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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 이루마 - reminescence ( 회상 )

 

[민석/징어] 7일 | 인스티즈

 

 

7일

 

 

 

알고 지낸 지는 7년, 사귄 지 4년. 헤어진 날짜로부터 7일.

그리고 김민석이 새 여자친구가 생긴 지 3일, 교통사고를 당해 세상을 떠나게 된 날짜로부터 하루.

 

 

 

 

 

 

" 뭘 더 바래? 닳고 닳은 애인들 중에 니가 만나온 시간이 길었던 뿐이고, 그게 그렇다해서 특별한 의미가 생기나? "

 

" ... "

 

" 그만 만나자, 지친다 나도. "

 

 

 

지쳐서, 나랑 만나는 게 지쳐서? 아니면, 사는 게 지쳐서 그런거니.

 

 

 

 

첫째 날, 너의 장례식장에 가 보았어.

 

 

 

빈소 한 켠에는 많은 국화꽃속에 활짝 웃고 있는 너의 얼굴이 보였고, 그 앞에는 나랑 자주 봽던 어머니와 아버지가 계시고.

그 옆에는 너의 새 여자친구가 흐느끼고 있더라. 7년을 알아온 내가 눈물이 안 나는 게 이상한 걸까, 아니면 3일을 만나온 그 애가 펑펑, 울고 있는 게 이상한 걸까.

뭐든 상관 없을 것 같아. 그 애도, 나도 짧은 기간이었던, 긴 기간이었던 너를 좋아하고 진심으로 사랑한 건 같겠지.

 

 

**

 

 

둘째 날, 우리 고등학교에 가 보았어.

 

 

 

항상 우리를 좋아하시던 고 3때 담임선생님도 보았어. 항상 나를 보면 웃어주시면서 말을 걸어주셨는데 아무 말도 없으시더라.

아무 말도 없으신 선생님이 원망스럽기도 하고 너가 없는 고등학교가 1분이라도 더 있을 수 없을 것 같아 나와버렸어.

고등학교 교문을 빠져 나와 너와 함께 했던 등굣길을 둘러보았어. 뒤에 웅성거리는 사람들이 쉴 새없이 지나쳐갔지만 상관하지 않았어.

 

' 그 언니가, 그 있잖아, 그 선배 여친이였는데-. 둘이 그렇게 되었더라고? 진짜 무섭다니까... '

 

 뒷말은 잘 들리지 않았어.

 

**

 

 

셋째 날과 넷째 날은, 바다에 갔었어.

 

 

동해 바다, 원래 이번 해 말에 같이 가기로 했었던 거 기억 나? 너한테 차이고 나서 울면서 여기 온 기억도 나더라.

그땐 몰랐지, 전혀. 이렇게 끝나리라고는. 근데 좀 이상했어. 거기에 너와 똑 닮은 사람이 나를 계속 쳐다보고 있더라고. 무섭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어.

 

 

 

' 민석이...? '

 

' ... '

 

' 민석아, 들리면 그냥... 들어줘. 거긴 편하니? '

뭐라 작게 말하는 게 들렸지만 나한테까지 들릴 정도는 아니였나봐. 그저 혼잣말이겠구나, 하면서 잊고 숙소로 돌아왔어.

내가 바보였던거니, 2인실을 잡아버려서 그런지 나 혼자 쓰기에는 많이 넓더라. 너가 선물해 준 팔찌를 빼 두고 침대에 누웠어. 지금 다시 보니까 월계수 잎 같이도 생겼어.

내가 월계수를 좋아한다는 말을 기억하고 고른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 순간이 조금은 행복했어.

 

 

 

' 아... 나도 그냥 죽어버릴까. '

 

 

' ...? '

 

 

내가 말해놓고서도 내가 놀랐어. 무의식중에 나온 말이였나봐. 너를 따라서 죽어버릴까, 생각한 내가 우습다고 해도 소용없어.

이미 죽어버린 전 남자친구를 따라 죽는다니. 내가 생각해도 너무 어이없는 말이였어. 근데 사람들은 그러더라, 평소엔 말도 안돼는 말들이 언제는 정말 믿겨질 때가 있다고.

눈을 감고 누우니 온 세상이 다 조용했어. 세상에 나밖에 없다면 이런 느낌이겠구나. 좀 쓸쓸하겠다, 이런 생각도 들고.

 

 

 

그런데 신기한 건, 그 상황에서도 너의 얼굴이 떠올랐다는 거야. 

 

 

 

점점 희미해져가는 너의 얼굴을 곱씹다 그렇게 잠이 들어버렸어.

 

 

 

 

 

 

 

 

일어나보니 새벽 1시더라. 제법 쌀쌀해진 날씨에 가디건을 걸치고 밖으로 나갔어. 숙소를 잘 잡은 덕분인지 바다가 잘 보이더라.

좀 놀랐던 건, 아까 너를 닮았던 사람이 멀리서나마 나를 쳐다보고 있었어. 아까보다 안색이 더 안 좋아보이더라. 슬퍼보이기도 했고.

 

 

 

' 저기요, 어디 안 좋으세요? '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지만 무언가에 끌린 듯 나는 계속해서 이야기를 했어.

 

 

' 지금 많이 슬퍼보여요. 왜 그래요? '

 

' 무슨 실연이라도 당하셨나, 동지네요. 동지. '

 

' 저도. 저도, 힘들어요. 위로 좀 해주실래요. '

 

 

' 당신이 힘들어요? '

 

 

' ... 네? '

 

 

' 힘드냐고요. 지금. '

 

 

' 네. 힘들어요. 미치겠어요. '

 

 

내 대답을 들은 그 사람은 전보다 더 구겨진 얼굴로 바닷가 쪽으로 다가갔어. 절대, 절대로 힘들어하지 마요. 라는 말을 나에게 건네주면서 그 남자는 등을 돌렸고,

나는 정신이 깨어보니 숙소 안이였어. 정말 웃기지? 이게 다 꿈이였던 거라니.

 

 

 

 

깬 나는 너무나도 생생했던 그 꿈에 잠시 허공을 바라보다가 실소를 터트렸어. 말도 안 돼.

생각해보니까 그 남자, 너랑 비슷한 정도가 아니라 그냥 너와 똑같았던 것도 같아. 나한테 뭘 바라고 그런 말을 한 건지. 이해가 안 되었어.

 

 

 

해가 중천에 떴고, 이제는 집으로 발을 돌려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어. 둘이 오려 했지만 온 건 나 하나뿐이였어.

챙겨온 건 없었기 때문에 그냥 숙소를 떠나면 되었어. 사진이라도 한 장 찍어갈까라는 생각으로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어.

핸드폰 카메라가 이상했던 걸까, 버튼을 눌러도 찍히지 않아서 결국 사진은 포기했어.

 

 

 

' 사진기까지 날 버리네. 진짜 서럽다. '

 

 

얼마나 서러웠으면 저런 말까지 했을까. 그냥 난 그 때 서러움이 극에 달했던 것 같아.

 

 

 

너랑 함께 타고 싶었던 기차를 탔어.

 ktx로 가면 훨씬 빠르지만 너와 함께 얘기도 하고 창 밖도 보면서 느긋하게 가고 싶어서 기차로 가자 하려고 계획까지 짜 두었었는데.

 

 

네 생각을 하니 또 말랐던 눈물이 흘러내릴 것 같아 눈을 감아버렸어.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도착했다는 안내방송에 몸을 일으켜 북적거리는 역을 빠져나왔어.

익숙한 공기. 항상 있던 곳이였지만 그 날만큼은 익숙하지 않았어.

 

 

 

다음 날, 영화를 봤어.

 

 

 

표도 검사를 하지 않고 들여보내주는 직원들이 이상했지만 뭐, 바빴나보지 하며 지나쳤어.

옆자리가 비어있으니 느낌이 이상했어. 딱히 뒷자리도 아니였는데 말이지.

 

 

영화는 따분했어. 여느 로맨스영화와 같이 여주인공과 남주인공은 서로를 사랑하느라 바빴고, 결국 둘은 행복하게 잘 살았어.

가만히 생각해보니 영화속의 인물도 서로 행복해하는 부분만 나왔지 서로 함께 살다 같이 죽는 장면은 보지 못했어. 아무도 모르겠지. 그

 

 둘이 우리처럼 헤어질 수도 있다는 걸.

 

 

 

얼마 시간이 남지 않았어.

 

너와 해보고 싶었던 일들, 모두 하기에는 역부족이였어. 결국 선택한 건 너의 집 앞에 가서 기다리기.

너가 나오기만을 기다렸어. 너의 누나도, 어머니도, 아버지도 모두 집을 들어왔다 나갔다 하시는데 너만 보이지 않았어. 모두가 똑같은데 너만 변한 것 같아 속상했어.

장례식장에서보다 더 힘들어하시는 너의 부모님의 표정이 이해가 가질 않았어.

 

아직도 너의 죽음이 믿기지 않는 걸까. 아니면, 무슨 다른 일이라도 있던 걸까.

 

 

신경쓰고 싶지 않았어, 우리 둘만 생각해도 벅찬 걸.

 

 

 

그렇게 한참을 기다리고 기다리다 지쳐서 너희 집 앞에 웅크리고 앉아있었어.

하얀 눈이 떨어지는 걸 보면서, 내가 아니라 너를 걱정했어. 춥진 않을까, 따뜻할까. 행복할까.

 

차라리 이 곳에서 추워서 얼어 죽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생각도 했지만 남은 일들을 하기 위해서 늦은 밤에 발을 다시 떼었어.

 

 

 

그 다음 날들은 우리 함께 갔던 거리들을 계속 걸어다녔어.

 

 

둘이 걷던 길을 혼자 걸으니까 새삼스레 길이 넓어진 느낌이 들었어.

둘이 지나다니기에는 좁은 길이여서 서로 꼭 손을 잡고 돌아다녔는데. 보폭을 크게 해 보아도 좁게 느껴지지 않았어.

 

 

길 때문인지 마음 한 켠이 공허한 느낌이 계속 자꾸만 들었어.

 

 

 

계속, 그렇게 밤이 되는 줄도, 아침이 되는 줄도 모르고. 물집이 잡히는 줄도 모르고 계속 거리를 걷기만 했어.

 

 

 

그렇게 오래 걸었을까, 저번에 바다에서 봤던 네가 내 앞에 서 있었어. 반가움에 인사를 했지만 너는 다른 말을 뱉어내기만 했어.

 

 

 

' 민석아, 안녕. '

 

 

' 이제 돌아가자, 이제 행복해지는 거야. '

 

 

' 무슨 소리야, 난 이게 좋아. 지금이. '

 

 

' 지금이? 웃기지 마. 자, 이제 가자. '

 

 

 

그 말을 끝으로, 누군가 나를 애타게 부르는 소리에 정신이 들었다.

 

 

 

" 00아, 00아. 정신이 들어? 00아! "

 

 

" 엄, 마. "

 

 

 

오랫동안 내뱉어지지 않은 목소리는 갈라져나왔고, 일어나자 마자 나는 이게 무슨 상황인지 이해가 가질 않아 혼란스러웠다.

내가 보낸 그 7일들은, 너의 죽음은. 모두 어떻게 된 것인지.

 

 

 

" 아니, 7일동안 계속 잠만 자길래 엄만 정말. 진짜로, 걱정했어. 교통사고가 나서- "

 

 

" 민석이는. "

 

 

" ... "

 

 

" 묻잖아, 민석이는. "

 

엄마가 당황하는 게 눈에 보였다.

 

 

" 말해줘. "

 

 

 

" 내 정신 좀 봐, 너 생일이 내일이잖아. 회복 기념, 생일 기념. 준비해야지. "

 

 

" 엄마, 나 진짜 한 번만 더 말할게. 민석이는. "

 

 

" 너 정말, 충격받지 마. 조금 회복되고 말하는 게 나을 것 같은데-. "

 

 

" 말해, 빨리. "

 

 

" 그러니까, 민석이가 타고 있던 차에 네가 들이받을 뻔 한거고... 민석이는, 너 피하려다가 - "

 

 

" ... "

 

 

" 죽,었어. 민석이는 즉...,사했고 너도 일주일동안 계속 의식 불명이다가 좀 전부터 계속 괜찮아진거고... 지금 정신이 든 거고. "

 

 

엄마도 힘들었을 것이다. 딸은 의식불명에, 오랫동안 알아온 아들같은 민석이는 즉사라니.

꿈에서 이미 겪은 민석이의 죽음이 생생해서 그런지 그렇게 슬프지는 않았다. 그저 가슴 한 켠이 계속 아려서 눈물이 멈추질 않았다.

그게 너와 나의 마지막 순간이였다.

 

 

그 날 밤, 꿈을 꾸었다.

 

밝게 웃는 너에게 달려가 안기는 나. 그게 현실이였으면 정말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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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인듯해석아닌해석같은

그러니까 여주는 민석이와 같은 시간에 교통사고가 났고, 민석이는 즉사, 여주는 이승과 저승의 경계에서 7일동안 머물러있었던 거예요. 그 동안 영혼이 이곳 저곳을 돌아다닌 거구요. 월계수의 꽃말은 죽어도 변함이 없습니다, 라고 해서 민석이가 설령 죽더라도 여주에 대한 사랑은 변하지 않는다는 뜻이였구요! 중간중간 나온 민석이 닮은꼴은 실제 민석이였습니다. 힘들어하는 여주를 보면서 더 힘들어 한 거였구요. 아, 바다에서 잠이 깬 시각이 새벽 한 시인 이유는 새벽 한 시가 이승과 저승이 만나는 시간이래요. 그 시간에 저승의 민석이와 이승의 여주가 만난거죠. 그렇게 7일동안 방황하다 민석이와 함께 있을 저승이 좋다, 지금이 행복하다라며 죽기를 결심했지만 민석이가 나타나서 다시 이승으로 돌려보내주죠! 추가로 여주는 영혼이였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는 말을 할 수 없었던 거였습니당. 결론은 여주랑 민석이는 이루어질 수 없는 더럽.. the love...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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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뭐죠... 이런글 완전 사랑합니다..........신알신떠서 들어와봤는데 대박.....완전짱짱재밌어요ㅣㅣ......
9년 전
치약
쓰라는 연예인이랑 연애하기 안쓰고 이런글로 찾아왔는데도 좋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9년 전
독자2
헐 비지엠이랑 같이 들으니까 진짜 묘하네요....앞으로도 이런 글 많이 써주세요....ㅎㅎ
9년 전
치약
흐흐 감사합니다:)!! 이런 글들 많이 쓰도록 노력해볼게요ㅋㅋ♡!
9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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