 너무 안쓰럽기보다는 내겐 너무 귀여워서 머리를 꾹 누르고 말했다.

 

"나 너 기분 좋게 하려고 데려온 거니깐. 표정 풀고, 재밌게 놀자."

 

그 말을 내뱉고도 행여나 기분이 나쁠까 동혁이의 눈치를 보자자 내 손에 눌려서 나를 웃으면서 쳐다보는데. 그 모습이 퍽이나 귀엽다. 알겠어요. 라는 말 한마디가 어찌나 힘이 되는지.

 

머리를 누르던 손을 떼고 웃었다. 아쿠아리움에서 그냥 들어가려고 했는데 생각나는 찬우와 김한빈에 전화를 하자 잔뜩 가라앉은 목소리로 먼저가라고해서 어쩔 수 없이 동혁이와 같이 들어왔다.

 

처음 데려간 곳이라서 동혁이는 신기한지 이리저리 둘러본다. 하나하나 다 물어보기에 웃으면서 대답해주었다.

 

배가 고프다는 동혁이에 조금 있으면 온다고 오고 놀다가 가자며 아이스크림도 먹고 포토존에서 사진도 찍었다.

 

누가 보면 연인 같은 모습이다.

 

그렇게 놀고 있는데 웃으면서 떠들고 있는 김한빈과 찬우가 보였다. 서로 만나서 다니다가 어느새 둘만 놀고 있는 찬우와 동혁이에 웃으면서 말했다.

 

"아가들은 이런 거에 관심이 많아."

 

"그러게, 찬우봐봐. 겁나 귀엽지?"

 

"동혁이는 뭐 안 귀엽냐. 왜 둘만 붙어다니냐. 김동혁은 나보다 네 애인 될 사람이 좋나보다. 나를 이렇게 돌 취급하고."

 

동혁이가 나보다 찬우와 놀 때 더 좋아하는 것 같아 괜히 질투가 났다. 그런 내게 김한빈은 웃으면서 질투하지 말라고 늙은이들은 늙은이들끼리 놀자면서 떠들면서 즐거워하는 꼬맹이 둘을 흐뭇하게 바라봤다.

 

어느새 밥을 먹을 시간이 된 것 같아, 물고기들에 정신 팔린 동혁이와 찬우를 대리고 미리 예약한 뷔페에 왔다.

 

지원이형이 이제 찬우랑 동혁이 수능공부땜에 바쁘다고 노는 거 마지막이라면서 손 써준 것 들이다. 아쿠아리움이든, 뷔페든 곧 가볼 전망대이든.

 

뷔페에 들어가 동혁이와 찬우가 들어가서 음식을 고르고올때까지 밀린 전화들과 문자 연락들을 살피는데 나에게 나지막이 말을 건네는 김한빈이다.

 

"너, 동혁이 좋아하냐?"

 

"뭐?"

 

처음에는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다. 정말 좋아한다면 쑥스러워야하는데, 쑥스러움보다는 왜 나를 남자랑 엮냐는 듯 한 느낌이 들었다.

 

내 반응에 놀란 김한빈은 아님 말고, 요새 네가 동혁이 보는 눈빛이 남달라서. 라며 내게 말한다. 그 말에 내가 허 하고 웃고 다시 연락을 살피는데, 다 받아온 건지 내 옆에 앉는 꼬맹이다.

 

뭘 이렇게 조금 가지고 왔어….

 

접시의 반도 안 가져온 동혁이에게 신경이 쓰였다. 입맛이 없나, 배가 안 고프나 싶어서 동혁이의 눈치를 보는데 밥을 깨작깨작 먹는 둥 마는 둥이다.

 

신경 쓰여서 음식을 고를 생각을 안 하고 있다가, 김한빈이 늙은아 나와. 라는 말에 겨우 꼬맹이에게 눈을 떼고 음식을 고를러갔다.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고르고, 옆에 있는 동혁이가 좋아하는 음식이 있어서 그것도 가져가고. 그러다 보니깐 음식이 좀 많이 쌓였다.

 

내 접시를 본 김한빈이 다 먹을거냐고해서 내가 꼬맹이 준다니깐 알겠다면서 불안하다고 먼저 가보라고 한다. 음식을 고르고 힘들다는 듯이 테이블에 앉았는데도 아무런 미동 없이 고개를 푹 숙이고 여전히 줄지 않는 그릇을 먹고있는듯한 꼬맹이가보였다.

 

얘, 왜 이래….

 

눈치를 살피다, 가져온 음식을 한입 먹고는 꼬맹이한테 주려고 했던 음식들을 모두 꼬맹이한테 주고는 숟가락으로 접시를 툭툭 쳤다.

 

비싼 곳이니깐 많이 먹으라니. 걱정되는 마음에 말이 툭툭 나와서 나도 내 입을 원망했다.

 

내가 설마 얘를 좋아하나 싶을 정도로 신경 쓰이고 조심스러워졌다.

 

툭툭 내뱉은 말이 뭐가 그리 좋은지 알겠다며 웃는 김동혁은 참 착해서 탈이다. 그런 동혁이를 계속 주시하다가 앞을 보는데, 이게 웬걸. 무슨 커플 한명이 앉아있다.

 

찬우가 먹을 때마다 꿀 떨어질 것 같은 눈으로 찬우를 쳐다보고, 찬우는 그런 김한빈에게 그만 쳐다보라면서 웃고. 김한빈은 웃으면서 손 잡아주고. 아주 잘한다잘해.

 

못 말린다는 듯이 다시 꼬맹이를 쳐다봤는데, 저 장면을 쳐다보고 있다. 동혁이의 눈빛이 부러워하는 것 같이 느껴져서 괜히 동혁이를 불렀다.

 

처음에는 불러도 대답을 안 하다가 심통이 나서 더 부르니깐 그제야 나를 보는 동혁이다. 가만히 쳐다보다가 어눌한 말투로 말하는 게 귀여워서 웃었다.

 

입옆에 고기소스가 묻어서 볼을 톡톡 두드리자 아리송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본다. 그리고는 네? 라고 묻는 동혁이에게 가까이 오라는 신호를 보냈다.

 

쑥 가까워져오는 동혁이의 얼굴에 잠시 멈칫했다.

 

그런 눈으로 나 쳐다보면….

 

내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는 것 같았다. 손으로 닦아주려다가 휴지를 뽑아서 닦아줬다.

 

"…뭘 그렇게 뭍이고 먹냐?"

 

소스를 닦아주는 게 뻘게진 동혁이의 볼이 꼭 뽀뽀하고 나서 부끄러워진 뒤의 볼인 것 같아 이상한 상상을 하다가 얼마안가 뭐하는 짓이냐며 나를 자책했다.

 

고개를 푹 숙이는 동혁이에 괜히 툭툭 창피하냐는 무성의한 말을 내뱉었다.

 

또 뭐가 그리 좋은지 그 말에 웃으면서 아니에요 라며 밥을 먹기 시작한 동혁이에 웃음이 나왔다. 그렇게 먹는데 배 안불르냐. 라는 말을 하고 싶었지만 행여나 또 상처받을까봐 계속 동혁이를 쳐다보기만 했다.

 

어느새 밥도 다 먹었고, 어두워진 하늘에 아무것도 모르는 꼬맹이를 대리고 전망대로 올라왔다. 전망대로 가는 도중 왜 돈을 받냐면서 툴툴 거리는데 툭 튀어나온 입술이 귀여워서 확 잡으려는 거를 멈췄다.

 

에, 어린애를 상대로 무슨 짓이야!

 

요즘 들어 동혁이에게 이상한 행동을 하려고할때 하는 생각이다. 아직 어린애니깐 내가 건들면 안 되고, 나는 여자를 좋아하니깐….

 

"아저씨! 일로와 봐요!"

 

멍하니 전망대에 올라와도 꼬맹이만보고 있었는데 그런 나를 끌고 유리창 앞으로 가는 꼬맹이다. 결국 유리창 앞으로 가자 멋지지 않냐 며 야경을 보여준다.

 

뭐 이쁘긴하네. 야경.

 

마음속으로 숨기며 뭐가 멋지냐고 툴툴거렸다. 내 말이 뭐가 좋은지 또 해맑게 웃는 동혁이때문에 내가 더 미안해지는 것 같다.

 

망원경을 보고도 내 눈치만보고 쓰지를 못하자 그 모습에 한숨을 푹쉬고 동전을 넣어줬다. 그러자 좋은지 실실 웃으면서 망원경으로 야경을 또 감상한다.

 

앞으로도 이런 곳 많이 가야겠네.

 

망원경을 툭툭 치면서 재밌냐고하자 재밌다면서 나를 끌어당긴다. 내가 괜찮다고 하는데도 억지로 나에게 야경을 보여준다.

 

또 안 본다고 하면 시무룩해질까 봐 동혁이와 같이 야경을 봤다. 그렇게 떠들다보니 어느새 하늘은 쌔 까맣게 물들었다.

 

시간을 보니 어느새 집에 갈 시간이라서 동혁이를 대리고 내려왔다. 찬우를 대려다준다면서 둘이서 차를 타는 김한빈에 알겠다면서 꼬맹이를 내 차에 태웠다.

 

"아저씨, 나 오늘 완전 재밌었어요! 저 상어도 처음보고, 야경도 이런데서 처음보고!"

 

"그렇게 재밌었냐?"

 

오늘 일들이 그렇게 재밌었는지 웃으면서 말하는 동혁이에 도리어 내가 기분이 좋아졌다. 내내 쫑알쫑알 떠드는 꼬맹이가, 올 때와 다르게 정말 꼬맹이가 된 것 같아서 차가 차가운 공기가 아닌 따뜻한 공기로 바뀌었다.

 

떠들다보니 어느새 집 앞까지 왔고, 동혁이는 오늘 완전 재밌었다며 인사를 하고 집에 들어가려고 했다. 그런데 오늘따라 동혁이를 집에 보내기 싫었다.

 

오늘이 아니면 별로 못 놀고, 그냥 오늘따라 그랬다.

 

"동혁아, 오랜만에 우리 집에서 잘래?"

 

그래서 집으로 들어가려는 동혁이를 잡았다. 내 말에 놀란 건지 눈이 커지며 되묻는 동혁이에 내가 뱉은 말에 내가 더 당황해선 그냥 기분이 좋다며 둘러댔다.

 

고민하던 동혁이는 또 환히 웃으면서 좋다고 내 옆으로 쪼르르 달려왔다. 1초가 1년같았는데 내 옆에 있는 동혁이를보자 웃음이 나왔다.

 

문을 열어주자 나보다 먼저 들어가면서 우와 우와 거리며 내 집을 둘러본다. 2년 정도 안왔어서 그런지 신기한가보다.

 

가방을 놓고 에어컨을 키며 뭐가 그리 신기하냐고 하자 헤헤 웃으면서 오랜만이라 그렇다고 한다. 소파에 눕듯이 앉아있던 동혁이가 갑자기 뭔가 생각난 건지 자리에서 일어난다.

 

딱보니깐 옷때문에 그런 것 같아서 내 눈치를 보는 동혁이에게 옷장에서 옷을 꺼냈다. 반팔밖에 없는 내 옷장에서 겨우겨우 긴팔과 반바지를 찾아서 건넸다.

 

"오늘은 내거입어, 내일 학교 안 가니깐 푹 쉬고. 씻고 와."
 
그러자 볼이 뻘게지더니 알겠다며 화장실에 들어가는 동혁이는 정말로 예뻤다. 뻘게진 볼이 꼭 복숭아 같이 귀여웠다.

 

이상한 상상 하지 말라며 고개를 휘휘 젓고는 내가 입을 옷을 찾아서 꺼냈다.

 

욕실에서 들려오는 물소리가, 미묘한 기분을 주어서 헛기침을 몇 번 하는데 15분이 지나도 안 나오는 동혁과 계속 들리는 물소리가 신경 쓰여서 동혁이에게 얼른 나오라고했다.

 

내 소리를 듣고는 1분도 안돼서 옷을 갈아입고 나오는 동혁이때문에 괜히 웃음이 나옴과 동시에, 젖은 동혁이를 보자 이상한 생각이 들어서 바로 욕실로 들어갔다.

 

후….

 

한숨을 푹쉬고 옷을 벗고 씻으려는데 샤워기를 키려는 도중 내게 드라이기가 어딨냐며 물어오는 동혁이에 위치를 알려주고는 씻기 시작했다.

 

쏴아아-.

 

흐르는 물속에 내 몸을 맡기면서 생각에 잠겼다. 내가 정말 쟤를 좋아하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정신 차리자며 얼른 물에서 나와 옷을 갈아입고 나왔다.

욕실에서 나오자 무슨 생각에 잠긴 건지 한숨을 푹 쉬는 동혁이에 뭔일이냐고 묻자 소스라치게 놀라며 나를 쳐다본다.

 

내가 벌래도 아니고….

 

드라이기를 달라고 하자 자기 머리를 한번 털더니 나에게 준다. 아직 다 안 마른 머린데 주는 동혁이가 행여나 감기가 걸릴까 걱정돼서 번갈아 쳐다보다가 결국 동혁이에게 뒤로 돌라는 말을 했다.

감기 걸린다면서 머리를 말려주는데 고맙다면서 웃는 동혁이에 나도 웃음이 나왔다. 웃음이 이렇게 많은 적이 없었는데, 항상 해맑은 동혁이 옆에 있으니깐 나도 변한 것 같다.

오늘 일을 돌이켜보자 원래 가기로한 놀이공원은 내가 정말 싫어해서 못 갔는데, 행여나 그런 걸 좋아하는 동혁이가 실망했을까 조심스럽게 물어봤다.

 

"놀이공원 보다는 아쿠아리움이지?"
 
조심스럽게는 무슨. 진짜 툭툭 내뱉는 것 좀 고쳐야겠다.

 

괜히 툭툭 나온 말에 동혁이를 쳐다보자 웃으면서 네, 더 좋아요라고 말해주는데 걱정했던 마음이 싹 풀렸다. 괜히 기분이 좋아서 그치? 라고 묻는데 네. 라면서 대답해주는 동혁이가 참 예뻤다.

 

머리가 다 마른 것 같아서 툭툭 쳐주며 다 말랐어. 라고하자 다시 뒤돌아서 나를 쳐다본다. 머리를 말리는데 동혁이의 시선이 느껴져 티비를 틀어주면서 만화나 보라고 했다.

 

"알았어요…."

 

또 뭐가 불만인지 툴툴 거리는 동혁이가 채널을 돌리다가 어느 채널에서 멈춰서는 넋을 놓고 쳐다본다. 혹시 이상한 채널을 보는 게 아닐까하는 마음에 보니깐 요새 방송하고 있는 드라마를 보고 있다.

 

머리가 빨리 말라서 동혁이 옆에 앉아서 재밌냐고 묻는데 갑자기 누워있던 동혁이가 일어나면서 부자연스럽게 웃는다.같이 드라마를 보다가 해야 하는 일이 생각나서 노트북을 켜서 일을 하다가, 소파가 너무 불편해 땅 바닥에 앉아서 일을 했다.

 

내일까지 마감해야하는 기획안을 검토하고 수정해달라는 지원이형의 말에 검토하고 있는데, 갑자기 티비 꺼지는 소리가 들린다.

 

그 소리에 동혁이를 쳐다보자 멋쩍게 웃으면서 있었다. 그냥 티비 보라는 말에 괜찮다면서 소파에 누워서 핸드폰을 하는 동혁이에 더 신경쓰였다.


하나하나 거의 검토가 끝나고 마지막 한 파트만 남겨두고 수정하고 있는데 졸린 건지 비틀비틀 내 앞에 앉으면서 말한다.

 

"아저씨…."
 
"어? 왜?"
 
"저 졸린데 자도 돼요…?"

 

말을 하면서도 하품을 하는 동혁이에 수정을 멈추고 동혁이를 바라보았다. 졸린지 반쯤 감긴 눈이 귀여웠다. 그런 동혁이와 침대를 번갈아 바라보다 침대를 가리키며 말했다.

 

"아저씨 일 하느냐고 늦게 자니깐 저기서 불 끄고 자. 아저씨 스탠드 켜고 일하면 돼."

 

내 말을 듣더니 반쯤 감긴 눈을 동그랗게 뜨고선 괜찮다며 소파에서 잔다고 이불 어딨냐고 묻는다. 우리 소파가 2인용이라서 작다. 그런데서 잔다니….

 

그냥 자라니깐 말을 안 들어서 그냥 내가 확 끌어안았다. 불을 끄고 스탠드를 켰다. 그런 날 보고 내려달라며 당황하는 동혁이를 무시하고 침대에 내려줬다.

 

한동안 멍하니 날 쳐다보는 동혁이에게 얼른 자라면서 억지로 눕히고 이불도 덮어줬다. 그러자 자꾸 날 보며 어버버 거려서 그런 동혁이에게 잘자. 좋은 꿈꿔. 라고 말한 뒤 다시 거실로 왔다.

 

앉아서 다시 수정을 하기 시작했다. 얼마 뒤 골아 떨어진 동혁이의 숨소리를 들은채로.

(브금 바꿔주세요!)

 

 


수정이 다 끝나서 기지개를 피고 시간을 보는데, 시간은 이미 12시가 넘어갔다. 행여나 나 신경쓴다고 안자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에 침대로 다가갔다.

 

"동혁아."

 

"…."

 

"김동혁."

 

잠이 든 건지 대답이 없어서 더 가까이 동혁이한테 다가갔다. 새근새근 숨소리까지 내며 자고 있는 동혁이 정말로 예뻤다.

 

여자같이 곱고 예쁜 선이 아닌데, 왜 이렇게 이뻐보이는지. 눈에서 코로 내 시선이 점점 내려왔다. 그러다 턱 입술에서 멈췄다.

 

유독 작고 예쁜 입술이, 오늘따라 더 빨갛게 보인다. 내가 봤던 입술중에 가장 예쁘다.

 

이상한 생각 갖지 말라면서 다시 동혁이를 쳐다보는데, 갖지 말라면 안 가져지나 더 생각나서 한숨을 푹 쉬고 오늘따라 복잡한 머리에 밖으로 나갔다.

 

동혁이가 워낙 담배를 싫어해서 안 피던 거 였지만 오늘은 너무 복잡했다. 왜 그렇게 신경 쓰이는지, 원래 챙겨주던건데 왜 이러는지.

 

맨날 보던 동혁이의 얼굴인데 오늘따라 왜 그리 예쁜지.

 

담배연기를 내뿜으면서 야경을 봤다. 전망대에서 봤던 것과는 다르다. 예쁘지도 않고 반대편 아파트만 보인다, 동혁이도 없고.

 

동혁이…꼬맹이….

 

왜 자꾸 꼬맹이랑 이어지는지 인상을 찌푸리고는 김한빈에게 전화를 걸었다. 지겹던 전화연결음이 얼마안가 끊기고 막 깬 듯한 김한빈의 목소리가 들렸다.

 

-"너는 왜 잠, 아니 밤에 전화질이야. 진짜. 왜."

 

"벌써 자냐."

 

-"아니, 곡만들다가 잠깐 졸았어."

 

하품을 쫙 늘어지게 하는 김한빈에게 그만하라고 하고 정신 좀 차리라고 하자 알겠다며 본론만 얘기하란다. 그 말에 담배를 끄고는 말했다.

 

"…정찬우랑 꼬맹이 오늘 하교할 때 무슨 일이야."

 

내 물음에 멈칫하던 김한빈에게 낮게 한숨을 쉬고 말했다. 안 말하면 내가 지금 형 집 찾아갈 수도 있어. 낮게 깔린 목소리로 말하자 김한빈은 나 죽이겠다면서 실실 웃다가 갑자기 한숨을 푹 쉬면서 말한다.

 

김한빈이 말하는 한마디 한마디가 나한테는 화가 났다. 동혁이나 찬우, 아니 그 놈들한테 화가 난 게 아니다. 그걸 몰랐다는 내가, 너무 늦게 간 나한테 화가 났다.

 

김한빈은 다 말하고는 자기도 처음에는 화가 났다고, 그런데 그럴수록 미안해진다고 괜히 동혁이한테 화내지 말라고 한다.

 

그에 알겠다면서 한숨을 푹 쉬었다.

 

조금 복잡한일을 어떻게든 풀려고 했는데 더 복잡해지는 느낌에 전화를 끊고 벽에 기대었다.

 

바보같이 착해서는….

 

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는 사람. 신경 쓰이는 사람, 동혁이 밖에 없는 것 같다.

 

행여나 담배냄새가 날까봐 옷을 탈탈 털고가는 지금의 나를 봐도 알 수 있다.

 

옷을 열 번 정도 툭툭 털었을 쯤에야 다시 집으로 들어갔다. 집에 들어오는 중에 온 김한빈에 문자에 머리를 더 헝클이며 들어가자 들려오는 숨소리에 다시 한숨을 푹 쉬고 스탠드를 끈 뒤 침대로 갔다.

 

침대 맡에 앉아서 자고 있는 동혁이를 쳐다봤다. 그렇게 눈치 보던 애는 어디 갔는지 내가 왔는지 지를 걱정하는지도 모르게 자고 있다.

 

"잠이 오냐. 잠이 와? 바보야."

 

꼬맹이, 동혁아, 김동혁, 아가 뒤로 가장 많이 부르는 바보야. 지를 부르는지는 아는지 뒤척인다. 깨는 줄 알았는데 깨지는 않는다. 워낙 잠들면 잠에 깊게 빠지는 아이라서.

 

그런 동혁이의 볼을 쭉 잡아 늘여트려보고, 코를 툭툭 쳐봤다. 내 속 썩인 벌이라고하면 되겠네. 그렇게 해도 깨질 않는 동혁이에 피식 웃음이 나는데, 코를 두드리고 볼을 만지던 손이 입술로 내려간다.

 

아, 안된다니깐. 왜 이러지.

 

침대, 동혁이, 입술.

 

이상한 생각이 들어서 고개를 도리도리 지으며 잠이나 자려고 동혁이와 마주보고 누웠다. 웅크리고자면 나중에 안 아픈지 웅크리고 자는 동혁이가 꼭 아기 같아서 귀여웠다.

 

항상 꼬맹이라고만 생각했던 동혁이가, 어느새 남자가 된 것 같았다. 남자로 느껴졌다. 지금도. 아까 전에도. 동혁이는 10대의 마지막을 달리고 있고, 나는 20살 최고의 중점을 찍고 있다.

 

동혁이의 옆에 누워서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자는, 아무것도 모르는 너한테 말하는 게 더 나을 것 같았다. 맹정신의 동혁이한테는 말을 못 할 것 같았다.


"김동혁. "

 

"…."

 

"정말 나도 모르겠는데, 너 왜 이렇게 신경쓰여."

 

"…."

 

아무 말도 안하는 동혁이가 괜히 미워서 볼을 툭툭 건드리다 말했다.

 

"왜 요즘 여직원들도 싫고 여자한테 마음이 안 가냐. 왜 너한테 가냐, 마음이."

 

"…."

 

"왜 너는 자는 모습까지 그렇게 예쁘냐고. 내가 미쳤냐는 생각이 들게."

 

"으음…."

 

볼을 툭툭 건드리다가 갑자기 뒤척이며 잠꼬대를 하는 동혁이에 놀라서 멈칫하자 자기와 마주보고 있던 나를 아는 건지 내 품에 안겨온다.

 

놀라서 아무것도 못하고 가만히 있는데 웅크려 자서 그런지 내 가슴팍에 오는 키가 귀여웠다. 내 품속에 안긴 동혁이에 아무것도 못하고 있는데 잠꼬대를 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아저씨…."

 

괜히 나를 부르기에 놀라서 동혁이를 쳐다보는데, 그 말만 하더니 다시 잠꼬대를 안 한다. 그 모습에 웃음이 나와서 내 품에 안긴 동혁을 안았다.

 

그리고선 머리를 쓰다듬었다. 진짜 잠은 못 잘 것 같은데 점점 졸려온다. 자신을 안자 더 안겨오는 동혁에 흡하고 숨을 들이켰다가 후하고 내뱉은 뒤 못 말린다는 듯이 웃곤 말을 건넸다.

 

"야, 꼬맹아."

 

"…."

 

"왜 이런 모습까지 예뻐."

 

"…."

 

"…내가 혹시 너를 좋아하냐?"

 

역시나 아무런 대답이 없다.

 

어린애 가지고 뭐하는 짓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한숨을 푹쉬고 눈을 감았다. 자기전 아까 전에 온 김한빈의 문자가 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너 동혁이 좋아하냐? 요새 이상해, 너.]

 

.

 

....(쥐구멍으로 숨는다)(고개를 빼꼼 내민다)

안녕하세여....? 요새.. 제가... 바른 어린이가 됐나봐요, 중간중간 쓰다가 잠들었어요ㅠㅠㅠ 자꾸 학원에만 다녀오면 10시나 8시에 잠이 들더라구요... 왜이러지....

ㅠㅜㅜ그래서 주말에 길게 들고왔어여...

사랑해여...ㅠㅠㅠ♥♥

P.s 꼬맹이=동혁이.

동혁이가 그냥 꼬맹이로 보일때= 꼬맹이

꼬맹이가 남자로 보이고 귀엽고 설레고 복잡한 마음일때=동혁이

그렇군...:)

(쥐구멍으로 숨어들어간다)(신알신하러간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사랑해ㅠㅠㅠㅠㅠㅠㅠㅠ수정하느냐고 늦었닾ㅜㅜㅜㅜ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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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ㅠㅠㅠㅠㅠㅠ잘보고가요ㅠㅠ신알신도 하고 가요
9년 전
독자2
나쁜놈들!! 한두번도아니라니!! 허 진짜 열받네요 그래도 한빈이랑 주네가와서 구해줘서 짱다행 ㅠㅠ작가님암호닉 신청가능한가요?
9년 전
독자3
너무설레서쥬글것같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4
ㅠㅠㅠㅠㅠㅠㅠ준회의 마음을 알수있네요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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