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 이후로 한빈이가 바쁜지 연락이 잘 안됬어
속마음은 엄청 연락하고 싶었는데 열심히 준비하고있을 한빈이에게 방해가 되긴 싫어서 연락도 안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인터넷 기사에 YG새 보이그룹이 나온다는 기사를 봤어
혹시 하고 들어가니까 역시 한빈이가 있더라
제일 센터에 자리잡고있는데 누구 자식인지 이렇게 잘생겼니?
보니까 한빈이가 리더더라고! 그래서 그런지 더 연락을 못하겠더라..바쁘겠지?
보고싶은데 연락도 못 한다는게 괜히 서러워서 재빨리 인터넷 창을 닫았어
한빈이랑 연락을 못한지도 삼주정도 되어가는거같아
처음엔 엄청 생각나고 걱정되고 그랬는데 이젠 가끔 생각나는 정도?
멀리 떨어져있으면 마음도 멀어진다는 말에 조금이나마 공감하게 되는 순간이더라
오늘도 그렇게 집에서 무료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어
달력을 보니까 3일 뒤가 크리스마스더라고? 뭐 종교도 없고 애인도 없는 나에게는 의미없는 날이긴 하지만 말야
지방에 있는 부모님께 잠깐 다녀올까?
그런 생각을 하고있는데 난데없이 휴대폰이 울리는거야
연락 올 사람도 없는데 누구지 하면서 봤는데 한빈이였어!
바쁠텐데 연락도 하고ㅠㅠㅠ휴대폰이 울렸을 때 한빈이를 생각 못 했던 내가 밉더라.
[누나]
[보고싶다]
[우리 만나요]
[25일에 하루 쉬니까 그때]
한빈이가 만나자고 그러는거야
싫은게 아니라 너무 갑작스러워서 놀라 답장도 못하고 계속 보고있는데 계속 카톡이 오더라
[뭐야, 읽고 씹어요?]
[누나, OOO]
그러더니 아예 전화가 오는거야
목소리 좀 가다듬고 두세번 울렸을때 받았어
"여보세요?"
"왜 답장 안해요. 만나기 싫어서?"
"아니, 그게 아니고"
"뭐, 싫다는 사람 억지로 얼굴 보게 하고싶진 않아요. 괜찮아"
"아니, 그게 아니라, 난 너무 놀라서..."
"왜요, 당연한 일이었는데 뭐."
그 말 듣고 잠시 현자타임 오더라. 그치, 예전엔 연락하는게 당연한 일이었는데 이젠 놀라운 일이 됬으니
좀 가슴아프더라. 한빈이 데뷔하면 더 심하려나
"그러니까, 25일에 봐요. 내가 집 앞으로 갈게"
"응, 그때 봐. 열심히해 한빈이!"
"응. 고마워요. 끊어"
전화 끊고나서 만날생각하니까 설레더라 오랫만에 보는거라 더 예쁘게 보이고 싶기도 하고..
3일이나 남았는데 냉장고에서 팩 하나 꺼내서 얼굴에 붙였어
그렇게 기다렸던 날인데 막상 25일이 되니까 너무 긴장되는거야
어색하진 않을까, 인사는 어떻게 건네야 할까, 영화보는건가, 밥은 뭘 먹을까.
예전에는 아무렇지 않던 사소한거 하나까지 생각하게 되니까 새삼 빈 자리가 내게 가져다 준 것들 중에 설렘도 들어가 있는 것 같더라고
11시에 집 앞에 있겠다는 한빈이의 카톡을 보고 옷은 뭘 입어야 할지 고민했어
달력을 보니까 또 오늘이 크리스마스더라고? 내심 여자처럼 보이고 싶은 마음에 치마를 꺼내들었어
그러고 보니까 한빈이랑 만날 때 치마를 입었던 적이 없더라
화장대 앞에 앉아서는 또 어떻게 해야 할지 2차 고민에 풍덩...
[나 밖이에요]
밖이라는 카톡이 오자마자 집 밖으로 나갔어
계단 몇 개가 얼마나 길게 느껴지던지ㅋㅋ견우와 직녀 오작교 건너는 기분이었어
나오자마자 한빈이가 보였어 날 보고 웃는건지 뭘 보고 웃는건지는 잘 모르겠는데 나랑 눈이 마주치자마자 웃더라고
살이 더 빠진거같은 느낌에 성큼성큼 다가가선 한빈이 얼굴을 감쌌어
"살 더 빠졌네, 마음아프게."
내가 그렇게 말하니까 한빈이가 내 손을 감싸고 깍지를 끼어왔어
"말라야 예뻐요. 사진도 잘 나오고."
"정말? 그럼 이참에 나도 살이나 뺄까"
내 말에 한빈이가 나를 쓱 훑어보더니 인상을 찡그리는거야
"안돼. 뺼 살이 어딨다고..잠깐, 치마 입었어요?"
그러고선 나를 다시 한번 훑어보고는
"입으려면 좀 긴 걸 입던가, 그렇게 입어서 누구한테 잘 보이려고"
그러고는 갈아입고 나오라고 하는거야. 응? 오늘 처음 입었는데?
"오늘 처음 보는거잖아, 한 번만. 응?"
한빈이가 날 빤히 보더니 한숨을 푹 내쉬더라
"보는사람 생각도 좀 해 주던가. 그렇게 입고오면 나보고 어떡하라고"
그렇게 말하고는 내 어깨를 감싸고 걸음을 옮기더라
몇 발자국 걸었을까
"허리"
한빈이가 허리, 하고 말하는데 처음엔 무슨 소리인지 못 알아들어서
"허리? 허리아파?"
바보처럼 허리아프냐고 물어봤어ㅋㅋ 내가 그러니까 한빈이가 픽 웃더니 내 손을 잡고는 자기 허리에 가져가는거야
나는 그제야 이해하고 손을 제대로 뻗어서 한빈이 허리를 감쌌어. 괜히 부끄러지더라
한참을 그렇게 말없이 걷는데 한빈이가
"좋다"
"치마가 좀 거슬리긴 하지만, 뭐. 예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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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아에요!! 쓰차걸려서 지금에야 와요ㅠㅠㅠㅠㅠㅠ
오늘 한빈이 분량이 좀 짧은것 같긴 하지만...다음편엔 폭풍으로 넣을게요!!
다음편 내로 불맠이 붙을 예정..?
비회원님들과 수위를 싫어하시는 분들을 고려해서 불맠 없는편도 올릴 예정이에요!!
암호닉
♥워더♥님, ♥아가야♥님 ♥맘비니♥님, ♥초코♥님, ♥랩풔한빈♥님, ♥들레♥님 ♥갓빈워더♥님 모두 애정해요!!
감사합니당ㅎㅎㅎㅎ